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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작가: 나설희
누구의 운명은 정말 비참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가 데려온 여자의 딸은 매사에 시비를 걸어왔다.

조금 큰 뒤엔 성적이 좋고 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계모의 딸에게 모함당해서 미혼모가 되었다.

그 소문이 온 동네에 파다하게 퍼져서 명문대에서 강제 퇴학을 맞고 아버지한테는 쫓겨났다.

그리고 낯선 외국에서 떠돌며 어렵게 살아왔다.

그녀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모든 것을 바치려고 했지만 그 남자는 뒤에서 몰래 계모의 딸과 바람을 피웠다.

그 뒤로 다시 진정한 사랑을 만나서 다시 자신에게 기회를 주려고 용기를 냈었지만 결국 또 속임수에 불과했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았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어머니가 임종 전에 했던 소원을 저버리지 않고 지키려고 했다.

어머니가 그러셨다.

“내가 떠나도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 돼.”

삶에 억눌려 숨이 올라오지 않을 때마다 어머니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버티고 버텼다.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소이연은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18살 때 겪었던 참사를 다시 한번 겪는 것을 운명의 조롱이라 여겼다.

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무감각해질지도 모른다.

쾅!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이연의 몸을 탐내던 문서인이 화들짝 놀랐다.

그가 아직 반응하기 전에 엄청난 힘이 그를 끌어내려 바닥에 내팽개쳤다.

딱딱한 바닥에 부딪친 곳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숨이 멎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픔도 잠시, 발과 주먹이 격하게 치고 들어와 살려달라고 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눈물인지 피인지 모를 액체 때문에 눈앞이 흐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문서인은 온몸이 피투성이 됐을 거라는 생각에 기절해 버렸다.

“대표님!”

이명진이 육현경을 덥석 잡고 말렸다.

“그만하세요. 이러다 죽겠어요.”

육현경의 표정은 사람을 때려죽여야 직성이 풀릴 것처럼 너무 공포스러웠다.

“대표님 손에 피를 묻힐 가치도 없는 인간입니다.”

이명진이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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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던 송승우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송문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지금 이러는 거 다 지수 얻으려고 그러는 거잖아.”더 이상 상황을 회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송문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무런 여지도 남겨두지 않고 적나라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송승우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렇게 앞뒤 재지 않는 게 또 송문수 답긴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지수를 얻으려는 게 아니고 네가 지수한테는 어울리는 짝이 아니라서 그러는 거야. 너랑 함께하는 지수만 불쌍하니까.”남의 가정을 파탄 내고 남의 아내를 빼앗으려 하면서도 송승우는 마치 자신이 옳다는 듯 당당하기만 했다.하지만 그 말에 송문수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사실은 반박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었다.한번 생각을 굳히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송승우임을 알기에 그한테 저는 언제까지나 하지수에게 한참 못 미치는 인간일 뿐이었다.“난 지수한테 더 안정된 가정을 줄 수 있어. 너처럼 다른 여자들 끼고 다니는 게 아니라 지수만 아껴줄 거라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수만 바라보면서 다른 여자한테는 손도 대지 않았어. 그런데 넌, 너무 더럽잖아.”송승우는 제 동생의 입장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송문수를 무참히 짓밟아버렸다.송승우의 말대로 예전의 송문수는 한없이 더러운 사람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자신이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하지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믿었는데 송승우의 말을 들어보니 그 모든 게 저만의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았다.“지금은 지수 찾지 말고 몸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너 다 낫고 나면 지수는 내가 알아서 놓아줄게.”그래서 송문수는 구질구질한 변명대신 확실한 약속을 했다.그 말을 들은 송승우는 의외라는 듯 송문수를 바라보았다.물론 예전의 송문수는 헤프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송승우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하지수를 향한 송문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 마음이 진심이라서 송승우에게는 더 위협적이게 느껴졌던 것이고 그래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4화

    둘의 대화는 들리지 않았지만 송승우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허영지는 바로 들어가서 송문수를 말리려 했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내를 붙잡았다.“이거 놔요.”“문수 들여보냈으면 애 좀 믿어봅시다. 문수 말대로 승우도 이젠 현실을 받아들여야죠.”송기명의 단호한 말에 허영지는 며칠 동안 하도 울어 빨갛게 부어오른 눈시울 한 채 그를 올려다봤다.저를 막는 게 분했지만 다 맞는 말이라 허영지는 결국 이를 악물면서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한편 중환자실에서는 송승우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송문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계속 말 반복하게 하지 말고 하지수 데려오라고! 지수 못 만나게 하면 나 치료도 안 받고...”“송승우,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하지만 송문수도 그에 지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며 송승우의 망언을 맞받아쳤다.“어디서 그런 같잖은 협박을 해! 네 말 한마디면 가족들 다 전전긍긍해 하는 걸 뻔히 알면서, 다들 너 걱정하는 사람들뿐이라 네 그런 치기 어린 협박이 먹히긴 하겠지. 그런데 너 그 소리 듣고 있는 사람들 심정이 어떨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어?”송승우는 이번에도 말을 잇지 못했다.“너 하나 때문에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는 알아? 엄마 며칠 동안 울기만 해서 눈 다 부은 거 아냐고! 꾸미는 걸 그렇게 좋아하시는 분이 본인 몸은 신경도 안 쓰셔, 평생 울지 않던 아빠는 너 때문에 눈물을 다 보이셨다고.”“그만해, 듣기 싫어.”“듣기 싫어도 들어.”송승우가 힘들어했지만 송문수는 이번에야말로 뒤틀린 그의 심보를 바로잡겠다는 생각으로 말을 이었다.“오늘도 너 때문에 부모님 싸우셨어, 지금 너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금 이렇게 가슴앓이하다가 너 낫고 난 다음에 가족들 하나둘씩 쓰러져야 만족할 거야?”“어제 내가 엄마랑 싸워서 지수는 잠도 못 자고 여기서 너 지켰어. 저녁에도 엄마 아빠 몸 걱정된다고 혼자서 밤을 새웠다고. 그러다가 이제 한 시간 잤는데 그런 애를 불러내? 그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3화

    송문수는 무음 모드로 바꿔놓은 핸드폰을 하지수의 머리맡에 놓아두고는 호텔 방을 나섰다.잠귀가 워낙 밝은 탓에 평소 같았으면 벨 소리만 울려도 눈을 떴을 하지수가 아직까지도 곤히 자고 있다는 건 어제 정말 많이 피곤했다는 뜻이기에 송문수는 괜스레 마음이 아파왔다.병원에 도착한 송문수는 잠깐 사이에 많이 늙은 부모님을 마주하게 됐는데 허영지는 여전히 울고 있었고 그녀와 다툰 송기명은 아내를 달래지도 않고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그들에게로 다가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말했다.“제가 송승우 만나고 올게요.”그의 말에 고개를 들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들도 송승우가 걸핏하면 하지수를 찾아대는 게 너무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픈 아들을 거절할 수가 없어 그를 맞춰주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그 악역을 자처하고 나선 송문수를 굳이 막지 않았던 것이다.빠르게 무균복으로 갈아입은 송문수는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전 간호사에게 송승우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모든 수치들은 이미 안정된 상태라서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직도 많이 불안하니 중환자실에서 며칠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들으며 안으로 들어간 송문수는 마침내 송승우를 맞이하게 됐다.눈을 돌리던 송승우는 제 시야에 들어온 게 송문수인 걸 확인하자마자 표정을 굳혔다.칭칭 감긴 붕대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송문수는 그의 표정 변화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지수 만날 거야.”“지수 네 병실 앞에서 밤까지 새고 좀 전에 호텔로 돌아갔어.”“네 욕심만 채우고 지수는 네 병실 앞에서 죽게 만들 생각이야?”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었기에 송승우는 난감하긴 했지만 자신은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이기에 이 정도 특권은 누려도 된다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이기적인 말을 내뱉었다.“지수 보고 싶어.”“안된다고 얘기했어.”“지수 보고 싶다고!”송문수가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거절의 뜻을 전하자 송승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2화

    꼬박 하루를 지새운 하지수는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었지만 어젯밤 눈이라도 붙였던 송문수는 졸리지 않아 한참을 누워있었음에도 잠에 들 수가 없었다.그래서 송문수는 팔을 베고 누워 곤히 자고 있는 하지수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앞으로 이렇게 가까이에서 하지수를 볼 날이 얼마나 될지 송문수는 알 수 없었다.본인이 원하는 건 뭐든 쟁취하는 송승우에게 자신은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는 언젠가는 하지수도 송승우의 차지가 될 거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하지수 옆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었기에 송문수는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그 짧은 입맞춤에도 심장이 요동을 치자 송문수는 애써 마른 침을 삼켜내며 당장이라도 그녀를 끌어안고 싶은 마음을 잠재웠다.송문수는 할 수만 있다면 정말이지 그녀를 품에 안고 영원히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송문수가 하지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을 때, 하지수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왔다.다급히 소리를 죽이고 화면을 본 송문수는 허영지에게서 결려온 전화임을 확인하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창문 쪽으로 다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여보세요.”하지수가 아닌 송문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허영지는 다급히 물었다.“지수는 어딨어?”“지수 자요.”“승우가 지수 보고 싶대, 병원으로 좀 데리고 와.”당당하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제 엄마에 송문수는 화를 꾹꾹 눌러 담으며 말했다.“병원에서 나왔을 때 이미 8시 넘었는데 아직 10시밖에 안 됐어요. 지수도 한 시간밖에 못 잤다고요.”“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아빠도 아까 쓰러지는 사람 없게 각자 몸 잘 챙겨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지수 어제 온종일 잠도 못 잤는데 어떻게 지금 병원으로 보내요? 얘도 사람이에요, 무리하면 아픈 사람이라고요.”“승우가 꼭 지수를 봐야겠다는데 어떡해 그럼.”송문수의 말에 허영지도 답답하다는 듯 대꾸했다.사실 그녀도 하지수가 걱정되긴 했지만 지금은 송승우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었기에 그의 부탁을 차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1화

    소이연과 육현경이 떠나니 송씨 일가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송문수를 한번 보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하지수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수 아침 안 먹었지? 이것 좀 먹어봐.”“감사합니다.”시어머니를 향해 웃어 보인 하지수는 송문수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문수 씨도 일찍 오느라 못 먹었을 텐데 같이 먹어.”하지만 들려오는 건 차가운 거절뿐이었다.“난 배 안 고파.”“배 안 고파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속 다 상해.”송문수의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어보는 하지수였지만 송문수는 끝내 고개를 저어버렸다.“밥 생각 없어.”그때 음식들을 의자에 내려놓은 허영지가 고개도 들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많이 사서 지수 혼자 다 못 먹어. 너도 같이 먹어.”갑작스러운 제 어머니의 말에 잠시 당황하며 눈을 돌리던 송문수는 이번에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제가 몇 번이나 말해도 꿈쩍 않던 사람이 어머니의 말에는 고분고분한 걸 보며 하지수는 화가 나기는커녕 그런 송문수가 안쓰러워 보였다.송문수를 알면 알수록 그의 외로움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서 마음이 아팠다.어제도 잘못한 건 허영지인데 아무런 사과도 없이 그저 밥을 먹으라는 말 한마디 했다고 다시 순한 양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 송문수는 참 아직까지도 가족의 사랑을 고파하는 것 같았다.송문수와 하지수가 밥을 먹느라 의자에 앉아있을 때, 옆에서 보던 송기명이 문득 입을 열었다.“밥 먹고 얼른 호텔가서 좀 쉬어, 낮에는 우리 둘이 승우 옆에 있을게. 우리도 나이가 드니까 밤은 못 새겠다, 고생했어 둘 다.”“괜찮아요 아버님, 고비만 잘 넘기면 되는데요 뭘.”“호텔가면 병원 일은 신경 쓰지 말고 푹 자. 몸부터 챙겨야지, 이런 상황에 쓰러지면 큰일이잖아.”“네.”계속 웃으며 대답하는 하지수와 달리 송문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그렇게 밥을 다 먹은 둘은 바로 병원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마침내 둘만 있게 되자 하지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어머님 아버님도 어제 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0화

    “그래요 그럼.”소이연과 대화를 나누던 하지수는 그들을 데리고 중환자실로 향했다.유리창을 통해 침대에 누워있는 송승우를 보던 소이연은 자연스레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물론 그녀가 송승우와 이렇다 할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워낙 친구를 사귀기 싫어하는 송승우 때문에 육현경이 송승우와 친한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안쓰럽긴 했다.다들 송승우보다는 어렸기에 송승우는 어릴 적부터 그들을 꼬맹이라 칭하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그래서 좋은 감정이랄 것도 없었지만 송승우가 그들의 가장 친한 친구인 송문수의 친형이라 육현경은 도의상 아내와 함께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승우 씨는 지금 어떤 상태에요?”“많이 좋아졌어요. 전에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가족들이 기다리는 거 알고 이젠 조금씩 마음 추스르더라고요. 그래도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누구라도 그럴 것 같아 소이연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난 승우 오빠 믿어요, 어릴 때부터 강한 사람이었으니까 마음 추스르고 나면 다시 잘 지낼 거에요.”육현경 옆에서 송승우를 긍정하는 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또다시 씁쓸해졌다.하지수를 포함한 모두가 송승우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저는 그저 생겼으니 낳은 존재 같았다.“그럼 다행이죠. 그래도 본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니까 지수 씨도 너무 급해 하진 말고 송승우 씨한테 믿고 맡겨봐요.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 아니겠어요?”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소이연이 전하고자 하는 건 아무리 송승우가 중요하다 해도 그와 너무 가깝게 지내면 불필요한 오해가 만들어질 테니 조심하라는 뜻이었다.“그래야죠.”그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하지수도 깊은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수가 사실 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나가면 그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옆에서 아무리 응원을 한다고 한들 본인이 결심이 서지 않으면 모든 건 다 헛수고였기 때문이다.그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9화

    중환자실 안에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하지수와 송승우를 보니, 관심과 안쓰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송승우를 바라보는 하지수를 보니 이곳에 괜히 온 것만 같았다.자신이 오지 말아야 할 데를 온 것만 같아 그는 조용히 중환자실 복도를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떠나진 않고 복도의 끝에서 하지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는 그녀가 나올 때 금방 도착한 사람처럼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하지수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송문수에 아주 기뻐하며 그를 향해 달려갔다.“문수 씨, 여긴 왜 왔어?”하지만 하지수의 말을 들은 송문수는 그녀의 기쁨이 불만 같아 보였다, 마치 자신을 불청객 취급하는 것 같았다.“교대할래?”“아니.”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하지수에 역시나 자신이 괜한 오지랖을 부렸다고 확신한 송문수는 피식 웃으며 자리를 뜨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가 해명을 해왔다.“내 말은 문수 씨랑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이었어. 어머님 아버님이랑 교대하자.”송문수가 오늘따라 이상한 것 같았지만 하지수는 어제 허영지와 다툰 일로 아직도 마음 상해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레 그의 손을 잡았다.그녀와 함께 의자에 앉은 송문수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수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기에 송문수는 제 옆에 딱 붙어 앉은 하지수의 몸이 본인 쪽으로 기울 때마다 무표정으로 조심스레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어제 술 마신 거 아니었어? 취해서 못 일어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야?”“많이 안 마셔서 안 취했어.”“그렇구나.”마음 내키는 대로 일을 처리하던 예전의 송문수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하지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제 네가 이연 씨한테 나 찾아달라고 부탁한 거야?”천우진이 바에 있는 저를 찾아왔을 때부터 송문수는 핸드폰도 안 가지고 나간 저를 찾기 위해 하지수가 소이연에게 부탁한 것임을 눈치채고 있었다.“응, 당신이 너무 걱정돼서 이연 언니한테 부탁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8화

    “지수야, 여기서 계속 안 지켜도 돼.”송승우는 사실 밖에서 쪽잠을 자는 하지수가 안쓰러워 그녀를 돌려보내려고 불러들인 것이었다.“안돼요 그건, 어머님 아버님 오실 때까진 여기 있어야 해요.”하지만 하지수는 역시나 단칼에 거절했다.“안 그래도 돼, 나 때문에 가족들 힘든 거 보고 싶지 않아.”“오빠만 괜찮아지면 그걸로 충분해요 우린.”“괜찮아질까...”본인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듯한 눈빛에 하지수는 다시 그를 다독이기 시작했다.“내가 전에도 말했었죠, 다리 하나 없는 거 그거 흠도 아니라도. 오빠는 똑똑한 머리가 있잖아요, 그거 국가 재산이라니까요? 오빠 어릴 때 꿈 다 잊은 거예요? 정말 여기서 포기할 거예요?”“아니, 포기 안 해.”하지수의 적극적인 격려에 송승우는 마침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하지만 송승우는 그냥 하필이면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긴 게 억울했다.인류 사업에 공헌하며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제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그는 하늘이 무심하게만 느껴져서 한쪽 다리를 잃고 어떻게 이 세상을 헤쳐나가야 할지가 막막했다.“단단해져야죠 오빠.”“지수야.”그때 송승우가 힘겹게 손을 뻗자 하지수는 다급히 물었다.“물 줄까요?”“아니, 네 손 잡고 싶어.”하지만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하지수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안돼?”“아니요.”“오빠 아직 몸도 다 안 나았는데 내가 괜히 만져서 아플까 봐 그러죠.”하지수가 송승우의 손을 막으며 말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네 온기를 느끼고 싶어. 네 응원 아니었으면 난 진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네가 내 옆에 있어 줘서 정말 다행이야.”“난 항상 오빠 옆에 있을 거예요.”“고마워 지수야, 나도 절대 너 실망시키지 않을게.”“알았어요, 그 말 믿을게요.”하지수는 송승우가 이 상황을 버텨내게 하는 유일한 동력이었기에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을 생각을 않고 있었다.송승우는 하지수만 제 옆에 있다면 다리를 하나 잃는다 해도 살고 싶었다.그런데 그 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7화

    하지수가 피곤하다 하면서도 돌아가겠다는 말은 안 하니 허영지와 송기명의 입장은 더욱더 난처해졌다.그렇게 복도에 나란히 앉은 그들은 다시금 침묵을 유지하기 시작했다.그 시각 하지수는 계속 소이연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송문수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임신 중이라 소란스러운 곳에 있는 게 힘들었던 소이연을 배려해 그들은 천 씨 저택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송문수, 육현경, 천우진 그리고 심문헌 이 네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였다.그런데 워낙 늦은 시간인지라 소이연도 결국 사진 한 장을 보내며 말했다.[나 이제 정말 못 버티겠어요, 이만 자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문수 씨 친구들이랑 같이 있으면 괜찮을 거니까 지수 씨도 이제 걱정 마요.][알겠어요, 언니도 얼른 자요. 오늘 진짜 너무 고마웠어요.][그런 소리 말라니까요.]마침내 핸드폰을 내려놓은 하지수는 고개를 돌려 시부모님을 바라보았다.이미 송기명의 어깨에 기대있는 허영지는 금방이라도 눈을 감아버릴 것만 같았다.만약 허영지가 송문수와 다투지만 않았었다면 잠을 푹 잔 송문수가 진작에 와서 그들과 교대를 했을 텐데, 그러면 두 분이 이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하지수는 모든 게 자업자득이라 생각했지만 두 분 어르신이 고생하는 걸 보는 게 편치 않았기에 결국 입을 열었다.“어머님 아버님, 시간도 늦었는데 이만 돌아가세요. 제가 승우 오빠 옆에 있을게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도 드리고요.”그 말에 허영지도 바로 나가려 했지만 그러면 너무 속보일 것 같아 관심 어린 말을 한마디 보탰다.“너 혼자 괜찮겠어? 힘들면 너 먼저 가서 좀 자. 그러고 나서 우리랑 교대하면 되니까.”“아니에요, 얼른 들어가서 주무세요. 어머님 아버님은 푹 주무시고 내일 다시 오세요.”그 말에 허영지가 망설이며 송기명을 보자 송기명이 대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그럼 우린 먼저 갈게. 오전부터 여기 계속 있느라 힘들지? 네가 고생이 많네.”“아니에요.”미소로 화답한 하지수는 떠나려는 송기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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