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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같이 영화 보러 갈래요

이튿날 아침, 성연이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무진은 이미 거실에 있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이 마음에 들었다. 몇 시까지 잠을 자든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성연이 늦게 일어나는 일도 가끔이다.

매일 잊지 않고 운동을 하고, 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건강에 좋다.

아침 공기가 역시 가장 상쾌하다.

어젯밤에는 잠을 조금밖에 못 잤다. 하지만 소지한을 만나러 외출한 일은 성연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성연은 오늘 일찍 일어난 셈이다.

무진을 보자 성연은 속으로 아주 기뻤다.

이따가 무진과 아침을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무진이 워낙 바쁘다 보니 요즘 거의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자연히 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은 지도 오래 되었다.

그러나 무진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성연이 어젯밤의 일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까 하며.

지금 자신은 성연의 약혼자다. 친구든 다른 사람이든 자신이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연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성연이 먼저 말해주기를 기다릴 생각이다.

무진이 직접 묻는 것은 체면을 잃는 일이다.

몰래 미행하는 일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성연은 이 일을 잊기라도 한 듯 입에 올리지 않았다.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오늘 출근하지 않아요?”

성연이 무진의 맞은편에 앉았다.

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갔어.”

그는 성연이 곧 자신에게 설명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연이 다음 말을 하자 실망이 더 컸다.

“오늘 밤 나와 같이 영화를 보러 안 갈래요?”

그 일에 대해 성연이 아예 말하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젯밤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는 사실 자체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영화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을 뿐.

자신이 원하는 말은 결코 이게 아니었다.

왜 성연은 어젯밤에 외출한 사실을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까?

비록 아무 일도 없었다는 사실을 무진이 알고 있다 해도 마음은 여전히 께름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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