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반승제가 탄 비행기가 제원에 착륙했다.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마중 나오라 하거나, 서주혁과 함께 가지 않고 바로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공항에 도착했는데, 데리러 와줄 수 있어?”이런 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기는 했지만, 빨리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다그치는 듯한 느낌이 가득했다.하지만 그 전화는 성혜인이 받지 않았다. 이 시각 그녀는 회의 중에 있었고 핸드폰은 장하리의 손에 있었으니 말이다.장하리는 반승제의 말에 그저 화가 치밀어올랐다.‘뭐가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물어?’그녀의 말투도 따라서 많이 차가워졌다.“반 대표님, 사장님은 지금 회의 중에 계십니다. 회의는 점심까지 계속될 거예요.”그 말에 반승제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조금 실망스러워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할 수 없이 반승제는 심인우에게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온시환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무리 안에 돌고 있는 소문을 아느냐고 물었다.“무슨 소문?”“성혜인 씨에 관한 거 말이야. 첫사랑이 있다던데?”잠시 흠칫하더니, 반승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누가 그래?”“글쎄, 그런 소문이 돌던데? 그리고 네가 출국한 이틀 동안 혜인 씨 호텔에 묵었어. 그동안 포레스트도, 회사도 가지 않고 말이야. 다들 말로는 첫사랑을 만났대.”반승제는 순간적으로 핸드폰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뜨려?”“승제야, 그게 유언비어인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 백지영 쪽에서 호텔 체크인한 증거를 제시했고 나도 호텔에 전화해서 확인했어. 진짜 이틀 동안 혜인 씨 호텔에 묵은 거 맞아. 요즘 회사 일도 그렇고 도송애 쪽이랑 분쟁도 심해서 바쁜 줄 알았는데, 호텔에 갈 틈은 어떻게 생겼는지...”이윽고 반승제는 차가운 말투로 온시환에게 경고했다.“백지영의 말은 믿으면 안 돼.”“승제야, 백지영의 말을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직접 성혜인 씨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잖아.”통화를 마친 후, 반승제는 손을 들어 미간을 어루만졌다.이
최신 업데이트 : 2024-03-1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