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아도 문 앞에 서있는 예수진을 발견했다.계지원은 육청수 할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나가면서 그녀더러 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면,돌아와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내가 오늘 밤에 왜 여기로 온 건지 모르겠어. 육씨 가문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날 쳐다보지도 않았고 심씨 가문 사람들도 그랬지. 그런데 여기서 예수진과 마주치다니, 민망해… 내가 그동안 예수진을 모욕한 것, 무시한 것 그리고 앞뒤 가리지 않고 망신을 준 것까지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워.예수진의 신분이 외부에 공개되면, 나한테 얼마나 많은 악플이 달릴지 상상도 못 하겠다…’예수진은 자연스럽게 문서아의 딱한 처지를 눈치챘다.그녀는 차갑게 웃었다.이런 년한테는 일말의 동정이라도 해주면 안 돼.예수진은 더 오만하게 걸어갔다.문서아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예전에는 내가 예수진한테 차갑게 굴었는데!지금은 예수진이 내 앞에서 오만하게 굴어도 나는 가만히 있어야 된다니…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예수진 앞에서 꼼짝도 못 하겠지.’예수진의 자신의 방문 앞까지 갔을 때, 마침 계지원이 복도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지만, 예수진은 뒤돌아 방으로 들어갔다.“수진아.”계지원은 그녀를 불러 세웠다.예수진은 발걸음을 멈추었다.“너 오늘 소이연 씨한테 안 가?”계지원은 그녀에게 물었다.“문도 잘 닫고 창문도 잘 닫을 테니 걱정 마요. 문서아 씨와 아무리 격정적으로 해도 저는 안 들리니깐요.”예수진의 칼같이 날카로운 말에 계지원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예수진은 그와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다.사이좋은 친척 사이도 유지 못하는데.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려 할 때, 그녀 뒤에 있던 계지원이 말했다.“심진우도 꽤 괜찮은 남자야.”예수진은 차갑게 웃었다.아, 날 왜 부르나 했더니 고작 연애를 빨리 시작해서 자신한테서 관심 끄라는 말이 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어?“알아요.”예수진은 고개를 돌렸다.“연애는 사적인 일이니 삼촌은 신경 끄세요. 아, 그리고 저는 삼촌한테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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