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051 - 챕터 1060

2286 챕터

제1051화 너랑 혜인 씨 사이가 틀어지면

반승제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소파에 눌려 있었다.그러다 누군가 올까 봐 두려웠는지 그녀는 얼른 반승제를 달래며 말했다.“집에 가서 해요. 여기는 남의 집이잖아요.”하지만 반승제는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꽉 잡았다.“간단하게만 하자.”성혜인은 매우 긴장했지만 그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리고 반승제가 말한 “간단하게”는 바로 연회가 끝날 때까지 하는 것이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성혜인은 다리가 후들거려 반승제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걸어갔다.홀 안에는 아직 떠나지 않은 손님들이 10여 명 남아있었는데 모두들 서씨 가문 사람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는 중이었고 반승제는 성혜인을 데리고 서주혁에게 가 인사를 건넨 뒤 떠날 생각이었다.피곤하기 그지없었지만, 성혜인은 문득 무언가 떠올라 물었다.“장 비서는요? 장 비서한테 전화 좀 걸어볼게요.”장하리와 헤어진 후 성혜인은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반승제는 그녀를 끌어안고 서주혁을 바라보았다.서주혁은 남은 손님들 앞에 조용히 서 있었고 눈에는 불쾌함이 가득했다. 마치 곧 폭풍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말이다.“혜인 씨 비서는 아마 일찍 돌아갔을 겁니다.”그 말에 성혜인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반승제와 시선이 마주친 서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다시 시선을 거두며 아직 채 가지 않은 한 무리의 손님들을 계속 배웅했다.그에게 안겨 차에 오른 성혜인은 참지 못하고 밖을 한번 쳐다보았다.손님들은 거의 다 갔고 무리 내 사람들은 오늘 밤 성혜인이 일으킨 소동으로 떠들썩할 것이다.그 때문인지 성혜인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녀가 뒤로 몸을 기대자 반승제가 물었다.“기분이 안 좋아?”“조금요.”“그 사람들, 진짜 네 부모야?”“진세운 씨가 친자확인 하는걸 직접 봤어요. 그러니 잘못됐을 확률은 매우 적을 겁니다.”반승제는 눈을 꼭 감은 성혜인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괜찮아.”담담한 세 글자로 인해 그녀가 느끼고 있던 괴로움은 많이 누그러졌다.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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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성혜인의 괴로움은 반승제의 괴로움

반승제의 눈썹이 찌푸려지며, 손에 있던 담배를 던져버렸다.“혜인이 장영희가 바람피워서 낳은 자식이라고 전태경이 말하지 않았나?”앞에 있는 자료를 뒤지던 서주혁의 안색이 더욱 굳어졌다.“아무래도 장영희라는 여자... 예전에 서천 홍등가 출신인 것 같아. 너도 알다시피 20년 전의 치안은 지금처럼 좋지 않았어. 전태경도 양아치이긴 마찬가지야. 젊었을 때 이웃집 딸을 겁탈해 몇 년 동안 감옥에 산 전적도 있어. 그리고 나오자마자 장영희랑 결혼한 거지. 그 집에 절름발이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마침 장영희가 자기 동생을 꼬시는 장면을 목격한 모양이야. 그래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전태경은 동생 딸이라 생각해서 다른 사람한테 팔아넘긴 거고. 병원에 남아 있는 서류도 그 동생 거였어.”이 진실은 더욱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라는 사람이 남편의 남동생과 바람을 피워 성혜인을 낳았다니, 게다가 친아버지라는 사람은 가난하고 인품도 나쁜 절름발이라...“내가 서천에 둔 사람들 덕에 이미 그 두 사람에 대한 조사는 끝마쳤어. 그리고 이게 바로 거기서 나온 정보야. 이 일은 확실히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번 서천 빌딩에서 사고가 생긴 이후로 많은 가문에서 사람을 파견했다는 거 알고 있지? 자신들도 모르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서 말이야.”때문에 서천에는 사람들의 감시망이 촘촘히 박혀있었다.반승제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다시 불을 붙이려 했다.서주혁이 알아낸 결과가 이렇다면 반승제가 다시 한번 찾아보더라도 똑같은 결과일 것이다.설령 그에게 아주 신통한 능력이 있다고 한들, 20여 년 전의 일은 애초에 관련 사람들이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전혀 고증할 길이 없다.그는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지 않고 그저 입에 물고 있기만 했다.그렇게 통화를 마친 후, 반승제는 담배를 내려놓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한편, 어느새 깨어난 성혜인이 바깥 베란다에 멍하니 서 있었다.천천히 그녀의 뒤로 걸어간 반승제는 성혜인의 손에 물 한잔이 들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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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승제 씨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성혜인은 오랫동안 줄곧 바삐 돌아쳤으니 크게 아플 만도 했다.몇 개의 커피잔과 핸드폰 화면 위 시간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며칠 동안 잠만 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손을 들어 미간을 어루만지려 하자 손끝이 조금 떨렸다. 성혜인은 그동안 수많은 악몽을 꿨는데 어떨 때는 임지연의 꿈을, 어떨 때는 얼마 전에 갔던 그 작은 마을의 꿈을, 또 어떨 때는 자신의 자취가 묻어있는 그 침대에서 깨어나는 꿈을 꾸기도 했다.그 과정에서 그녀는 심한 자기 혐오감을 느꼈고 심지어는 속이 메스껍기까지 했다.하지만 눈을 뜨고 반승제와 마주하자 그녀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성혜인은 옆에 있는 커피잔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승제 씨가 마신 거예요?”눈에 핏발이 선명했지만, 반승제는 가장 먼저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그러고는 열이 내린 것을 확인한 뒤 한숨을 돌렸다.“승제 씨 위 안 좋잖아요.”그러자 반승제는 가볍게 웃으며 도우미에게 세 개의 커피잔을 모두 가져가게 했다. 이것은 모두 그가 방금 마신 것들이었는데 하필이면 성혜인이 지금 깨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성혜인은 자신이 이 며칠간 열이 얼마나 심하게 났는지 알지 못했다. 온몸이 난로 같았고 때때로 가족의 이름을 곱씹었는데 말이다.하지만 그녀에게 친척이 있기나 한가?아니, 아마 없을 것이다.그래서인지 꿈에서 이름을 부를 때조차 성혜인은 망설였다.반승제는 옆에 앉아 S.M의 일들을 처리해주며 그녀의 잠꼬대를 들었고 다행히 이 3일 동안 성혜인이 뱉은 이름 중에는 그가 있었다.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성혜인은 온몸에 힘이 없어 다시 눕고 말았다.“송아현 씨 쪽은 어떻게 됐어요?”“퇴원했어. 최근 촬영은 잠시 미루고 집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이야.”그제야 성혜인은 한숨을 돌리더니 다시 반승제의 손을 잡아끌어 그를 침대 옆에 앉혔다.“그럼 승제 씨는 속 안 쓰려요?”일찍이 그녀가 서씨 가문 테라스에서 반승제에게 그런 일을 해줬을 때, 그의 화는 상당히 누그러들었다.뼛속까지 고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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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포석

얼굴빛이 한껏 어두워진 설인아는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도송애는 이미 감옥에 들어갔고 백지영도 백씨 가문에 의해 감금되었으니 인제 누굴 이용해야 할지 길을 잃은 상황이다.설인아는 옆에서 지키고 있는 엔디에게 시선을 돌리며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너 컴퓨터 좀 해?”그러자 엔디는 고개를 떨구며 진지하게 대답했다.“설씨 가문에서 이에 관한 교육은 했습니다만, 전문 분야가 아닌 만큼 가장 기초적인부분만 알고 깊이 연구한 적은 없습니다.”“그것이면 됐어. 너한테 바로 입금할 테니 성혜인 집안에 대해 낱낱이 폭로해 버려. 성혜인도 그 여자 회사도 지금 한창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시기라 네티즌들이 성혜인 출신까지 알게 되면 미친 듯이 달려들어서 욕할지도 몰라.”“네, 아가씨. 분부하신 대로 지금 당장 처리하겠습니다.”엔디는 늘 설인아의 말을 어명으로 여긴다.주체하지 않고 바로 노트북을 펼쳐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설인아는 단 한 번도 엔디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설씨 가문에서 교육하고 훈련한 사람이라는 것밖에 모른다.설인아에게는 두 오빠가 있는데 둘의 외모가 더없이 준수한 바람에 엔디의 외모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지금 조용히 엔디의 옆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꽤 괜찮게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머리카락이 좀 긴 편이며 끝부분에 작은 ‘꽁다리’도 있다.길쭉한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 그 예쁜 손에 피가 낭자한 모습을 상상하기조차 힘들다.설인아는 옆으로 천천히 눕더니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너희들을 주로 어디서 교육받아?”그 말에 엔디는 두 손이 얼어붙으면서 이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아가씨께서 궁금하시다면 직접 회장님께 물어보시기 바랍니다.”그러자 설인아는 그를 흘겨보았다.“싫어. 아빠한테 물어보고 싶지 않아. 근데 전에 큰오빠한테 물었던 적은 있어. 그냥 네 실력이 대단하다고 역대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고 그랬었어. 그리고 너한테 임무를 수행하러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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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실은 기회를 주고 있음

네티즌들은 바로 흥미진진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키보드를 두드릴 준비를 했다.마케팅 계정은 잇따라 업데이트를 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S.M 사장 성혜인의 출신에 대해 알아봅시다. 어머니는 술집 아가씨 출신이고 아버지는 성폭행 범죄자이며 오빠는 도박쟁이라고 합니다...]제법 그럴듯하게 폭로하며 사진까지 덧붙였다.그중에는 장영희와 전태경이 S.M 대문 밖으로 버려질 때 찍힌 사진이 있으며 두 사람이 서씨 가문에서 쫓겨날 때 찍힌 사진도 있다.마케팅 계정은 몹시나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글을 적었다.[다음 생에는 성혜인으로 태어나고 싶다고요? 지금 상류 계층 사이에서 성혜인의 존재가 어떠한지 아십니까? 지나가는 개미만도 못합니다. 그 따위 출신을 좋게 바라볼 이가 있을 것 같습니까? 그리고 지금 성혜인이 지니고 있는 실력은 어떻게 얻은 것 같습니까? 그게 정녕 그녀 자신의 실력일까요?]네티즌들에게 이 모든 질문이 던져졌다.다들 글과 더불어 사진까지 보고 나서 마케팅 계정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하여 성혜인이 되고 싶다고 했던 네티즌들은 그런 말을 내뱉은 자신이 부끄러워 화가 치밀어 올랐다.[저런 가정에서 범죄자가 나오지 않은 것만으로 고마워하자. 송아현 이번 사건도 연예인 착취로 벌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회사 연예인을 착취해서 한 푼이라도 뜯어내려고 했을 것이다. 저런 가정에서 나온 사장이 어떻게 송아현을 잘 보호할 수 있겠어.][성폭행 범죄자의 딸이라... 적고 있는 이 순간 마저 역겨워. 조금 전에 성혜인이 재벌 2세라며, 뼛속까지 재벌이라며 분위기를 흐르던데 설마 본인 아님?][집안 전체가 범죄자!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음?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는 걸 보면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음.][능력은 무슨! 몸으로 때운 거겠지. 오늘은 이 남자랑 내일은 저 남자랑 잠자리하면서 올라간 거 아닐까? 좀 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재벌 들도 있잖아. 예컨대, 못생긴 여자랑 자는 거.]실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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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여자 하나 때문에 떠들썩

설우현은 지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행여나 설인아에게 문제라도 생기게 된 다면 집안 전체는 화살을 자기한테 돌릴 것이니 말이다.집안의 보물이나 다름없는 설인아이고 특히 그들의 엄마인 원현미는 딸을 무엇보다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이대로 사건이 터지기라도 한다면 제원 전체에 피바람이 불지도 모른다.하지만 반승제도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설우현은 즉시 큰 형님인 설기웅에게 전화를 걸었다.“형, 제원으로 좀 오셔야 할 거 같아요.”“또 사고 쳤어?”“인아가 곧 사고 칠 거 같아요. 반승제 하나 때문에 지금 점점 막 나가고 있어요. 절대 반승제 건드리지 말라고 나한테 말했었잖아요. 근데 인아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상대의 마지노선을 건드리고 있어요. 조금 전에 반승제한테서 전화가 왔었는데, 미리 경고하는 차원에서 마지막 통보를 내린 듯해요.”수화기 너머 설기웅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인아가 그 남자 좋아하는 거야?”“네, 근데 반승제가 좋아하는 여자는 따로 있어요. 그 여자 하나 때문에 얼마나 떠들썩했는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예요.”“어느 가문 출신인데?”“대가문도 아니고 출신도 약간 입 밖으로 꺼내기 난감할 정도인데 반승제가 엄청 좋아하고 있어요.”그리고 설우현 또한 성혜인이 마음에 들어하는데 이 말을 설기웅에게 할 수는 없었다.설기웅은 또다시 침묵을 유지하더니 한참 지나서 소리가 들려왔다.“시간 내서 한 번 갈게. 어머니도 인아 보고 싶어 하셔.”“가능한 한 빨리 오도록 해요.”설우현은 전화를 끊고 난 뒤 설인아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며 거듭 당부했다.아니면 설기웅이 오고 나서 반드시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한편, 해외에서.설기웅은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손 끝으로 가볍게 어루만졌다.이 집안에서 설인아는 몸이 가장 허약한 사람이다.어릴 적부터 병에 시달려 왔으므로 가족 전체가 설인아를 위주로 돌아갔다.비록 거만한 성격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친동생이었다. 이는 변하지 않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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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반승제와 함께 있을 때

같은 시각 제원.성혜인의 출신에 대한 모든 여론은 어느 정도 가라앉게 되었고 검색어 순위에서도 사라졌다.‘성혜인’이라는 이름 석 자를 검색해 보아도 아무런 자료도 뜨지 않았다.엔디는 이에 눈살을 찌푸렸다.“아가씨, 반승제 씨 측에서 손을 쓴 것 같습니다. 모든 기사를 내려 버렸습니다.”그 말에 설인아는 소파에서 일어나 앉아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때는 이미 새벽 3시가 다 되었고 이 시간에 손을 쓴 걸 보면 성혜인에 대한 그의 마음이 제법 진지함을 더불어 설명해 주고 있다.얼굴 전체가 차갑고 어두워진 설인아는 화가 제대로 났다.“엔디. 장영희와 전태경에 관한 모든 자료도 온라인에 다 뿌려.”“이미 올렸으나 그다지 반응이 뜨겁지 않습니다. 아마 이 두 사람도 반승제 씨 측에서 손을 쓴 것 같습니다.”울분이 터질 것만 같은 설인아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자기 휴대폰으로 검색하기 시작했다.‘성혜인’ 세 글자를 검색창에 두드리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잇따라 장영희와 전태경의 이름도 검색해 보았으나 역시나 아무런 내용도 없었다.화가 치밀어 오른 설인아는 휴대폰을 확 내던졌다.벽에 강하게 맞은 휴대폰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아가씨...”설인아의 몸 상황이 무척이나 걱정되는 엔디이다.설인아는 걱정한 바와 마찬가지로 가슴을 부여잡고 부랴부랴 약을 찾아 삼켰는데 가슴이 따갑기만 했다.“아가씨, 성혜인 같은 여자 때문에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런 가정에서 태어난 이상 운이 좋게 반승제 씨와 엮기지만 않았더라면 평생 아가씨와 만나게 될 일도 없었 을 것입니다. 그럴만한 자격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오빠라는 인간은 아직도 감옥에 있지 않습니까. 모두 똑같은 쓰레기입니다.”자기를 애지중지 예뼈해 주고 있는 설기웅과 설우현을 떠올리면서 설인아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그러나 지금 이 상황이 불쾌한 건 사실이다.“온라인에서 막혔으면 제원 상류 계층 무리에서 퍼뜨리고 다녀. 성혜인 같은 쓰레기는 절대 우리 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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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순식간에 밀려오는 난처한 감정

반승제는 성혜인의 정서를 알아차리고 턱을 그녀의 가슴에 대고 물었다.“왜 그러는데?”살짝 애교를 부리는 듯한 말투로.이런 모습을 장착한 반승제는 흔하지 않고 직접 볼 수 있는 이도 없다.그 말에 성혜인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아니에요. 승제 씨도 많이 바쁜데 내 일까지 처리해 주느라 힘든 것 같아서요.”그러자 반승제는 씩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만지작거렸다.“혜인아, 우리 이 시기만 넘기고 휴가 가자.”“좋아요.”일단 대답은 했으나 왠지 모르게 이번 휴가는 아주 먼 미래에 있을 것만 같았다.반승제는 몸을 일으켜 성혜인을 자기 옆으로 데리고 와서 앉았다.“건강검진하러 갔으면 하는 데 어때?”장영희의 신분으로 몸에 지니고 있는 전염병이 엄청 많을 것이다.만약 뱃속에서 이미 전염된 병이라면 하는 수 없는데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하면 된다.그리고 전태경의 동생은 절름발이인것 외에 또 다른 신체적 결함이 있는 듯했다.같은 피를 물려받았을 성혜인이 걱정되어 미리 예방하고자 하는 마음이다.그러나 성혜인이 지금 가장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이 바로 그 두 사람이다.반승제의 목적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밀려오는 난처한 감정으로 안색이 확 달라졌다.그런 그녀의 정서를 살피며 반승제는 인내심을 지니고 천천히 다독여 주었다.“장영희와 전태경, 두 사람 사이에는 친척 관계가 있어. 장영희가 했었던 일이 좀 특수했잖아.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고도 결혼 상대를 찾기 어려웠다고 그래. 마침 전태경이라는 친척이 장가도 가지 못하고 감옥에서 나온 지 얼마도 되지 않아 명성이 아주 바닥이라 시집갈 여자도 없었데. 비슷한 처지에 있던 두 사람이 대충 어울려서 살다가 아이까지 생기게 된 거야. 근데 너도 알다시피 그 아이는...”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선천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질병을 앓고 태어난다.반승제는 말하면서 몰래 성혜인의 표정을 살펴보았다.성혜인은 가만히 듣기만 하다가 침묵만을 유지했다.한참 지나서야 성혜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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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어쩌면 그녀와 만날 수도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는 설인아를 상대로 엔디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반승제가 직접 와서 데리고 가겠다고 하니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설인아의 두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흰둥이만큼은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하루도 빠짐없이 흰둥이를 보러 갔었으며 지금껏 흰둥이처럼 멋진 ‘애완견’은 본 적이 없어 엄청 마음에 들어했다.그전까지만 해도 집안에서는 행여나 설인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될까 봐 키우지 못하게 막았었다.설인아는 화를 가라앉히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이제 곧 공항으로 설기웅 마중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우리 큰오빠 이제 곧 도착할 거야. 난 뒷문으로 나가서 큰오빠 데리고 올 테니 승제 여보한테 나 집에 없다고 그래.”말을 마치고 설인아는 옷을 갈아입고 뒷문으로 나가기로 했다.반승제는 밖에서 자그마치 20분을 기다렸는데 돌아오는 건 엔디의 기막힌 한마디였다.“아가씨께서 잠시 외출 중입니다. 공항으로 마중을 가셨는데 나중에 다시 오시기 바랍니다.”말이 떨어지자마자 반승제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딱 한 마디만 했다.“들이 박으세요.”흰둥이는 반승제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 바로 뛰쳐나올 것이다.뒤에 있던 화물차 운전 기사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대문을 향해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이에 엔디는 사색이 되어 반승제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그는 이를 악물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조수석에 앉아 있는 성혜인에게 말했다.“좀 나서서 말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성혜인은 못 들은 척 흘려 넘겨 버렸다.애초에 반승제가 흰둥이를 선물로 설인아에게 준 것이라고 착각을 했을 때도 말리지 못했었는데 인제 와서 무슨 이유로 막으라는 것인가.철문을 들이박아 대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성혜인은 흰둥이를 보게 되었다.여전히 자태가 늠름하고 카리스마가 풍기는 것이 설인가가 정말로 잘 돌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그동안 흰둥이는 살이 하나도 빠지지 않았으니 말이다.반승제를 보고 흰둥이도 기뻐해 마지 못하며 바로 달려 나왔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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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사랑받는 수단

성혜인은 반승제가 그렇게 난폭한 수단으로 흰둥이를 데리고 올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흰둥이의 성격은 반승제와 거의 비슷하다.낯선 이와 마주할 때 강력하고 도도한 모습을 보이나 반승제를 보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종만 하니 말이다.두 사람은 이미 포레스트로 돌아왔고 반승제는 화가 단단히 모습으로 흰둥이의 엉덩이를 때렸다.“그렇게 쉽게 새 주인한테 달라붙고 싶었어? 내가 돈 들여가면서 널 키워 뭐해!”말을 마치고 손에 힘을 더하면서 다시 흰둥이를 때렸다.성혜인은 옆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았다.유경아가 준비해 준 과일을 먹으면서 반승제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앞으로 말썽만 피우는 자식을 교육할 때도 저럴 듯싶었다.그 생각에 얼굴이 약간 달아올랐다.하지만 반승제는 흰둥이를 교육하느라 바빠서 그녀의 정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흰둥이는 아첨을 떨며 드러누워 온몸을 흔들며 화 삭이라고 하는 듯했다.반승제는 화가 나면서도 우습기도 했다.계속 야단을 치려고 하던 그 순간, 갑자기 하얀 그림자가 쏜살같이 성혜인 곁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그 정체는 바로 겨울이다.성혜인 곁을 오랫동안 지켜 온 겨울이의 사랑받는 수단일 뿐이다.겨울이는 지금 성혜인의 무릎에 고개를 살짝 기대고 귀를 움직이고 있다.성혜인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면 겨울이는 늘 이처럼 환심을 사곤 했었다.그런 겨울이의 모습에 성혜인은 마음이 사르르 녹으면서 손을 들어 머리를 어루만져주었다.“우리 겨울이 참 예뻐.”반승제는 이 광경을 보고 왠지 모르게 답답한 심정이 들었다.라이벌이 선물한 애완견도 성혜인의 환심을 살 줄 아는 데 자기가 선물한 흰둥이는 다른 여자를 주인으로 삼았으니 말이다.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나서 흰둥이를 확 밀쳐 버렸다.“너 앞으로 이틀 동안 밥 먹지 마.”흰둥이는 마치 반승제에게 아첨을 떨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이 곧바로 성혜인 곁으로 비집고 들어왔다.겨울이를 한쪽으로 밀어내버리고 자기 머리를 성혜인의 무릎 위에 살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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