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Chapter 741 - Chapter 750

916 Chapters

제741화

온시혁은 빠른 걸음으로 제약실에 도착했고 생화학 약품은 불과 그녀와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냉동고에 있었다.그러나 그에게 업혀있는 탓에 생화학 약품이 눈앞에서 멀어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걸 얻지 못한다면 온시혁에게 끔찍한 일을 당할 뿐만 아니라 이성준도 도망갈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의 병은 더욱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백아영도 죽는 것보다 못한 경험을 겪게 된다.애가 탄 그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아! 배 아파. 너무 아파.”온시혁은 걸음을 멈춰 그녀를 힐끗 보고선 짜증 나는 듯 경고했다.“개수작 부리지 마.”“그게 아니라 정말 배가 너무 아파...”말을 이어가던 백아영은 이를 악문 채 배 위의 혈자리를 눌렀다.순간 사지를 찢는듯한 고통이 온몸에 퍼지면서 검붉은 피가 다리 사이로 흘러내렸다.“피납니다.”온유성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어떻게 된 일이지? 당장 의사 불러와.”“재수 없어.”온시혁은 싸늘한 표정으로 백아영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배도 아픈데 넘어지면서 몸까지 부딪히자 고통이 밀려와 눈앞이 캄캄해졌다. 의식을 잃을뻔했으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 이로 혀끝을 세게 깨물었다.동시에 마지막 힘을 짜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의사가 다가오는 틈을 타 냉동고를 향해 돌진했다.쏜살같이 달려간 백아영은 다른 사람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냉동고에서 생화학 약품을 꺼냈고 온시혁이 그녀를 향해 다가가자 손을 높이 들어 올려 그들을 위협했다.“다가오면 부숴버릴 거예요.”그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공포에 찬 얼굴로 얼어붙었다.온시혁은 화를 내며 말했다.“백아영, 네가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건 해독할 수 없어. 부숴버린다고? 그럼 넌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어.”백아영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 아닐 거란 확신이 든 온시혁은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내가 죽는 걸 두려워할 것 같아?”백아영은 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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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이성준은 수갑을 풀자마자 향을 내놓으라는 듯 손을 뻗었다.“이리 줘.”간절함에 안절부절못하는 그의 모습은 마약중독자와 다름없었다.백발노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인은 이성준에게 향을 건네줬고, 향을 손에 넣은 그는 곧바로 코끝에 대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백발노인은 주의 깊게 그를 살폈다.향을 들이마신 후 이성준은 정신을 조금 차린듯 보였으나 이미 이성을 잃어 아무런 반항 없이 깔끔하게 계약서에 사인했다.그렇게 그의 모든 재산과 권력은 백발노인의 소유가 되었다.“비밀키는 금고 안에 있어.”핵심 기밀은 비밀키가 있어야 열 수 있었고, 금고의 비밀번호는 이성준만 알고 있다.“사람 시켜서 가져오라고 할게.”그는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비밀키를 줄 테니까 포뮬러 시트 넘겨줘.”이성준의 조건을 들은 백발노인은 단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상하리만큼 시원시원한 그의 행동을 보고 저도 모르게 의심이 들었다.밖으로 나온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심보라에게 물었다.“백아영이 사고를 치자마자 계약서에 사인했어.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해.”의심하는 그의 모습에 심보라는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렸다.계획대로 이성을 잃게 된 건 맞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꼬리를 내린 이성준을 보며 한편으로 불안했다.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온씨 가문은 이성준의 돈과 권력을 손에 넣자마자 무자비하게 그를 죽일 수도 있다.이성준의 정신은 90% 파괴되었다. 설사 그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을 헤쳐 나가지 못할 것이다.이제 비밀키만 넘겨준다면 심보라는 이성준과 함께 떠날 수있다.“단향의 약효가 극에 달했으니 곧 무너질 겁니다.”심보라의 답을 들은 백발노인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 사악한 눈빛으로 이성준을 바라봤다.“향 원해? 대신 조건이 있어.”그 시각 백아영은 혹시 모를 기습 공격을 피하고자 생화학 약품을 들고 구석 한쪽에 서 있었다.마지막 기회를 손에 넣은 그녀는 신중하고 조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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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심보라는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강철처럼 강인하던 이성준도 무너지는 정신력 앞에서는 별수 없었고 끝내 스스로의 욕망을 위해 백아영을 배신했다.앞으로 이 죄책감은 영원히 이성준의 가슴에 남아 악마처럼 그를 괴롭힐 것이며 백아영과 재결합하는 건 불가능이나 다름없다.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심보라에게 조종당하는 삶이다. 곧 몇 시간 후면 심보라와 함께 이곳을 떠나게 되고 온전히 그녀의 소유가 된다.두 시간 후.백발노인은 시계를 들여다보며 일부러 소리높이 말했다.“시혁이 아직도 안 나왔어?”“도련님 체력이 좋으신 편인가 봅니다.”백발노인은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머금더니 곧바로 험상궂게 이성준을 바라봤다.“아직도 버티고 있는 걸 보면 대단한데?”이성준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손수 다른 남자의 침대로 보냈다.극도로 침울한 어둠에 휩싸인 그는 향을 꼭 쥐고 있었고 그 향은 마치 절벽에서 떨어진 사람이 유일하게 잡을 수 있는 덩굴 같았다.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는 모두가 이기적으로 변한다. 물론 이성준도 예외는 아니다.“어르신, 손님 오셨습니다.”위정이 다른 사람에게 이끌려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처참한 이성준의 모습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사장님, 어쩌다 이렇게 됐습니까?”온몸이 상처로 뒤덮여 있었고 빨갛게 충혈된 두 눈은 사람보다 짐승에 더 가까웠다.“빌어먹을 온씨 가문!”위정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죽일듯한 눈빛으로 온씨 가문을 째려봤다.이성준은 의자에 기대앉아 힘없이 말했다.“금고는?”“사장님, 정말로 비밀키를 내어주실 생각입니까? 이건 이씨 가문의 전부나 다름없다고요.”이성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렇지 않으면 어떡할 건데? 이대로 죽을까?”위정은 할 말이 많았으나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목숨에 비하면 돈과 권력은 아무것도 아니니까.그는 비통한 한숨을 쉬며 가져온 금고를 이성준 앞으로 끌고 갔다.이성준이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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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얼마 지나지 않아 온시혁의 방문이 열렸고 그 속에서 백아영이 걸어 나왔다.그녀의 뒤에는 피바다에 누워 생사를 알 수 없는 온시혁이 있었다.“괜찮아?”이성준은 재빨리 백아영에게 달려가더니 그녀를 끌어당겨 몸 곳곳을 조심스럽게 확인했다.등 뒤에서는 폭발음이 계속 들려왔지만, 지금 이성준의 눈에 보이는 건 백아영의 안전뿐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마침 타이밍 좋게 깨어나서 온시혁을 습격할 수 있었어.”이성준은 기막힌 기술로 능숙하게 백아영을 쓰러뜨렸다. 아주 잠깐 정신을 잃었을 뿐 온시혁에게 업혀 있는 동안 의식을 되찾았다.바로 그 순간 백아영도 이성준의 의도를 깨달았다.“아영 씨, 사장님을 그렇게 믿으세요? 기절시켜서 다른 남자에게 넘겨줬는데도?”위정은 수류탄을 던지며 물었다.백아영의 말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했다.“믿어요. 절대로 절 해칠 사람이 아니거든요.”그녀는 믿음 하나만으로 이성준이 할 모든 가능성을 추측했고 망설임 없이 온시혁을 쓰러뜨린 뒤 방 안에서 기다렸다.마침내 폭발이 일어났다.“우리 엄마는? 얼른 구하러 가자.”백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확인해 봤는데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 그쪽에 도착하면 온씨 가문 사람들도 점차 의식을 되찾을 것이고 그럼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포위될 거야.”지금 같은 방법으로 도망치는 건 가망 없는 행동이다.“신호 방해 장치를 켜놨어. 온씨 가문의 방어선이 완전히 무너질 거야. 헬기까지 준비했으니까 괜찮아.”모든 걸 철저하게 계획한 그의 모습에 백아영은 혀를 내둘렀다.‘그동안 죽느니만 못한 온갖 고문을 당하면서 어떻게 탈출할 계획을 세웠지?’“계획 있으면서 왜 진작에 처리하지 않았어?”그는 한 달 동안 고문을 당하면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이성준은 백아영과 함께 피연꽃이 있는 곳으로 향하면서 그녀의 말에 답했다.“너무 빨리 항복하면 의심받으니까.”만약 그렇게 됐다면 아마 위정이 금고를 갖고 들어오는 걸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어젯밤 백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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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지금 당장 헬기를 타야만 탈출이 가능하고 조금이라도 지체하는 순간 영원히 이곳에서 떠날 수 없게 된다.백아영은 절망한 듯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아영아, 우리 여기 있어.”옆에 있던 풀 더미가 흔들렸고, 곧바로 온유성이 선우정현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온몸이 상처와 피로 뒤덮여 있었지만 선우정현을 끌어안은 그의 행동은 더없이 조심스러웠다.“당장 내려놔요.”경계심이 곤두선 백아영은 당장이라도 달려가 선우정현을 데려오고 싶었다.온유성은 손을 놓고선 뒤로 물러서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당부했다.“혈을 막아서 겨우 목숨을 건졌는데 많이 다쳤어. 헬기에 타자마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야. 안 그러면 버티지 못할 수도 있어.”백아영은 그를 매우 경계했다. 단지 전세가 역전되어 착한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가식적인 관심 따윈 필요 없으니까 이제 그만 가세...”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귀에 거슬리는 총소리가 들려왔다.어두운 구석에 숨어있던 총알 하나가 정확하게 백아영을 향해 날아왔다.“조심해!”이성준은 재빨리 백아영을 향해 돌진했지만 거리가 너무 먼 탓에 도저히 총알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그렇게 총알이 그녀를 향해 날아가는 걸 절망에 찬 눈으로 바라봤다.선우정현을 부축하던 백아영은 피할 겨를조차 없이 온몸이 차갑게 굳어버렸다.다음 순간 총알이 몸을 관통했고 피가 사방으로 뿜어졌다.그러나 백아영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고 곧바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남자를 바라봤다.온유성이다!온유성이 왜 백아영을 대신해서 총알을 맞은 걸까? 그는 온씨 가문의 노예가 아니었던가?“아영아...”온유성이 죄책감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자, 피가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네 아이를 다치게 해서 미안해. 이 아빠가 목숨으로 갚으마...”세상이 멈춘 듯한 정적이 찾아왔고 백아영은 그녀의 앞에서 쓰러진 온유성을 멍하니 바라봤다.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자 공허함이 찾아왔다.백아영은 너무도 모순적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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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응급 처치는 시간이 꽤 걸렸고 백아영은 초조하게 옆에서 지켜봤다.마침내 모든 게 끝나자, 선우경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현이는 어때?”온유성이 눈 뜨고 나서 한 첫마디다.그는 자신의 상처나 고통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머리와 가슴속에 오직 선우정현만 있는 듯 진실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온씨 가문에서 저질렀던 짓은 너무 모질고 잔인했다.백아영은 한 사람이 연기만으로 자유자재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온씨 가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던 선우경진은 웃으며 답했다.“아영이가 구한 덕분에 지금은 많이 안정됐어요.”“아영아...”온유성은 고개를 돌려 백아영을 바라봤다. 그의 두 눈은 슬픔으로 가득찼고 잔뜩 쉰 목소리에서는 미안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그동안 고생시켜서 미안해. 네 엄마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가문에 복종하는 척, 싸늘한 척, 무자비한 척 연기하며 아내와 딸을 팔아넘기고 다시 기회를 노려 사람을 구했다.가는 길 내내 생각에 잠긴 백아영은 모든 가능성을 짐작했다. 그러나 온유성이 말하는 걸 직접 들으니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고 가슴이 미어지며 너무 고통스러웠다.“그러니까 온씨 가문에서 했던 모든 행동이 다 연기였어요?”온유성은 죄책감에 눈을 내리깔았고 다친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쿵’ 소리와 함께 백아영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모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선우경진은 깜짝 놀라 급히 그를 부축하려 했으나 온유성은 그를 밀어냈다.“연기가 맞는데 넌 정말로 아이를 잃었잖아.”‘아이를 잃다니? 아이가 없어졌다고?’가출해서 혼자 온갖 고생을 겪으면서도 지키고 싶었던 아인걸 알고 있었기에 선우경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나는 유능한 아빠가 아닐뿐더러 네 아이의 할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난 네 엄마를 택했어. 미안해. 너랑 아이에게.”바닥에 무릎을 꿇자, 상처가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야윈 얼굴에는 비통함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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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이성준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향에 대한 모든 걸 백아영에게 말하고선 포뮬러 시트까지 건네줬다.“돌아가면 바로 조향사를 찾을 거야.”백아영은 조심스럽게 포뮬러 시트를 거두며 말했다.“일시적인 효과니까 계속 향에만 의지해서는 안 돼. 무조건 완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백아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에 잠겼다.아무리 어렵고 절망적인 불치병이라도 그녀는 항상 해결책을 찾으려 최선을 다했지만, 향독은 그 깊이가 심오하여 전혀 알지 못했다.언뜻 봐도 난이도가 높은 도전이다.“돌아가서 향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심리치료 받으면 괜찮아질 거야.”이성준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품에 안았다.“간신히 도망쳐 나왔는데, 이런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기분 망치지 마.”백아영은 의아했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다니.“그럼 뭐가 중요한데?”“이거.”이성준은 미소를 머금고선 살며시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그 시각 온씨 가문.폭격으로 인해 어질러진 폐허 속에서 심보라는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찬 두 눈으로 멀어지는 헬기를 바라보고 있었다.‘빌어먹을 온유성. 백아영을 대신해서 총을 맞다니.’총 한 방으로 백아영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눈앞에서 놓쳤다.백아영이 살아있는 한 그녀는 이성준을 얻지 못한다.심보라는 타락한 온씨 가문과 손잡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결코 이대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곧이어 폐허 속에서 중상을 입은 온시혁을 발견하고선 그에게 비밀키를 건네줬다.“어르신 돌아가신 건 알고 계시죠? 이성준의 모든 것이 여기에 담겨있어요. 남원으로 돌아간다 한들 날개 부러진 새에 불과해요. 저랑 계속 손잡으시죠?”...같은 시각 헬기는 남원에 착륙했다.헬기에서 내리기 전, 창밖을 바라보던 백아영은 사방에 많은 사람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정장 차림에 손에 카메라를 든 채 함께 모여있었는데...헬기가 멈추려 하자 흥분한 듯 왁자지껄 떠들며 수군거렸다.“대표님이 정말로 이씨 가문의 모든 돈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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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백아영은 이성준을 부축하며 헬기에서 내린 후 곧장 선우 일가로 향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솜사탕같은 녀석이 달려와서 안겼다.“엄마, 보고 싶었어요. 드디어 돌아왔네요!”백아영은 그를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혔다.“현무야, 엄마도 너무 보고 싶었어.”들것에 앉아있던 온유성은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의 빚이 더욱 무거워졌는지 순식간에 안색이 초췌해졌다.이현무는 한참 동안 백아영의 품에 안겨서 행복함을 만끽하다가 그제야 자신에게 아빠도 있다는 게 떠올랐다.“아빠...”겉치레식으로 인사하려던 이현무는 이성준의 몸을 감싼 하얀 붕대를 보고선 얼어붙었다.“아빠, 왜 이렇게 많이 다쳤어요? 아프죠?”똘망똘망하던 두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콩알만 한 눈물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렸다.이성준은 깜짝 놀랐다.비록 네 살까지 직접 키운 친자식이라지만, 백아영을 더 많이 좋아하고 따르는 게 티가 났다. 이전에 양육권 소송이 벌어졌을 때도 단호하게 엄마랑 지내고 싶다며 주장했던 녀석이다.이현무는 아빠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을 갖고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친밀감이 없었다.남자아이라서 지금껏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대성통곡하며 울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미어졌다.이성준은 깜짝 놀랐다.“아프겠다, 흑흑... 제가 불어줄게요.”이현무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고 울면서 호호 불었다.붕대에 감겨있던 터라 입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성준은 손등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이성준은 이런 친밀한 행동이 어색한지 재빨리 손을 빼고선 호통쳤다.“현무야, 너 이제 다섯 살이야. 자고로 남자란 피를 흘려도 눈물은 절대 흘리면 안 돼. 알겠어?”아픈 그의 모습을 보며 이현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울먹이며 답했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고 차마 혼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이성준은 입만 벙긋했다.“얼른 들어가서 좀 쉬자.”이성준의 의도를 알아챈 백아영은 그를 부축하며 방으로 들어갔다.온유성은 할 말이 있는 듯 쭈뼛거렸으나 백아영은 눈길조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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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류인하는 예전부터 공붓벌레로 유명했다. 그러니 그가 하려던 부탁도 십중팔구 약방에서 계속 배워도 되냐는 질문일 것이다.백아영은 쿨하게 동의했다.“나한테 안 물어봐도 되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말을 마친 그녀는 성큼성큼 떠났다.황급히 떠나는 백아영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류인하의 표정은 사악하게 돌변했다.백아영은 서둘러 조향실로 달려가 포뮬러 시트를 조향사에게 건네줬다.“이 포뮬러 시트만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낼 수 있나요?”가장 기본적인 향은 좋은 냄새가 느껴지는 정도고, 고급 향은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면 최고급 향은 즉각적인 약효를 가져다주며 심신과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친다.하여 최고급 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이를 아는 사람도 적었다.조향사는 한참이나 포뮬러 시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정말 대단해요. 이 방법대로 만든 향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다잡는 데 큰 효과가 있어요. 솔직히 이런 최고급 포뮬러 시트 살면서 처음 봅니다. 아영 씨, 이걸 제가 만들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에요.”포뮬러 시트에 문제가 없다는 조향사의 말을 들으니 불안하던 마음도 조금 안정되었다.“최대한 빨리 만들어 주세요.”그 시각 방안.이성준은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고 컴퓨터 모니터의 밝기는 그의 창백한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위정은 그의 팔을 감싸던 붕대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걱정스러운 마음에 말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것을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이성준을 오랫동안 따른 덕분에 그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아주 잘 알고 있어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는 게 분명하니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다 타버린 향을 교체하는 것밖에 없었다.뚜껑을 열어보니 어느새 온씨 가문에서 가져온 향이 바닥났다.위정은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향이 없으면 이성준은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정신 나간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없어?”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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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아영 씨, 드디어 오셨네요.”백아영은 불안해하는 위정의 모습을 보자마자 향이 고갈되어 이성준이 자제력을 잃었다는 걸 알아챘다.나무상자를 손에 든 채 방 안으로 들어간 백아영은 그 광경을 보고 숨이 막혀왔다.“왜 묶어놨어요?”애써 유지하던 차분함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이성준은 두 손발이 철제 의자에 묶여있었는데, 몸부림을 많이 쳤는지 손목과 발목이 피투성이가 됐다.위정도 그 모습을 보고 입을 틀어막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사장님이 원하신 겁니다... 아영 씨를 해치고 싶지 않다고...”백아영은 가슴에 젖은 솜을 쑤셔 넣은 듯한 질식감이 밀려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성준아, 조금만 기다려줘.”그녀는 서둘러 나무상자를 열고 새로 만든 향을 꺼내 불을 붙였다.흰 연기가 천천히 피어오르자 난폭하던 이성준은 어느새 안정을 되찾았다.백아영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새로 만든 향 성공했다.’“얼른 이것 좀 풀어줘요.”빨갛게 충혈됐던 이성준의 눈은 순식간에 맑아졌고 그는 손을 뻗어 백아영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봐봐, 아무 일도 없잖아. 툭하면 우는 건 현무랑 똑같네.”“네가 다치니까 마음이 아파서 그러잖아.”백아영은 투덜거리면서 그를 침대로 부축하더니 조심스럽게 손목에 난 상처를 치료했다.“스읍!”빨간약이 상처에 닿자 따끔거리는 통증 때문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지더니 이내 난폭하게 변했다.그는 몸이 이성보다 더 빠르게 반응하여 단번에 빨간약을 엎어버렸다.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약은 고스란히 백아영에게 쏟아졌고 그녀는 의아하게 이성준을 바라봤다. 예전에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크게 다쳐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는데 고작 손목에 난 찰과상으로 이렇게 격렬한 반응을 보이다니?백아영은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성준을 바라봤는데 그는 두 눈에 핏발이 선 채 사납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변했다.“죽어!”그는 덥석 백아영의 어깨를 잡았고 어찌나 힘이 센지 순식간에 탈구됐다.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지 뼈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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