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Chapter 501 - Chapter 510

916 Chapters

제501화

이성준과 백아영의 결혼은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분위기는 가라앉을 줄 몰랐다.그러나 하루가 지나도록 백아영은 이성준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처음에는 전화를 받지 않더니 나중에는 아예 전화기를 꺼버렸다.회사에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정말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걱정했을 것이다.백아영은 심란한 마음에 회사를 찾아갔지만 회의 중이라 만나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또 복도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지나가는 사람들이 웃으며 다가와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뭔가 잘못된 듯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에 백아영은 집에서 기다린다는 말만 전하고 이씨 가문 본가로 돌아갔다.하원하고 집으로 돌아온 이현무는 기뻐하며 백아영의 품에 안겼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엄마, 정말 아빠랑 결혼해요? 이날만 기다렸어요! 이제 우린 한 가족이에요!”백아영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물론 이현무와 마찬가지로 그녀가 바라온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이현무의 기대에 찬 눈을 바라보며 마음이 심란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일이 뭐라고 그렇게 따지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이성준이 날짜를 정한 것도 다 함께하기 위함일 텐데...백아영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한 후 이현무를 데리고 목욕하러 갔다.밥 먹고 한참을 놀다가 이현무가 잠이든 후에야 밖으로 나와 이성준을 기다렸다.어떻든 간에 오늘은 무조건 설명을 듣고 싶었다.백아영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이성준이 돌아왔다.문이 열리자 틈 사이로 들어온 차가운 공기는 백아영을 불편하게 했다.이성준은 그녀를 향해 걸음을 옮겼고 가까이 다가오자 느껴지는 술 냄새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술 마셨어?”이성준은 백아영에게 다가와 앉더니 자연스레 그녀를 품에 앉은 채 볼에 입맞춤했다.“안 자고 기다린 거야?”“이성준, 너 아직 위경련 있으니까 이렇게 술 마시면 안 돼.”백아영은 걱정하며 말했지만 이성준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답했다.“괜찮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5
Read more

제502화

“배터리 없었어.”이성준은 당연하듯 답했다.왜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 전화하지 않았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너무 막무가내인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이 악물고 참았다.“보름 뒤에 결혼하는 거 네가 정했어?”이성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아영은 이해가 안 되는 듯 물었다.“왜 나랑 논의하지도 않고 혼자 결정해?”이성준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나랑 결혼하는 게 싫어?”“좋고 싫고를 떠나서 내가 신부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결혼할지는 정할 수 있는 거 아니야?”이성준은 논리적으로 반박했다.“뭐가 됐든 어차피 나랑 결혼할 거잖아. 빨리 결혼해서 합법적이고 당당하게 우리 집에서 지내는 게 너한테도 좋을 텐데?”그 말을 들은 백아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내가 지금 아무 명분 없이 여기서 지내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런 뜻 아니야.”이성준은 짜증 내며 머리를 짚었다.“싫으면 결혼 취소하면 되잖아! 내일 당장 예식장 환불할게.”백아영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걸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는 이성준의 횡포에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이성준, 너 진짜 왜 이래?” 백아영은 화가 나서 그를 밀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이성준은 무의식적으로 쫓으려 했지만 한 걸음 내딛자마자 자제하고 물러서더니 침울하게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사장님, 꼭 이렇게 하셔야만 합니까?”문 앞에 있던 위정은 안쓰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이성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문을 쾅 하고 닫았다....그 시각 선우 일가.선우경진은 화를 내며 잔을 내동댕이치더니 욕설을 퍼부었다.“이성준 개자식!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결혼이 무슨 애들 소꿉장난인 줄 알아? 좋은 남자인 줄 알았는데 내가 눈이 멀었네. 독단적이고 성격 안 좋은 저런 인간은 결혼할 자격도 없으니까 평생 혼자 살라고 해! 아영아, 이제 그만하고 헤어져!”늘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던 선우경진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5
Read more

제503화

선우경진은 문 앞에서 목이 쉬도록 외친 후에야 몸을 돌렸고, 마침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온유성과 마주쳤다.온유성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정말 이성준이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의견을 묻는듯했지만 말뜻을 보아하니 온유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선우경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그런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 어찌 됐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져야죠.”...다음날.백아영이 막 집을 나서려 하자 선우경진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어디 가는 거야?”백아영은 눈빛이 흔들렸다.“어머님 뵈러요.”“사모님 만나는 거 맞아? 이성준 씨 때문에 가는 게 아니고?”선우경진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 자식이 이렇게 대했는데도 아직 헤어질 생각이 없는 거야?”백아영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단호하게 말했다.“저랑 이성준이 서로 안 맞는 건 사실이지만 원칙적인 문제는 없어요. 생사를 넘나들며 힘들게 만났는데 이대로 헤어지는 건 너무 아쉽고 그걸 원하지도 않아요. 사랑하게 된 이상 많이 대화하고 노력하면서 서로의 타협점을 찾을 거예요.”진지한 백아영의 모습에 선우경진은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찌푸렸고 두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다른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이성준 씨는 보통 남자가 아니야. 네가 단념하지 않는다면 나도 말리지 않겠지만 크게 다쳐서 돌아와도...”선우경진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오빠는 영원히 이 자리에서 기다릴게.”백아영은 평소처럼 이씨 가문으로 향해 오미란의 병세를 살폈다.오미란은 백아영의 손을 잡더니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했다.“아영아, 너무 화내지 마. 성준은 너랑 빨리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서두른 것뿐이야. 그러다가 정작 중요한 걸 놓치긴 했지만 싸워서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서로 대화로 잘 풀어봐.”백아영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 모습에 오미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었다.“맞춤형 웨딩드레스가 도착했다던데 같이 가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Read more

제504화

말하던 앤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한 듯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런 거 몰랐고 전 그냥 이뻐서 입어본 것뿐이에요. 옷 한 벌가지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몰아가는 게 너무 억울하네요.”어이없는 상황에 백아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화를 낸 사람은 분명 앤니인데 오히려 그녀가 울자 백아영이 괴롭힌 것처럼 흘러갔다.“무슨 일이야?”이성준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눈물 범벅된 앤니의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앤니, 왜 울어?”“성준 오빠... 흑흑...”앤니는 구세주를 만난 듯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고 상황을 지켜보던 오미란은 객관적으로 설명했다.이성준은 앤니가 입은 웨딩드레스를 보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백아영을 보며 말했다.“앤니는 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 거 모르잖아. 옷 한 벌 가지고 꼭 그렇게 따지면서 애를 울려야 속이 시원해?”믿을 수 없는 말에 분노한 백아영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이를 악물었다.“이성준, 이건 내 웨딩드레스야!”웨딩드레스는 그 자체로 남다른 의미를 상징할뿐더러 이건 이성준이 직접 그녀를 위해 고른 커플 웨딩드레스다.그런데 이게 고작 옷 한 벌에 불과하다니?“그렇게 신경 쓰이면 새로 한 벌 사면 되잖아.”“그거랑 같아?”이성준은 짜증 내며 미간을 찌푸렸다.“백아영, 제발 트집 좀 잡지 마.”이성준 옆에 서 있는 앤니를 보며 백아영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고 그녀는 갑자기 이성준과의 거리가 예전과 달리 멀게 느껴졌다.“이성준.”백아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너한테 난 어떤 사람이야? 정말로 좋아하긴 해? 왜 나는 네가 날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것 같지?”가까스로 재회한 상황에 서로에 대한 애틋함은커녕 남은 건 갈등과 다툼뿐이다.이성준은 주머니 속에 숨긴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여전히 싸늘한 태도로 무덤덤하게 말했다.“엉뚱한 생각 그만해.”전혀 흔들림 없는 이성준을 마주하고 있으니 마치 벽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Read more

제505화

이씨 가문에서 나온 백아영은 넋을 잃은 채 절망에 빠져 거리를 걸으며 그동안 일었던 일을 되새겼다.이성준이 돌아온 후로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었지만 슬픈 게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마치 둘 사이에 벽이 있는 것 같았고 백아영이 그걸 밀어낼 수도, 이성준이 다가올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에 잠겨 길을 걷던 중 갑자기 어떤 여자와 부딪혔고 그 사람은 머리가 헝클어진 채 험상궂은 표정으로 백아영의 팔을 힘껏 꼬집으며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천한년! 감히 내 남편을 꼬셔? 죽어! 죽으란 말이야!”팔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지자 백아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떨쳐내려고 했다.“사람 잘못 보셨어요. 이거 놔요!”여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백아영을 매섭게 노려보며 욕했고 거리에서 난동을 피우는 모습은 보기 흉했다.“본처가 내연녀 때리고 있어요. 얼른 와서 구경해요.”“솔직히 내연녀는 맞아 죽어도 싸지!”“저렇게 이쁘고 어린애가 내연녀라니,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네요. 요즘 여자애들은 왜 저렇게 삐뚤어졌는지 몰라.”구경하러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백아영은 괴로운 듯 미간을 찌푸렸고 착잡하던 기분은 더 최악에 달했다. 일이 안 풀리니 길 가다가 정신병자도 만나고 참 기이한 경험이다.정신병? 순간 생각이 번쩍인 백아영은 재빨리 그녀의 맥을 짚었고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정신병자였다!정신병은 발작하면 누구도 말릴 수 없기에 지금으로선 도망치는 게 상책이다.백아영은 더 이상 맞서지 않고 기회를 틈타 그녀를 따돌리고 도망쳤다.“야! 뻔뻔한 내연녀 주제에 감히 도망쳐? 거기 서!”여자는 목이 터지라 외치며 끈질기게 뒤쫓았다.백아영은 있는 힘껏 뛰면서 경찰에 신고했고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강둑에 이르렀을 때 마침내 완전히 따돌렸다.그녀는 거친 숨을 헐떡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운이 안 좋으니까 정신병자도 만나네.”백아영을 놓친 후 미친 여자는 거리를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그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Read more

제506화

백아영을 지키기 위해 이성준은 열세 번의 칼을 맞았다.이런 좋은 남자와 어찌 싸울 수 있단 말인가?“앞으로 다시는 트집 안 잡을게. 모든 걸 네 성격에 다 맞출게.”백아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이성준의 손을 꽉 잡았다.“네가 정한 날짜에 맞춰서 결혼하자. 다음 달 8일.”이성준은 멈칫 놀라더니 눈빛이 흔들렸다.그의 얼굴에서는 기쁨을 찾을 수 없었고 오직 걱정스러운 기색만 역력했다.그렇게 매정하게 굴었는데 용서하다니...“표정이 왜 그래? 나랑 결혼하는 거 후회해?”백아영이 노려보자 이성준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잘 생각하고 결정한 거야? 난 성격도 안 좋고, 나랑 결혼하면 엄청 고생할거야.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가 안 맞을 수도 있어. 나랑 같이 있으면 서럽고 억울한 일도 많을 텐데 괜찮겠어?”마치 바람피운 남자가 여자친구와 헤어지려고 온갖 핑계를 찾는듯한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예전 같으면 버럭버럭 화를 냈겠지만...“괜찮아.”백아영은 활짝 웃으며 답했다.이성준이 목숨 걸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순간부터 마음속에 있던 모든 응어리가 눈 녹듯이 사라졌고, 모든 게 제멋대로인 성격도 ‘내가 있는 한 넌 다치지 않을 거야’라는 말 한마디에 납득이 갔다.이번 일을 통해 백아영은 자신을 향한 이성준의 사랑과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이성준을 사랑한다면 그의 단점마저도 받아들여야 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성준, 나 결심했어. 네가 어떤 문제를 갖고 있든 다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너의 단점까지 사랑할 거야. 난 이제 너랑 평생을 함께할 준비가 되었어.”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던 이성준의 눈이 반짝 빛났지만 곧바로 감정을 숨겼다.그는 감춘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백아영, 정말 널 어떡하면 좋지?”그날 밤 이성준은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고 백아영도 자연스럽게 함께 뒤따라가 그를 보살폈다.이성준은 할 말이 많았지만 결국 못한 채 말을 삼켰다.그렇게 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Read more

제507화

이성준은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선 자리를 떴고 그의 뒷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무기력함이 느껴졌다.부상을 입었음에도 그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위정은 그의 손이 되어주었다.그때 백아영이 손에 과일을 든 채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들어왔다.“이제 좀 쉬어.”백아영은 포크로 수박 한 조각을 찍어 자연스레 이성준의 입가로 가져갔다.그는 흠칫 놀라더니 곧이어 입을 벌려 먹었고 시선은 여전히 컴퓨터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성씨 일가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라고 했잖아? 왜 아직도 남아있는 거지?”사과를 건네주려던 백아영의 손은 허공에 멈췄다.“뭐라고?”백아영은 깜짝 놀라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고 위에는 전문적인 자료로 가득했지만 이성그룹을 장악하면서 조금은 배워뒀던 터라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었다.하지만 내용은 청천벽력이 따로없었다.이성그룹은 일방적으로 성씨 일가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했다.그중 몇 개는 투자 규모가 컸고 매우 광범위한 프로젝트라서 성씨 일가가 남원으로 돌아와 자리 잡는 데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지금 중단한다면 성씨 가문은 큰 치명타를 입게 될 뿐만 아니라 이성그룹도 득 볼 일이 전혀 없었기에 둘 다 손해 보는 상황이다.“왜 갑자기 중단한 거야?”백아영은 다급하게 물었다. 역시나 성무열이 요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성무열이 거론되자 이성준의 눈빛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나쁜 의도로 너한테 접근했으니까.”실행이 늦었을 뿐 진작에 계획했던 일이다.백아영은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인 이성준에게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성그룹과 성씨 일가는 비즈니스 파트너야. 여기에 개인적인 감정을 섞으면 안 되지. 그리고 지금 중단하는 건 이성그룹과 성씨 일가 모두에게 큰 손해야.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선택을 할 필요는 없잖아.”백아영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나랑 성무열 진짜 아무 사이 아니라고 얘기했잖아. 괜한 일로 화풀이하지 마.”“아무 사이 아닌 거면 성씨 일가가 어떻게 되든 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Read more

제508화

이성준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해 보이니 성씨 일가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직접 성무열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집에 아무도 없자 백아영은 그의 회사로 향했다.1초 전까지 미간을 찌푸린 채 엄숙한 표정으로 비서에게 말을 건네던 성무열은 백아영을 보자마자 표정이 바뀌더니 기쁨에 겨워 히죽거렸다.“해가 서쪽에서 떴나? 웬일로 우리 아영이가 직접 찾아왔지?”성무열은 손에 든 두꺼운 폴더를 비서에게 던져주고는 재빨리 백아영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며칠 동안 찾아가지 않으니까 갑자기 내가 보고 싶었어? 나 없으면 안 되겠지?”성씨 일가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찾아왔더라면 아예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반응이 너무 자연스러웠다.백아영은 진지하게 그의 손을 밀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이성그룹이 모든 협력을 중단했다고 들었어. 큰 타격 받았을 텐데 괜찮아?”숨기고 싶었지만 모든 걸 다 알고 찾아온 백아영을 마주하자 마지못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괜찮아. 조금 손해 봤을 뿐이야. 성씨 일가가 워낙 규모가 커서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감당할 수 있다고?”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오피스룩을 입은 젊은 여자가 걸어왔고 성무열과 조금 닮은 듯한 생김새는 매우 이뻤다. 그러나 햇살처럼 밝은 성무열과 달리 그녀에게선 왠지 모를 각박함이 느껴졌다.그 여자는 백아영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성씨 일가는 5조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어요! 이 적자를 메우지 못한다면 파산 신청해야 하고 망하는 거라고요!”성무열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지며 호통쳤다.“성윤지, 헛소리하지 마!”“이게 왜 헛소리죠? 전부 다 사실이잖아요. 오빠, 언제까지 저 여자한테 숨길 거예요? 혼자 이걸 감당한다고 알아줄 것 같아요? 어이가 없네.”성윤지는 비꼬며 말했다.“저 여자만 아니었다면 성씨 일가가 이 지경에 이르는 일도 없었다고요! 그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도와줘서 얻은 게 뭐죠? 결국엔 이성준 씨에게 내쳐지는 신세가 됐잖아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Read more

제509화

“백아영 씨, 정말 이 일을 끝까지 책임진다고요?”성윤지는 건방진 태도로 그녀를 훑어보았다.“가식 떠는 건 아니겠죠?”“그런 거면 여기까지 찾아오지 않았겠죠.”성윤지는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찾아온다고 달라지는 건 없잖아요? 제 예상이 맞다면 이성준 씨한테 부탁했다가 거절당했죠? 선우 일가의 자산으로는 5조를 내놓을 수 없을 텐데, 여기저기 빌린다고 해도 이성준 씨의 말 한마디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하나같이 다 맞는 말이라 차마 반박할 수 없었던 백아영은 그저 이를 악문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래도 시도해 봐야죠...”“시도? 성씨 일가가 거친 풍파를 맞고 있는데 시도한다고 되겠어요?”성윤지는 날카로운 말들을 내뱉었다.“정말로 성무열의 은혜에 보답하고 성씨 일가를 돕고 싶은 거면 제경의 허씨 일가를 찾아가 봐요. 선우 일가의 의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니 그걸 내놓는 대가로 도와줄 수도 있어요.”의술은 선우 일가의 생존과 연관된 일급 비밀이기에 이걸 내놓는 건 선우 일가를 팔아먹는 것과 다름없다!“왜요? 못하겠죠?”성윤지는 비꼬며 말했다.“역시 성무열이 잘해주니까 그걸 이용한 게 맞았네요. 덕분에 성씨 일가는 나락으로 떨어졌어요!”백아영은 착잡한 심정으로 회사를 나와 선우경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혹시 제경 허씨 일가 알아요?”“알지, 제경에서 잘나가는 재벌 가문이야. 수년 전 선우 일가의 처방전을 높은 가격에 사겠다면서 의술을 배우려고 사람까지 보냈는데 거절했어.”“그 사람들은 왜 선우 일가의 의술에 집착하는 거죠?”“무슨 연구에 전념한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건 알려지지 않았어.”선우 일가는 줄곧 의술의 전설로 여겨져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이미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연구할 때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필히 선우 일가를 떠올리게 될 텐데 도움을 청해 함께 연구하는 게 아니라 처방전을 사서 의술을 배우려고 하니 뭔가 수상쩍었다.그래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다는 느낌에 백아영은 두 눈이 반짝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Read more

제510화

“백아영, 또 나랑 싸우고 싶어? 넌 내 약혼녀고 우리 곧 결혼하는데 제발 가만히 있으면 안 돼?”성질부리며 화를 내는 이성준을 마주하니 가슴이 미어졌다.“네 말이 맞아. 성무열은 나 때문에 이성그룹과 손잡은 거야. 너는 나 몰라라 하며 내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그럴 수 없어. 능력이 없어도 최선을 다해 성씨 일가를 도울 거야.”이성준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성무열 도와주면 내 체면은 뭐가 돼?”백아영은 속상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물러서지 않았다.“네가 그 사람 다치게 할 때 내 체면도 말이 아니었어.”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이성준은 약그릇을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검은색의 한약이 바닥에 쏟아졌다.이성준은 험상궂은 얼굴로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났고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위정은 벌벌 떨며 서류를 들고 이성준의 뒤를 따랐다.바닥에 쏟아진 한약을 보자 백아영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이성준의 나쁜 성격을 받아들이고 그와 싸우지 않으면서 모든 걸 감당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불합리한 상황에서 화내며 억지를 부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아프고 괴로웠다.밖으로 나온 이성준은 걸으면서 명령했다.“지금부터 백아영의 모든 계획을 방해해. 티 나게!”‘티 나게? 사장님이 한 일이라고 소문이라도 내라는 건가?’위정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사장님, 이렇게 해서 성무열 씨를 무너뜨리게 되더라도 아영 씨는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겁니다.”이성준은 걸음을 멈추더니 창가에 서서 크고 오래된 집 전체를 바라봤고 눈에서는 슬픔과 쓸쓸함이 느껴졌다.“이씨 가문은 너무 강력한 존재야. 내가 없으면 아영이랑 현무도 버티지 못할 텐데 백아영 성격상 어떤 상황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울 거야. 온갖 괴롭힘을 당하고 상처받으며 고통스럽게 사는 걸 원치 않아. 성무열이 곁에 있다면 적어도...”이성준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행복할 거야.”위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경악했다.“지금 일부러 아영 씨를 성무열 씨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Read more
PREV
1
...
4950515253
...
9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