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041 - 챕터 1050

2282 챕터

제1041화 유통기한

순간 장영희는 자기가 잘못 들은 줄만 알았다.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성혜인의 말에 바로 땅바닥에서 벌떡 일어서서 손찌검을 하려고 했다.“너 미쳤어? 네가 이러고도 인간이야? 널 낳아준 부모한테 이렇게 하고 싶어? 너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어?”하마터면 장영희의 손에 다칠 뻔했지만 경호원이 제때 나서서 막아버렸다.성혜인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몸 뒤로 들려오는 건 장영희의 고함뿐이었다.“성혜인! 너 반드시 후회할 거야! 반드시!”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성혜인의 지시대로 밖으로 “버려졌다.”두 사람 모두 안색이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으며 이런 고급스러운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니 광대가 된 것만 같았다.전태경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성혜인이 저희를 받아드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회사에서 쫓겨나왔습니다.”수화기 너머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회사 앞에서 좀 낭패해 보이는 모습으로 사진 몇 장만 찍어요.”전태경은 감히 지체할 수 없었다.성혜인을 도로 찾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이 남자 덕분이니 말이다.게다가 성혜인이 지금 재력이 풍부한 사장이 되었다는 것도 이 남자한테서 듣게 된 것이다.만약 미리 이 소식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은 먼 길을 마다하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두 사람에게 있어서 딸은 밑지는 장사이기 때문이다.폐백을 받으려는 꿍꿍이만 아니었다면 두 사람은 신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남자의 말에 따라 두 사람은 회사 앞에서 넘어진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전송했다.남자의 정체는 바로 엔디이다.그는 사진을 받은 즉시 바로 제원 상류 계층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 모조리 돌렸다.그리고 지금 그의 곁에는 조용히 반쯤 누워있는 설인아가 있다.설인아는 샤인머스켓을 먹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엔디는 모든 걸 마치고 나서야 보고를 올리기 시작했다.“아가씨, 모든 걸 끝마쳤습니다. 제원 상류 계층 인사들은 이제 곧 성혜인의 추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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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밑도 끝도 없이 시작된 냉전

“아가씨, 내일 이브닝파티에 참석하실 겁니까?”내일은 서씨 가문 상속자 서주혁의 생일 파티가 열리는 날이다.매년 서씨 가문에서는 서주혁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화려하고 거창하게 파티를 연다.설인아도 이미 초대장을 받았고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테이블에 있는 초대장을 가져와서 한 번 보더니 입을 삐쭉거렸다.“우리 승제 여보 설마 그 천한 년 데리고 같이 오는 거 아니야? 안 되겠어. 내일 장영희 전태경도 파티장에 오게끔 네가 알아서 준비해 놓아. 화려하기 그지없는 파티장을 보게 되면 그 두 사람 아마 눈이 뒤집힐지도 몰라. 그럼 어떻게든 성혜인한테 빌어 붙으려고 애를 쓸 거야. 두 사람한테 어떻게든 파티 망치라고 그래. 그때가 되면 다들 성혜인의 부모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성혜인은 아마 창피해서 어쩔 바를 몰라 하며 도망치려고 할 거야.”설인아는 가볍게 웃으며 손끝으로 엔디의 이마를 톡톡 건드렸다.“드레스 준비해 놔. 가장 예쁜 걸로.”엔디는 바로 반쯤 무릎을 꿇고 설인아의 다리를 주물러 주기 시작했다.“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내일 이브닝파티에서는 아가씨께서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이에 설인아는 흐뭇해하며 웃더니 한숨을 쉬었다.“참, 둘째 오빠한테 내일 데리러 오라고 전해. 오빠랑 같이 입장 해야겠어.”설우현은 설인아 보다 먼저 제원에 와 있었다.워낙 바람둥이 기질이라 제원 상류 계층에서도 명성이 자자해지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었다.제원에서 셀럽으로 거듭난 설우현이다.설우현이 설인아 옆에 있으면 두 선남선녀는 반드시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다.“네, 둘째 도련님께 연락하겠습니다.”설인아는 하품을 하면서 눈을 비비적거리더니 다소 애교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엔디, 그리고 큰오빠한테 요즘 시간 되면 제원으로 나 보러 오면 안 되냐고 한 번 물어봐. 요즘 하도 열 받는 일이 많아서 내가 화병에 걸릴 거 같아. 오빠가 알면 분명 엄청 마음 아파할 거야. 내가 제원에서 얼마나 힘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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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돌발 상황

소파에 기대어 있던 성혜인은 겨우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힘겹게 올라갔다.지친 몸을 이끌고 간신히 샤워를 마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깨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으나 반승제에 관한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또다시 지친 몸을 이끌고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회사로 향해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그녀의 말에 정신을 몰두하고 있으며 혼자서 장장 2시간 동안 얘기를 하고 나서야 마무리를 짓기 시작했다.Comment by 银燕: 高层은 "임원"이라고 단어표에 적혀있어용“오늘 회의는 이로써 끝마치겠습니다. 요즘에 주의해야 할 점은 제가 앞서 말한 것과 같고 다들 긴장 늦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홍보팀에서 특히 여론에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TJ 엔터 쪽에 남은 사람들이 또다시 모략을 꾸밀까 봐 걱정돼서 그럽니다.”“사장님, 송아현 씨 드라마가 방영되었는데 반응이 꽤 좋습니다. 광고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섭외 전화도 여기저기서 오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곧 톱스타가 될 것 같은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아마 레벨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어젯밤 잡을 설친 성혜인은 그만 하품을 하고 말았다.그러더니 한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 송아현 씨가 세워야 할 켄셉도 걸어야 할 길도 모두 한서진 씨 맡길게요. 직접 나서서 케어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 걸어야 할 방향과 길에 대해서 계획은 해주세요. 처음부터 한서진 씨가 데리고 있던 연예인이었잖아요.”이에 한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뒤로 성혜인은 몇 마디 더하고 나서 마침내 회의를 끝냈다.지친 대로 지친 그녀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창문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비껴 들어오고 있는 걸 그윽하게 바라보면서 장하리에게 물었다.“파티에 참석하려고 준비한 그 드레스 있잖아요, 도착했어요?”“네, 이미 도착했고 네이처 빌리지로 보냈습니다.”“오후에 있는 업무들은 장 비서가 알아서 좀 미뤄줘요. 오늘 이브닝파티에 참석해야 해요.”“네, 그렇게 하겠습니다.”장하리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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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누군가의 신앙

모든 상황이 한꺼번에 몰아닥치자 성혜인은 스스로 감당하기에 점점 버거워졌다.“1층에 있는 경호원은 어디에 있어요? 경찰과 협력해서 일단 출입구를 막고 절대 회사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요.”“이미 사장님 말씀대로 지시를 내렸고 아직 회사 내부로 들어온 이는 없습니다. 다만 다들 아직 흥분한 상태고 송아현 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이 또한 영구적인 해법은 아닐 것 같습니다.”성혜인도 송아현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를 바라고 있다.하지만 아직도 응급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인 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다만 머리를 다친 것이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었다.세 사람은 앉았다가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가 저마다 애간장이 타고 있다.성혜인은 작은 베란다 앞으로 다가가 아래층으로 내려다보았다.아래층에는 이미 팬들로 가득하고 그들은 모두 송아현을 보러 온 것이다.송아현이 죽었다는 찌라시가 돌기 시작하고 나서 팬들은 병원 밖을 지키며 목이 쉬도록 울기까지 했다.우상은 때론 한 사람의 신앙일 때도 있다.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성혜인은 병원 원장과 연락했다.지금 당장 병원 전체를 봉쇄하여 환자만이 들어올 수 있게끔 해달라고 부탁했다.모든 걸 마치고 난 뒤 성혜인은 영혼이 이탈하는 것만 같았다.그러다가 조용히 의자에 앉아있는 한서진을 바라보며 다가가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한서진은 고개를 들어 성혜인을 마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죄송합니다. 연예인 안전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이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이번 일은 회사 탓이 아닙니다. 팬들과 소통하는 절차에 그 안티팬이 뽑혀서 무대로 올라간 겁니다. 다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한서진은 뒤로 등을 기대며 두 눈은 어느새 초점을 잃었다.“아현이 이보다 더한 어려움도 견뎌냈어요. 괜찮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성혜인은 많은 곤경을 이겨내 온 송아현의 인생을 떠올리면서 순간 가슴이 미어졌다.순풍에 돛 단 듯 평탄하고 모든 것이 순조로운 인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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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건성으로 대하지만

과연 바르고 나니 한껏 좋아 보였다.장하리는 사진을 찍고 포토샵 수정도 살짝 더 한 뒤 송아현의 계정에 올라 업데이트했다.[심려 끼쳐서 죄송합니다. 저 이제 금방 깨어났습니다. 회사 가족들이 옆에서 지켜주고 그 덕분에 더 빨리 깨어난 것 같습니다. 저 지금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팬분들도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은 회사 측의 잘못이 아니고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부디 저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분들을 저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SNS에 올리자마자 이 글은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라갔고 S.M을 저격하던 열기도 서서히 낮아졌다.회사 문 앞에서 지키고 있던 팬들도 이 글을 확인하자 천천히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이성을 잃어 창문을 깨뜨린 팬에 대해서는 경찰이 나서서 처리할 것이다.성혜인은 몸을 일으켜 창문 앞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아직도 많은 팬들이 몰려 있지만 나갈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장하리도 상황을 봐서 일깨워 주기 시작했다.“사장님, 저녁 7시입니다. 이제 슬슬 파티에 참석하러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송아현에게 푹 쉬고 있으라며 당부하고 바로 서둘러 떠났다.한편, 같은 시각 네이처 빌리지에는 조용히 칼바람이 불고 있다.분위기는 한껏 다운되어 그 누구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지경이다.저녁 6시부터 하인들은 벽에 걸린 시계를 거듭 보았지만 성혜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지금 이곳에는 최고로 잘 나가는 스타일리스트 팀까지 거실에서 성혜인을 기다리고 있다.반승제는 이미 모든 준비를 끝마쳤고 성혜인을 위해 드레스까지 준비해 놓았다.비록 며칠 동안 건성으로 자기를 대하는 성혜인의 모습에 화가 났지만 함께 참석해야 하는 파티인 만큼 더 이상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6시 30분이 되었을 때 스타일리스트 팀이 한 스태프가 다소 걱정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었다.“반 대표님, 저녁 7시에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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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이번에는 잘 달랠 수 있을지

설인아는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한 뒤 속으로 피식 웃었다.‘성혜인 아직 송아현 쪽에 있겠지? 여기에 도착하면 틀림없이 8시가 넘을 거야. 내가 어떤 재밌는 연극을 준비했는지 잘 보라고.’그녀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설인아는 이 말을 끝으로 다른 명문가 여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모두들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잘생겼다는 둥, 친오빠가 잘생겼다는 둥 아부를 둘러댔다.설인아는 술잔을 든 채 그야말로 여유 넘치는 자태로 이번 저녁 연회를 즐겼다.그 시각 반승제는 구석에 서 있었다.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려던 사람들은 그의 몸에서 풍기는 냉기를 감지하고 순간적으로 몸을 사렸다. 그 기운은 실내의 에어컨보다도 훨씬 차가웠다.서주혁은 오늘 밤의 주인공으로서 가장 바삐 돌았다. 비록 평소에는 말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연회에서는 적어도 손님들과 인사를 주고받아야 했다.이런 상황이 퍽 짜증스러웠지만, 서주혁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그렇게 반승제를 보고 나서야 서주혁은 잠시 숨을 돌리고 서둘러 그를 향해 걸어갔다.서주혁은 어깨로 반승제를 툭 치며 말했다.“왜, 혜인 씨가 안 보여?”두 사람의 관계가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 공공연해졌으니 이치대로라면 오늘 밤 같은 자리에 반승제는 여자친구를 데려와야 했다. 이것은 모두에게 성혜인을 알리는 기회이기도 하니 말이다.반승제는 오늘 저녁 성혜인이 왜 없느냐는 질문을 받을까 다른 사람들과 그다지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그의 기분이 저기압인 것을 알아차린 서주혁은 조용히 위층을 가리켰다.“위에 테라스 있으니까 거기 가서 마셔. 아무도 너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그러자 반승제가 서주혁의 어깨를 두드렸다.“고마워.”이윽고 그는 발걸음을 옮겨 테라스를 향해 걸어 올라갔다....30분 전, 성혜인은 네이처 빌리지에 도착했고 그녀가 이곳에 왔을 때는 반승제가 떠난 지 5분쯤 지난 뒤였다.스타일리스트 팀은 그녀를 바로 알아보았다.“성혜인 씨 맞으시죠? 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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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곧 결혼할 사이

장영희와 전태경은 자신들이 이렇게 고급스러운 장소에 올 수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남자는 두 사람에게 여기서 아무렇게나 한 사람을 잡아도 몸값이 적어도 모두 2조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조 단위라니... 그들은 평생 이런 단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큰 별장, 넓은 수영장, 100m 떨어진 곳에는 끝없이 펼쳐진 골프장이 있다.그들은 시골 사람들이라 골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그 산이 마을의 산보다 훨씬 아름답고 보기 좋게 느껴질 뿐.남자는 그들에게 주방일을 도우라 했다. 연회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젊고 예쁜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외모와 나이로는 연회장에 들어갈 수 없으니 말이다.장영희와 전태경은 남자의 요구를 잊지 않았다.성혜인은 오늘 이곳 연회에 참석할 것이고 그들의 임무는 바로 성혜인을 완전히 창피하게 만드는 것이다.‘그러게 누가 우리 모른 척하래? 소란을 피워야만 혜인이가 두려워할 거야. 그때 가서 몇백억 정도 받아내고 평생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거지! 얼마나 좋아?’장영희의 눈빛은 음흉함으로 들끓었다. 평생 이렇게 많은 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녀의 눈에 성혜인은 걸어 다니는 ATM기와 같았다.‘절대 이 ATM기를 놓칠 수는 없지!’“성혜인 거기 멈춰! 너는 엄마 아빠 봤으면서 왜 인사도 안 해?”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누군가 여기로 보내준 모양이군.’휙 몸을 돌렸으나 성혜인은 친자확인서가 마음에 걸려 그 어떤 심한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혈연관계를 중히 여기는 유교 사회에서 이것은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장영희는 몇 걸음 성큼성큼 앞으로 나갔다. 그녀는 이곳 하인들의 단체복을 입고 있었고 전태경 역시 경비원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런 고급스러운 장소에 두 사람의 옷차림은 매우 튀어 보였다.곧이어 장영희는 성혜인을 가리키며 욕을 하기 시작했다.“지난번에 네가 회사에서 내쫓은 일, 우리 아직 따지지도 않았다? 오늘 참 예쁘게 입고 참석한 너와 달리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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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진흙탕 같은 신분

서수연은 조금 의기양양해졌다. 만약 성혜인이 이미 반승제에게 버림받았다면, 서수연의 눈에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다.이제 막 일어서려는 회사이니, 서씨 가문에게 성혜인을 죽이는 것은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다.‘복수할 기회가 찾아온 거야.’그러나 장영희는 성혜인에 대한 서수연의 적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녀가 자신을 도우러 온 것이라 여겼다.“다들 말씀 좀 해보세요. 이 사람 이제 한 회사의 사장이에요. 저는 단지 돈 조금 달라고 부탁한 것뿐인데... 이게 그리 지나친 건가요? 사장까지 올랐으면 돈은 가장 값어치 없는 물건이고 쉽게 몇억은 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어제 그냥 600만 원만 주는 거 있죠? 내가 그렇게 고생을 참고 견디며 자기를 낳아줬는데... 600만 원이 뭡니까 대체?!”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성혜인에게 쏠렸다. 이유를 막론하고 이런 자리에서 구설수에 오르니 창피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오늘 밤에는 많은 협력사가 찾아왔으니 말이다.하지만 성혜인은 외부인을 대하는 것처럼 시종일관 담담하게 서 있었다.서수연이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렇게 고상한 척하는 성혜인의 태도였다.분명히 진흙탕 같은 신분이라 신경 쓸 가치도 없었지만, 서수연은 그런 성혜인에게 큰 손해를 본 전적이 있었다.지금 생각하면 창피하기 짝이 없다.“성혜인, 이 사람이 네 친부모이니 그럼 네가 끌고 나가. 이게 무슨 자리인지 알고 그러는 거야? 결코 너희 집안 회의나 하는 장소가 아니라고.”서수연은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이전에는 성혜인과 마주치기만 해도 두려움에 벌벌 떨었지만, 그동안 회복도 많이 한 덕에 이제 무섭지 않아졌다.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리고 주위를 훑어보았다.‘모두들 재밌는 연극을 보는 듯한 자태네.’이유가 있음에도 이런 상황에서 성혜인은 똑바로 말하기 어려웠다. 하물며 장영희가 여전히 떼를 쓰며 바닥에 누워있으니 말이다.“내가 무슨 죄를 지어 이런 딸을 낳았는지! 여러분, 우리 부부를 위해 사과를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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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성혜인, 내 여자친구야

반승제의 합류로 무거워진 현장 분위기는 성혜인으로 하여금 숨조차 쉬이 쉴 수 없게 만들었다.그녀는 신 같은 존재가 아니다. 자신이 임지연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성혜인은 이미 견디기 힘들었다.절망감에 허덕이던 수많은 밤, 그녀는 임지연이 자신에게 잘해줬던 것을 곱씹어야만 살아갈 수 있었다.그래서 성혜인은 자신의 가족을 찾아가려 하지 않았고 자신이 실제로 버려진 아이일까 봐 두렵기도 했다.집이라는 글자는 가끔 원수가 찌른 칼보다 더 고통스럽게 사람을 해한다.원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 자기 혐오감이 있던 성혜인은 친부모가 뜻밖에도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더욱이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를 원망하게 되었다.반승제의 등장으로 그녀의 마음속에는 한 줄기 용기가 솟아올랐다.성혜인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꼭 그래야 하나요? 당신들은 20억 원을 요구하는 거 아닌가요? 좋습니다. 20억 원 드릴 테니 대신 혈연관계를 철저히 끊는 거로 하죠. 그리고 다시는 저 찾아오지 마세요.”오늘 저녁 연회에 오기 전까지 장영희와 전태경은 20억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숫자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남자에게서부터 이곳 별장의 가격과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정체를 알게 된 후로 그들은 점점 욕심을 부리게 되었다.“2000억은 줘야지! 20억이 가당키나 하겠어?!”전태경의 말을 듣고 “연극”을 보고 있던 몇몇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하루도 키워준 적 없으면서 만나자마자 2000억을 요구한다고? 성혜인이 정말 친부모를 나 몰라라 하는 줄 알았더니만 사실 한 쌍의 흡혈귀가 따로 없는 부모를 마주해서 그런 거였군.’비웃는 소리에 전태경은 무기력해졌지만 결국 다시 탐욕에 사로잡혔다.“2000억 원이면 앞으로 다시는 너를 찾아오지 않을게. 그리고 네 오빠도 감옥에서 빼줘야 해.”그 말이 참 우습게 느껴져 성혜인의 안색은 완전히 차가워졌다.“아니요. 가서 소송 거세요. 법원에서 판결한 만큼 제가 배상해드릴 겁니다.”법원은 비록 그녀가 패소했다고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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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사랑은 당신이 빛날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닌

그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얼어붙었다.‘설인아랑 사귀고 곧 결혼까지 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서주혁은 성혜인을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담담한 말투로 물었다.“진작에 소개해주지 않았어?”“헉!”사람들은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서주혁은 진작에 성혜인이 반승제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거야? 그럼 반승제가 SNS에 말했던 여자가... 혹시 성혜인인 거야?’사람들의 얼굴빛이 갑자기 약간 미묘해졌다.‘만약 반승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성혜인이라면, 설인아는 또 뭐야?’반승제는 서주혁을 향해 웃으며 위층을 가리켰다.“혜인이가 보다시피 지금 기분이 별로라 위에 가서 달래고 올게. 좀 늦게 내려올 거야.”서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반승제는 성혜인을 품에 안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성혜인은 단지 반승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지금은 사고회로가 돌아가지 않았다.이번 기회로 반승제는 사람들 앞에서 확실히 성혜인에게 자신의 “여자친구”라는 신분을 부여했다.사랑은 당신이 빛날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닌 가장 절망스러울 때 찾아오는 것이다.성혜인은 이 말을 곱씹었고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승제에게 이끌려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그녀는 시종일관 시선을 아래로 푹 늘어뜨린 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줄곧 누군가에게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것이 있다면, 사실 성혜인은 자신의 친부모에 대해 한없이 기대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설씨 가문에서 설인아를 그렇게 총애하는 것을 보고 말이다. 그녀 역시 자신을 총애해주는 오빠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계속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는 여동생이 있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다.하지만 현실은 엉망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반승제는 그녀를 풀어주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곧 엘리베이터는 4층에서 멈췄다. 이곳은 휴식공간이기 때문에 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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