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연은 조금 의기양양해졌다. 만약 성혜인이 이미 반승제에게 버림받았다면, 서수연의 눈에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다.이제 막 일어서려는 회사이니, 서씨 가문에게 성혜인을 죽이는 것은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다.‘복수할 기회가 찾아온 거야.’그러나 장영희는 성혜인에 대한 서수연의 적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녀가 자신을 도우러 온 것이라 여겼다.“다들 말씀 좀 해보세요. 이 사람 이제 한 회사의 사장이에요. 저는 단지 돈 조금 달라고 부탁한 것뿐인데... 이게 그리 지나친 건가요? 사장까지 올랐으면 돈은 가장 값어치 없는 물건이고 쉽게 몇억은 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어제 그냥 600만 원만 주는 거 있죠? 내가 그렇게 고생을 참고 견디며 자기를 낳아줬는데... 600만 원이 뭡니까 대체?!”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성혜인에게 쏠렸다. 이유를 막론하고 이런 자리에서 구설수에 오르니 창피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오늘 밤에는 많은 협력사가 찾아왔으니 말이다.하지만 성혜인은 외부인을 대하는 것처럼 시종일관 담담하게 서 있었다.서수연이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렇게 고상한 척하는 성혜인의 태도였다.분명히 진흙탕 같은 신분이라 신경 쓸 가치도 없었지만, 서수연은 그런 성혜인에게 큰 손해를 본 전적이 있었다.지금 생각하면 창피하기 짝이 없다.“성혜인, 이 사람이 네 친부모이니 그럼 네가 끌고 나가. 이게 무슨 자리인지 알고 그러는 거야? 결코 너희 집안 회의나 하는 장소가 아니라고.”서수연은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이전에는 성혜인과 마주치기만 해도 두려움에 벌벌 떨었지만, 그동안 회복도 많이 한 덕에 이제 무섭지 않아졌다.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리고 주위를 훑어보았다.‘모두들 재밌는 연극을 보는 듯한 자태네.’이유가 있음에도 이런 상황에서 성혜인은 똑바로 말하기 어려웠다. 하물며 장영희가 여전히 떼를 쓰며 바닥에 누워있으니 말이다.“내가 무슨 죄를 지어 이런 딸을 낳았는지! 여러분, 우리 부부를 위해 사과를 얻어
최신 업데이트 : 2024-03-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