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물론 지금 상황에서 손님이라는 신분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자 괜스레 남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불쾌했다.이내 주먹을 살포시 움켜쥐고, 불안하면서도 수줍은 표정으로 이성준을 바라보았다.‘누구라고 소개하려나?’이성준은 고개를 들어 백아영을 바라보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대답했다.“내 여자친구야.”백아영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맨빌 아일랜드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순간이 떠오르자 꿀 먹은 듯 달콤했다.“성준 오빠, 여자친구가 있었어요?”앤니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빠한테서 여자친구에 대한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여태껏 솔로인 줄 알았어요.”순간 백아영도 넋을 잃고 말았다. 지난 두 달 동안 이성준이 그녀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단 말인가?이성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더는 이 주제를 이어갈 생각이 없는 듯 말했다.“밥 먹자.”세 사람은 식사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로 갔고, 백아영은 이성준 옆에, 앤니는 반대편에 앉았다.“앤니, 그동안 성준을 잘 보살펴 줘서 고마워요.”백아영은 그녀가 진심으로 고마웠다.“아니에요, 저도 성준 오빠처럼 이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 봐서 매일매일 눈이 너무 즐거웠어요. 따지고 보면 제가 이득이지 않겠어요? 게다가 절 데리고 H국에 와서 일자리까지 마련해주고 대도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더는 바닷가 작은 어촌 마을에 머물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오히려 성준 오빠한테 감사한 마음이 더 크죠.”앤니의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고, 이성준을 향한 호감을 숨기지 않은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성준에게 이런 눈빛은 아주 익숙한 편이지만, 항상 그의 혐오심을 불러일으켰다.그러나 지금은 표정 변화가 전혀 없지 않은가? 마치 적응이 된 듯, 정확히는 눈감아 주는 것 같았다.“성준 오빠, 제가 만든 해물탕은 몸에도 좋거든요, 많이 드세요.”앤니가 야무지게 국물 한 그릇을 떠서 이성준의 앞에 놓자 이성준은 자연스럽게 집어 들었
Last Updated : 2023-12-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