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1514 챕터

제221화

육씨 저택 대문.3대의 벤틀리가 저택 대문 앞에서 멈춰 섰다.문 앞을 지키던 경비 요원들은 재 빨리 달려가서 차 문을 열어주었다.차에서 내린 사람은 육현경 이었다.그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훤칠한 키와 카리스마가 유난히 돋보였다.그는 차에서 내린 뒤 예의 있게 허리를 숙이고는 심아윤이 앉은 쪽의 문을 열어주었다.심아윤은 육현경을 보면서 싱긋 웃더니 입을 열었다.“고마워.”“뭘 이런 거로.”육현경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쩐지 지나치게 예의가 발라서 거리감 있어 보였다.하지만 심아윤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 채 그의 태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두 사람이 모두 차에서 내린 뒤, 함께 곁에 있던 차량 쪽으로 갔다.심태섭 할아버지는 비서의 부축을 받으면서 차에서 내렸다.70세가 넘고 하얀 머리였지만, 심태섭의 정신은 여전히 맑아 보였다.마지막 한 대의 벤틀리에서는 심아윤의 아버지 심준석, 어머니 안세영 그리고 오빠 심진우가 내렸다.심태섭은 심씨 가문의 사람들을 데리고 앞으로 걸었다.육청수도 마중을 나와 심태섭 앞으로 다가갔다.두 사람은 오랜 친구였는데 여태껏 몸이 불편하고 자주 앓는 바람에 만나는 기회도 점점 적어졌었다. 어렵게 다시 만난 만큼 두 사람은 모두 한 없이 기뻤다. 심태섭은 허리를 숙여 육청수를 꽉 안아주었다.“청수야, 오랜만이다...”“그래. 잘 왔어.”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안부를 물었다.다른 사람들은 곁에서 조용히 서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에 감히 끼어들지 않았다.문서아는 이 상황에 기가 눌렸는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내가 육현경과 심아윤 사이에 혼담이 오갔다는 것을 터뜨렸을 때 속이 얼마나 시원했는지 알아? 둘이 무조건 결혼한다니까? 소이연 너는 육현경의 숨겨둔 애인일 뿐이야. 다시 돌이켜보면, 둘은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도 않았는데.그렇다면, 육현경은 소이연과 사귄다는 것을 알리기 싫어했다는 뜻이잖아?소이연, 너 이제 어쩌냐? 한낱 웃음거리밖에 안 되는 년이 이젠 까불거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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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또한 그녀는 오늘 밤의 주인공은 그녀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상대 부모님을 뵈러 온 것인데 육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녀를 본 체도 하지 않았다.다른 사람한테 중시 받지 못한 기분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티를 낼 수도 없었다.그들 앞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육청수와 심태섭은 간단한 문안 인사를 마친 뒤, 육씨 저택 로비로 들어갔다.그러고는 호화로운 식당 안으로 걸어갔다.그들은 커다란 식탁 앞으로 나이 순서에 따라 하나 둘 자리에 앉았다.저택의 고용인들은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식탁에서는 육청수와 심태섭 사이에서만 대화가 오갔다.두 사람은 지난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거워 보였다.“어제는 육씨 설립 60주년 연회에 참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서울로 파견되는 바람에 못 갔어. 청수야, 정말 미안해.”심태섭은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우리 사이에 이렇게까지 사과하지 않아도 돼. 네가 없는 자리에서 내가 현경이와 아윤이 혼약을 공개해서 오히려 미안한걸.”“미안하긴. 이 혼약은 우리가 미리 정해놓은 거잖아. 육씨 그룹의 중요한 날에 이 소식을 공개한 건 우리 아윤이한테는 영광이지.”심태섭은 괜찮다는듯 바로 대답했다.“영광이라니. 우리 현경이가 아윤이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어서 영광이지. 그리고 육씨 가문의 영광이고!”육청수는 손사래를 쳤다.두 사람은 서로의 체면을 세워주었다.예수진은 육현경을 쳐다보았다.어르신들이 계셔서 오빠와 단둘이 얘기할 수도 없고…오빠는 왜 저렇게 태연한 표정을 짓는 거야?심씨 가문과의 혼약을 받아들인 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도 모르겠고.정말 급해 죽겠네!“아, 참. 이번에 어렵게 장안시까지 왔으니 좀 오래 묵다가 가. 내가 현경이더러 너의 가족들을 데리고 여기를 구경시켜줘라고 했어. 장안시는 요 근래 많이 발전했고 변화도 커.”육청수는 먼저 제안했다.“다음 주에 서울로 가야 하고 이번 주는 한가하니까 괜찮긴 한데.”심태섭은 그의 말에 대답했다.“내가 몸이 안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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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육현경과 심아윤은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두 가문의 어르신들은 흐뭇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오직 예수진만이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하지만 이연 언니를 생각하면…안 돼. 침착하자, 예수진. 침착해.“수진이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지?”심태섭은 갑자기 예수진에게 말을 걸었다.예수진은 깜짝 놀랐다.이런 모임에서 그녀가 원하지 않던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하지만 예수진은 예의 있게 젓가락을 내려놓고 웃었다.“태섭 할아버지, 저 곧 25살이에요.”“못 본 사이에 너무 예뻐졌구나. 그래, 네가 연예계에서 활동한다고 들었다.”“공부를 못해서 연예계 쪽으로 온 거죠.”예수진은 스스로를 낮췄다.심태섭은 예수진의 말에 껄껄 웃었다.“공부하는 사람은 넘치고 넘쳤지만, 진정한 배우는 몇 없단다.”“그럼 저희 할아버지 좀 설득해 주세요. 자꾸 저더러 연예계 생활을 그만두래요.”예수진은 이때다 싶어 말했다.“그래. 내가 너의 유교적인 사상을 가진 외할아버지를 잘 설득해 보마!”심태섭은 농담을 했고 분위기도 좋았다.문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생각했다. ‘난 예수진이 정말 별로라고 생각했어.스폰서를 잘 물어서 이 자리까지 온 것이라 여겼는데…지금 낙성시에서 제일가는 명문가의 심태섭 할아버지와 여유롭게 대화를 이어가고 이 할아버지를 웃게 만들다니.질투나! 이건 불공평하다고!’“만나는 사람은 있고?”심태섭은 예수진에게 물었다.“제가요?”예수진은 웃어 보였다.“어느 남자가 절 원하겠어요.”젓가락을 쥐고 있던 계지원의 손이 움찔했다.“하하, 또 이 할아버지와 장난치는 거지?”심태섭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정말이에요. 절 따라다니는 남자가 하나도 없어요.”예수진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이 할아버지가 남자 좀 소개시켜 줄까?”예수진은 깜짝 놀랐다.“내 손자 심진우 말이다.”심태섭은 말을 이었다.“올해 30살이라 너보다 나이가 있긴 하지만, 애가 믿음직스럽고 성격도 좋단다. 이런 남자는 어떠냐?”그러면서 심진우를 향해 눈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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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그녀는 육현경을 끌고 육씨 저택 뒷마당의 어두운 구석으로 데려갔다.“오빠, 심아윤과의 혼약은 도대체 뭔데?”예수진은 화가 난 상태였지만, 목소리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그녀는 누군가 들을까 봐 샤인 다방 쪽을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았다.“걔, 괜찮은 거지?”육현경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가 물어본 건 다름 아닌 소이연 이었다.“언니를 걱정한다는 사람이 그래?”예수진은 화가 솟구쳤다.“이틀 동안 갑자기 사라져서는 전화도 안 받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이제 와서 언니를 걱정해? 강한 척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사람한테… 뭐, 오빠를 걱정하다 쓰러지기라도 했을까 봐?”“휴대폰은 할아버지가 뺏어갔어.”육현경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도 할아버지의 보안 요원들한테 감시당하는 중이야.”“외 할아버지 이제는 늙은 여우 다 되었네. 그럼 어떡하게? 정말 심아윤과 결혼하려고?”예수진은 그한테 계속 캐물었다.“오빠 설마 이연 언니랑 그저 재미 삼아 연애한 건…”육현경의 눈빛에 압도된 예수진은 입을 다물었다.하긴, 우리 오빠는 오랫동안 순결을 지켰으니 그랬을 리가 없어!“내 휴대폰 줄 테니까 이연 언니랑 전화할래?”예수진은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휴대폰을 내밀었다.육현경이 휴대폰을 받으려 할 때.“도련님.”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예수진은 너무 놀라서 소리 지를 뻔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 앞에 있는 보안 요원을 쳐다보았다.이 사람,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던 거야?어떻게 아무 소리도 없이 온 거지?“어르신께서 심아윤 씨가 장안시를 떠나기 전에는 도련님과 아무하고도 사적으로 연락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보안 요원은 정중하게 말했다.“씨발!”예수진은 참지 못하고 듣기 거북한 욕을 뱉었다.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렇게 집착해?‘외할아버지가 압도적인 것도 알겠고 육씨 가문의 일의 모든 결정을 하는 것도 알겠는데 이 정도까지는 안 해도 되잖아?오빠도 사람인데 왜 개 취급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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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문서아도 문 앞에 서있는 예수진을 발견했다.계지원은 육청수 할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나가면서 그녀더러 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면,돌아와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내가 오늘 밤에 왜 여기로 온 건지 모르겠어. 육씨 가문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날 쳐다보지도 않았고 심씨 가문 사람들도 그랬지. 그런데 여기서 예수진과 마주치다니, 민망해… 내가 그동안 예수진을 모욕한 것, 무시한 것 그리고 앞뒤 가리지 않고 망신을 준 것까지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워.예수진의 신분이 외부에 공개되면, 나한테 얼마나 많은 악플이 달릴지 상상도 못 하겠다…’예수진은 자연스럽게 문서아의 딱한 처지를 눈치챘다.그녀는 차갑게 웃었다.이런 년한테는 일말의 동정이라도 해주면 안 돼.예수진은 더 오만하게 걸어갔다.문서아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예전에는 내가 예수진한테 차갑게 굴었는데!지금은 예수진이 내 앞에서 오만하게 굴어도 나는 가만히 있어야 된다니…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예수진 앞에서 꼼짝도 못 하겠지.’예수진의 자신의 방문 앞까지 갔을 때, 마침 계지원이 복도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지만, 예수진은 뒤돌아 방으로 들어갔다.“수진아.”계지원은 그녀를 불러 세웠다.예수진은 발걸음을 멈추었다.“너 오늘 소이연 씨한테 안 가?”계지원은 그녀에게 물었다.“문도 잘 닫고 창문도 잘 닫을 테니 걱정 마요. 문서아 씨와 아무리 격정적으로 해도 저는 안 들리니깐요.”예수진의 칼같이 날카로운 말에 계지원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예수진은 그와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다.사이좋은 친척 사이도 유지 못하는데.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려 할 때, 그녀 뒤에 있던 계지원이 말했다.“심진우도 꽤 괜찮은 남자야.”예수진은 차갑게 웃었다.아, 날 왜 부르나 했더니 고작 연애를 빨리 시작해서 자신한테서 관심 끄라는 말이 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어?“알아요.”예수진은 고개를 돌렸다.“연애는 사적인 일이니 삼촌은 신경 끄세요. 아, 그리고 저는 삼촌한테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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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육청수 어르신의 방문 앞까지 온 계지원은 발걸음을 멈추었다.“아버지께서 여기서 기다리고 계세요.”“지원 씨는 같이 안 들가요?”“아버지가 찾는 분은 제가 아니라, 서아 씨인걸요.”“지원 씨…”문서아는 아주 긴장한 것 같았다.“있는 그대로 대답하면 돼요.”계지원은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아버지가 서아 씨를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요.”문서아는 심호흡을 했다.처음 육씨 가문의 초대를 받아 온 것이지만, 육씨 가문 특유의 룰을 어겨서는 안 된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육청수는 서재의 책상 앞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문서아는 들어간 후 바로 문을 닫았다.그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육청수를 바라보더니 먼저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아저씨.”“앉아요.”육청수는 문서아를 힐끔 쳐다보고는 대답했다.문서아는 바로 앉았는데 너무 긴장한 탓에 앉는 도중에 발이 홍목 의자에 부딪혔다.“와당탕!”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소리에 문서아는 다급히 사과했다.“죄… 죄송해요!”그녀가 사과하는 모습에선 한 치의 여유로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육청수는 문서아의 언행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지난번에 여기서 그와 대화를 나눈 사람은 바로 소이연이었다.비교하니 천차만별이었다.육청수는 장안시에서 제일 성공한 상인답게 희로애락을 잘 티 내지 않았다.그는 입을 열었다.“오늘 문서아 씨가 우리 육씨 가문의 초대를 받고 왔으니 어떤 상황인지는 봤겠죠?”“네. 육씨 가문은 명불허전이네요.”문서아는 제꺽 대답했고 그 틈을 타 아부도 했다.“봤다면 잘 알 것 같네요. 육씨 가문의 며느리로는 문서아 씨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요.”육청수는 그녀의 체면을 생각하기는커녕 더욱 직설적으로 말했다.계속 웃고 있던 문서아의 표정이 굳어졌다.‘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지원 씨를 따라 부모님을 뵈러 왔는데…날 며느리로 인정한다는 게 아니라 되려 떼어놓으려고 부른 거네.‘“왕년에 문씨 그룹은 우리 육씨 가문과 혼담이 오갈 자격이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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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그렇게 합의를 본 후, 문서아는 육청수의 서재를 나왔다.육청수는 차를 마시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틀 동안 벌써 두 짝을 떼어놨군.”“문서아 씨는 무조건 떼어놔야 합니다.”집사 유중혁이 입을 열었다.그는 오랫동안 육청수의 곁에서 보필했기에 그의 마음을 다 알고 있었다.“어르신께서는 오늘 문서아 씨를 불러 시험해 보려 한 것이지 떼어놓으려고 한 것이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문서아 씨는 어르신의 기준에 도달하려면 멀었습니다.”사실 문씨 그룹과도 상관없고 그녀에 관한 기사와도 상관없었다.육청수는 그의 말에 동의한 듯 피식 웃었다.만약 소이연과 문서아가 뒤바뀌었다, 완전히 다른 결말이었을 것이다.……서재에서 나온 문서아는 계지원을 보자마자 통곡하면서 울기 시작했다.계지원은 육청수가 무슨 말을 할지 다 알고 있었다.육청수는 그를 불러서 육씨 가문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육청수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보나 마나 문서아는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사실 그는 그녀가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결과를 예측했다.문서아와 헤어질 수 있기에 그는 거절하지 않았다.원래부터 진짜 연인이 아니라 연기였던 거였지만, 문서아가 자꾸 선을 넘어왔다.“가요. 제가 데려다줄게요.”계지원은 문서아를 데리고 나갔다.육씨 저택 대문 앞.문서아는 발걸음을 멈추었고 계지원은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계지원 씨, 지원 씨 아버지께서 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죠? 그러면서 오늘 일부러 날 난처하게 하려고 데려온 거예요?”문서아는 계지원의 손을 내팽개치고 따졌다.그녀가 아무리 무던하다고 해도 어떤 상황인지는 눈치챘을 것이다.계지원은 침묵했다.침묵은 곧 인정이었다.“짝!”문서아는 계지원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제 발로 망신 당하러 왔단 생각에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오늘 하루 종일 삼켜왔던 억울함을 모두 그에게 쏟아냈다.그때 마침 예수진이 자신의 방 밖의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녀는 담배에 의지하는 건 아니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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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앞으로 시간은 많아. 지금 헤어진다고 해서 나중에 다시 사귀지 않는다는 법도 없으니깐. 헤어지라는 말에 동의한 건 나한테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고 난 그저 시간을 끌었을 뿐이야.난 절대로 계지원을 포기하지 않을거야!’차가 문씨 별장 대문 앞에서 멈췄다.문서아가 내리려 할 때 계지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 부탁할 것이 있어요.”문서아는 의아했다.‘계지원이 나한테 부탁을?’‘“예수진의 신분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줘요.”문서아는 불쾌했다.그녀는 예수진에 대해 본능적으로 적대감을 느꼈고 예수진의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나빴다.“대외적으로 공개한다면, 서아 씨한테도 좋을 건 없을 거예요.”계지원은 솔직하게 말했다.“예수진 좋아해요?”문서아는 계지원을 지그시 쳐다보았다.여자는 연적 앞에서 아주 똑똑해진다는 말이 있다.“아니요.”“아닌데 왜 그 여자를 감싸고돌아요?”“다 육씨 가문 사람이니깐요.”“예수진은 지원 씨를 육씨 가문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 같지 않던데요. 오늘 지원 씨를 어떻게 모욕했는지 잊었나요?”“어릴 적부터 솔직한 아이였어요.”계지원은 예수진의 편을 들었다.“계지원 씨, 어르신이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반대하니깐 지금 예수진을 좋아한다는 것을 부인하는 거죠?”문서아는 이미 답을 알아버렸다.그녀는 처음부터 두 사람이 친척 사이라서 계지원과 예수진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여러 디테일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오늘 직접 육청수와 대면한 그녀는 육청수의 강압적인 태도에 눌렸었기에 그의 말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계지원은 어르신의 상대가 아니야!“아니요. 그리고 더 이상의 추측은 이제 하지 말아 주세요.”계지원은 말을 아꼈다.“제가 아까 한 말만 기억하시고요.”말을 마친 계지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를 타고 떠났다.문서아는 입술을 깨물었다.아무튼! 네가 예수진을 좋아하든 말든 난 절대 계지원 너를 뺏기지 않을 거야!……육씨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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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소이연은 커피를 마시면서 장안시의 야경을 내려다보았다.‘난 장안시를 떠날 수 없어.장안시는 큰 도시도 아니라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니깐 난 숨어있을 수도 없어.육현경이 날 만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날 찾는건 아주 쉬운 일이지.그러니 내가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야.’“저 그럼 오빠한테 알려주러 갈래요!”예수진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소이연은 예수진의 성격을 아주 좋아했다.털털하고 활발해서 그녀와 지내면 소이연도 기분이 좋아지고 낙관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늦었으니 일찍 쉬어요.”소이연은 입을 열었다.“언니도요. 자꾸 야근해서 몸이 상하면 어떡해요! 저녁은 드신 거죠?”“먹었어요.”“몸 잘 챙겨요. 내일 언니한테 달려갈게요.”“그래요.”예수진은 기분 좋게 통화를 마치고는 곧바로 방 밖으로 나가 육현경의 방으로 향했다.그의 방문 앞에는 여러 명의 보안 요원들이 서있었는데 그녀를 발견하고서는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예수진은 못 본 척 하고 들어가려 했다.“아가씨.”한 보안 요원이 그녀를 갑자기 막아섰다.“오빠 만나러 왔어.”“도련님께서는 이미 주무십니다.”“깨우면 돼.”“어르신께서 아무도 사적으로 도련님을 만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아니, 이 봐…”예수진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특히 아가씨는 더더욱 안된다고 하셨어요.”“씨발!”예수진은 참지 못하고 욕을 했다.“아가씨, 저희도 난처한 입장이니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보안 요원은 허리를 숙였다.‘외할아버지는 진심으로 오빠와 심아윤의 결혼을 성사시키려는 것 같아.오빠한테 반항할 여지나 있을까? 어떡하지?’예수진은 입술을 깨물더니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밤 12시가 지난 지금.예수진은 계지원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문서아가 여기서 자고 가지 않는다면, 밖에서 둘이 같이 잘 수도 있다.모순이 생겨서 다툰 남녀 사이에 최고의 화해 방법은 잠자리 아닌가?예수진은 계지원의 방문 앞에 서있다가 집에 돌아가려 했다.한 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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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소이연은 이런 기사가 따분하게만 느껴졌다.그녀는 문 씨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었다.“아저씨, 안녕하세요. 저 소이연이에요.”“네, 안녕하세요. 번호 저장해서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쩐 일로 전화를 주셨나요?”문씨 아저씨는 살갑게 인사했다.“오늘 주말인데 우리 민이 집에 있나 해서요.”“네, 있어요.”“제가 민이를 데려가서 저희 집에서 하룻밤만 재워도 될까요?”소이연은 그에게 물었다.예수진은 주말 동안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러 갔기에 집에 없었다.“소이연 씨, 잠시만요. 제가 한 번 물어보고요.”문 씨 아저씨는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육현경한테 물어보려고요? 그 사람 지금 전화 못 받을걸요.”소이연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아니요. 도련님께서는 소이연 씨께서 작은 도련님을 데리러 온다면, 언제든지 괜찮다고 하셨어요. 저는 작은 도련님의 의향을 물어보려는 겁니다. 지금 레고를 맞추고 있는데 작은 도련님께서는 집중하실 때 다른 사람이 방해하는 걸 싫어하셔서요.”“아,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소이연은 예의를 차려 인사했다.문 씨 아저씨 말 중의 일부분은 그녀가 일부러 못 들은 척 했다. 얼마 후.문 씨 아저씨는 그녀에게 말했다.“작은 도련님께서 소이연 씨를 기다리고 있겠다네요.”“저 30분 뒤면 도착합니다.”“네.”소이연은 전화를 끊고서 운전대를 잡고 육민이 거주하고 있는 사우스 타운으로 향했다.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도착한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열어젖힌 문과 그 너머로 보이는 객실에 서있는 두 그림자…그녀는 심아윤과 마주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엘리베이터 소리를 들은 심아윤은 고개를 돌렸고 소이연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서로 적대감은 없었지만,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소이연은 육현경도 여기에 있는 줄 알았다.그녀는 입구 쪽에 서있었기에 객실의 일부분만 볼 수 있었다.“엄마!”소이연을 발견한 육민은 열정적으로 그녀를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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