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271 - Chapter 280

1514 Chapters

제271화

서교 구치소.소이연은 절차를 마치고 문서인을 만났다.그를 동정해서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모든 진실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소이연은 누구를 먼저 해치지 않지만 절대 누구한테 당하면서 살지 않았다.만약 누가 상처를 주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아줬다.하룻밤만에 문서인은 얼굴이 많이 상하고 초췌했다.완전히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문서인은 신중한 사람이었다. 해외에 있을 때 그에게 마음이 끌렸던 것도 항상 깨끗한 하얀 셔츠 아니면 하얀 티를 입고 소년처럼 웃던 순진한 모습 때문이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상쾌했다.하지만 지금은 구질구질하고 더려워졌다.좋아했던 감정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서 지금 비참하기 그지없는 꼴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여긴 왜 왔어?”문서인이 물었다. 목소리에 분노가 섞여 있었다.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하룻밤을 겪고 나니 워낙 도도하던 문서인에게 굴하지 않는 고집까지 더해졌다.그녀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더더욱 그녀에게서 비웃음 당하고 싶지 않았다.“네가 얼마나 비참한지 보고 싶어서.”소이연이 직설적으로 말했다.하지만 그가 비참하다고 해서 마음이 약해지는 건 아니다.“소이연! 재수없는 너하고 엮인 내가 미쳤지. 그러니까 입 닥치고 있어!”문서인은 갑자기 불이라도 붙은 듯 폭발하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앉으세요!”소이연이 입을 열기 전에 교도관이 봉을 들고 호통쳤다.문서인은 경찰이 든 봉을 보고 당황했다.생각하지 않아도 어제 많은 경험을 한 모양이다.육현경도 그를 가만 둘리 없으니까.갑자기 고분고분해졌다.교도관이 문서인을 제압하더니 시선을 돌려 소이연을 바라봤다.계속 심문을 할 건지 묻는 눈치였다.교도관은 소이연에게 매우 정중하게 대했다.아마 육현경과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육현경은 오늘 소이연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다.소이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교도관이 공손하게 한쪽으로 물러섰다.그녀가 다시 문서인을 보았다.비록 전보다 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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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소나은에게 놀아났어. 네가 여기 갇힌 뒤에 뉴스 보지 않았지?”소이연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문서인의 앞으로 내밀었다.“감상해 봐.”문서인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이미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한 것 같았다.그가 이를 갈며 말했다.“소이연, 비꼬아서 속이 시원하냐?”“비꼬는 게 아니야. 굳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틀리지는 않았어.”문서인은 참을성이 한계에 도달했다.“그보다 지금 네 상황이 어떤지 알고 있어?”소이연은 뉴스에 올라온 사진을 터치해서 문서인에게 보여줬다.“이 사진들 봐.”문서인은 끝내 이기지 못하고 사진을 보았다. 그의 눈이 커지더니 점점 더 벌겋게 충혈되었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나 아니면 현경 씨가 이 사진을 발설했다고 생각할 만큼 둔하지 않겠지? 이 장면은 현경 씨가 오기 전에 발생한 거잖아.”“소이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문서인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아직도 모르겠어? 소나은이 너랑 헤어지려고 짜 놓은 판이잖아. 너를 망가트리고 파산하게 만들고 모든 사람들의 질타를 받게 만들었어.”“거기에 없었는데 어떻게 이 사진을 찍었단 말이야?”문서인이 반박했다.여전히 소나은을 위해 변명하고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네가 그랬잖아. 나를 끌고 간 곳이 소나은과 네가 만나는 장소라면서 소나은 외에는 누구도 모른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소나은은 네가 하려는 일이 뭔지 알고 미리 방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 찍으려고 하지 않았을까?”소이연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문서인은 믿지 않았다.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는 소나은이 자신을 배신하고 모함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소나은은 그를 목숨을 버릴 정도로 사랑해서 그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고 믿었다.소이연은 조용히 앉아 문서인의 반응을 살폈다.분명 속으로 알고 있으면서 인정하기 싫어하는 모습이었다.소나은을 위해 미련한 짓을 많이 했고 그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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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소이연은 말을 마치고 조용히 문서인을 쳐다봤다.그는 납득하기 어려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지만 의외로 잘 참고 있었다.필경 이런 곳에서 성격을 죽이지 않으면 더 비참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하룻밤 사이에 아주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잘 지내.”소이연이 한마디 던졌다.솔직히 어떤 말로 두 사람의 결말을 표현했으면 좋을지 몰랐다.참담함을 말하자면 문서인은 이미 참담하기 그지없었다.그가 감옥에 가게 되면 가뜩이나 위태로운 문씨 가문이 곧 파산하게 될 것이다.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게다가 뭇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문씨의 죄인이 되어 평생 괴로울 것이다.그러니 더는 그의 분노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그녀가 일어서려는 순간 문서인이 갑자기 이렇게 물었다.“소이연, 날 좋아한 적은 있어?”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마지막 만남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전에도 물어본 것 같았는데 대답하지 않았었다.왜냐면 그땐 문서인이 자신의 분토를 터트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진심으로 그 대답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알고 있었을 텐데? 난 그리 착한 사람이 아니야.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을 위해서 매일 접대 자리에 나가고 밤새우면서 일하지 않아.”문서인이 주먹을 꽉 쥐었다.그랬다.그는 애초에 소이연이 진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다만 갑자기 육현경이 나타나서 열등감 때문에 견딜 수 없었을 뿐, 그때 소이연은 너무나 눈부시게 빛났다.그래서 자신을 속이는 핑계를 찾았다. 헤어지길 잘했으니 후회하지 말자, 소이연은 워낙 지조 없는 여자라서 처음부터 자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돈을 보고 접근한 것이라고…하지만 그녀를 실망시킨 것은 본인이었다.그것도 소나은 때문에.문서인은 고개를 푹 숙이고 한동안 들지 않았다.순간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소이연은 그가 후회한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세상에는 후회를 치료하는 약은 없고 얼마나 후회하는냐만 있으니까.앞으로 그가 겪어야 할 모든 일은 그녀와 아무런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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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소나은이 해맑게 웃으며 다정하게 불렀다.“언니.”소이연은 오히려 궁금했다. 소나은이 아직도 문서인을 관심해서 보러 온 건가?아니면 본인 입으로 자신이 얼마나 나쁜 인간인지 말해주러 왔나?소이연은 그녀처럼 가식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아는 체하지 않았다. 구치소에서 나오자 입구에 기자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순간 왜 모여들었는지 깨달았다.쇼를 하지 않으면 소나은이 완벽하게 매듭을 짓지 못하겠지.소이연은 기자들이 눈치채기 전에 재빨리 승용차에 올라타고는 조용히 떠났다.…구치소 내에서 소나은과 문서인이 마주 앉아 있다.초췌한 문서인을 본 소나은은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당해도 싸다고 생각했다. 병신처럼 자신의 잔꾀에 놀아나고 이 결과를 초래한 것도 자업자득이니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고 여겼다.“나은아.”문서인이 조용히 불렀다.그러면서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방금 소이연이 한 말들이 전부 사실이지만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자신을 속이면 적어도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다.하지만 그의 손이 닿기 전에 소나은이 피하면서 한마디 했다.“더러워.”문서인이 소나은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인상을 찌푸리며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고 있었다.전에 다정하고 진심으로 대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문서인이 주먹을 불끈 쥐고 손을 거뒀다.“확실하게 말해줄 것이 있어서 왔어. 우리 헤어져. 앞으로 오빠와 문씨 가문의 일은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소나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더는 문서인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지만 쇼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끌었다.“내가 무엇을 하든 용서해 준다고 했잖아. 지금 나와 선을 긋겠다는 거야?”문서인이 코웃음을 쳤다.“그럼 뭐겠어? 난 자선가가 아니야. 오빠가 다시는 일어설 수 없고 문씨 가문도 망하게 생겼는데 나도 같이 매장당해야 돼? 지금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거울 좀 봐. 나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소나은이 인상을 쓰며 그를 경멸했다.“하하.”그 말에 문서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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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소나은!”문서인은 치가 떨리도록 원망스러웠다.살면서 지금처럼 후회한 적이 없었다.소이연을 포기하고 소나은을 선택한 것이 너무나 후회되었다.만약 소이연과 약혼식을 올리고 결혼했더라면 지금처럼 비참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어쩌면 아이마저 생겼을지도 모른다.문서인의 눈동자가 벌개졌지만 소나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완전 미친개 됐네. 앞으로 개 우리에서 천천히 미쳐가! 문서인, 육현경이 나선 이상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썩다가 뒤져!”소나은은 재빨리 떠났다.문서인이 미치고 펄쩍 뛰어도 상관하지 않았다.지금은 그의 면상만 봐도 구역질이 났다.솔직히 문서인을 싫어하면서부터 얼굴을 보는 것이 역겨웠다.이제 더는 이 역신을 보지 않아도 된다.소나은이 구치소에서 나올 때 딴 사람 마냥 표정을 바꾸었다.억지로 눈물을 짜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픈 표정을 지었다.“나은 씨. 이 지경이 됐는데 문서인을 보러 온 거예요? 이런 남자 때문에 눈물 흘릴 가치가 있을까요?”“나은 씨. 문서인은 지금 어때요? 후회하고 있어요?”“나은 씨, 이번에 문서인이 배신하고 소이연을 겁탈한 것에 대해 할 말이 있어요?”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오자 그녀는 허둥대며 어쩔 바를 몰랐다.한참 뒤에야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문서인과 저희 언니 일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뉴스를 보지 않았더라면...”그녀는 이런 충격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말끝을 흐리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기자들이 서둘러 위로했다.그제야 소나은은 자신을 진정시키고 사과했다.“미안해요. 문서인과 저희 언니 일이 타격이 너무 커서 제가 추태를 보였네요.”기자들이 나서서 그녀를 다독였다.소나은이 말했다.“내 언니에게 그런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미워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를 배신한다 해도 언니만 아니었다면 용서해줄 수 있었어요. 필경 감정이 없는 사람을 옆에 붙잡아 둘 수 없잖아요. 하지만 그 사람이 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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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소이연이 눈살을 찌푸렸다.“제대로 운전 못 해요?”“아가씨. 미안해요.”기사가 서둘러 사과하면서 상황을 설명했다.“앞에 차가 갑자기 들어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급정거를 했어요.”“조심하세요.”소이연이 쌀쌀 맞게 굴었다.그 순간 앞 차에서 검정색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다가와 차창을 두드렸다.남자의 키가 너무 커서 위협적으로 느껴졌다.소이연이 당황했다. 왠지 납치당할 것 같았다.“그냥 가요!”소이연이 격동하며 소리 질렀다.“아가씨. 앞뒤로 다 막았어요.”그 말에 소나은은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하려고 휴대폰을 꺼냈다.마침 휴대폰이 울려서 허둥지둥 통화 버튼을 눌렀다.“나은 씨. 저 심아윤이에요.”소나은이 멍해졌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내 경호원과 같이 저희 농원으로 오세요. 나은 씨와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요.”심아윤이 담담하게 말했다.“걱정 마세요. 심씨는 지저분한 짓거리를 하는 가문이 아니에요. 소나은 씨의 안전과 재산에 위협되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아요.”소나은은 어쩔 바를 몰랐다.심아윤이 계속 말했다.“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도리를 알고 있겠죠?”말을 마치고 통화를 끊었다.어려서부터 잔꾀가 많은 소나은이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다.그녀는 다급하게 차에서 내려 검정 옷을 입은 사람을 따라 다른 차에 올라탔다.차는 정안 외곽으로 달려 고풍스러운 차 농원에 멈추었다.차 농원에 들어서는 순간, 옛날 시대에 온 것 같았다.석목 조각과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예품은 현대 작품이 같지 않았다.그녀는 하인을 따라 다실로 들어갔다.안에서 심아윤이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나은 씨.”심아윤이 먼저 다정하게 불렀다.“아윤 씨. 반가워요.”소나은이 예의를 갖추었다.“앉으세요.”“고마워요.”두 여자가 마주 앉았다.심아윤은 다예사더러 소나은에게 차를 따르게 한 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내가 왜 나은 씨에게 연락해서 보자고 했는지 알고 있겠죠. 나를 도와 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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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나은 씨. 어때요?”심아윤이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늠했다.소나은은 자리에서 펄쩍 뛰며 큰소리로 웃고 싶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소승영이 주식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유백희와 양화랑이 나서서 반대하는 바람에 울화통이 터졌지만 계속 참았었다. 소준환은 개뿔도 없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소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물려 받아?아들이라는 이유로 부귀영화를 누리고 다른 사람은 개처럼 일해야 되겠냐고?꿈 깨셔!내가 원하는 건 절대 누구한테도 뺏기지 않아.가족이 다 뭐라고, 내 앞 길을 막는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할게요.”소나은이 갑자기 대답했다.“뭘 하면 되죠?”“난 정말 나은 씨처럼 시원시원한 사람과 일하는 걸 좋아해요. 뭘 할지는…”심아윤이 싸늘하게 웃었다.소나은에게 계획을 말하자 그녀가 경악했다.심아윤이 이렇게 살벌할 줄은 몰랐다.소이연을 완전히 골로 보내는 계획이지만 속으로 은근 통쾌했다.개털이 된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흥분되기 시작했다.하지만 소나은도 생각이 깊은 사람이다.“성공한 뒤에 소씨를 나한테 넘기지 않으면 어떡하죠? 당신 신분이 높아서 내가 해칠 수도 없고, 게다가 이 일은 원래 정당하지 않은 일이라 나만 손해 보잖아요. 뭐, 아윤 씨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협조하려면 서로 신뢰해야 성공할 확률도 높잖아요.”“이건 소씨 10% 주식이에요.”심아윤이 바로 서명한 주식 계약서를 소나은에게 넘겼다.그녀가 이렇게 나올 줄 진작에 알고 있었다.소나은이 주식 계약서를 보더니 또 화색을 띄었다.“나은 씨 아버지는 50% 주식을 갖고 있었어요. 소이연에게 10% 넘겨줘서 지금은 40% 남아 있고요.”심아윤은 차분하게 말했다.“이 10% 주식은 소씨 다른 주주들 손에서 산 거니까 걱정 마세요. 아버지가 눈치채지 못했어요. 계획이 성공하면 다시 30% 사서 줄게요. 그러면 나은 씨는 소씨 가문에서 최대 주주가 될 테니 모든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소나은은 기뻐서 어쩔 바를 몰랐다.심아윤이 자신과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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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 소식을 들은 소이연은 조금 놀랐다.가장 비참한 결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그래 봤자 문서인이 10년, 20년 감옥살이를 할 거라 여겼는데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돌이켜 보면 그도 참 불쌍했다.한 여자한테 놀아나서 문씨 가문까지 파산되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으니 낭패한 모습으로 사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아니면 죽음을 선택해서 고통에서 벗어나려 한 건가?소이연은 이런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그렇다고 가책을 느낀 것은 아니다.필경 그를 해친 것은 자신이 아니니까.동정심도 아니다.문서인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그저 생명은 소중한 것인데 귀한 목숨을 포기했다는 것에 조금 안쓰러웠을 뿐이다.문서인이 자살하자 SNS에서도 그에 대한 비난이 줄어들었다.대부분 사람들이 죽은 문서인에게 경의를 표했다.언론도 보름만에 막을 내렸다.소이연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할 때 육현경에게서 연락이 왔다.받아야 하나?그녀는 망설였다.보름 동안 육현경은 먼저 찾아오지 않았다.문서인이 자살했던 날에 메시지 하나만 보낸 것이 다였다.“괜찮아?”하지만 답장해 주지 않았다.그 뒤로는 방해하지 않았는데 오늘 갑자기 연락이 왔다.소이연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현경 씨.”공손한 호칭으로 인해 두 사람의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다.“민이 학교에 남았어.”육현경이 본론만 말했다.소이연이 미간을 찌푸렸다. 육민을 언급하면 저도 모르게 긴장되었다.주말이면 육현경이 빠짐없이 육민을 데리고 그녀 집에 왔었다.또한 고맙게도 소이연이 학교에 육민을 데리러 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무슨 일이야?”소이연이 다급하게 물었다.“국어를 못해서 어떻게 배워줘도 소용이 없대. 내가 학교에 갔었는데 담임 말로는 민이가 한글을 떼지 못해서 학과 진도에 지장을 준다고 하더라.”“이제 1학년이야. 뭐가 그리 심각해? 귀족사립학교도 아니고 사립학교가 무슨 공부를 빡 세게 시켜?”소이연은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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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소이연은 퇴근하고 바로 육현경의 집으로 향했다.집에 들어서자 식탁에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그제야 지금 저녁 시간이고 밥을 먹고 오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문씨 아저씨가 소이연을 다정하게 부르며 같이 식사하자고 했다.육민도 그녀의 다리를 껴안고 애교를 부렸다.“엄마, 엄마. 보고 싶었어요. 같이 밥 먹어요. 아저씨가 맛있는 거 엄청 많이 해줬어요.”육민의 애교에 이기지 못하기도 했지만 전에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 쓰러지는 바람에 문서인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을 생각하면 더는 이런 저급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다.지금 문서인은 이 세상에 없지만 육현경이 아직 살아 있다.육현경은 문서인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다.소이연이 식탁에 앉았다.육현경은 오히려 그녀가 들어와서부터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고상한 자세로 식탁에 앉아 있었다.소이연은 상이 부러질 정도로 차려 놓은 음식들을 보았다.대부분 그녀가 좋아하는 반찬들이었다.하지만 그의 입맛도 그녀와 비슷해서 별로 놀랄 것도 없었다.소이연이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식사하는 내내 육민이 깔깔 웃는 소리만 들렸다.소이연이 집에 온 것이 얼마나 기쁜지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육민이 계속 그녀에게 반찬을 짚어주면서 연신 맛있냐고 물었다.그녀가 젓가락을 놓으려 할 때마다 더 먹으라고 요구했다.그러면서 밥을 잘 먹고 건강해야 여동생을 낳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소이연은 그 말에 하마터면 사레에 걸릴 뻔했다.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아들이 생긴 이후로 더더욱 생각이 없었으니 둘째를 낳을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엄마는 민이 하나면 충분해.”소이연이 육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육민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벌였을 때 그녀가 먼저 말했다.“엄마 이젠 배불러. 더 먹으면 속이 불편해. 민이는 한창 클 나이니까 많이 먹어.”“알았어요.”육민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어른이 되어서 아빠처럼 키가 크게 되면 엄마를 보호할 수 있어요. 그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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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소이연은 혼자 있고 싶었다.여태까지 육민이 무엇을 하든 잘못을 하든 괜찮다고 여기면서 여전히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았다.소이연은 육민의 방에서 나와 심호흡부터 들이마셨다.한참이나 자신을 진정시킨 뒤에 물을 마시러 갔다.저녁 내내 기역만 읽었더니 목이 엄청 말랐다.거실에 나오자 육현경이 테이블에 앞에 앉아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그것도 안경을 쓰고 말이다. 육현경이 안경을 쓴 모습은 처음 본다.겉보기엔 세상 점잖지만 속은 시커먼 놈.그는 업무를 처리하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그녀를 보고 있었다.아마 방금 한 행동과 표정을 다 본 모양이다.소이연은 그가 거실에 있는 줄 몰랐다.업무는 서재에서 보라고!“잘 되고 있어?”육현경이 물었다.왠지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아들이 담임 선생님한테 꾸중을 들었는데 그는 여전히 태연했다.“아니.”소이연이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도와줄까?”육현경이 물었다.“기역자 알아?”“그게 뭔데?”모르면 찌그러져 있어.소이연이 힐끗 노려봤다.“물은 어디 있어?”“내가 따라줄게.”“어디 있는지만 말해. 내가 알아서 마실게.”소이연이 단호하게 거절했다.하지만 육현경은 이미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마실 물을 들고 나왔다.따뜻한 물이었다.소이연은 화를 가라앉힐 찬물이 필요했다.“월경이 왔을 땐 따뜻한 물 마셔.”육현경이 진작에 눈치를 챘다.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이 인간은 어떻게 모르는 게 없어?“나도 우연히 알았어.”그가 설명을 덧붙였다.뭐야, 독심술도 할 줄 알아?소이연은 물을 마시고 컵을 돌려줬다.“고맙네요.”“좀 쉬어야 되지 않아?”육현경이 물었다.“아니.”소이연이 짧게 대답했다.“그렇게 급할 거 없어. 민이는…”“뭐가 안 급해? 반에서 혼자 못하면 친구들한테 비웃음을 당한다고!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 트라우마가 평생 남아서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소이연은 매우 격동했다.육현경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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