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1156 챕터
제1021화 절대 적수가 될 수 없다
성연은 마시지 않은 잔을 들어 잔 안의 술을 허신미를 향해 뿌렸다.갑작스러운 술 세례에 화가 난 허신미가 째질 듯이 소리를 질렀다.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성연을 향해 달려들었다. 나름 꽤나 많이 싸워봤다고 자신한 허신미가 보기에 작고 가녀린 체구의 송성연은 절대 자신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북성에서 구른 세월이 얼마인데, 누가 감히 자신에게 술을 끼얹는다는 말인가.송성연이 처음이었다.강무진의 약혼녀가 이렇게 싸가지가 없을 줄은 생각 못한 탓이다.자신에게 그런 말을 듣고서도 감히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말할 밖에.생각해 보니 클럽 안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니 이렇게 망신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허신미가 바로 날카로운 손톱을 세워 성연의 얼굴을 움켜잡으려 했다.붉은색으로 칠해진 손톱이 성연의 눈앞으로 다가오는 순간.성연이 민첩한 동작으로 허신미의 공격을 피했다.허신미의 동작은 무척 무거웠다. 만약 성연이 제때에 피하지 못했더라면 얼굴에 치명적인 상처가 났을 것이다.그러나 성연 또한 절대 만만한 대상이 아니었다.표정을 굳힌 성연의 입에서 차가운 노성이 터져 나왔다.“다시 한번 묻겠다. 주연정은 어디에 있어?”지금 성연은 오직 주연정의 안전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허신미 같은 변태에게서 주연정이 어떤 짓을 당했을 지 걱정이 될 뿐이다.“알고 싶어? 그럼 마셨어야지.” 온몸에 술이 뿌려져 몰골이 엉망이 된 허신미가 표독스럽게 말했다.그러나 성연이 입을 열었지만, 허신미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잊지 않았다.잠시 화를 참고서 송성연이 술을 마시게 만드는 것.그리고 송성연이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다. 그때 가서 송성연에게 매운 맛을 보여 주면 되는 것이다.“내 뜻은 이미 모두 밝혔다고 생각하는데? 술집이라 해도 불법으로 운영하면 안 돼지. 이런 짓을 벌인 게 알려지면 과연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 성연이 대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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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볼썽 사나운 몰골
허신미가 예상하지 못한 것. 성연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는 사실.허신미가 다가왔을 때 성연은 이미 침을 준비하고 있었다.바로 침을 찌르지 않은 채 먼저 날랜 몸짓으로 허신미의 동작을 피했다.그러자 허신미는 완전히 미친 듯한 모습이다.두 눈이 광기로 번뜩이는 것이 당장 성연의 뼈를 발라 씹어 먹지 못해 안달이 난 듯 보였다.허신미는 잠시 이성을 잃고 제 정신이 아닌 듯이 보였다.성연의 생각에 지금 허신미의 몸에 침을 찌른다 해도 모를 터였다.그래서 방금 허신미의 공격을 피하는 순간 정확한 혈자리에 침을 세 번 연속으로 찔러 넣었다.성연이 5초를 세자, 아니나 다를까 허신미가 바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눈을 감은 채 온몸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게 마치 당장 숨이 넘어가는 모습이었다.조금 전 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여자가 지금 온몸이 술범벅이 된 채 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정말이지 볼썽 사나운 몰골이 아닐 수 없다.성연이 차가운 얼굴로 허신미를 내려다보았다.침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으니까.그래서 조금 전 허신미가 공격해 올 때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허신미는 무사히 넘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허신미 같은 사람이야 작은 기술 하나로 상대해도 충분하다.허신미는 자신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성연 앞에서 보인 언행, 동작 모두에서 이미 허점을 드러냈다. 성연이 손을 쓸 기회를 준 셈이었다.침을 맞는 순간에도 허신미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아니, 이건 자업자득이야.’지금 바닥에 쓰러져 온몸을 떨고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흉했다.‘방미정과 한통속이니 역시 나쁜 여자야.’‘그리고 똑같이 머리가 나빠.’‘이런 사람과 어울려 봤자 발전이 없어.’갑작스러운 상황에 옆에 있던 허신미의 수하들이 모두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얼른 옆으로 다가가 허신미를 깨우려 시도했다. “아가씨, 괜찮으세요?”“아가씨, 정신 차리세요. 아가씨.” 옆에서 수하들이 쉬지 않고 허신미의 귀에 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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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막강한 전투력
수하 하나가 옆에 있던 다른 수하에게 눈짓을 했다.옆에 있던 수하들이 성연을 겹겹이 에워쌌다.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바로 움직였다.모두 4명. 허신미의 수하들은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자신들의 수가 성연 쪽 인원의 두 배가 넘으니까.저 4명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자기들을 이길 수는 없으리라.저들을 굴복시키면 송성연은 원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아가씨 허신미를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밖에 없으리 생각했다.그런 계산 끝에 허신미의 수하들이 돌진해 올 때, 성연 옆에 서 있던 수하 4 명도 같이 움직였다.성연 옆을 지키고 있는 4명 모두 서한기가 뽑은 이들이다.모두 성연의 조직 아수라문 안에서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이들이다.성연이 이곳에 4명만 데리고 온다는 점을 생각해서 모든 것을 주도면밀하게 고려했다.이 4명이 뭉쳐 싸운다면 한 번에 수십 명이 덤벼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그만큼 성연을 지키기 위한 최적의 수하들이었다.곧 양 측의 인원들이 서로 뒤엉켰다.모두 프로인 성연의 수하들은 술집의 건달들이 비빌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그러나 허신미 쪽의 인원이 훨씬 많다 보니 좁은 공간에서 싸우기가 좀 까다로웠다.성연의 수하 4 인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싸우기 시작했다. 거의 한 주먹에 한 명이 쓰러졌다.처음 시작할 때는 수에 밀렸으나 금세 뒤집었다.그리고 허신미의 수하들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성연의 수하들은 정말 잘 싸웠다.내지르는 팔 다리의 동작들이 무척 멋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무슨 액션 영화를 찍고 있는 줄 착각할 정도로.양측의 싸움이 꽤나 격렬한 가운데, 성연은 그 중간에 조용히 서 있었다.수하 4명이 성연을 둘러싸고 철저히 보호하는 가운데 손끝, 발끝 하나 성연의 몸에 닿지 않았다.성연이 이 싸움의 발단이 분명한데도 성연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주연정만 걱정되지 않았다면, 성연은 늘 그랬듯이 의자 하나 갖다 놓고 옆에 앉아서 팝콘을 먹으며 구경했을 터였다.성연은 자신이 기른 수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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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방미정은 내내 룸 구석에서 숨어서 보고 있었다.허신미가 송성연을 해치우면 나올 생각이었다.그런데 일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그래서 방미정은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바닥에 누워 있는 허신미는 아직도 발작 중이었다. 두 눈을 꼭 감은 채 아무것도 못 느끼는 듯했다.그 곁에는 성연의 수하들에게 맞은 수하들 몇 명이 쓰러져 있었다.방미정은 허신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도대체 왜 이런 지경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 모든 게 송성연 때문이라는 건 분명했다.성연 앞에 선 방미정이 날카로운 음성으로 따져 물었다.“송성연,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신미가 왜 이렇게 된 거냐고?”성연이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주연정을 풀어줘. 안 그러면 너도 이 여자처럼 만들어 줄 테니까.”자신의 소행임이 이미 알려진 이상 더 이상 꺼릴 것도 없었다.‘반드시 자신의 실력을 방미정이 알게 해야 해.’‘안 그러면 방미정은 날 만만하게 보고 번번이 못되게 손을 쓰려 할 거야.’성연의 차가운 얼굴을 본 방미정은 성연의 말이 진짜라는 것을 알았다.허신미의 볼썽 사나운 모습을 다시 본 방미정은 속으로 당혹스러웠다.정말이지 지금 허신미 같은 모습이 되고 싶지 않았다. 너무 보기 흉했다.그리고 지금 허신미의 수하들 모두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였다. 송성연 쪽 사람들만 남아서 서 있을 뿐이다.송성연의 수하들 실력이 너무 대단했다. 송성연이 자신을 강제로 허신미처럼 만들기라도 한다면, 자신은 도저히 반항할 수 없을 것이다.결국, 엄청난 압박감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방미정이 안으로 들어가 주연정을 데리고 나왔다.송성연이 이렇게 만만치 않은 상대일 줄이야, 정말 상상도 못했다.‘누구에게도 손을 쓸 수 있다니.’성연 앞에 왔을 때 주연정은 이미 정신을 차린 상태였다.하지만 발그레 부어오른 볼에 생채기가 나 있는 게 딱 봐도 얻어 맞은 모습이었다.성연이 방미정을 노려보자, 방미정은 서릿발 같은 성연의 눈빛에 놀라 무의식적으로 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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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경악하다
떠날 때 성연은 허신미에게 침을 한 대 더 놓았다.그러자 바로 혼수상태에 빠진 허신미는 더 이상 경련을 일으키지 않았다.이제 좀 멀쩡해 보이는 듯하다.사람들이 보지 않는 사이 성연이 아주 빨리 움직인 탓에 방미정은 성연의 동작을 볼 수 없었다.그저 성연이 가볍게 툭툭 치자 허신미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도대체 무슨 마술도 아니고.’자신이 송성연과 싸움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송성연 뒤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이런 비열한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그때 내가 오줌을 지리게 된 것도 송성연 때문이었지?’‘송성연은 도대체 무슨 괴물이야? 잠시라도 주의하지 않으면 송성연의 손에 끝장나고 말거야.’허신미처럼 대단한 여자도 송성연을 당해낼 수 없는데, 자신은 말할 것도 없었다.방미정은 생각할수록 더 괴이쩍은 생각이 들었다. 성연을 바라보는 방미정의 두 눈이 공포로 가득 찼다.방미정의 시선을 느낀 성연은 곧장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았다.“너 이래도 감히 나에게 덤빌 생각이야?”성연은 방미정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주연정을 부축해서 돌아갔다.오늘 성연은 방미정에게 경악스러움을 안겨주었다.방미정이 스스로 현실을 깨닫길 바랬다. 앞으로는 함부로 자신의 한계점을 건드리지 않도록.명문가 귀한 아가씨인 자신은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방미정. 하지만 자신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앞으로 방미정이 감히 또다시 자신을 도발해 온다면 오늘처럼 곱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차에 올라탄 후 성연이 주연정에게 얼음을 건네주었다.“얼음찜질이라도 좀 하자.”차에 타자 많이 차분해진 주연정이 팔다리를 팔랑거리며 말했다.“성연아, 조금 전에 너 정말 멋있었어. 네 말에 그 여자가 감히 고개도 못 들더라.”주연정이 아직까지 이 일을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성연이 신경 쓰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성연이 주연정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연정아, 미안해. 이번에 나 때문에 너까지 힘들게 해서. 나만 아니었으면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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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바람 맞히면 안돼
소지한은 늘 스케줄을 뛰고 촬영하느라 개인 시간이 거의 없었다.마침 이번에 새 영화 홍보 차 북성에 왔다.밤 늦은 시간에 성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정신없이 잠을 자던 성연은 옆에 놓인 핸드폰 벨 소리에 깼다. 평소 얕은 잠을 자다 보니 금세 깨어났다.하지만 졸음이 가시지 않아 발신자 표시를 본 성연이 하품을 하며 물었다.“무슨 일인데?”성연의 졸린 음성을 들은 소지한은 웃음이 섞인 음성으로 말했다.“나와서 야식을 먹자. 방금 일이 끝났어.”소지한이 매우 바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조직원들 모두 자주 모이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성연은 너무 졸려서 나가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됐어, 다음에 시간 잡자. 나 지금 너무 피곤해.”소지한이 헛웃음을 지으며 놀렸다.“약혼자 생기더니, 약혼자가 못 나가게 하는 거야?”무진과 합작한 적이 있는 소진한은 강무진이 얼마나 소유욕이 강한 남자인지 잘 알았다.아니면 당시 강무진은 자신과 합작하면서 그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지 않았을 것이다.물론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서 말이다.그러나 강무진은 정직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방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소지한 역시 프로의식으로 강무진이 원하는 대로 촬영을 했다.두 사람의 합작은 그런대로 기분 좋게 진행되었다.그러나 강무진이 자신과 성연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아주 많이 신경 쓴다는 걸 눈치챘다.그저 성연의 마음을 생각해서 묻지 않았을 뿐이다.어릴 때부터 자신들이 애정으로 키운 성연이기에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강무진이 아직 자신들 사이의 관계를 잘 모르는 게 분명했다.“있지도 않는 일 가지고 무슨 헛소리야?” 지금 완전히 정신을 차린 성연이 소지한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자신과 강무진은 서로 존중했다. 누가 누구를 구속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자신은 무진을 믿고, 무진은 자신을 믿는다. 소지한이 말한 그런 상황은 전혀 없다.만약 무진이 그런 사람이었다면 자신은 진즉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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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한밤중의 외출
사실, 그 시각, 무진은 자고 있지 않았다.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일이 너무 많았다. 강명재와 강명기는 선을 지키지 않고 매일 어떻게 하면 자신을 방해할 지만 생각하고 있었다.중요한 사업들을 무진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분명 실수가 생겨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터.강명재 형제도 회사의 중대한 사업에는 손을 대지 못할 터. 안 그러면 주주들의 반발이 클 테니까.만일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셋째 일가 사람들은 모두 미쳤다.저들이 어떤 미친 짓을 할지 누가 짐작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무진은 직접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들까지 모두 미리 차단할 수밖에 없다.무진이 미간을 좁힌 채 성연이 어떻게 자는지 보러 가려던 참이었다.이불을 걷어차고 있으면 다시 잘 덮어주고.그런데 무진이 막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무진이 창가로 가서 보니 마침 승용차 한 대가 저택을 쏜살같이 달려나갔다.성연의 차다.이 저택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마음대로 차고를 드나들 수 있는 이는 성연뿐이다.무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성연이 자신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으리라 마음으로 믿었다.‘성연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지.’그러나 잠시 고민하던 무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직접 차를 몰고 성연의 차를 쫓았다.무진은 내심 좀 불편한 마음이다. 최근 성연은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외출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럴 때마다 무진은 아주 낭패스러운 기분이 들었다.마치 성연이 자기 방어 본능으로 자신에게 말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다.무진은 두 사람이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원했다.성연이 자신에게 좀 더 기대주기를 바랬다.그러나 성연이에게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 듯 보이니 그로서도 방법이 없었다.예전에는 몰랐었다. 감정 방면에서 무진 자신이 무척 소심하다는 사실을.무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생각해 보니, 이전에는 그저 성연을 만나지 못해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운전 실력이 뛰어난 무진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성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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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얽매이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연은 소지한이 말한 목적지에 도착했다.길에 흔히 보이는 아주 평범한 식당이다.소지한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온통 가린 모습이다.어쨌든 대중들에게 너무 잘 알려진 소지한이다 보니 팬들이 알아볼까 최대한 가린 터였다.모처럼 나온 터라 소지한은 성연과 함께 있는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일부 팬들은 이성이란 게 없었다. 그래서 지난번에는 성연을 많이 귀찮게 했다.소지한은 연예계의 일을 좋아하지 성연을 생각했다.대중의 시선에서 자신과 어떠한 관계도 맺어서는 안된다.성연이 풍랑에 휩쓸리지 않도록 말이다. 그녀에게 좋지 않으니까.소지한의 옷차림에 성연은 이미 익숙했다.이런 좁은 곳은 왕래하는 사람이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소지한이 이렇게 하는 것도 두 사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이다.이 점에 대해 성연은 별 상관없었다.소지한은 샤브샤브를 주문했다.전골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오래동안 샤브를 먹지 못해서 그러지 성연의 입에 침이 고였다.성연의 입맛을 잘 아는 소지한은성연이 오기 전에 성연이 좋아하는 꼬치와 고기를 미리 많이 주문해 두었다. 아주 세심하게 성연을 챙겼다.그래서 식당에 도착한 성연은 잠시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야채와 고기가 익는 동안 소지한은 성연에게 한바탕 하소연을 했다.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은 채 세상 불쌍한 모습을 연출했다.“성연아, 너 영화 찍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모르지? 최근 회사에서 낸 스캔들이 좀 많아. 그 여자들 얼굴을 뭐처럼 하고 있어. 정말 그 여자들과 연결되고 싶지 않아.”하기 싫은 일을 소지한에게 억지로 강요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하지만 소지한 역시 회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데뷔 후 지금까지 회사에서는 그에게 무엇도 강요하지 않았다.대부분 그의 배경이기도 했다.그러나 소지한도 제멋대로인 사람이 아니다. 이 지위와 나이가 되니,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면 모두와 제대로 의논할 수 있었다.성연은 바로 대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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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내가 누군지 까먹었어
무진은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채 차 안에서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했다.성연과 소지한이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다.둘이 야식 먹으러 나온 것을 보며 마음이 좀 답답해 왔다.한밤중에 성연을 불러낼 수 있단 말은 보통 친구가 아니란 의미.성연이 나왔을 때 신기했다. 도대체 그 남자가 누구일까, 성연이와는 어떤 관계일까 생각했다.무진은 쓸데없는 생각들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성연이 보여주는 모습은 단지 자신의 착각은 아닐까?어쨌든 성연에 관한 많은 것들을 자신은 모르고 있다.그는 심지어 성연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곁에 와서 자신을 서운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성연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무진은 믿을 수 없었다.지금 성연이 보여주는 모습을 무진은 더 납득할 수 없었다.성연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무진은 일그러진 표정을 지은 채 속으로 이해득실을 생각했다.결국 무진은 자존심에 바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성연을 믿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성연의 성품이 어떻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러나 무진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그 자리에 계속 남아 있으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짓을 할까 걱정스러웠다.성연을 사랑하지만 무진 또한 자존감이 높았기에 무슨 일이든 무조건적일 수는 없었다.이럴 때 성연이 서로 체면을 세워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식당에서 소지한과 샤브샤브를 먹던 성연은 무진이 왔다 갔는 줄은 전혀 몰랐다.자신이 무심코 저지른 실수에 무진이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더 몰랐다.그렇지 않았으면 절대 여기에 앉아서 대놓고 음식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성연은 평소 좀 제멋대로 굴기는 하지만 비교적 섬세한 감성으로 무진의 생각을 짐작했었다.그러나 무진은 결국 성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성연은 단지 친구와의 만남일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게다가 성연의 기억에 무진은 이미 잠든 상태였다.만약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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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같이 영화 보러 갈래요
이튿날 아침, 성연이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무진은 이미 거실에 있었다.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이 마음에 들었다. 몇 시까지 잠을 자든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하지만 사실 성연이 늦게 일어나는 일도 가끔이다.매일 잊지 않고 운동을 하고, 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건강에 좋다.아침 공기가 역시 가장 상쾌하다.어젯밤에는 잠을 조금밖에 못 잤다. 하지만 소지한을 만나러 외출한 일은 성연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그래서 성연은 오늘 일찍 일어난 셈이다.무진을 보자 성연은 속으로 아주 기뻤다.이따가 무진과 아침을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무진이 워낙 바쁘다 보니 요즘 거의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자연히 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은 지도 오래 되었다.그러나 무진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성연이 어젯밤의 일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까 하며.지금 자신은 성연의 약혼자다. 친구든 다른 사람이든 자신이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성연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성연이 먼저 말해주기를 기다릴 생각이다.무진이 직접 묻는 것은 체면을 잃는 일이다.몰래 미행하는 일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그러나 성연은 이 일을 잊기라도 한 듯 입에 올리지 않았다.언급조차 하지 않았다.“오늘 출근하지 않아요?” 성연이 무진의 맞은편에 앉았다.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갔어.”그는 성연이 곧 자신에게 설명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성연이 다음 말을 하자 실망이 더 컸다.“오늘 밤 나와 같이 영화를 보러 안 갈래요?”그 일에 대해 성연이 아예 말하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어젯밤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는 사실 자체를 말하지 않았다.대신 영화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을 뿐.자신이 원하는 말은 결코 이게 아니었다.왜 성연은 어젯밤에 외출한 사실을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까?비록 아무 일도 없었다는 사실을 무진이 알고 있다 해도 마음은 여전히 께름칙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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