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Bab 261 - Bab 270

1514 Bab

제261화

누구의 운명은 정말 비참했다.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가 데려온 여자의 딸은 매사에 시비를 걸어왔다.조금 큰 뒤엔 성적이 좋고 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계모의 딸에게 모함당해서 미혼모가 되었다.그 소문이 온 동네에 파다하게 퍼져서 명문대에서 강제 퇴학을 맞고 아버지한테는 쫓겨났다. 그리고 낯선 외국에서 떠돌며 어렵게 살아왔다.그녀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모든 것을 바치려고 했지만 그 남자는 뒤에서 몰래 계모의 딸과 바람을 피웠다.그 뒤로 다시 진정한 사랑을 만나서 다시 자신에게 기회를 주려고 용기를 냈었지만 결국 또 속임수에 불과했다.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았다.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어머니가 임종 전에 했던 소원을 저버리지 않고 지키려고 했다.어머니가 그러셨다. “내가 떠나도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 돼.”삶에 억눌려 숨이 올라오지 않을 때마다 어머니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버티고 버텼다.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소이연은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18살 때 겪었던 참사를 다시 한번 겪는 것을 운명의 조롱이라 여겼다.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무감각해질지도 모른다.쾅!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소이연의 몸을 탐내던 문서인이 화들짝 놀랐다.그가 아직 반응하기 전에 엄청난 힘이 그를 끌어내려 바닥에 내팽개쳤다.딱딱한 바닥에 부딪친 곳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숨이 멎을 것 같았다.하지만 아픔도 잠시, 발과 주먹이 격하게 치고 들어와 살려달라고 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눈물인지 피인지 모를 액체 때문에 눈앞이 흐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문서인은 온몸이 피투성이 됐을 거라는 생각에 기절해 버렸다.“대표님!”이명진이 육현경을 덥석 잡고 말렸다.“그만하세요. 이러다 죽겠어요.”육현경의 표정은 사람을 때려죽여야 직성이 풀릴 것처럼 너무 공포스러웠다. “대표님 손에 피를 묻힐 가치도 없는 인간입니다.”이명진이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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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한참을 얘기하던 의사가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자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그 말은 몸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요?”육현경이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네.”의사가 확실한 답변을 주었다.“네, 알겠어요.”그가 말이 끝나기 바쁘게 통화를 끊어버렸다.육현경은 돌아버릴 것 같았지만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며 운전했다. 겨우 노스 타운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육현경이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자 소이연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차에서 내린 육현경은 몇 초 동안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자신을 진정시켰다.그제야 소이연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재빨리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층수 버튼을 눌렀다.품에 안긴 소이연이 몸을 뒤척거리더니 손으로 그의 셔츠를 풀어헤쳐 탄탄한 가슴을 응시했다.엘리베이터가 도착한 뒤, 육현경은 집 앞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눌렀다.그녀를 안고 비밀번호를 누르기가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예수진이 문을 거칠게 열었다. 그녀도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다.소이연을 끌어안은 육현경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집에서 넋을 놓고 기다리다가 육현경에게 전화했었다.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서 소이연을 구하러 갔을 거라 생각했다.그의 능력을 믿었어야 했는데 왠지 자꾸 불안했다.비로소 육현경이 소이연을 안고 온 것을 보고 불안한 가슴을 쓸어내렸다.그런데 소이연의 상태를 본 순간 예수진은 다시 긴장했다.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기억 속의 소이연은 항상 차갑고 도도해서 속세에 물들여지지 않을 것만 같은 타입이었다.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요정처럼 요염해도 얼굴은 여전히 순수하고 아름다웠다.그런데 이 정도로 섹시한 표정도 지을 줄 안다니 여자인 그녀가 봐도 당장 코피를 뿜을 것 같았다.육현경은 땀투성이에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소이연을 안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녀의 유혹을 애써 참는 중이라고 생각했다.그 말은 소이연이 정말 모함을 당해서 약을 먹었다는 것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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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현실이다.하늘이 정한 자만이 만날 수 있는 행운이 그녀에게 올 리가 없다.왜냐면 그녀는 항상 불행했기 때문이다.옆에 누운 남자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그때처럼 죽은 듯이 잠만 잤다.소이연이 이불을 홱 젖히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전에는 어려서 도망쳤지만 이젠 어떤 일이 벌어져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솔직히 어제저녁에 발생했던 일들이 어렴풋이 기억났다.문서인에게 끌려 그와 소나은이 바람피우는 장소에 간 뒤에 매약을 먹었다.슬슬 몸에 반응이 일어나 절망한 순간에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몸을 눌렀던 묵직한 것이 사라졌다. 그리고 어렴풋이 치고받는 소리가 들렸다.그 당시 그녀는 몸이 너무 괴로워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곧이어 누군가 자신을 안아 올리는 것 같았는데 그 뒤로 기억이 흐릿해졌다.이 모든 것이 꿈이라고 생각했었다.남자가 자신의 침대에서 잠들지 않았더라면 마음이 편안하라고 상상한 장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 당시 누구도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을 거라 여겼다.소이연이 베개에 묻힌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봤다.육현경이다.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왔다.모두에게 짓밟혔다.사실 별로 차이는 없었다.그저 한 구덩이에서 다른 구덩이로 뛰어내렸을 뿐이다.소이연이 침대에서 내려왔다.발을 바닥에 댄 순간 깊게 잠들었던 남자에게 팔이 잡혔다.그녀가 입술을 오므렸다.방금까지도 죽은 듯이 자던 인간은 전에 그녀가 도망갔을 때도 일어나지 않았었다.“소이연…”육현경이 눈을 거슴츠레 뜨고 쉰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억지로 잠에서 깬 것 같았다.“깼어?”그가 간신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정말 기운이 하나도 없고 정신마저 차릴 수 없었다.“이거 놔.”소이연의 싸늘한 말투에 그의 손가락이 꿈틀거렸다.지난번에 정신없이 자는 바람에 그녀를 잃어버렸다.만약 그때 깨어나서 책임을 졌더라면 두 사람 모두 마음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를 탓할 수는 없었다.그날 저녁, 소이연은 만족한 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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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깊이 잠든 후, 날이 밝았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자는 사이에 소이연이 도망갔다.솔직히 어제저녁에도 그랬다.소이연이 잠든 후, 온몸이 젖어서 감기라도 걸릴까 봐 씻겨줬다. 그리고 그도 씻었다.샤워를 했더니 이상하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그리고 지난번처럼 정신없이 자면 안 된다고 자신에게 경고했다.소이연이 다시 눈앞에서 사라지기 전에 일어나서 똑바로 얼굴을 마주하고 말을 할 생각이었다.다행히 그녀가 떠나기 전에 눈을 떴다.“나…”육현경이 해명하려고 할 때 소이연이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을 잘랐다.“어젯밤 일은 잊어. 이미 습관 됐어. 일어났으면 가.”“어젯밤에 우리…”“당신을 더 미워하고 싶지 않아.”소이연이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육현경의 모습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그가 침대에 앉을 때 이불이 흘러내려 벌거벗은 상반신이 노출됐다.하지만 벗은 상반신보다 흉하게 긁힌 상처가 눈에 더 띄었다.목은 더 처참했다.붉은색 이발 자국이 빼곡히 찍혀 있었다.소이연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전에 육현경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만약 그녀가 도망쳤을 때 한 번이라도 그를 봤었다면 온몸의 상처를 발견했을 거라고 했는데 거짓말이 아니었다.그녀가 시선을 돌리고 다시 싸늘하게 말했다.“어제 일에 대해 당신만 탓하지 않아. 내가 사람을 잘못 만나서 문서인에게 당한 건데 당신이 아니었다면 문서인과 잠자리를 했을 거야. 근데 문서인이 성공하지 못해서 다행이라 생각해. 날 구해준 건 고마워. 하지만 지금 내 심정이 너무 개 같아서, 나도 사람인지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들이 있어. 18살에 남았던 후유증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또다시 반복하니까 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육현경이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분명 미워 죽겠으면서 납득하려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이기적이라고 생각해. 어젯밤 일은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고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아. 그냥 없었던 것처럼 나 자신을 속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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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어젯밤 누구도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를 것이다.그녀의 유혹에 죽을 지경인데 차마 건드릴 수 없었다.더군다나 떠날 수도 없어서 계속 옆에서 약발이 사라질 때까지 곁을 지켜줬다.그녀가 자신을 해칠까 봐 노심초사하고 또 자신이 그녀를 덮칠까 봐 중요 부위를 진정시켰다.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간신히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깨어나자마자 그녀에게 억울함을 당했다.하나님도 노할 판이다.그의 말을 듣던 소이연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왠지 믿어지지 않았다.몸이 구석구석 다 아픈 것이 꼭 지난번과 똑같았기 때문이다.게다가 육현경의 몸에 생긴 상처들을 봐도 그걸 했다고 증명해 주고 있었다.“못 믿겠으면 병원에 가서 검사해. 집에는 콘돔도 없고 네가 달려드는데 내가 나가서 콘돔 살 여유가 있었겠어?”육현경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그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그녀가 믿지 못해도 탓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상황은 아무리 봐도 섹스할 때 남긴 흔적들이다.소이연이 입술을 깨물었다.18살 때 잠자리를 한 남자가 본인이라는 사실을 숨겼지만 그동안 그의 인품과 자존심, 교양을 지켜본 결과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그녀를 속인 사실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먼저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지금 소이연은 이런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몰랐다.어쩌면 더는 육현경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마음을 닫아버리고 가장 나쁜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어젯밤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다.그 이유는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고 그의 다정함을 아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그래서 마음을 닫아 버리기로 했다.“지금 당신 몸에 상처가 생기고 아픈 건 어젯밤에 너무 반항해서 내가 말리느라 힘 조절을 못해서 생긴 거야. 그리고 내 몸에 상처들은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당신이 복수한 흔적이야.”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 더는 들어줄 수 없었다.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이제 믿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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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소이연은 화내지 않았다.육현경의 몸에 남긴 걸작들만 봐도 어젯밤에 자신이 얼마나…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졌다. 귀까지 빨개진 것 같았다.“기다려. 내가 나가서 입을 옷을 사 올게.”소이연이 침대에서 일어서며 조용히 말했다.“어제 구해준 보답이라고 쳐.”생사를 오갔는데 옷으로 퉁 치겠다고?알았어. 날 미워하지만 않으면 되지 뭐.옷 한 벌 얻어 입었다는 게 어디야. 돈 절약했네.소이연이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그녀가 방에서 나가려고 문을 열었을 때 예수진이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해서 화들짝 놀랐다.육현경이 다급하게 이불을 들고 벌거벗은 몸을 가렸다.“수진 씨?”소이연은 궁둥 방아를 찧은 예수진을 부축했다.예수진이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재빨리 해명했다.“난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요. 그냥 오빠와 언니가 너무 자는 것 같아서 깨우려고 온 거예요. 오후 4시예요. 어젯밤에 그렇게 고생했는데 배고프지 않아요?”일어나자마자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아서 배고픔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일어났으면 됐어요. 나와서 밥 먹어요. 내가 최고급 보신탕을 주문했거든요. 무조건 기력을 되찾을 거예요.”예수진이 흥분하며 말했다.“먼저 나갔다 올게요.”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어딜 가요?”“수진 씨 오빠 옷을 사려고요.”그 말에 예수진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과장된 표정은 마치 소이연이 엊저녁에 육현경을 어떻게 잡았으면 그 정도냐고 묻는 것 같았다.사실이지만 다행히 마지막까지 가지는 않았다.소이연은 설명하기도 귀찮았다.본인도 믿기 힘든 일을 남에게 믿으라고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그저 침묵하며 방에서 나갔다.예수진은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왠지 전보다 걸음걸이가 요염해진 것 같았다.역시 막 경험한 여자는 자태부터 남달랐다.예수진이 재빨리 방으로 쳐들어갔다. 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육현경의 앞으로 다가갔다.“오빠, 언니랑 화해했어?”그의 모습을 보던 예수진이 당사자들보다 더 흥분했다.“아니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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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오빠는 되고 왜 나는 안 되는데?”예수진이 투덜거렸다.육현경의 앞에서 기세가 조금은 누그러들었다.자기는 21살에 애 아빠가 됐으면서!“나가.”육현경이 명령조로 말했다. 그녀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예수진은 내키지 않았지만 습관적으로 말을 고분고분 들었다.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돌아서 한마디 던졌다.“오빠, 그렇게 꽁꽁 싸매지 마. 숨 막히겠어!”육현경은 듣는 척도 안 하고 오히려 더 단단히 이불로 감쌌다.그제야 예수진은 소이연이 옷을 사러 나간 것이 생각났다.뭐야, 홀딱 벗은 거야?얼마나 격렬하게 했으면!그래서 이연 언니 외에 누구한테도 알몸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거야? 동생인 나도 안 된다고?육현경이 이런 남자였다니, 모든 남자들의 본보기네! 칭찬할 만해!예수진이 방에서 나올 때 문을 닫는 것도 잊지 않았다.육현경의 성격에 좀만 훔쳐봐도 죽일 듯이 달려들 것이다.예수진이 거실에서 빈둥거리는 사이 소이연이 쇼핑백을 들고 들어왔다.“사이즈 맞는지 봐봐.”소이연이 침실로 들어가 옷을 침대 위에 던졌다.육현경이 힐끗 쳐다봤다.검정 코트, 희색 티, 카키색 캐주얼 바지, 검은색 팬티에 양말까지 사 왔다.그가 이불을 젖히자 소이연이 급하게 몸을 돌렸다.조금 화가 났다.“바바리맨이야?”부끄러운 줄을 몰라.“이연 씨한테만 이러거든?”그녀에게 영광스러워하라는 말투였다.“다 봤으면서 새삼스럽게.”육현경이 능글맞게 웃자 소이연이 주먹을 꽉 쥐고 나가려고 했다.“문 열지 마. 아직 안 입었어. 수진이 밖에 있는데 보면 난처하잖아.”그가 제지했다.난처한 걸 알면 드레스룸에 가서 입어!소이연이 꾹 참았다.한참 뒤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다 입었어.”그제야 소이연이 천천히 돌아섰다.또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는 장면을 볼까 봐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방금 백화점에 가서 닥치는 대로 옷을 사 왔다.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녀는 사이즈만 말하고 종업원이 옷을 골라줬다.그런데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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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밥 먹어요.”예수진이 주방으로 들어가서 두 사람을 불렀다.소이연은 그녀가 계속 기다렸다는 것을 눈치채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오빠. 안 먹을 거야?”예수진은 떡하니 서있는 육현경을 보며 물었다.소이연이 같이 먹자는 말을 안 해서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어젯밤에 고생하고 오늘 하루 종일 굶었더니 오빠 근육이 빠진 거 같아. 내가 특별히 보신탕을 시켰으니까 얼른 와서 먹어.”예수진은 적극적으로 그를 챙겼다.하지만 여전히 소이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그때 육현경의 배에서 밥 달라는 소리가 들렸다.“당신 동생이 시킨 거니까 먹고 가.”그제야 소이연이 입을 열었다.무표정이던 육현경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예수진도 간사한 웃음을 지었다.소이연은 왠지 두 남매가 연합하여 자신을 골탕 먹이는 것 같았다.외향적인 예수진이 눈앞에 차려 놓은 음식들을 열정적으로 소개했다.“이건 언니 주려고 주문한 거예요. 능이 백숙 오골계탕은 자음 보신 효과가 있어요. 밤을 새워서 다크서클이 장난이 아닌데 이걸 먹으면 생기를 되찾을 거예요.”“그리고 이건 오빠 위해서 주문한 구기자를 넣은 한우탕이야. 효능은 말 안 해도 되겠지?”말을 하면서 육현경을 향해 윙크했다.그는 어이가 없었다.어젯밤에 참느라 죽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신경을 건드려?“얼른 먹어요.”예수진이 친절하게 그릇에 떠주었다.“수진 씨도 먹어요.”소이연은 육현경을 무시하고 예수진한테만 말을 걸었다.“난 그런 복을 타고나지 않아서 눈으로만 볼게요. 난 저칼로리 식단을 주문했어요. 배우가 되려면 신경 써야 되거든요.”“누가 배우하라고 했어? 그만두고 회사에 돌아와서 출근해.”육현경이 입을 열었다.“맨날 진부하게 출퇴근하고 누가 시키는 일만 하는 거 싫어. 차라리 굶어 죽는 게 나아.”육현경이 째려보았지만 예수진은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소이연이 국물을 떠주며 화제를 돌렸다.“어제저녁에 어디 갔어요?”“방해될까 봐 호텔에서 잤어요. 요 며칠 휴가 냈거든요. 어차피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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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밥을 먹은 뒤 소이연은 예수진과 거실 소파에 앉아 후식으로 과일과 커피를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연예계에 종사하면서 예수진의 웃음 포인트는 생각보다 너무 낮았다.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요란하게 뒤로 넘어지면서 웃어 댔다.하지만 잘 웃는 사람과 있으면 팍팍한 삶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게 되는 것 같았다.소이연이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확인했다.출근하지 않아도 업무는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숨넘어가는 예수진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업무 메시지에 답장했다.웃음소리가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았다.모든 답장을 마치고 뉴스를 검색했다.갑자기 소이연의 표정이 변했다.한바탕 웃어젖히던 예수진이 커피를 마시려고 일어날 때 그녀의 표정을 보고 다급하게 물었다.“또 무슨 일이에요?”소이연이 눈살을 찌푸릴 때마다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눈살을 찌푸렸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니까.“어제 문서인과 같이 있었던 일이 언론에 터졌어요.”소이연이 생각보다 차분하게 말했다.하지만 예수진은 차분하지 않았다.소파에서 벌떡 일어서서 소리를 질렀다.“어제 문서인한테 당한 거예요?”예수진의 관심사는 항상 남들과 달랐다.“네.”소이연이 짧게 대답했다.“쓰레기 같은 자식. 전에는 그래도 인간 취급을 해줬는데 이제 보니 완전 저질이네.”예수진이 욕을 퍼부었다.소이연은 대꾸도 하지 않고 뉴스만 주시했다.뉴스에는 그냥 문서인이 소이연을 억지로 더럽히려다가 경찰에 구속되었다고만 써져 있고 두 사람이 침대에 있는 사진이 몇 장 올라와 있었다.사진만 봐도 그녀가 반항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뉴스가 업로드되자마자 바로 실시간 검색에 올랐다.육현경이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문서인을 감옥에 처넣을 수 있으니까.가슴을 진정시킨 뒤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이상했다.육현경이 구하러 왔을 땐 그녀는 이미 반항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니 육현경이 이 사진을 찍었을 리가 없다. 심지어 어두운 곳에 숨어서 마지막에야 나타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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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그때 소이연의 휴대폰에서 메시지 한 개가 떴다.육현경이 보낸 것이다.“뉴스 내릴까?”언론은 그들에게 유리하지만 소이연이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걱정된 모양이다.“내버려 둬.”소이연이 바로 답장했다.비록 소나은의 처사가 잔인하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해친 그녀를 동정할 만큼 착하지는 않았다.앉아서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기로 했다.“알았어.”소이연이 휴대폰을 놓고 소파에서 일어섰다.아직도 쑤시는 몸을 스트레칭하며 흥분하며 뉴스를 보는 예수진을 보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누워있을게요.”예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어제 너무 피곤했죠. 얼른 가서 쉬세요.”휴대폰에서 눈도 떼지 않고 한창 네티즌과 함께 열심히 욕하고 있었다.소이연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예수진은 연예인보다 가십거리 기자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았다.소 씨 가문.뉴스를 보던 소승영이 너무 기쁜 나머지 껄껄 소리를 내며 웃었다.“문서인 녀석, 이런 스캔들로 발목 잡히면 나은은 자연스럽게 피해자가 되지. 그럼 난 정정당당하게 융자를 주지 않아도 되겠군. 심지어 콧대를 들고 문 씨를 욕해도 되겠네. 참 묘한 계략이야.”소나은의 기분도 좋았다.원래 계획대로라면 문서인이 확실하게 소이연을 더럽히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침대에 오른 순간 그녀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우는 꼴이 되니 문서인의 명성이 나락하는 것은 물론 소이연도 같이 봉변을 당하는 것이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중도에 육현경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다. 몰래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그 장면을 봤을 때 그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육현경, 결혼 발표했잖아?근데 어떻게 소이연을 구하러 갔지?그가 쳐들어온 순간 문서인이 맞아 죽는 줄 알았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육현경은 소이연에게 미련이 남아 있었다.그렇다면 소이연을 해치면 안 되었다. 아니면 육현경이 찾아와 그녀에게 복수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니까.어쩔 수 없이 소이연이 피해자라는 입장으로 뉴스를 내보내야 했다.여론을 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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