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 씨!”그녀가 바다에 뛰어내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민우진은 목청이 터지라 울부짖었다.거대한 파도에 파묻히는 백아영의 작은 체구를 보며 심장이 찢겨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목숨 걸고 그에게서 도망치다니!“찾아! 지금 당장 내려가서 찾으라고!”넋을 잃은 채 울부짖는 민우진의 모습에 부하들은 눈살을 찌푸렸다.“도련님! 그들이 곧 공격할 겁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얼른 철수하고 대피해야 합니다.”“백아영이 없는데 혼자 떠나는 게 무슨 소용이야.”민우진은 눈시울을 붉히며 황급히 산비탈을 따라 해안가로 돌진했다.“괜찮을 거야. 반드시 찾을 수 있어!”바다로 뛰어든 백아영은 순식간에 어지러움을 느끼며 파도에 잠겨 아래로 가라앉았다.힘이 빠진 탓에 수면위로 떠오를 수 없었으나 그 어떤 두려움과 당황함도 없이 침착하게 기다렸다.바로 그때 파도 속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를 향해 헤엄쳐 왔다.신이 주신 선물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그를 보며 안도감을 느낀 백아영은 미소를 짓더니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쿨럭’ 물을 토하며 깨어난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험상궂은 표정으로 앞에 앉아있는 이성준을 발견했다.“백아영, 죽고 싶어 환장했어? 벌써 두 번이야!”험악하게 소리 지르는 그의 모습에 백아영은 깜짝 놀랐으나 두려움은커녕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백아영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를 껴안았다.“이성준, 절벽에서 널 봤을 때 반드시 구해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온 힘을 다해 그를 꽉 껴안았다.이성준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마음속에 가득 찼던 분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백아영, 널 어떡하면 좋지?”“어떡할지 모르면 나랑 결혼하든가.”창백하던 얼굴은 발그레 달아올랐고 두 눈을 반짝이며 그의 어깨에 턱을 기댄 채 초조하게 답을 기다렸다.아직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게 아니라 이런 말을 하면 안 됐지만, 그동안의 이별과 우여곡절이 생각난 백아영은 단 1초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이성준은 그녀를
Last Updated : 2023-11-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