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승제의 눈썹이 찌푸려지며, 손에 있던 담배를 던져버렸다.“혜인이 장영희가 바람피워서 낳은 자식이라고 전태경이 말하지 않았나?”앞에 있는 자료를 뒤지던 서주혁의 안색이 더욱 굳어졌다.“아무래도 장영희라는 여자... 예전에 서천 홍등가 출신인 것 같아. 너도 알다시피 20년 전의 치안은 지금처럼 좋지 않았어. 전태경도 양아치이긴 마찬가지야. 젊었을 때 이웃집 딸을 겁탈해 몇 년 동안 감옥에 산 전적도 있어. 그리고 나오자마자 장영희랑 결혼한 거지. 그 집에 절름발이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마침 장영희가 자기 동생을 꼬시는 장면을 목격한 모양이야. 그래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전태경은 동생 딸이라 생각해서 다른 사람한테 팔아넘긴 거고. 병원에 남아 있는 서류도 그 동생 거였어.”이 진실은 더욱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라는 사람이 남편의 남동생과 바람을 피워 성혜인을 낳았다니, 게다가 친아버지라는 사람은 가난하고 인품도 나쁜 절름발이라...“내가 서천에 둔 사람들 덕에 이미 그 두 사람에 대한 조사는 끝마쳤어. 그리고 이게 바로 거기서 나온 정보야. 이 일은 확실히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번 서천 빌딩에서 사고가 생긴 이후로 많은 가문에서 사람을 파견했다는 거 알고 있지? 자신들도 모르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서 말이야.”때문에 서천에는 사람들의 감시망이 촘촘히 박혀있었다.반승제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다시 불을 붙이려 했다.서주혁이 알아낸 결과가 이렇다면 반승제가 다시 한번 찾아보더라도 똑같은 결과일 것이다.설령 그에게 아주 신통한 능력이 있다고 한들, 20여 년 전의 일은 애초에 관련 사람들이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전혀 고증할 길이 없다.그는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지 않고 그저 입에 물고 있기만 했다.그렇게 통화를 마친 후, 반승제는 담배를 내려놓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한편, 어느새 깨어난 성혜인이 바깥 베란다에 멍하니 서 있었다.천천히 그녀의 뒤로 걸어간 반승제는 성혜인의 손에 물 한잔이 들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
최신 업데이트 : 2024-03-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