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인은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조차 귀찮아하며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반승제도 맞은편을 보지 않고 한 손으로 뺨을 괴고는 빙긋 웃으며 성혜인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성혜인이 반 마리를 다 먹고 더 먹으려 하자 반승제는 손가락 끝으로 그녀를 꾹 눌러 제지했다.“차가운 성질의 음식이니 조금만 먹어. 위가 아플지도 몰라.”그녀는 아쉬워하며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반승제는 침착하게 옆에 있는 물티슈를 뽑아 들더니 마치 예술품을 닦는 것처럼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닦아주었다.너무 몰입한 나머지 반승제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임경헌이 한마디 했다.“형 혹시 서주혁 씨 전화 못 받았어요? 조금 전에 온시환 씨가 그러는데, 서주혁 씨가 형더러 잠깐 와달라 한대요.”조금 전 온시환이 이 말을 꺼냈을 때, 반승제는 성혜인의 손을 닦아주고 있어 듣지 못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이쪽으로 향하게 되었다.모두의 얼굴에는 놀라움, 질투, 의아함이 가득했다.‘남의 것 빼앗아서 성혜인한테 줬으면 됐지, 킹크랩 먹었다고 정성스레 손까지 닦아줘? 성혜인은 왜 또 가만히 받기만 해?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반승제한테 도대체 어떤 약을 타 먹였길래 저러는 거지...’설인아는 짜증이 몰려와 이를 악물었다. 온몸의 피가 들끓고 곧 역류할 것만 같았다.입버릇처럼 자신이 반승제를 좋아한다고 말했건만 지금 그가 무리 내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성혜인을 챙기다니... 그야말로 설인아의 뺨을 때리는 일이 아닌가?“다 큰 사람이 스스로 손 닦을 줄도 모르나?”그녀의 한 마디에 사람들은 순간 생각을 멈추었다.반승제는 손에 든 티슈를 접어 느릿느릿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지더니 툭 한 마디를 내뱉었다.“너랑 상관없잖아.”조금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는 말에 설인아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설기웅도 더 이상 가만히 볼 수 없었다.“반 대표님, 제
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