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001 - 챕터 1010

2278 챕터

제1001화 반승제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일까?

성혜인은 장하리에게 먼저 나가라고 하고 온수빈을 불렀다.온수빈은 오늘 패셔너블한 옷차림이었다. 화보 촬영을 한 지 얼마 안 되어 화장도 지우지 않은 상태였다.“페니 씨, 다쳤다고 하더니 좀 어때요?”“괜찮아요.”키가 컸던 온수빈은 이렇게 서서 그녀를 바라보면 그녀의 옷깃 아래의 보일 듯 말 듯 한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남자와 얼마나 격렬했는지 알 수 있었다.그는 한쪽 입꼬리를 힘껏 당기더니 속으로는 분통이 터졌다.‘일부러 이런 흔적을 남겼으니 반승제는 대체 무엇을 알리고 싶었던 걸까?’성혜인은 반승제가 독점할 수도 없고,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었다.그의 기분을 눈치채지 못한 성혜인은 고개를 들어 웃으며 물었다.“촬영하면서 무슨 일 생긴 거예요? 얼마 전 새 작품 들어간 거로 기억하는데.”“아니요. 현장 분위기도 좋고 지금 S.M의 평판이 좋아서 감독님도 저에게 잘해줘요.”“그럼 다행이네요. 회사에서도 수빈 씨에게 투자자들을 만나라고 강요하지 않을 테니, 만약 누가 곤란하게 하면 한 매니저에게 말해요.”온수빈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뒤에야 물었다.“인터넷에서 다들 저랑 페니 씨를 헐뜯고 있는데 기분 나쁘지 않아요?”네티즌들은 성혜인이 온수빈을 스폰한다고 말했고 이 소문은 늘 잠재워지지 않았다.성혜인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수빈 씨는 스타예요. 이 업계에 발을 들인 순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준비를 해야죠. 수빈 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을 보통 사람들은 평생 벌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보통 사람보다 백배는 강해져야죠. 인터넷에 떠도는 말들은 그냥 그런 거니 해요, 별로 신경 쓰지 말아요.”소속 연예인을 위로하기 위해 공식적인 말을 하는 성혜인은 선을 넘지도 않았고, 온수빈에게 그 어떤 상상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온수빈은 서서 그녀가 말하는 동안 이미 고개를 숙이고 컴퓨터 자료를 처리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의 머리카락은 많이 자랐고 이제 어깨 아래까지 조금 내려왔다. 머리카락은 다소 얌전하게 볼에 흩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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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미련

온수빈이 떠나고 성혜인은 줄곧 일에 열중했다.하지만 은밀한 곳에서 전해지는 느낌에 신경이 곤두섰다. 임원 회의가 시작되자 애써 신체의 이상함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세 시간의 회의가 끝나자 곧 오후가 되었다.임경헌은 백현문이 병원에 입원해서 적어도 몇 달은 쉬어야 한다고 전했다.“모두들 사촌 형과 백현문이 싸웠고, 반씨 가문과 백씨 가문이 사업상으로도 서로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하던데, 우리 사촌 형이 싸운 건 페니 씨 때문이죠?”“네.”“이렇게 된 이상 정식으로 만나지도 않고 둘 다 왜 이렇게 삐뚤어진 거예요?”성혜인은 뭔가 물어보려 했지만 곧 입을 다물었다.임경헌은 말을 이었다.“만약 형이 페니 씨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왜 그 백현문 미친개의 미움을 샀겠어요? 이 바닥 사람들이 백현문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아요? 백현문의 미움을 산 자들은 거의 다 죽었어요. 상부의 주의를 끌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면 그 인간은 혼자서 백가를 멸문하고 그 자리에 편히 앉을 수 있었을 거예요.”임경헌은 한바탕 말을 하고는 답답한 듯이 물었다.“설마 우리 형이 페니 씨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어요?”“임 대표님, 혹시 설인아라고 알아요?”“알죠. 저도 형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여자를 곁에 두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페니 씨를 자극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페니 씨 질투를 유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을 거예요.”성혜인은 그의 추측이 맞는지 알 수 없었다. 전에는 라미연, 지금은 또 설인아. 성혜인은 자기 혼자만의 짝사랑일까 봐 두려웠다.임경헌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갑자기 생각이 번뜩였다.“이렇게 해요. 저녁에 같이 술 마셔요. 이번에 도송애가 또 졌으니 페니 씨 오늘 밤은 시간 되죠?”“네.”전화를 끊은 후, 성혜인은 계속해서 인터넷 여론을 지켜보았다.이제 그녀는 TJ 엔터 쪽의 최종 결정만 기다리면 된다.이번 사건 이후로 TJ 엔터의 명성은 거의 바닥이 났다.실시간 검색어에는 여러 스타가 TJ 엔터와 계약을 해지한다는 뉴스가 올라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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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모든 걸 걸고 보호하다

“툭!”테이블 위의 컵이 설인아에 의해 던져져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그녀가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깨달은 도송애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인아 양은 모르겠지만 성혜인이 얼마나 많은 남자를 꼬드긴 줄 알아? 그도 그럴 것이지 그렇게 예쁜 얼굴로 먼저 들이밀기까지 하니 세상에 어떤 남자가 안 넘어가겠어? 반승제가 인아 양이랑 결혼했다고 해도, 성혜인이 자존심을 버리고 꼬신다면 반승제는 분명 넘어갈 거야.”설인아는 눈을 감고 덤덤하게 말했다.“우리 집안의 권력을 동원해서 도 대표님과 심복의 감옥살이는 면하게 해주죠. 하지만 TS 엔터의 주가는 분명 지킬 수 없어요. 성혜인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한 이상 위에서도 분명 당신들을 조사할 거예요. 감옥에 가든지 아니면 충분한 돈으로 자유를 지킬 것인지 선택하세요.”“인아 양, 난 자유를 원해. 두 번째를 선택하지!”설인아는 차갑게 웃더니 엔디가 조용히 바닥에 앉아 부서진 컵 조각을 청소하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도 대표님은 이제 가보셔도 돼요. 저도 공짜로 구해 드리진 않아요. 돌아가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성혜인을 막으세요.”“그래, 인아 양 말 잘 기억하고 있을게.”도송애가 떠나자 홀 안은 조용해졌다.엔디는 컵 조각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설인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설인아가 뒤로 기대고 보니 1m 65㎝의 엔디가 더욱 아담해 보였다. 게다가 항상 순진한 표정을 짓고 있어 더욱 작아 보였다.“엔디, 나 진짜 화가 나. 승제 오빠가 왜 성혜인 때문에 나섰을까? 지금 당장 성혜인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네.”“아가씨, 말씀만 하시면 바로 움직이겠습니다.”설인아는 가볍게 웃더니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는 얼굴색이 약간 창백했다.엔디는 얼른 옆에서 약병을 꺼내 그녀에게 약 몇 알을 먹였다.설인아는 심장이 좋지 않아 감정 기복이 심하면 가끔 이러곤 했다.약을 먹고 난 후, 그녀의 눈은 더욱 매섭고 어두워졌다.“그 얄미운 년은 건강한 몸뚱이까지 갖고 있으니, 진짜 미워 죽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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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그의 마음을 떠보다

설인아의 거처를 떠난 도송애는 자신의 차에 탔다.핸들을 잡고서는 지금부터 반드시 성혜인을 곤경에 빠뜨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야 설인아가 그녀를 놓아줄 것이다. 설인아의 복수가 감옥에 가는 것보다 더 공포스러웠다.도송애는 바로 백지영이 떠올랐다.지금 백현문이 병원에 누워있으니 백지영을 지키고 있는 경비가 삼엄하지 않을 테니 가서 그녀를 건져내야 했다.백지영은 얼굴이 이미 망가졌고, 또 이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었으니 마음속의 원한이 얼마나 깊을지는 뻔했다.도송애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곧 백씨 가문으로 향했다.입구에 있는 경호원에게 대충 얼버무렸다.“지영 씨를 찾아뵙겠다고 백 대표님께 미리 말씀드렸어요. 온 김에 백 대표님이 직접 고른 이 선물도 갖다 주려고요.”백지영이 갇힌 이후로 백현문은 어떤 선물도 주지 않았다.경호원은 도송애를 알고 있었고, 또 그녀가 강변에서 백현문과 만난 것도 보아서 의심하지 않고 바로 안으로 들였다.백지영은 이미 방안에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처음 며칠 동안은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지만 백현문이 아직도 강가에서 시체를 인양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멘탈이 무너졌다.그녀는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며 단식까지 선언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백지영은 매일 이 방안에서만 활동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밖을 향해 소리를 지른 탓에 목은 이미 쉬어버렸다.방의 창문도 굳게 닫혔다. 그녀가 창문을 통해 뛰어내릴까 봐 백현문이 사람을 불러 빈틈없이 막아 놓았다.너무 시달린 백지영은 침대에 앉아 더벅머리에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이미 희망을 잃고 있었다.그때, 밖에서 도송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영 씨, 괜찮아요?”백지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도송애와 아는 사이는 맞지만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도송애가 어떻게 이 중요한 때에 찾아올 수 있을까?문이 열리고, 도송애가 문 앞에 나타나 방긋 웃으며 백지영을 보았다.“지영 씨 잘 못 지냈나 봐요. 오빠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서 두 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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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성혜인의 포옹

그리고 나서 임경헌은 성혜인을 보며 건들건들 웃었다.“전에 제가 이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형은 제 전화도 받기 싫어서 그냥 끊었어요. 최근에는 반씨 가문에 일들이 생겨서 오늘 받은 거죠. 하지만 절대 현장에는 오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장담하건대, 1분도 안 돼서 다시 전화가 올걸요?”말이 끝나자마자 임경헌의 휴대폰이 울렸다.반승제가 걸어온 전화였지만 임경헌은 받지 않고 자신의 어깨로 성혜인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이것 봐요. 절대 나한테 먼저 전화한 적이 없는 형인데 이번에는 아주 급했나 봐요.”임경헌은 성혜인이 보는 앞에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반승제는 또 전화를 걸어왔다. 임경헌의 말대로 그는 확실히 조급한 모양이었다.이번에도 임경헌이 전화를 끊자 반승제가 곧바로 영상통화를 걸었다.임경헌이 손에 든 술잔을 하마터면 땅에 떨어질 뻔했다. 반승제가 급한 건 알았지만 이렇게 급한 줄은 몰랐다.‘내가 이번 생에 승제 형이 걸어온 영상통화를 받게 되다니!’임경헌은 덜컥 겁이 났다. 조금 이따가 반승제가 도착하면 제대로 혼이 날까 봐 성혜인을 보며 말했다.“형이 저를 죽이려고 들면 꼭 도와주셔야 해요. 이 모든 건 페니 씨를 위한 거였어요. 형의 마음을 똑똑히 알려주려고요. 만약 형이 페니 씨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왜 이렇게 조급해하겠어요? 형은 이 시간에 회의 중이었어요. 아마 회의도 중단시킨 것 같아요.”성혜인이 믿기지 않아 하자 임경헌은 그녀의 휴대폰을 잡고는 말했다.“못 믿겠으면 바로 심 비서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요. 형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성혜인은 전화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임경헌이 심인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성혜인은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잡고 물었다.“심 비서님, 승제 씨 지금 뭐 해요?”심인우는 통창 앞에서 쉴 새 없이 전화를 거는 남자를 보고, 또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임원들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회의실에 있는데 대표님께서 지금 통화 중이셔서 페니 씨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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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서로의 심장 소리만 들리다

성혜인은 뒤에서 남자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키가 작은 그녀는 이마를 남자의 등에 대고 있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안고 있었다.반승제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여자의 손을 잡았다. 손끝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고 나서야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취했어?”‘그 술이 뒤끝이 강하다고 했으니 분명 취했을 거야.’성혜인은 더 꽉 껴안았다.순간, 반승제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서로의 심장 박동 소리만 들렸다.그는 속눈썹을 드리우고 돌아서서 그녀를 벽에 세게 밀쳤다.성혜인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남자가 키스를 퍼부었다.남자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손끝을 잡고 자신의 양복 단추에 얹은 채 키스를 하며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엘리베이터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스카이웨어 꼭대기 층에는 반승제의 방이 있었다. 예전에 두 사람이 간 적 있었다.만약 엘리베이터 안에 CCTV가 없었다면 반승제는 여기서 그녀의 옷을 벗겨버렸을 것이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반승제는 아예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자기 방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성혜인은 키스로 인해 정신이 혼미했지만 문을 차버리는 그의 힘이 유난히 다급하고 거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문이 닫히자마자 그는 능숙하게 그녀의 옷을 벗기고 그녀가 자신의 양복을 벗기도록 이끌었다.첫 번째 잠자리가 끝나고 성혜인은 그의 품에 머리를 파묻고 있었다.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정신이 들어?”그녀는 취하지 않았다. 단지 그를 원했을 뿐이었다.그래서 그녀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고개를 들어 남자의 목젖에 키스했다.반승제는 뒤로 숨더니 그녀의 턱을 잡고는 유심히 관찰했다.“성혜인, 너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야?”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주동적일 수 있을까?“반승제.”그녀는 남자의 이름을 부르고는 또 급히 그에게 키스하려 했다.반승제는 호흡이 약간 막히고 강한 불이 몸속에서 타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그녀의 키스를 피하고 약간 쉰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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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어젯밤 두 사람이 잤을까?

옷을 챙겨 입은 반승제는 몸을 숙여 잠들어 있는 성혜인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렸다.“혜인아, 할아버지한테 단서가 생겨서 외국에 갔다 와야 해. 계속 자고 있어. 웨이터에게 아침 가져오라고 할게.”성혜인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고 반승제가 강하게 흔들어서야 겨우 눈을 떴다.곤한 눈을 뜬 성혜인은 남자가 자신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하는 것이 보였다.“나 외국에 갔다 올 테니까 밥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어. 알겠지?”“음.”그녀는 정신이 혼미하고 피곤해서 몸을 뒤척이며 또 자려고 했다.남자는 그녀를 품에 와락 끌어안으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우리 다시 만나는 거 공식적으로 이미 발표했으니 번복하기 없기다?”“그래요, 좋아요.”성혜인은 혼미한 상태로 다시 잠을 잤다. 꼬박 이틀 밤을 새웠으니 아무런 힘도 나지 않았다.그녀를 두고 가는 것이 너무 아깝지만 반승제는 할아버지와 관련된 일이라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성혜인은 점심에야 잠에서 깼지만 여전히 온몸에 힘이 없었다.그리고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머리가 아팠다.반승제가 옆에 있는 줄 알고 만졌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그녀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젯밤 그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용기를 내어 그를 껴안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들려주려고 했지만,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반승제가 어젯밤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다는 것이 느껴져 허리춤을 보니 역시 손자국이 몇 개나 더 생겼다.순간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황당하기 그지없었다.그녀는 서둘러 일어나 목욕을 하고 나서야 몸이 좀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이때 문밖에서 웨이터가 노크했다.“고객님, 대표님께서 아침 식사를 가져다드리라고 하셨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성혜인이 문을 열자 웨이터가 푸드트럭을 밀고 들어와 반듯하게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그녀는 반승제가 출근한 줄 알았다.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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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반승제와의 정식 연애

설인아의 재촉을 받은 도송애는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지금 인터넷상의 여론은 여전히 거센 상태였다. 어제 백지영을 내보냈지만, 어젯밤 그녀는 손을 쓰지 않았다.도송애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꽉 잡고 수소문 끝에 반승제가 출국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심호흡하고 즉시 이 소식을 백지영에게 전했다. 반승제가 없으니 지금이 성혜인을 상대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다.백지영은 이미 흥분하기 시작했지만 도송애는 여전히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기회는 이번 한 번뿐이에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괜히 꼬리 잡히지 마세요. 성혜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요.”“그년은 반승제만 믿고 까부는 거잖아요!”백지영의 눈 밑에는 짙은 원한이 서려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성혜인을 차로 쳐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지영 씨가 해야 할 일은 성혜인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거예요. 그게 몸을 해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거죠.”도송애도 이 단순한 바보에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일깨워줄 만한 것은 이미 일깨워 주었다.전화를 끊으려 할 때, 도송애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더 당부했다.“성혜인 그년이 반승제를 좋아하니까, 만약 반승제와 인연을 끊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그년의 정곡을 찌르는 일이에요.”백지영은 순간 눈이 번쩍였다. 어떻게 하면 두 사람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놓을 수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녀의 입꼬리가 씩 올라가더니 곧 한 가지 방법이 생각났다.회사에 앉아 있는 성혜인은 기분이 꽤 좋았다.장하리는 그녀의 몸에 늘어난 흔적을 보고는 어젯밤 또 반승제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비서로서 뭐라고 말하기 어려워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지난번에 못 만났던 감독님과 오늘 다시 약속을 잡았어요.”성혜인은 그제야 지난번 백현문에 의해 끌려가던 날 자신이 한 감독과 약속이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다.요 며칠 동안 반승제와의 일을 생각하느라 다 잊고 있었다.“몇 시 약속이죠?”“저녁 9시요. 감독님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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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가장 중요한 건 그녀

그 방 안은 조명이 아주 어두웠다. 너무 어두워서 상대방의 표정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혜인아, 따라와.”그의 목소리는 아주 온화했다. 그러나 성혜인은 어쩐지 그것이 꾸며낸 온화함 같았다.착각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선배, 저 나가고 싶어요. 저번에 제가 분명히 얘기했잖아요. 약속 기한이 이미 지났다고.”저번에 성혜인은 며칠 동안 기절해 있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런 설명도 없었기에 성혜인은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비록 그가 과거의 가장 아름다운 꿈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혜인아, 저번에 잠들게 해서 미안해.”말로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말투에서는 미안한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성혜인의 의심이 깊어졌다. 그녀는 몰래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그러나 술 때문에 약기운이 온몸을 흐르고 있어서 뜨거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성혜인은 몸을 돌려 조금 전 들어온 작은 문을 통해 나가 포레스트로 가서 찬물에 씻어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그러나 허리에 양손이 감겨오자 성혜인은 화들짝 놀라면서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이거 놔요!”그 괴상하고 위험한 느낌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날카로워졌다.“혜인아, 일단 좀 자.”“전 자고 싶지 않아요! 자라고 하지 말아요!”그러나 이 일은 그녀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지난번의 꽃향기가 엄습해 오며 몸의 약기운까지 겹쳐 그녀는 순식간에 정신을 잃었다.남자는 성혜인을 은밀한 방으로 데리고 갔고 일찌감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에게 분부했다.“몸속의 약효를 좀 진정시켜.”여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나랑 잠자리를 가졌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여자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남자는 그곳을 떠나 더욱 어두운 곳으로 향했다. 누군가 그에게 따져 물었다.“이것이 바로 당신이 나를 상대하는 수단이야? 성혜인을 이용해 날 협박하는 거?”“그래. 난 당신이 걸려들 줄 알았어. 반승우,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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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이제 우리는 만나는 거야

반승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구석에 서서 오랫동안 침묵했다.남자의 미간에 드리워진 음울함이 더욱 짙어졌다.“저번에 난 성혜인을 대신해 전화를 받았어. 네 동생 반승제에게서 걸려 온 전화더라고. 내가 몇 번 더 받으면 내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반승제는 배현우를 조사하기 시작할 거야. 하지만 반승제는 지금 할아버지 일 때문에 발목이 잡혀서 그럴 정력이 없을 거야.”남자의 주먹이 거울에 닿았다. 그는 유도하듯 사근사근한 어조로 말했다.“그러고 보면 네 감정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성혜인이 내 스타일처럼 느껴지더라고.”“내가 성혜인에게 얘기해서 그것을 네게 주라고 할게.”“일찍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그랬다면 저번에 위험을 무릅쓰고 반승제의 전화를 받지 않았을 거야. 하마터면 우리의 행적이 드러날 뻔했잖아.”남자는 의기양양해졌다.반승우는 온유한 외모에 말할 때도 부드러워서 그를 본 사람들은 절대 그의 얼굴을 잊지 않았다.그래서 그와 처음 만났을 때 성혜인은 그의 외모에 한동안 놀라워했었다.그리고 또 그 이유로 그녀는 반승제와의 베팅 계약 기간에 그와 만나려고 한 것이다. 직접 만나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반승우, 내 몸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줄게. 하지만 쓸데없는 수작은 부리지 마. 너도 알다시피 나는 결과를 신경 쓰지 않거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진짜 관계를 가질 줄 알아.”대화가 끝났다....성혜인은 잠을 잘 잘지 못했다. 그녀는 꿈에서 문득 반승제의 목소리를 들었다.“이제 우리는 만나는 거야. 난 이미 대외적으로 발표했어. 그러니까 후회하지 마.”“알았어요.”성혜인은 머리가 아팠다. 그러나 그것이 잠을 잘 때 반승제가 했었던 말이라는 걸 떠올렸다.당시 그녀는 너무 피곤해서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다.그렇다. 반승제의 말처럼 두 사람은 만나고 있었다.그 일을 떠올려서였을까, 꿈속에서 성혜인은 입꼬리를 올렸다. 자신의 지금 처지가 어떤지는 전혀 모른 채 말이다.잠에서 깼을 때는 낯선 천장이 보였다. 성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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