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화가 나서 전화를 끊었고, 이내 설인아의 질문이 들려왔다.“오빠 성혜인이랑 사이가 좋은가 봐?”설우현은 조용히 그녀의 옆에 앉았다.“인아야, 너도 방금 반승제 그 득의양양한 말투 들었지? 반승제는 너를 좋아하지 않아. 이미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너 굳이 가서 소란을 피워야겠어?그러자 설인아가 피식 냉소하며 입가를 천천히 오므렸다.“오빠, 중요한 건 승제 여보가 나를 좋아하느냐 안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은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에 달렸어. 오빠가 안 도와주면 나는 큰 오빠한테 도움을 청할 거야.”설우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큰형은 막내 여동생을 무한대로 도와줄 것이고 게다가 설인아의 옆에는 엔디까지 있으니, 그녀는 성혜인의 목숨은 쉽게 쥐락펴락할 수 있었다.“오빠도 그 빌어먹을 년한테 홀린 거야? 이만 가봐, 앞으로 다시는 찾지 않을 거니까.”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설우현은 다시 실의에 빠졌다. 설인아는 가문의 보배이자 심장도 좋지 않아 모든 사람의 총애를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약 먹었어? 엔디가 너 몸이 안 좋다던데? 오빠가 약 먹여줄까?”그는 능숙하게 탁자에 있는 약과 설인아에게 먹일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왔다. 그러나 그녀는 매몰차게 뿌리쳤다.“오빠 성혜인 좋아해?”“그냥 친구야.”그러자 설인아가 시선을 아래로 푹 늘어뜨렸다.“오빠한테는 성혜인이 나보다 더 중요해? 그년을 위해서라면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해도 상관없어?”설우현은 손안의 따뜻한 물잔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리고 오빠 줄곧 나 별로 안 좋아했지? 내 병 때문에 식구들이 모두 나만 지켜보고 있으니까... 예전에 오빠 열났을 때 3일 동안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잖아. 모두 나를 병원에 데려가느라고 말이야.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나를 많이 미워할지도 모르겠네.”그 말에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설우현은 손에 든 물잔을 탁자 위에 놓고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인아야, 너는 내 친여동생이야. 나 지금까지 한
Last Updated : 2024-03-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