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은 널 가둬두는 더 큰 새장에 불과할 뿐이야. 따라서 네 목숨 따위 앗아가는 건 나한테 일도 아니지.”온시혁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이씨 가문 본가는 나한테 고작 애피타이저야.”“자! 이제 경매를 시작할게요.”온시혁이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고, 말투에는 조롱과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었다.“입찰가는 200원부터!”200원이라니?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내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떡 벌리고 혹시라도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이씨 가문 본가가 지닌 명예와 유구한 역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위치와 면적만 따져 보더라도 수천억의 가치는 훌쩍 넘었다.그런데 200원을 언급했다는 자체는 누가 봐도 헐값에 팔아넘겨 이성준의 체면을 깎아내리겠다는 심보였다.이보다 더한 굴욕이 어디 있겠는가?백아영은 주먹을 꽉 쥐고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온시혁, 적당히 해!”“벌써 화내면 안 되지. 이제 시작인데?”온시혁은 빈정거리는 표정으로 백아영을 쳐다보았다.“이성준은 어차피 패배자라서 이제 빈털터리 신세야. 망신 주든 말든 결국 내 마음이지 않겠어? 그런 남자 옆에 있어 봤자 차려지는 것도 없고, 너만 고생할 게 뻔해. 만약 네가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다면 내 아내가 되도록 허락해줄게, 즉 온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는 거야, 어때?”당시만 해도 아이를 낳기 위한 도구로만 취급하더니 지금은 온씨 가문 사모님을 운운하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은혜를 베풀어줘서 무릎 꿇고 감사라도 해야 하는 건가?백아영이 피식 비웃었다.“온시혁,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우쭐거리는 거야? 지금 네가 누리고 있는 모든 건 한때 성준의 소유였어. 성준은 사업의 귀재야, 언젠간 재기해서 다시 빼앗아 올 테니까 두고 봐. 하지만 넌 고작 사람이나 죽이는 멍청한 남자에 불과할 뿐,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살육밖에 모르는 무능한 자식, 개만도 못한 놈!”온시혁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내 주먹을 꽉 쥐자 힘줄이 불끈 솟아올랐
Last Updated : 2024-02-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