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지킬 수 있다는 말에 여자는 눈물을 펑펑 쏟았고, 다급하게 달려온 남편의 부축을 받아 병실로 돌아갔다.남편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와이프가 임신해서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거든요. 제가 늘 옆에서 괜찮을 거라고 타일러도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늘 불안해했었는데 이렇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좋아질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성혜인은 남편에게 안겨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비록 임신은 힘든 일이지만 남편의 헝클어진 머리와 구겨진 정장을 보니 여기까지 오는 길에 무슨 기분이었는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애틋함이 가득했고 남편은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며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닦아주었다.“여보, 아이 낳지 말자. 그냥 우리 둘이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세계여행 가는 게 어때? 난 아이 없어도 정말 괜찮아.”“안돼. 난 갖고 싶단 말이야. 무조건 낳을 거야.”“그래그래, 알겠으니까 흥분하지 마.”성혜인은 부러움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그들 부부를 바라봤다. 그녀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반승제의 얼굴도, 심지어 아이의 얼굴도 못 봤으니까.자고 일어났더니 아이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고 절망적인 상황에 반승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는 짜증 내며 잔인하게 전화를 끊었다.이것이 그녀의 마음에 가시가 되었다. 설령 그녀가 지금 반승제를 좋아하더라도 이 일을 떠올리기만 하면 심장을 찌르는 듯 아파졌다.성혜인은 멍하니 자리에 서 있다가 지나가던 사람에게 부딪히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서둘러 손에 든 물건을 집어 들고 장하리가 있는 층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그녀 역시도 검사를 마쳤다. 정상적인 생리불순이었고 주기적으로 소요환을 복용하며 몸조리를 잘한다면 바로 생리가 온다고 한다.임신이 아니면 된다는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하지만 그녀는 방금 의사와 나눴던 대화가 반승제에게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몰랐다.설인아의 병실로 돌아온
최신 업데이트 : 2024-04-1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