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은 이성준을 부축하며 헬기에서 내린 후 곧장 선우 일가로 향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솜사탕같은 녀석이 달려와서 안겼다.“엄마, 보고 싶었어요. 드디어 돌아왔네요!”백아영은 그를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혔다.“현무야, 엄마도 너무 보고 싶었어.”들것에 앉아있던 온유성은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의 빚이 더욱 무거워졌는지 순식간에 안색이 초췌해졌다.이현무는 한참 동안 백아영의 품에 안겨서 행복함을 만끽하다가 그제야 자신에게 아빠도 있다는 게 떠올랐다.“아빠...”겉치레식으로 인사하려던 이현무는 이성준의 몸을 감싼 하얀 붕대를 보고선 얼어붙었다.“아빠, 왜 이렇게 많이 다쳤어요? 아프죠?”똘망똘망하던 두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콩알만 한 눈물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렸다.이성준은 깜짝 놀랐다.비록 네 살까지 직접 키운 친자식이라지만, 백아영을 더 많이 좋아하고 따르는 게 티가 났다. 이전에 양육권 소송이 벌어졌을 때도 단호하게 엄마랑 지내고 싶다며 주장했던 녀석이다.이현무는 아빠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을 갖고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친밀감이 없었다.남자아이라서 지금껏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대성통곡하며 울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미어졌다.이성준은 깜짝 놀랐다.“아프겠다, 흑흑... 제가 불어줄게요.”이현무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고 울면서 호호 불었다.붕대에 감겨있던 터라 입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성준은 손등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이성준은 이런 친밀한 행동이 어색한지 재빨리 손을 빼고선 호통쳤다.“현무야, 너 이제 다섯 살이야. 자고로 남자란 피를 흘려도 눈물은 절대 흘리면 안 돼. 알겠어?”아픈 그의 모습을 보며 이현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울먹이며 답했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고 차마 혼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이성준은 입만 벙긋했다.“얼른 들어가서 좀 쉬자.”이성준의 의도를 알아챈 백아영은 그를 부축하며 방으로 들어갔다.온유성은 할 말이 있는 듯 쭈뼛거렸으나 백아영은 눈길조차
Last Updated : 2024-02-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