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031 - 챕터 1040

2282 챕터

제1031화 성혜인의 걱정거리

성혜인은 슬며시 한숨을 돌렸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기에 사실 둘 다 많이 먹지 않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릴 테니 말이다.두 사람 모두 열 입 정도 먹고 나서 성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기 시작했다.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고, 두 사람이 먹었던 그릇을 싱크대에 넣었다. 곧이어 세제를 손바닥에 짜자 갑자기 누군가 성혜인의 허리를 감쌌다.역시 반승제답게 그는 성혜인이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흥” 하며 뾰로통 해있기만 하더니, 아무 말도 없이 그녀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틈을 타 스킨십을 해왔다. 그것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뒤이어 그녀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반승제는 이미 키스를 하려고 달려들었다.“손에 세제 있어요. 잠깐만요, 잠깐만.”하지만 그는 듣는 체도 하지 않았다.성혜인은 아예 세제를 그의 양복 코트에 묻혔다. 일부러 아니라 반승제가 너무 서두르는 탓에 별수 없었다.그녀는 반승제가 양복 코트를 벗는 것을 도와주고 키스에 점차 젖어 들었다.다음 순간, 반승제는 성혜인을 번쩍 들어 키스를 하며 부엌 밖으로 나갔다.그러고는 조금 전 두 사람이 함께 밥을 먹었던 대리석 식탁 위에 그녀를 올렸다.자극을 받은 성혜인은 왠지 모를 수치심을 느끼며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반승제는 분명히 오랫동안 참아왔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식탁에서 두 번이나 한 뒤 다시 성혜인을 안고 안방으로 갔다.성혜인은 남의 손에 운명이 맡겨진, 도마 위의 생선 같다고 느꼈다.얼마나 지났을까, 흐리멍덩한 상태로 눈을 뜬 그녀의 앞에는 온통 물안개뿐이었다.‘아, 샤워 중이구나.’뒤에는 반승제의 넓은 가슴이 있었고 두 사람은 함께 샤워하고 있었다.성혜인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반승제가 다시 그녀의 머리를 꾹 누르며 키스를 퍼부었다.그 키스에 온몸의 힘이 풀려 성혜인은 반항할 수조차 없었다.다시 깨어났을 때, 창밖에는 어느새 따스한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오후 2시 반이었고 회사 임원들이 보낸 문자 메시지는 이미 100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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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안 가, 너 보고 싶어

만약 강민지가 이곳에 있었다면 성혜인은 그녀와 이야기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내 예전에 강민지와 얘기했다가 그녀의 부러움과 질투만 샀던 일이 떠올랐다.성혜인은 머리가 아파서 이마를 짚고 있었다.장하리는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진짜 머리가 아픈 것이라 생각했다.“사장님, 좀 쉬세요. 종일 서류 보셨잖아요. 그리고 어젯밤에도... 피곤한 게 당연해요.”성혜인은 그 말에서 이상함을 눈치채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목을 내려다보았다.비록 깃에 가려져 있긴 했지만, 흔적들은 여전히 보일 듯 말 듯했다. 한여름에 깃 높은 옷을 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녀는 서둘러 깃을 위로 당겼다.그러자 장하리가 감탄하며 말했다.“반 대표님 정력이 정말 좋으신가 봐요.”‘게다가 어젯밤 전화 오셨을 때는 많이 화나신 것 같았는데, 보아하니 이미 잘 달래진 모양이군. 단순히 달랜 것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까지...’남겨진 흔적들은 심한 멍이 아닌 그저 핑크빛을 띠는 정도라 남자가 힘을 많이 쓰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성혜인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손을 내려놓았다.“최근 승제 씨가 많이 한가해졌어요. BH 그룹이 이번에 새로 들인 임원들이 모두 능력 있는 사람들이거든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소파에서 일어나 다시 책상 앞 의자에 가서 앉았다.“장 비서, 저녁 좀 가져다줄래요? 손안에 있는 이 서류들만 보고 퇴근할게요.”아침은 조금 먹고 점심은 아예 먹지도 않아 성혜인은 뱃가죽이 등에 붙는 것만 같았다.“알겠습니다.”장하리가 나간 후, 성혜인의 핸드폰에 몇 개의 알림이 울렸다. 조금 전 올린 게시물에 댓글이 달린 것이었다.그녀는 커피를 몇 모금 마시고 정신이 조금 나자 게시물을 눌러 들어가 보았다.이 글은 성혜인이 진지하게 써 올린 것이었다. 두 사람이 사귄 지 이제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녀는 확실히 반승제를 견뎌낼 수 없었다.성혜인은 자신이 “착취” 당해 말라 죽는 건 시간 문제라 생각하고 미리 이런 위험을 피하고자 글을 올렸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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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반승제에게 의지하는 성혜인

“아니요.”그녀는 즉시 뒷좌석에 앉았다.반승제는 자신의 정장 천이 성혜인의 옷에 바싹 붙을 정도로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곧이어 길쭉한 손가락 끝이 그녀의 등을 따라 내려가다가 마침내 허리춤에 멈췄고 반승제는 가볍게 꾹 눌렀다.성혜인은 사실 온몸이 시큰거려 견디기 힘들었다. 통증을 참은 채 오후 내내 일을 한 그녀는 반승제의 마사지에 눈을 가늘게 뜨며 편안함을 즐겼다.그러다 스르륵 성혜인은 반승제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뒤척거리며 편안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얼마 후 차가 포레스트에 도착하자 반승제는 그녀를 안고 내렸다.심인우는 매우 눈치 있게 차를 몰고 떠나 아침 일찍 그들을 픽업하러 오기로 했다.반승제는 2층 안방까지 걸어가 그녀를 먼저 한쪽 소파에 눕히고는 욕조에 물을 받아 옷을 깨끗이 벗긴 뒤 안에 넣었다.시큰거리는 곳을 누르면 두어 번 소리를 낼 뿐, 그동안 성혜인은 단 한 번도 깨나지 않았다.반승제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 옆에 있던 수건을 뽑아 그녀의 몸을 닦아낸 다음 다시 번쩍 들어 안아 침대에 눕혔다.그리고 이번에는 자기가 샤워하고 나왔다.성혜인은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얼굴의 절반이 이불속에 파묻혀 있어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곧이어 반승제가 그녀를 끌어안고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왔다.“무슨 일이야?”“대표님, 성혜인 씨가 출현한 범위내에 배현우라는 인물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성혜인 씨의 생활패턴은 줄곧 매우 단일해요. 제원을 빼고는 타지에 가는 일이 극히 적습니다. 전국에 있는 배현우라는 사람 중에 어느 누구도 성혜인 씨와 같은 시간 같은 범위내에 있었던 사람이 없어요.”“예전에 혜인이가 나를 버리고 갔던 그 마을은?”“그곳 호텔에도 성혜인 씨 외에 다른 사람의 흔적이 없습니다. 제원에 있는 호텔도 포함해서 말이죠. 상대편에 아마도 탑급 해커가 한 명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CCTV 기록들을 다 삭제했더라고요. 그리고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혜인 씨가 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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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영원히 비천한 처지

회사에서 새벽 3시까지 줄곧 야근한 터라 장하리는 건물 아래로 내려갈 때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다.이윽고 차에 타려는데 갑자기 옆에서 몇 명의 남자들이 튀어나와 몽둥이로 장하리의 머리를 때렸고 그녀는 순간 기절했다.몇 명의 남자들은 머리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서둘러 다른 차로 장하리를 끌고 갔다.얼마나 지났을까, 찬물을 끼얹자 장하리가 깨어났다. 고개를 든 그녀의 눈앞에는 몇 명의 남자가 보였고 곧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핸드폰을 던져주며 말했다.“성혜인한테 전화해서 구하러 와달라 해.”‘사장님을 노리고 온 거였구나.’처음에 장하리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고개를 한쪽으로 치우쳤다.그러자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웅크려 앉더니 그녀의 머리채를 확 잡아 위로 향하게 하고 뺨을 때렸다.“우리를 화나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 혼자 우리 다섯 명을 전부 당해내야 할 테니까.”갑작스러운 손찌검에 장하리의 머리가 삐뚤어졌고 입가는 온통 핏자국이었다.곧이어 남자는 악랄하게 발로 핸드폰을 걷어찼다.“전화해. 10분 안에 하지 않으면 네 몸을 탐할 거야.”이 무리는 양아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기운을 풍기는 게 딱 봐도 전문 납치범들 같았다.장하리는 주변 환경을 빙 살펴보았다. 교외에 버려진 어둡고 습한 지하실과 비슷해 보였다.그녀는 느릿느릿 자신의 핸드폰을 줍더니 어쩔 수 없이 전화 한 통을 걸어 짧게 6글자만 말하고는 뚝 끊었다.“저 납치됐어요.”그러자 옆에서 여전히 술을 마시던 남자가 그 말을 듣고 핸드폰을 휙 내팽개쳐버리더니 계속해서 술을 따랐다.몇 명의 납치범들은 장하리가 전화를 건 상대가 성혜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우리를 갖고 놀아?!”누군가 벌써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지만,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장하리의 핸드폰을 꺼내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은 새벽 4시, 시간이 시간인지라 성혜인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곧이어 수신 버튼을 누르자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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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너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나

전화를 끊은 성혜인이 고개를 돌려보자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현장에 서 있는 반승제가 보였다.그녀는 다가가서 의심스러운 듯 한마디 물었다.“왜 그래요?”그러자 반승제가 고개를 저으며 되물었다.“장 비서는 괜찮대?”“네.”...창밖에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등을 바라보던 장하리는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자신의 옷을 여미려 했다.얼마 안 지나 차는 현재 그녀가 살고 있는 곳에 멈춰 섰다. 이곳은 성혜인이 예전 소속 연예인들에게 마련해준 숙소 단지였다.건물은 일찍이 인테리어를 끝마쳐 S.M의 여러 연예인들이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이곳은 보안이 잘 되어있고 정문 입구의 경비원이 매 가구마다 소유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매번 들어갈 때마다 반복해서 검문했으며 방문자는 주민등록증을 남기도록 했고 소유주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만 사람을 들여보낼 수 있었다.장하리는 도어를 내리고 밤늦게까지 당직을 서고 있는 경비원을 향해 웃었다.“문 좀 열어주세요.”경비원은 그녀를 알아보고 큰 철문을 열어주었다.이윽고 사는 곳에 도착하자 장하리는 자기 곁에 조용히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뭘 하려고 이 안까지 따라 들어왔지?’그녀가 전전긍긍해 하며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집안에 들어서자 남자는 혼자 소파에 가서 앉았다.“샤워해.”말투가 차가운 게, 이 작은 집에 별로 눈길조차 주는 것 같지 않았다.장하리와 같은 여자는 현모양처로 적합하다. 늘 집안 모든 곳을 깨끗이 청소하고 방안의 가구 역시 모두 그녀가 직접 고른 것이었다. 대다수 것이 중고 시장에서 사 온 매물이었지만 많은 신경을 써서 아늑하고 예쁘게 꾸몄다.그러나 남자는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고 넥타이를 풀고 등을 뒤로 젖혔을 뿐, 그녀 주변의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장하리는 고개를 숙이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한 뒤 타월을 두르고 나왔다.남자는 이 방면에서 인내심이 별로 없는 타입인지라 “예열”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 흔한 키스도 하지 않았다.사실 남자는 그저 폭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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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여자를 대하는 태도

평소 출근 시간대와 비교해보면 이미 한참 지각한 뒤였다. 장하리는 자신을 한번 정리하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사무실로 들어가자 일찍이 도착한 성혜인이 어두운 안색의 장하리를 보고 물었다.“장 비서, 안색이 많이 안 좋은데 열나는 거 아니에요?”장하리는 얼른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확실히 조금 뜨거운 감이 있었다.“어젯밤 감기에 걸렸나 봐요. 약 좀 먹으면 나을 겁니다.”“어제는 괜히 저 때문에... 누를 끼쳐서 미안해요. 승제 씨한테 그 납치범들 출처를 알아보게 했더니 누가 보낸 사람인지 이미 다 나왔어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 일어나지 않도록 할게요.”“미안해할 필요 없으십니다, 사장님. 저도 아무렇지 않고요.”눈앞이 어지러웠지만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장하리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서둘러 해열제를 먹었다.매우 피곤하면서도 몸이 아팠고, 아프면 또 자연스럽게 정신을 차리게 된다. 이런 고통은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었다.그렇게 장하리는 저녁까지 흐리멍덩해 있다가 겨우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을 마치고 성혜인에게 반차를 얻은 뒤 택시를 타고 돌아갔다.해열제는 도무지 소용이 없었다. 방안 작은 침대에 누워 장하리는 얼떨결에 옛날 일을 떠올렸다.부모님이 이혼한 지 일 년 후, 엄마는 재혼했다.계부는 항상 그녀에게 손찌검을 해댔고 장하리가 가정 교사 수업을 받기 시작할 때에야 비로소 수그러들었다.그 가정 교사가 바로 이전에 장하리가 결혼하려고 했던 방우찬이다.당시 방우찬이 계속 장하리의 곁에 있어 계부는 기회가 없었다. 방우찬이 자신을 계부의 손찌검으로부터 멀어지게 해줬기에 장하리는 자연스레 그를 구원자로 여기게 되었다.그렇게 그들은 7년간 사귀다 곧 결혼할 예정이었는데, 방우찬은 부잣집 딸과 얽히게 되었다.장하리는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느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 건 물론 유일하게 잡고 싶었던 남자도 그녀를 버렸으니 말이다.추억을 회상하던 장하리의 뇌리에 갑자기 자신을 사랑해주던 친아버지가 떠올랐다.당시 그녀의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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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내일 저녁에 보상해줄게요

소파에 힘없이 누워있는 장하리의 귀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려왔고 곧이어 성혜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장 비서한테 메시지를 여러 개나 보냈는데 답장이 없길래 경비실에서 마스터키 갖고 왔습니다. 아직도 열나요? 제가 개인 의사한테 와서 봐달라고 부탁했어요.”열이 나는 탓에 비록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지만, 장하리는 그것이 성혜인의 좋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서둘러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려고 했다. 그러나 열 때문에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의사는 그녀에게 수액을 놓아주기 위해 손등에 바늘을 꽂았다.성혜인은 허약한 장하리의 모습을 바라보다 잠옷 사이로 비치는 얼룩덜룩한 흔적을 발견했다.‘분명 직접 낸 흔적은 아닐 텐데... 장 비서가 어제 말한 친구는 도대체 누굴까? 어젯밤에 물어볼 때도 왠지 우물쭈물하는 것 같았어. 그 남자도 만만치만은 않은가 보군.’하지만 장하리가 직접 털어놓지 않는 이상 성혜인도 더 깊게 물어볼 수 없었다. 어쨌든 이것은 어디까지나 프라이버시니 말이다.그렇게 배달음식까지 주문 완료한 성혜인은 반승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백지영이야. 백현문은 아직 병원에 있고 백지영이 사람을 시킨 거야.”‘백지영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감금당하지 않았었나? 누가 풀어준 거지?’“승제 씨, 누가 대체 백지영을 풀어준 거에요?”“도송애.”성혜인은 순간 도송애의 뒤에 설인아가 있으리라 생각했다.상대가 설씨 가문으로 바뀌면 그녀는 승산이 없다.하는 수 없이 성혜인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반승제가 말했다.“언제 돌아와?”“장 비서가 열이 나서 오늘 저녁은 안 돌아가고 여기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이렇게 핑계를 대는 김에 그녀는 반승제의 “괴롭힘”을 피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 이따 돌아가 또 밤새 반승제에게 눌려 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반승제는 소파에 앉아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백지영 일은 내가 처리해줄게. 도송애도 나한테 방법이 있어.”그 말인즉슨,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기면 된다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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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성혜인의 친부모

성혜인이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니 확실히 열이 내린 것으로 보였다.“장 비서, 정말 집에서 안 쉴 거예요? 저는 사업가입니다. 장 비서와 함께 회사로 돌아갔으면 좋겠지만 일을 하는 전제는 먼저 자신의 몸을 잘 가꾸는 거예요.”“사장님, 저 이미 괜찮아졌어요.”성혜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둘러 회사로 갔다.그다음 일주일 동안 성혜인은 거의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몇 번 돌아간다 해도 포레스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반승제를 보러 갔을 뿐.너무 바쁜 탓에 성혜인은 옷 몇 가지를 챙긴 뒤 매번 반승제의 볼에 뽀뽀하고는 서둘러 떠났다.처음에는 이해해주다가 반승제도 일주일간의 “방치” 끝에 침묵에 이르렀다.마지막으로 포레스트에 돌아갔을 때 성혜인은 반승제를 보지 못했다.따로 보러 갈 시간이 없어서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하는 수 없이 차를 몰고 BH 그룹으로 가보려 했으나, 차에 타자마자 임원들이 전화를 걸어와 회의하러 오라고 재촉했다.성혜인은 지금껏 매일 거의 3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이 30분은 바로 식사하는 데 쓰였다.그러다 문득 반승제가 떠올랐고, 성혜인은 그제야 두 사람이 3일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성혜인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심인우에게 전화를 걸어 반승제가 지금 회의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 물어보려고 했다.하지만 전화를 채 걸기도 전에 회사 프런트에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사장님, 사장님 친부모님께서 회사에 오셨습니다. 한번 만나고 싶으시대요.”‘나 지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프런트 직원이 목소리 또한 전전긍긍해 하는 티가 났다.“그쪽에서 먼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장님 출생증명서까지 보여주면서 말이에요. 한번 내려와서 보실래요?”그러다 순간 전에 진세운이 그녀의 출신을 물어봤던 일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성혜인은 제대로 조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마음속으로 임지연이라는 어머니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확실히 버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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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출신

성혜인은 그들이 마냥 우습기만 하여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도 않았다.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말투도 한껏 차가워졌다.“결과 나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죠.”떠나려는 성혜인의 모습으로 보고 장영희는 바로 다가가 손을 덥석 잡았다.“혜인아, 너 설마 우리 형편 보고 외면하는 거야? 널 버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납치범이 널 유괴한 거였어. 나도 네 아빠도 눈물 마를 새도 없이 매일 울었어.”하지만 성혜인은 손을 확 뿌리치며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결과 나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어요.”그 말에 장영희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형세에서 밀리는 편이라 화를 꾹 참았다.“그럼 전화번호라도 남겨줘. 결과 나오는 대로 연락은 해야 할 거 아니야. 네가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하면 어떡해.”두 사람과 단 1초도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성혜인은 이미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이르렀다.하지만 장영희는 뒤에서 소리를 지르며 순순히 보내주지 않았다.“혜인아, 엄마 말 안 들려?”이에 성혜인은 발걸음을 멈췄고 두 사람을 향한 그녀의 시선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두 분이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는지 아니면 어떤 사람이 두 분을 여기로 보내셨는지 그게 뭐든 상관없어요. 저 두 분과 이렇게 허비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많이 바빠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모든 건 결과가 나오고 나서 다시 얘기하시죠.”성혜인의 눈빛과 말투에 장영희는 사색이 되어 조금 전까지 날뛰던 모습은 가뭇없이 사라졌다.말리는 이가 더 이상 없자 성혜인은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성혜인이 떠나자마자 전태경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여보가 너무 성급했어. 이제 막 찾은 딸인데 좀 살갑게 말하지 그랬어. 그 누가 들어도 혜인이 돈 보고 찾아온 것처럼 보이잖아. 여보라면 앉아서 얘기하고 싶겠어?”“우리 딸 맞잖아.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도 이미 했잖아. 병원에서 실수했을 리도 없고 혜인이는 그냥 우리가 싫은 거야. 우리가 하도 가난하여 부모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저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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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밖으로 버려요

성혜인은 지금 서로 다른 말로 같은 속셈을 드러내고 있는 두 사람을 훑어보고 있다.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 결과는 이미 분명해졌고 진세운에게 모든 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부탁까지 했으며 진세운과 성혜인 사이에는 그 어떠한 이익 충돌도 없기에 그가 손을 쓸 리가 없다.머리카락도 성혜인 스스로 뽑은 것이고 병원으로 가지고 간 사람도 포레스트 경호원이다.포레스트의 모든 이들은 반태승이 신중히 고른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다.하여 그들 중 배신자가 나올 리는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다.깊은 사색에 잠겨 있는 성혜인을 바라보며 장영희는 김칫국을 마셨다.‘호텔 잡아주려고 그러나?’“혜인아, 엄마도 아빠도 그렇게 가리는 사람 아니야. 아무 곳에서 지내도 되니 편하게 해. 근데 우리 딸 이제 사장이니 지금 별장에서 살고 있잖아?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어서 그러는데 별장으로 다 같이 가는 게 좋겠어.”“그래, 서천에서 몇 시간이나 차 타고 와서인지 힘들어. 오는 길에 멀미까지 나서 우리 둘 다 엄청 고생했어. 우리 딸 보려고 그 모든 괴로움을 마다하고 달려온 거야.”장영희와 전태경은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았고 마치 걸어 다니는 현금 입출기를 보고 있는 듯했다.서천에서 두 사람은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지내고 있다.여러 해 전 부잣집으로 버렸던 딸이 무려 한 회사를 이끄는 사장으로 다시 나타나니 두 사람은 흥분에 겨워 마지 못할 수밖에 없다.장영희는 조금이나마 사이를 좁혀 보려고 손을 들어 성혜인의 팔짱을 끼려고 했다.하지만 성혜인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손에 들고 있는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는 두 사람의 관계를 명확히 알려주고 있고 주위 사람들도 잇따라 주목하기 시작했다.사방이 꽉 막힌 듯한 성혜인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입을 열었다.“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제가 요즘 좀 많이 바빠서 그래요.”그러자 장영희와 전태경은 순간 정색하며 성혜인이 일부러 미루고 있음을 눈치챘다.“그래, 나중에 다시 얘기해도 좋은데 일단 20억부터 내놔. 그 개고생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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