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인은 슬며시 한숨을 돌렸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기에 사실 둘 다 많이 먹지 않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릴 테니 말이다.두 사람 모두 열 입 정도 먹고 나서 성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기 시작했다.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고, 두 사람이 먹었던 그릇을 싱크대에 넣었다. 곧이어 세제를 손바닥에 짜자 갑자기 누군가 성혜인의 허리를 감쌌다.역시 반승제답게 그는 성혜인이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흥” 하며 뾰로통 해있기만 하더니, 아무 말도 없이 그녀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틈을 타 스킨십을 해왔다. 그것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뒤이어 그녀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반승제는 이미 키스를 하려고 달려들었다.“손에 세제 있어요. 잠깐만요, 잠깐만.”하지만 그는 듣는 체도 하지 않았다.성혜인은 아예 세제를 그의 양복 코트에 묻혔다. 일부러 아니라 반승제가 너무 서두르는 탓에 별수 없었다.그녀는 반승제가 양복 코트를 벗는 것을 도와주고 키스에 점차 젖어 들었다.다음 순간, 반승제는 성혜인을 번쩍 들어 키스를 하며 부엌 밖으로 나갔다.그러고는 조금 전 두 사람이 함께 밥을 먹었던 대리석 식탁 위에 그녀를 올렸다.자극을 받은 성혜인은 왠지 모를 수치심을 느끼며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반승제는 분명히 오랫동안 참아왔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식탁에서 두 번이나 한 뒤 다시 성혜인을 안고 안방으로 갔다.성혜인은 남의 손에 운명이 맡겨진, 도마 위의 생선 같다고 느꼈다.얼마나 지났을까, 흐리멍덩한 상태로 눈을 뜬 그녀의 앞에는 온통 물안개뿐이었다.‘아, 샤워 중이구나.’뒤에는 반승제의 넓은 가슴이 있었고 두 사람은 함께 샤워하고 있었다.성혜인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반승제가 다시 그녀의 머리를 꾹 누르며 키스를 퍼부었다.그 키스에 온몸의 힘이 풀려 성혜인은 반항할 수조차 없었다.다시 깨어났을 때, 창밖에는 어느새 따스한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오후 2시 반이었고 회사 임원들이 보낸 문자 메시지는 이미 100여
최신 업데이트 : 2024-03-2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