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1141 - Chapter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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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당신만 나 사랑해 주면 돼

그러나 이들을 관찰하는 일이 점점 더 흥미로워질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유해은과의 사이가 너무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의 이성은 이제 본능을 붙잡지 못했고 두 사람은 이미 키스하고 있었다.그런데 그 입맞춤에 유해은이 깜짝 놀랄 줄이야. 그녀는 볼이 발개져서는 얼른 눈을 감았고 키스를 받아들였다.첫날 밤, 백현문은 자신에게 끝없는 세뇌를 했다. 유해은 같은 사람은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수많은 남자와 밤을 보냈을 것이기에 자신은 오늘 있을 일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그런데 처음 관계하는 순간 뜻밖에도 유해은은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백현문은 온몸이 굳은 채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유해은이 내뱉은 첫 마디는 충격적이었다.“현문 씨, 나랑 결혼 할 거지?”그는 당연히 결혼할 생각 따위 없었다. 백현문이 이 집에 자주 들르는 이유는 그저 놀기 위해서, 자신의 비겁하고 음흉한 감정들을 쏟아내기 위해서, 이 가족들이 어떻게 발악하고 사는지 보기 위해서였다.그가 어떻게 유해은과 결혼하겠는가. 하지만 유해은의 눈빛은 손가락이 부러질 때처럼 고집스러웠다.백현문이 대답하지 않자 유해은이 그의 목을 껴안았다.“말해봐. 나랑 결혼할 거지?”“해은아, 나 아직 돈 없어.”잠긴 목소리로 대답한 그가 유해은의 가녀린 목에 키스했다.“난 돈 필요 없어. 당신만 나 사랑해 주면 돼. 난 당신이랑 배달 일도 같이 해줄 수 있어. 우리가 열심히만 산다면 분명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수 있을 거야.”이 업계에서 인간성을 잃은 온갖 더러움을 보고 살아온 백현문은 종래로 돈이 필요 없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돈과 권력은 그가 평생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사랑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한다.그 순간 그는 여자라는 생물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사랑하면 물만 마셔도 배가 부르다더니. 어쩐지 착하고 좋은 여자들이 모두 남자에게 배신당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남자에 대한 요구가 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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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애틋한 척 굴지 마

마침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허민환의 어디 갔냐는 연락이었다.“아, 저 호텔 입구에 있어요. 얼른 갈 테니 대표님과 먼저 얘기하고 있어요.”약을 먹은 유해은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또 한 번 손목이 백현문에게 잡혔다.“해은아.”그가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안 가면 안 돼...?”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해은이 마시다 남은 반 컵의 물을 그의 얼굴에 확 끼얹었다.아까 꽃병 때문에 다친 머리에서 아직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물을 맞은 모습이란 그렇게 나약하고 측은해 보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게 유해은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그녀가 받은 상처에 비하면 백현문이 지금 당한 것들은 비교할 가치조차 없다.백현문의 뺨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유해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쏘아붙였다.“네가 뭔데 참견해? 내가 다른 남자랑 관계를 가지든 말든.”그는 여전히 손목을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유해은의 가녀린 손목을 잡고 깊은 눈동자로 바라보았다.만약 다른 사람이 봤다면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백현문은 제원에서 소문 난 미친개니까.예전에 백씨 가문 어르신을 위해 인간답지 못한 잔인한 일들을 많이 했기에 많은 사람의 미움을 산 그였다.그런 사람이 지금까지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그가 독하고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다.그러나 그런 백현문이 지금은 유해은의 앞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나약하다.“해은아... 난 우리가 다시 처음처럼 돌아갔으면 좋겠어.”그렇다면 그는 절대 자기 부하를 종용해 유해은의 손가락을 부러뜨리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배달원이라는 거짓말도 하지 않을 것이며 결혼하겠냐고 물을 때마다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유해은이 냉소했다.그리곤 그의 손을 홱 뿌리쳤다. 증오가 가득한 눈에 눈물이 고였다.“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남자들은 항상 이런 식이야. 가장 좋을 때 사람 다 망쳐놓고 짓밟아놓고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 난 지금 해야 할 일이 있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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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포레스트로 데려가다

성혜인이 떠나고 허민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유해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곤 유해은이 어깨에 걸친 값비싼 정장을 발견했다.“해은 씨, 나간 지 고작 십몇 분 만에 다른 남자 찾은 거예요?”유해은이 걸쳤던 정장을 벗어서는 쓰레기통에 던지며 대답했다.“제가 당신과 같은 줄 알아요?”허민환이 능청스럽게 유해은을 품에 안았다.“그럼 우리 계속할까요?”“됐어요. 이미 두 번이나 했잖아요. 이제 질렸어요.”유해은이 그의 눈길을 아랑곳 하지 않고 곁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이에 허민환이 발끈 화를 냈다.“고작 두 번인데 질렸다고요? 해은 씨, 지금 저 만나겠다고 줄 선 여자들이 한가득 이에요.”이때 유해은은 아우터를 다 입은 후였다. 그녀는 옆에 뒀던 가방을 들고 팔짱을 낀채 그를 바라보았다.“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 저 오늘 밤엔 연기레슨, 다음 주부턴 드라마 촬영 시작하니까 당분간 만나지 맙시다.”“아니, 저기요. 저 전에는 하룻밤 자면 이후엔 아는 척도 안 하는 냉혈한이었다고요.”유해은은 이미 현관에 도착했다.“그럼 그냥 절 쓰레기라고 생각하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문을 닫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한편 방을 나선 성혜인은 1층 로비로 향했다.백현문 때문에 강제적으로 호텔에 왔기 때문에 성혜인은 얼른 택시를 잡아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로비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백현문이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발견했다.겨우 10여 분이 지났을 뿐인데 백현문의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있었다.못 본 척하고 싶었지만 하필 그가 서 있는 곳이 택시 정거장 앞이었다.미간을 좁히고 천천히 걸어가니 그가 말을 걸어왔다.“유해은만 다시 데려와 주면 백씨 가문도 가져다 바칠게.”그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손에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옆에 버리고 또 하나를 꺼냈다.“아니면 뭘 원하는지 말해봐. 누구 죽여줄까? 네가 유해은을 되돌려줄 수만 있다면 뭐든 할게.”백현문은 심지어 울먹이기까지 했다.그러나 성혜인은 그런 백현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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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조롱 가득한 눈으로 보다

반승제가 성혜인을 안아 들었고 백현문은 차를 몰고 떠났다.만일 그가 반사거울에서 저격수의 반짝이는 총구를 보지 못했다면 성혜인을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 이미 성혜인을 따라붙었으니 반승제에게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반승제의 품에 안긴 성혜인은 불편함에 빠르게 잠에서 깨어났다.눈을 뜬 성혜인의 눈에 익숙한 하관이 보이자 그녀는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내려줘요.”반승제의 뺨에 아직도 그녀의 손바닥 자국이 남아있었다.곧바로 밖으로 가려던 성혜인이 반승제에 의해 가로막혔다.“방금 누군가 널 죽이려 했어.”발걸음을 멈춘 성혜인이 문득 픽 웃어버렸다.참 우스운 소리를 하는구나.성혜인이 조롱 가득한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그럼 누가 절 죽이려 한건지는 알고요?”반승제가 말이 없자 성혜인이 그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당신의 현 여자친구요. 오늘 식당에서 있은 일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 거겠죠. 전에 장하리가 칼에 찔린 것도 설인아가 한 것일 텐데 대표님께서 지금 절 네이처 빌리지에 데려왔으니 이후에 어떻게 또 복수할지 겁나는군요.”성혜인이 그의 얼굴을 유심히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승제 씨, 우린 어울리지 않아요. 제가 승제 씨 성격 감당할 자신도 없고요. 기왕 설인아랑 함께 하기로 결정했으면 안전감을 좀 주세요. 자꾸 저한테 화풀이하지 않게요.”“혜인아...”반승제의 부름에 성혜인이 냉랭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리고 우리는 지금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에요. 당신은 저한테 혜인 씨나 대표님이라고 부르면 돼요. 제발 우리의 마지막이 더 최악으로 남게 하지 말아요.”성혜인이 자리를 뜨려 하자 반승제가 급히 뒤따라갔다.“혜인아, 이번엔 내 잘못인 거 알아. 하지만 너도 나한테 숨기는 게 있었잖아. 내가 설인아와 사귀기로 한 건 단지 널 화나게 하기 위해서였어.”“그만해요!”성혜인이 듣기도 싫다는 듯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그제야 반승제는 입을 닫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승제 씨, 당신이 정말 날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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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기다리고 싶으면 그렇게 하던가?

500미터를 걸어 나간 후에도 성혜인은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성가심을 느꼈다.택시를 잡아 타자 반승제도 따라 올랐다.“미쳤어요?”성혜인이 사나운 말투로 쏘아붙이고는 옆으로 자리를 옮겨 가능한 한 멀리 앉았다.그러나 반승제는 뻔뻔하게 가까이 붙어 앉으며 어떤 욕설을 해도 묵묵히 듣기만 했다.심지어 차가 흔들릴 때는 손을 들어 천장에 부딪치지 않게 보호해 주었다.차가 포레스트에서 멈춰서자 얼른 자신의 카드를 내밀었다.포레스트 대문에 도착한 성혜인이 경비원에게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지만 반승제가 재빠르게 들어오는 바람에 막지 못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결국 별장 문 앞까지 함께 오게 되었다. 이때 성혜인은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문을 바로 닫아버렸다.이번에 반승제는 따라 들어가지 않았고 밖에서 벤치를 찾아 앉았다.정원에는 벤치뿐만 아니라 돌로 된 탁자도 있었다. 그는 컵 속에 우려진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집 안을 살펴보았다.성혜인은 상대하기도 귀찮았다.‘굳이 밖에서 고생하고 싶다면 그러든지.’별장으로 들어간 성혜인은 재빨리 샤워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세 시였고 그녀는 얼른 잠을 청했다.그러나 이때 밖에서 갑자기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덕분에 번개가 여러 번이나 온 방 안을 밝게 비추었다.겨울이가 방 문 앞에서 컹컹짖자 얼른 문을 열어 들어오게 했다.흰둥이도 기다렸다는 듯 따라 들어왔다. 번개를 무서워하지 않는 흰둥이는 마치 수호신인 양 침대 옆에 엎드려 있었다.겨울이도 흰둥이도 강아지 치고는 매우 똑똑한 편이었다.천둥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 성혜인이 몸을 일으켜 창가로 가 밖을 내다보았다. 반승제는 벤치 위에 외로이 앉아있었다.성혜인은 화가 나서 커튼을 꽉 움켜쥐었다. 화도 났고 대체 어쩌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는 성혜인이 반승제를 싫어하는 원인 중 하나기도 했다.상처를 주어도 타격이 없어보였다.반승제의 뇌 구조는 정상인과 다른듯싶었다.그러나 그가 자라온 환경을 생각하면 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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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첫사랑이 붙잡으면 넌 반드시 져

반승제가 그녀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떨구었다.“그럼 나 이제 갈게.”“네.”별장으로 돌아온 성혜인이 쫄딱 젖은 흰둥이가 바닥에 흙탕물을 떨군 것을 보았다.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명령했다.“들어가.”옆에는 대형 건조기가 있었는데 애완동물의 털을 말리는 용이었다. 흰둥이는 건조기의 문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얼른 들어갔다.잠이 오지 않아 창밖을 내다보니 반승제가 마침 떠나고 있었다.그 뒷모습이 쓸쓸하고 처량해 보였지만 성혜인은 마음 약해지지 않기로 했다. 반승제의 성격은 확실히 누군가 고쳐줘야 했다. 그가 자신의 문제를 고치지 않는다면 그와 다시 시작할 이유도 없었다.포레스트 밖으로 걸어 나오니 심인우가 그의 차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차에 오르니 심인우가 깨끗한 수건 한 장을 건넸다.“대표님.”대충 머리를 닦은 반승제가 밖에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다.차가 네이처 빌리지에서 멈추자 그는 처음으로 설기웅에게 전화를 걸었다.“설씨 가문과의 약혼 동의 안 합니다. 앞으로 설인아 다시 만날 일 없어요. 그리고 여동생한테 알려주세요. 뒤에서 자꾸 수작 부리지 말고 엔디라는 사람 관리 좀 잘하라고요. 그 사람이 다시 한번 성혜인 건드리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설기웅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지금 시간이면 진작부터 깊은 잠에 빠져있을 그가 정신이 몽롱한 채로 전화를 받았더니 들은 말이 약혼 취소란다.그가 제대로 일어나 앉아 차갑게 말했다.“반승제 씨, 지금 우리 가문 가지고 논 겁니까?”“제가요? 전 그저 지내보자고만 했죠. 설인아와 잠깐 만나보니 제가 성혜인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반승제 씨!”설기웅이 냉랭한 얼굴로 몇초간 침묵을 지키더니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설씨 가문은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닐 텐데요.”“그럼 한 번 해보시든가요.”전화를 끊은 그가 네이처 빌리지로 들어갔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나온 후 설인아의 번호를 차단했다.침대에 누운 그가 습관적으로 옆 사람을 안으려다 성혜인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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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날 못 떠나게 할 거야

“그래서 형이 돌아오기 전에 날 못 떠나게 하려고.”반승제가 담담히 말하며 앞에 있는 문서를 바라보았다.“날 떠나지 못하면 차지도 못할 테니까.”서주혁은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전화를 끊은 반승제는 온시환이 걸어온 전화를 보았다.그러나 그는 받지 않고 끊어버렸다. 온시환이 또 어떤 이상한 생각을 할지 무서웠다.아침부터 밤까지 그는 성혜인에게 총 여덟 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통의 답장도 받지 못했다.오후 5시, 회의하려고 준비하려던 그가 그대로 자리에서 픽 쓰러지고 말았다.어제 그렇게 몸을 혹사하더니 오늘 열이 나면서도 약을 먹지 않아 결국 쓰러지고 만 것이다.그가 쓰러지자, BH 그룹은 크게 들썩였다. 심인우는 얼른 반승제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동시에 반승제가 쓰러졌다는 소문은 업계 내에 파다히 퍼졌다.그의 인스타를 보았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얼마 전 결별 소식이 들려왔고 최근엔 설인아와 사귄다고 하고 설인아가 반승제를 위해 다치기까지 했다더니 갑자기 반승제는 성혜인을 좋아한다?“성혜인한테 당한 거야. 그게 아니면 그렇게 가난한 가문 사람한테 매달릴 일이 있겠어?”“설인아는 창피하겠다. 그렇게 열심히 쫓아다녔는데 결국 성혜인이 좋다잖아. 설인아만 바보 됐네.”“성혜인이 대체 뭐가 좋다고?”업계 내 사람들은 가십거리가 생겼다고 신나게 씹어댔다. 게다가 반승제가 아파서 쓰러졌다고 하니 소문의 불씨가 점점 거세져 큰불이 되어가고 있었다.“반승제 군대 출신이라 체력도 좋은데. 내가 보기에 성혜인 그년이 그냥 재앙인 거 같아.”“그러니까 말야. 성혜인이 반씨 가문에 온 이후로 바람 잘 날이 없었잖아. 지금은 어르신마저 돌아가셨는데 반승제는 그 사람 손을 동아줄처럼 꽉 붙잡고 있으니.”“질투 나! 반승제가 날 한 번이라도 봐준다면 난 필사적으로 잘해줬을 텐데.”업계 내에 그를 짝사랑하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반승제는 모두에게 차갑게 대했고 말 몇 마디 하는 것도 성가시게 생각했다.특히나 외국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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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대표님 협력하시겠어요?

나미선이 입꼬리를 올리며 해사하게 웃었습니다.“이제 막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됐구나. 그래. 오늘 네 아빠랑 상의할 테니 시름 놓으렴. 내가 얼른 제원에 가서 도와주마. 아직은 여기에 할 일이 좀 남았어.”설인아가 활짝 웃었다. 역시, 엄마가 세상에서 날 제일 사랑해.나미선이 있는 곳은 아직 오후였다. 그녀는 지금 귀부인들과 애프터눈 티를 마시는 중이었다.모두들 세련된 화장에 밝게 차려입고 있다. 어떤 사람의 머리 위에는 작은 모자까지 쓰고 있었고 모두 전통적인 유럽식 드레스를 입고 있다.한 귀부인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나미선에게 물었다.“부인은 아직 동생 못 찾으셨어요?”나미선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아마 죽었을 겁니다.”“아쉽네요. 의약에서는 천재 소리를 들어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사라질 수가 있죠? 원래 설씨 가문에 시집와야 할 사람도 그 동생분이었는데 전날 갑자기 도망친거잖아요.”하지만 동생이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설씨 가문의 사모님 자리가 나미선에게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나미선과 이 여동생은 쌍둥이였다. 여동생은 줄곧 약 제조 연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어린 나이에 이미 의학계에서 명성을 떨쳤다.그러나 사라진 여동생에 비해 나미선은 평범했고, 마치 권세 높은 가문에 시집 보내기 위해 특별히 키운 여인 같은 존재였다.나미선의 여동생을 언급하는 귀부인들의 얼굴에 질투심과 더불어 추억에 잠긴 듯한 아련함이 보였다.당시 그 여인을 쫓아다니는 사람은 줄을 설 정도였지만 그녀는 오로지 연구에만 집중하려 했다.설의종의 몇 년간의 구애 끝에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지만 결혼 전날 밤 여자는 사라졌다. 그러나 하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수고스럽게 왔기에 설씨 가문과 나씨 가문 모두 명예를 지키기 위해 나미선, 즉 신부의 언니를 신부석에 보낸 것이었다.모두 설의종이 소란을 피울 것으로 생각했으나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의외로 평온했고 심지어 두 아들과 하나의 딸까지 낳았다.그 후, 나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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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반승우가 아직 살아있다

진작 반씨 가문에 대해 뒷조사했던 설기웅은 반씨 가문에 반승우라는 사람이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이미 세상을 뜬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늘 밤 갑자기 사무실을 찾아온 사람이 자신을 반승우라고 소개하니 황당한 것이다.설기웅은 사람을 시켜 조사를 하게 했고, 반승제와 얼굴이 비슷한 것을 확인하고 결국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반승우가 아직 살아 있다.하지만 그가 들은 바로 반승우는 부드럽고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은 180도 달랐다.아니면 혹시 지나간 7년 사이에 사람의 성격이 완전히 변한 건가.배현우가 와인을 한 모금 더 마시더니 손에 들려있던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남겼었어요. 원래 반승제에게 주겠다던 15%의 주식의 조건이 바로 내 죽음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버젓이 살아있으니 그 주식은 제 것이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저는 BH 그룹에 고위직의 신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그날 밤 반승우는 멸망을 자초하는 방법으로 성혜인을 도와주었고 이에 배현우는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그래, 좋아. 반승우 네가 그렇게 소란을 피우겠다면 나도 같이 피워주지. 전체 제원을 파국으로 만드는 거야.반승우가 먼저 둘 사이의 약속을 어긴 것이니 그의 탓은 아니다.배현우가 어르신의 유언장을 꺼내 보이며 만족스러운 어조로 말했다.“대표님께서 의향이 있다면 필적 전문가를 불러 감정을 의뢰하셔도 됩니다.”“그렇다고 해도 그쪽이 받을 수 있는 건 15%의 주식뿐일 텐데요.”배현우가 가볍게 웃으며 손에 든 술잔을 흔들었다.“이 외에도 반승제와 성혜인 사이의 감정에 개입할 수 있어요. 제가 성혜인의 첫사랑이거든요.”배현우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다음 날 점심,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 반승제는 사람들이 보낸 문자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워버렸다.그리고는 성혜인과의 대화창을 열었다. 조용히 차단을 푼 그녀를 보고 그는 성혜인이 자신을 의식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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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거래

다른 여자들이 반승제 때문에 성혜인을 조롱하고 모함하는 것에 비하면 조현의 태도는 정말 우호적이었다.조현에 대한 호감이 한순간에 크게 상승했다.“조현 씨가 옳은 선택 한 거예요. 두 사람은 맞지 않아요.”조현이 또다시 깔깔 웃기 시작했고 손에 든 커피를 다 마시게 되었을 때쯤 밖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해요. 제 동생 수업이 끝나서요. 올해 고3인데 오늘 점심 제가 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고3이라 시간이 촉박해 이곳으로 오라고 했으니 혜인 씨가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성혜인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현의 집에 확실히 남동생이 있긴 했다. 그러나 이 남동생은 그녀와 같은 핏줄이 아니라 조현이 직접 입양해 온 아이였다. 어떻게 입양한 건지는 본인이 잘 알 터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성혜인은 길 건너편에서 키 큰 소년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대략 열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청초하고 꼿꼿하며 앳된 얼굴의 소년이었다.주변에 여러 명의 학생들이 함께 있었지만 그 아이는 조현의 기풍과 너무 비슷했다. 조금 쌀쌀한 느낌.“누나!”그가 누나를 불렀지만 성혜인은 보지 못했다.조현이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냈다.“도시락 싸 왔으니까 먹어.”조승한이 고개를 끄덕이고 앉더니 조용히 도시락을 열었다.성혜인이 그의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작가님은 동생 연예계에 진출시킬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조현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이 아이는 공부에 재능이 있어서요.”그제야 조승한의 시선이 성혜인을 향했다. 그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식사를 시작했다.다른 활발한 고등학생들과는 다르게 이 아이는 말수가 적었다.성혜인의 시선이 그에게 잠깐 머물렀다. 무언가 아이가 조현을 보는 눈빛이 이상한 것 같았다.눈치가 빠른 그녀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고 아이가 식사를 마치고 떠난 후에야 조현에게 물었다.“오늘 왜 갑자기 동생이랑 밥 먹으러 온 거예요? 제가 기억하기론 오랫동안 제원에 없었던 걸로 아는데요.”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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