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빌리지를 떠난 성혜인은 이쪽 운전기사에 의해 회사까지 데려가 졌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반승제의 말이 맴돌았고 귀까지 찌릿찌릿한 것 같았다.그러나 설인아의 존재를 생각하니, 정신이 다시 아주 맑아졌다.‘정말 오게 되면, 이거 바람 피우는 걸로 오해하는 거 아니야?’처음 성혜인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을 때,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바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반승제에게 정식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또 성혜인과 엮이게 되면...두 사람의 관계는 항상 “바람”이라는 형편없는 단어로 형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였다.반승제는 성혜인에게 어떠한 “신분” 따위를 주지 않고 단지 조용하게 몰래몰래 만남을 이어가려고 했다.성혜인은 고개를 푹 숙였다. 몸이 아닌 심장이 아파서 말이다.무언가에 목이 졸린 듯 숨 쉬는 것조차 아팠다.그렇게 S.M에 돌아와 보니 장하리가 이미 성혜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성혜인을 보자마자 급히 달려와 꽉 안았다.“사장님, 괜찮아요?”성혜인은 고개를 흔들다 갑자기 자신이 핸드폰을 떨궜다는 게 떠올라 서둘러 가방을 뒤졌다.‘다행이다, 새 핸드폰이 들어있네. 카드도 다 있는 것 같고... 이게 도대체 몇 번째 핸드폰이야...’“전 괜찮아요.”장하리도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로 향했다.이번 일이 반승제 덕에 해결되기는 했지만, 그녀는 BH 그룹에서 만났던 설인아를 떠올리면 마음이 한바탕 불편해졌다.“사장님, 저 어제 BH 그룹에 갔는데요 설씨 가문 작은 딸이 매일 반 대표님한테 밥을 가져다주는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꼭대기 층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요. 안내 데스크 직원도 그 여자가 반 대표님 아내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고요... 아니 근데, 얼마나 싸가지가 없던지, 아무 잘못 없는 척 완전 뻔뻔하게 굴더라니까요?”성혜인은 이미 컴퓨터를 켠 뒤였다. 하지만 옷깃이 그리 높지 않은 탓에 움직일 때마다 피부에 난 얼룩덜룩한 흔적이 엿보였다.장하리는 바보가 아니
Last Updated : 2024-02-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