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941 - 챕터 950

1368 챕터

제941화 과찬이십니다

성연의 앞에 강명재와 강명기가 모습을 드러냈다.약간 뚱뚱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강명기는 마음이 편하면서 뚱뚱한 관상이었다. 그러나 성연은 그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느꼈다.그 혼탁한 두 눈은 아주 또렷하고 매서웠다.그것은 오랫동안 위에서 군림하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눈빛이다.두 사람 사이에 눈싸움이 벌어졌다.그러나 성연도 두려워하지 않고 바로 그와 눈을 마주쳤다.숨지도 피하지도 않았다.그의 곁에는 강일헌이 서 있었다.무진이 오는 것을 보자 그는 즉시 의례적인 인사말을 했고, 무진에 대해서도 직접 그 이름을 불렀다.“요 몇 년 동안 강씨 가문은 무진이 네 덕분에 버티고 있어. 우리 집 일헌이는 철이 없어. 무진이 네가 반드시 많이 가르쳐야 해.”무진도 그들에게 표면적인 예의를 갖추었다.“아저씨, 그럴게요.”지금 주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있어서 무진도 강명재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란을 피우면, 결국 강씨 가문의 체면만 잃을 뿐이다.그래서 무진은 지금 그 자리에서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체면을 세워주었다. 그러나 강명재와 강명기가 이 도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은 아주 명백했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은, 그들이 큰집을 난처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강일헌은 원한을 품고 있는 무진의 눈빛을 보았다.그러나 그도 무진이 좀 두려웠다. 무진이 자신을 칼로 벨까 몹시 두려웠다.‘할아버지도 무진의 손에 떨어지셨어.’그는 자신의 실력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기에, 분명히 무진의 적수가 아니다.하지만 이제 자신의 부친이 돌아왔다.그에게 또 강력한 후원자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앞으로는 무진이 나를 하찮은 일만 하게 조치하지는 못할 거야.’‘예전처럼 무진은 자기 집에 틀어박혀서 얌전히 미친 놈, 절름발이 노릇이나 해야지.’‘무진이 무슨 까닭에 나하고 적이 된 거지?’이렇게 생각한 강일헌은 몸도 곧게 폈다.무진을 바라보는 눈에는 도발의 기색이 가득했다.‘그러나 무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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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이것은 어떤 이치야

강명기도 옆에 서서 그들 두 사람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성연은 그를 흘깃 쳐다보았다.강명기는 키가 크고 말랐는데, 보기에는 아주 준수하고 기질이 아주 속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은근히 비호감을 느끼게 했다.감히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이다.강명기는 무진과 성연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성연에게 시선을 준 다음 턱을 들고 경멸하는 눈빛을 보였다.이런 모습은 순전히 업신여기는 것이다.강명기는 그녀를 힐끗 쳐다본 후에야 무진에게 물었다.“무진아, 이 사람은 누구냐?”무진이 바로 대답했다.“제 약혼녀, 송성연입니다.”성연도 자신이 해야 할 예의를 다했다.“안녕하세요.”강명기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지 않았다.그리고 나서 그는 다른 쪽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아이고, 정말 세상은 여전한데 사람은 달라졌어. 나이도 많은 두 노인이 또 감옥에 갇힐 줄은 몰랐어.”그는 무진을 보면서 계속 말했다.“우리 강씨 가문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강명기는 강일헌보다 훨씬 똑똑했다.윗사람으로 무진을 눌러도 무진은 절대 두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그리고 두 노인을 구해내려면 반드시 무진이 입을 다물어야 했다.그들의 이번 목적도 무진인 것이다.분노 때문에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강일헌과 강진성의 눈빛에는 모두 조롱이 섞여 있었다.마치 후원자를 찾은 것 같았다.무진의 눈을 바라보며 비웃기도 했다.무진도 그들처럼 어린 사람들 앞에서 횡포를 부릴 수밖에 없다.‘어른들 앞에서는 역시 강아지처럼 찌질하잖아.’‘특히 강명기처럼 신분이 높은 어른 앞에서는 더 찍소리도 못하겠지?’‘게다가, 두 노인을 감옥에 가게 한 건 본래 무진이가 잘못한 거야.’그들도 무진의 체면을 세워줄 필요가 없다.이번에 본가에 온 것도 처음이다.앞으로 강명기와 강명재가 돌아오고 무진이 편할 때가 있다.무진은 너무 많이 반응하지 않았다.이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무진은 마음속으로 아주 분명했다.‘만약 조급해한다면, 그들이 목적을 달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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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공정하게 처리하다

무진은 곧장 성연을 데리고 고택으로 들어갔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옆의 사람들과 바쁘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사람들이 그들 옆을 에워싼 채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두 사람이 돌아와서 너무 좋구나. 지금 강씨 집안 꼴이 말이 아니야.”“맞습니다. 지금 강씨 집안은 체면도 아예 신경 쓰지 않아. 윗사람이 아랫사람들에게 뭐라 말도 못해. 지위가 높다고 우리 어른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치들도 있어.”“그래, 이제 너희들이 돌아왔으니 강씨 집안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의 강씨 집안은 정말 제멋대로야. 예전의 대동단결하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원.” 사람들은 말하는 음성을 낮추지도 않았다.암암리에 모두 무진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강명재와 강명기는 그 옆에 서서 막지도 않았다.두 사람은 눈썹을 치켜 세웠다.과연 자신들이 떠나 있었던 시간이 얼마이든 간에 이들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했다.아니, 지금 자신들이 돌아오니 무진은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들이다.강명재가 그제서야 여유롭게 말을 받았다.“지금의 강씨 가문은 비록 지위가 다소 상승하고 회사도 괜찮다 해도 가족들 사이의 관계가 확실히 좋질 않습니다. 가족들 간의 관계는 잘 유지해야 하지요. 우리 강씨 가문이 가족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까? 모두 한 가족인데 너와 나를 나눌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지금 이 자리에 많은 강씨 집안 방계 혈족들이 와 있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무진에게 경고를 받은 적이 있었다.지금 무진이 그룹 경영을 맡은 이후에 회사는 확실히 괜찮았다.그러나 자신들 수중의 권리는 엄청나게 축소되었다.무진이 설마 혼자 독식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자신들 방계 혈족은 아무런 공적도, 수고도 없으니 자연히 불만이었다.돈이 적게 들어오면 누구나 불만을 가지게 된다.이때 강명재가 자신들을 대변하듯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니 따라서 목소리를 키우는 이들이 나왔다.“맞다. 회사도 잘 관리해야 하지만 가족들 관계도 잘 유지해야 해. 걸핏하면 여기저기 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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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마음이 약했다

고택의 홀로 성연이 들어가니 안금여와 강운경의 안색이 매우 나빠 보였다.성연을 보는 순간 안색이 좀 누그러진 안금여가 성연을 불렀다.“성연아, 이리 오너라.”성연은 안금여의 곁으로 다가갔다.안금여가 한탄하듯이 말했다.“무진아, 여기가 이런 상황일 줄 알면서도 왜 성연일 여기로 데려온 거니?”강씨 집안의 일은 정말 너무 복잡해서 성연까지 끌어들여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 안금여다.‘별로 좋은 일도 아닌 것을.’“제가 무진 씨 따라오겠다고 한 거니 야단치지 마세요.” 성연은 할머니 안금여가 자신을 생각해서 그런다는 것을 잘 알았다.그러나 스스로 원해서 왔으니 무진을 탓할 수 없다.성연이 무진을 편들어 말하자 안금여는 비로소 무진을 바라보았다.“저 사람들이 너를 난처하게 하지는 않았어?”저 두 어른 모두 좋은 이들이 아니었다.바깥의 동정은 안금여와 강운경의 귀에도 들렸다.‘이렇게 요란스럽게 만들어 무진의 체면을 깍으려는 게지.’저들이 어떻든 상관없지만, 무진이 저들에게 억울함을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속이 깊은 무진은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안금여가 가장 염려스러운 사람이 바로 저들이었다.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저 두 사람 당분간 그럴 여력이 없을 겁니다.”만약 저들이 자신에게 맞설 방법이 있었다면, 일부러 사람들을 몰고 이곳에 와서 위세를 떨지 않았을 것이다.당장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안금여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어딜 감히 건방지게! 애초에 네 할아버지가 인자하고 마음이 약하지만 않았더라면 저들을 10년, 20년 못 들어오게 했을 텐데. 지금 돌아오자마자 우리 앞에서 위세를 떨다니, 애초에 자신들이 벌인 짓을 잊은 게야!”저들이 한 짓을 생각하면, 애초에 무진의 할아버지 강상중은 저들에게 인의를 다한 셈이다.가족들은 저들을 더 오래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영감이 사람들의 뜻을 물리치고 6년만 유배를 보낸 거였다.결국에는 지금 돌아와서 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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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행패를 부릴 곳이 아니야

무진과 성연은 안금여와 강운경을 따라 홀을 나와 정원으로 향했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오늘 안금여를 겨누고 찾아왔다.그러니 당연히 최선을 다해 맞서야 한다.안금여를 본 두 사람이 연달아 앞으로 나오며 인사했다.“큰 어머님, 얼마 전에 사고가 날 뻔했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세요?”안금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다. 일이 생겼으면 너희들도 볼 수 없었겠지.”“명수, 명호가 철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가 걱정된 마음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모양입니다. 안 그렇습니까?”강명재는 자기 동생 얘기를 하면서 저들의 죄를 가볍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자기 아버지가 걱정돼서 한 짓이란다.‘이렇게 내 앞에서 선수를 쳐?’안금여가 어찌 강명재의 말에 숨은 뜻을 못 알아들었겠는가?안금여가 바로 받아서 말했다.“그럼, 너희 아버지들은 어른이고, 나는 아니란 말이냐? 저들이 그런 짓을 벌인 것이 인지상정이라고?”안금여의 말에는 비아냥거림이 다분했고 강명재를 향한 냉소가 담겨 있었다.안금여가 이런 말로 반격할 줄은 몰랐던 강명재는 좀 멍해졌다.그러나 그가 어떤 사람인가. 바로 정신을 차린 후에 웃으며 말했다.“큰 어머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두 동생이 어리고 철이 없어서 충동적으로 한 짓이잖습니까? 어른으로서 이해해 주셔야지요.”이 허울 좋은 말에 하마터면 기가 차서 웃음이 터질 뻔한 안금여.지금 저들은 이치에도 맞지 않은 걸 알면서도 큰 죄를 작게 하려고 기를 쓰는 거였다.강명재는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다.안금여는 한쪽에 선 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강명재의 말에 동의하지 않음을 나타냈다.옆에 있던 강명기는 더 과장했다.안금여를 보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입을 열었다.“큰 어머님, 우리 두 사람 몇 년 동안 못 보셨잖습니까? 많이 뵙고 싶었습니다. 큰 어머님은 여전히 예전처럼 정정해 보이시네요.”안금여가 강명기를 흘깃 쳐다보았다.지금은 아직 정정하다 해도 저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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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인정에 호소할 생각은 마세요

안금여의 말에는 아랑곳 없이 강명재와 강명기는 사람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다.이처럼 사람들을 불러모아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큰집에 본때를 보여주는 것이 오늘 자신들이 고택을 찾은 목적이 아닌가.그러니 그리 쉽게 사람들을 철수시킬 수야 없지.본가인 큰집에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북성에 돌아온 자신들인데 큰어머니가 가란다고 가겠느냐 말이다.정말 자신들을 뭘로 생각하는 건지.강명재와 강명기, 두 사람 역시 입을 다문 채 침묵으로 자신들의 태도를 표시했다.당연히 두 사람이 불러낸 사람들 또한 떠나지 않은 채 고택의 정원에 모여있었다.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무진과 성연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이 두 오촌 아저씨들은 ‘사열식’같은 모습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었다.이만큼의 사람들을 불러모을 만큼 자신들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보여주며 무진의 기를 꺽으려는 게 분명했다.무진이 심리적 압박감을 크게 느낄수록 자연히 자신들의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를 풀어주게 될 거라는 계산으로.그러나 무진을 비롯한 큰집 쪽 사람들이 저들 생각처럼 쉬이 타협할 리는 없는 법.모인 사람들 속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무진의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다 아는 인물들이다.그룹의 지분을 가진 방계 혈족들도 보이고, 중소 계열사의 경영진들이 많이 보였다.주요 계열사 쪽은 드물긴 하지만 없지는 않았다.그렇다 한들 또 어쩌겠는가?어쨌든 지금 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이는 강무진이다.저들이 그룹 경영에 조금이라도 손 대지 못하게 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다.성연과 무진도 서로 손을 맞잡은 채 안금여를 따라 고택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응접실에는 차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 안금여가 당연히 제일 상석에 앉았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안금여의 오른쪽 편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무진과 성연은 자연히 저들의 맞은편, 안금여의 왼쪽 소파에 앉았다.모두 자리에 앉자 강명재와 강명기가 바로 안금여에게 따지기 시작했다.강명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큰어머님, 요 근래 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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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이리 몰려와서 망신만 당할 뿐입니다

그 순간, 강명재와 강명기의 얼굴이 말할 수 없이 어두워졌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성연은 수시로 두 사람의 표정을 관찰했다.마치 소리 없는 전쟁터 같았다. 각자에게서 뿜어져 나온 기운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며 싸우는 듯하다. 옆에 있던 강일헌과 강진성의 기운도 조금 전보다 강해졌다.아마도 자신들의 아버지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어서인지, 두 사람의 기세 매서워졌다. 그리고 무진을 바라보는 시선에 경멸의 빛을 품고 있었다.안금여는 한참을 망설이다 강명재와 강명기에게 말했다.“너희들 얘기는 내가 고려해 보겠다. 원래는 멀리서 돌아온 너희를 위해 환영 만찬이라도 열어주어야겠지만, 지금 내 몸이 좋지 못해 그냥 넘어가는 걸 너희가 이해하려무나.”두 사람의 생각을 꿰뚫고 있는 안금여다.저들의 말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 까닭은 일단 두 사람을 달래서 보내기 위해서였을 뿐이다.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성격으로 봐서 만약 자신이 별말 하지 않는다면 무슨 꼬장을 부릴지 알 수 없다.두 사람을 바라보는 내내 어찌나 눈에 거슬리는지 안금여는 온몸이 쑤시고 아픈 듯하다.역시 강상철, 강상규의 자식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못살게 들쑤시는 공력이 제 아버지들 버금갔다.꼴 보기 싫어 죽겠건만 기어코 저들을 대면해야 하는 점이 가장 괴롭다. 무진이 두 사람을 향해 다시 목소리를 내었다.“두 분 모르시나 본데, 밖의 저 소규모 계열사 사장들이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 우리 강씨 집안에서 보자면 쥐뿔도 없는 치들이 이리 몰려와서는 망신만 당할 뿐이죠.”저들이 이렇게 시위할 생각이라면 무진 또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자신은 저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저 작은 계열사 사장들 백 명, 천 명이 와도 결과는 같다.무진에게는 어떤 위협도 될 수 없다.저 밖에 서 있는 강씨 가문의 방계 혈족 중, 일부는 예전부터 강상철, 강상규를 따르던 자들이다.저들의 힘은 예전보다 약해져 크지 않았다.무진이 자신들의 면전에서 이런 말을 하자 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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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완전히 비정상인 모습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성연과 무진은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가지 않고 고택에 남아 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강운경 곁을 지켰다.젊은 자신들이야 문제없지만, 연로한 할머니 안금여 회장이 저들을 상대하며 마음 상한 것을 생각하니 속이 상한다.강명재와 강명기, 두 사람은 정말 양심이란 게 있는지 모르겠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간 성연과 무진.오늘 고택에서 벌어진 상황을 생각하자 성연은 분노가 치밀었다.“아니, 당숙 두 분 너무 무례하지 않아요? 자신들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하나? 그래도 여기는 강씨 본가 고택인데,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며 할머니를 몰아세우다니. 자기들도 체면 깍이는 건 싫어하면서!”저들이 위세를 부리던 모습이 떠오른 성연의 눈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만약 이 일로 할머니의 건강이 나빠지기라도 한다면 저들 목숨 몇으로도 배상하지 못할 것이다.무진이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둘째, 셋째 일가 사람들은 늘 그랬어. 저들에게 도덕이니 양심이니 이런 것들은 말해도 소용없어.”저들도 낯짝이 있다면, 작정한 듯이 저 많은 사람을 끌고 와서 본가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다들 한 가족, 한 가족이라고 말들 하지만, 도대체 누가 누구와 한 가족이고 또 누가 누구와 적인지, 저들이 그걸 모른단 말인가.“앞으로 저들 때문에 할머니가 힘드시지 않도록 잘 지켜드려야 해요.” 할머니 안금여는 이미 연로한 나이이니 이런 일들은 자연히 손아래 젊은 세대인 자신들이 상대해야 하는 게 맞다.안금여 같은 노인이 걱정하게 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그건 맞아. 하지만 우리 강씨 집안 일에 너까지 끌어들인 셈이야. 넌 우리 때문에 너까지 힘들어졌다는 생각은 안 들어?” 강씨 집안에서 벌어진 일로 성연이 이런 번거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한 무진이 성연에게 물었다.만약 성연이 강씨 집안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힘든 일들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어떻게 그래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어요. 할머니가 평소 저한테 얼마나 잘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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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나서서 구하다

성연의 반응이 빨랐다. 얼른 안금여를 부축해서 자신의 침실로 모셨다.할머니 안금여를 침대에 눕힌 뒤에 이불을 꼼꼼히 덮어드렸다.이 모든 과정을 끝낸 후에 성연은 강운경에게 말했다.“고모, 할머니 몸을 좀 닦아드려야 할 텐데, 따뜻한 물 좀 받아 주실래요?”반대쪽에 서 있던 무진이 다급히 응급 콜을 불렀다.성연이 주위를 둘러보니 강운경과 무진 모두 바삐 움직이느라 성연 쪽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주머니에서 천천히 은침을 꺼낸 성연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안금여에게 시침했다.성연의 동작은 아주 가볍고 민첩했다. 맥을 짚은 후 증상을 살핀 후에 안금여의 혈 자리에 침을 찔러 넣었다.지금 침은 겨우 보조적인 작용을 할 뿐이지만 발작 상태의 안금여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침을 맞은 안금여의 몸이 서서히 이완되어 갔다.하지만 두 눈은 여전히 꼭 감긴 채였다.입에서도 더 이상 이상한 말을 뱉지 않았다.안금여의 상태를 지켜보던 성연이 눈살을 찡그렸다.조금 전 안금여가 보인 모습은 극도의 공포상태에서 대뇌가 혼란을 일으켰을 때 나타나는 증세였다. 제대로 버텨내지 못할 시에는 정신착란이나 발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그래서 성연은 일단 침을 놓아 할머니 안금여를 잠시 진정시킨 후에 잠을 재웠다.그렇지 않았으면 할머니의 증세는 곧 더 이상 통제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했을 터였다.할머니를 진정시키자 무진이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침대에 얌전히 누운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무진은 또 다시 가슴이 철렁했다.“할머니가 왜 갑자기 조용해지신 거지? 기절하신 건가?”성연이 침을 놓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무진은 할머니에게 또 다른 문제가 생긴 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 앞섰다.“별일 없을 거예요. 잠이 드신 거예요.” 조금 전 맥을 짚어 본 성연은 안금여의 몸 상태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견뎌 내실 거야.’그때 강운경이 따뜻한 물을 준비해 왔다.조금 전까지 흥분 상태였던 안금여의 이마는 온통 땀투성이였다.강운경이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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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방울 소리

한참이나 이어지던 침묵을 깨며 무진이 강운경에게 물었다.“고모, 어떻게 된 일일까요?”강운경은 조금 전 엄마 안금여의 모습을 보고 놀랐던 상황을 회상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할머니는 주무시다 꼭 일어나셔서 화장실에 가셔.”무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모 강운경의 말에서는 전혀 실마리를 얻을 수가 없었다.“고모, 여기 계시면서 혹시 뭐 듣거나 본 건 없으세요? 아니면 누군가 할머니를 해치려고 했다던지요.”이건 분명 할머니 안금여를 겨냥한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집 안 그 많은 사람 중에 굳이 안금여에게 손을 댄 까닭이 뭐란 말인가.설마 이 일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다는 말인가?현재 정신을 잃다시피 잠이 든 안금여의 상태는 여전히 불안정했다.할머니의 입을 통해 무언가를 듣는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사소한 것들 속에서 이 일의 내막과 농간을 부린 사람의 목적을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나도 좀 생각해 봐야겠다.” 강운경은 지금 혼란스러운 마음에 머리가 텅 비어 버린 듯했다.엄마 안금여가 바닥에 쓰러진 채 경련을 일으키던 장면만 떠올랐다.평소 늘 정숙하고 단아하던 안금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 앞에서 낭패스런 모습을 드러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그랬던 안금여의 갑작스런 돌변은 강운경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받아들이지 못 한다기 보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이 맞다.나이도 적지 않으신 분이 이제 와서 이런 일을 겪으시다니.가능하다면 엄마가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그런데 이 배후의 인물은 한사코 자신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모,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천천히 생각해 보신 다음에 기억나는 대로 말씀해 주세요. 가능한 상세하게요.” 무진은 고모 강운경을 재촉하지 않았다.놀란 마음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강운경을 위해 무진이 시간을 주었다.할머니 안금여에 대해 자신 못지 않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고모를 무진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할머니는 별일 없을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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