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1514 챕터

제201화

결국, 소이연과 육현경은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장안시에 도착했을 때 이미 오후 3시였다.어젯밤 잠을 설친 두 사람은 비행기에서 잠을 보충해서야 정신이 들었다.육현경의 검은색 마이바흐가 비행기 옆에 주차되어 있었다.이명진이 그 옆에 서서 정중하게 그들을 맞이했다.그가 공손히 차 문을 열며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사모님......소이연의 얼굴이 달아올랐다.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이명진이 보조석에 앉아 업무 보고를 시작했다. “대표님께서 자리를 비운 동안, 원래 잡혀 있던 접대 자리를 미뤄두었습니다. 시키신 대로 다시 내일 저녁과 모레 저녁, 글피 저녁으로 조율해 두었습니다.”육현경이 짧게 대답했다.“그리고, 오늘 저녁 육씨 그룹의 창립 기념 행사가 있습니다. 중요한 손님들이 많이 오시는 자리이고, 할아버님께서 특별히 다시 한번 꼭 참여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정장은 이미 준비해 두었으니 갈아입기만 하시면 됩니다.” 이명진이 보고를 마치고 이어서 말했다. “사모님의 드레스도 요청하신 대로 준비해 두었습니다.”소이연이 어리둥절했다. “나도 가야 돼?”“당연하지.” 육현경이 대답했다. “육씨 그룹의 미래 사모님인데, 당연히 가서 얼굴을 익혀 놔 야지.”소이연은 이명진도 있는 자리에서 정말 당혹스러웠다.“사모님.” 명진은 정중히 말했다. “은하 패션과 방송국의 협업 관련 미팅은 제가 내일 오전 10시로 미뤄두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미 마무리되었고, 이건 계약서입니다. 만약 사모님께서 아무 문제없다고 여기시면, 내일 직접 방송국에 가셔서 서명하시면 됩니다.”이명진이 계약서를 소이연에게 건넸다.소이연은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정말 어쩔 줄 몰랐다.며칠 나가서 놀았는데도 일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소이연은 서류를 보며 말했다. “명진 씨, 대표님이 월급 많이 주세요?”이명진이 입을 열기 전에 육현경이 말했다. “네가 못 빼돌릴 만큼.”소이연이 눈을 크게 뜨고 육현경을 보았다.까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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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굉장히 바빴다.연회장의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해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소이연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었다.사람들 틈으로 지나갈 때는 아름다운 금빛 자태로 시선을 사로잡긴 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고위층 권력자들끼리 서로의 접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기 때문이다.소이연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가 아는 사람도 몇몇 있었지만 많지 않았다. 오늘 육씨 가문 창립 기념 행사에 온 사람들은 장안시 사람들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당연히 그녀는 여기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녀의 주요 목적은 육민을 찾는 것이었다.오랫동안 못 봐서, 너무 보고 싶었다.소이연은 오가는 사람들을 보았다.“소이연?” 갑자기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이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낯은 익은데 누군지 정말 생각이 안 나는 사람이 서 있었다.남자도 실망한 듯한 얼굴이 드러났다.“나 장지원.” 장지원이 떨떠름하게 자기소개를 했다.그새 나를 잊어버렸어?아니, 이 여자가 일부러 그럴 수도 있어.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 잡기 위해 일부러 놓아주는 것이 아닌가?소이연은 여전히 의아했다. 장지원이 누군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일하다 만난 사람인가?하지만 그녀와 일을 하다가 만난 사람들은 보통 마지막에 잘되지 않거나 잠시 스쳤더라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하기 전에 만나야 할 사람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어서 아무런 기억도 없을 리가 없었다.장지원은 소이연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를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소이연, 남자들이 일부러 봐준다고 너무 심하면 그것도 별로야!”소이연은 인사라도 잘해보려고 했다.그가 그녀를 안다고 하니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상대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 연회 주최자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는 상호 관계이므로, 어느 한 사람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없다.그녀는 몸을 돌렸다.“소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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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소이연이 차가운 얼굴로 장지원을 보았다.원래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사람을 화나게 할 줄 몰랐다.“오늘 저녁 행사에 온 사람들은 다들 부자 아니면 중요한 인물들이야.” 장지원이 당당히 말했다.“그래서?” 소이연이 되물었다.“그래서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장지원은 화가 치밀어 목소리가 커졌다.소이연이 비웃으며 말했다.진심으로 너무 웃겼다.그녀가 말했다. “우리 지금 그런 행사장에서 만난 거 아니야?”장지원은 멍해졌다.소이연의 비웃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근데 너는 소씨 그룹에 빌붙은 거잖아.” 장지원은 자신을 치켜세울 만한 부분을 찾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나 스스로 초대받고 온 거야.”“그럼 넌 소씨 가문 사람들 봤겠네?” 소이연이 물었다.소씨 가문 사람뿐만 아니라, 문씨 가문 사람들도 보지 못했다.장안시에서 그들의 지위 정도면 초대받아서 오는 것이 정상이다.그리고 일단 초대를 받으면 당연히 서둘러 왔지 늦거나 참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연회장 전체를 둘러봐도 두 가문의 사람들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2층이나 3층에 있을 가능성도 없다.대부분의 사람들은 1층에 있었고 인맥을 넓히기에도 더 편리했다. 그러니 워낙 접대를 좋아하는 두 가문에서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유일한 가능성은, 그들이 정말 초대받지 못했다는 것.왜 초대를 받지 못했을까...... 소이연은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육현경의 단독 행동이었을 것이다.속으로 또 한 번 감동했다.장지원은 소이연의 말을 듣고서야 정말 소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식했다. 그가 연회장에 도착한 지 꽤 되었는데 못 봤을 리는 없다.“그래도 저번 대회에서 우승한 덕에 육씨 가문이 마지못해 초대한 거겠지. 너 그거 잠깐이야. 좀만 지나면 육씨 가문 눈에 들기도 힘들 걸!” 장지원은 여러 가지 이유를 억지로 끼워 맞춰 소이연을 비하했다. “넌 뭐가 그렇게 당당해?!”“진짜 내로남불이네.” 소이연은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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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장지원은 소이연이 비꼬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이연, 너 지금 그것도 잠깐이야. 네 과거도 깨끗하진 않잖아. 좀만 지나면, 넌 다시 사람들이 안 좋게 볼 거고. 내가 받아주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너랑 만나면 네 지위로 내가 장안시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 소이연이 물었다.“그래서 나랑 만나면 너는 이득이지......”“장 총괄.” 뒤에 서 있던 남자는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었다.장지원이 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명진이 그의 뒤에 서 있던 것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방금 떵떵거리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금세 굽실거렸다. “명진 비서님, 안녕하십니까.”장지원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이명진이 육현경의 개인 비서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즉, 육씨 그룹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존재였다.그의 앞에서 굽신거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이명진은 흘끗 쳐다볼 뿐 대꾸도 하지 않았다.조금 민망해진 장지원이 천천히 손을 내렸다.“육씨 그룹이 언제부터 장 총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었는지 모르겠네.” 이명진은 뜨뜻미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괴상한 목소리였다.장지원은 순식간에 당황한 얼굴로 급히 설명했다. “비서님 오해입니다. 전 그냥, 그냥...... 그러니까, 이 사람은 제 맞선 상대였습니다. 이 사람이 작은 사업을 하는데, 저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당연히 저도 여자 하나 때문에 공과 사를 분간 못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방금은 그냥 좀 놀라게 해주려고 그랬던 겁니다.”“이분이 정말 도와달라고 했다고?” 이명진은 눈을 치켜 떴다.“여자잖습니까. 조금만 예쁘면 지름길로 가려고 하는......”“장지원, 이분은 네가 그렇게 무시할 사람이 아니야.” 이명진이 차가운 목소리로 장지원의 말을 끊었다.장지원은 자신이 무엇을 들은 건지 믿을 수 없어 황급히 말했다. “비서님, 이 외모에 속지 마세요. 애초에 그렇게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남녀관계도 복잡합니다. 현혹당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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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명진이 갑자기 나타나 구해준 것은 육현경의 지시였다.너무 바빠 직접 곁에 있어 줄 수 없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될 때까지 위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그가 떠난 뒤, 소이연의 눈빛이 흔들렸다.육현경의 곁에 있는 여자가 소이연을 덤덤하게 돌아보았다. 마치 흘겨보는 것 같았다.하지만 여자라면 직감이라는 것이 있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그런 것이었다.......연회장은 점점 더 떠들썩해졌다.저녁 8시.드디어 연회장의 주인이 도착했다.할아버지는 육현경의 부모님이 돌아갈 때 충격으로 뇌출혈로 쓰러지신 뒤 겨우 정신을 차리셨지만 하반신이 불능이 되어 평생 의자에 앉은 채로 생활해야 했다.소이연은 갑자기 그들이 발리에 있을 때를 떠올렸다. 육현경이 지나가는 말로 육씨 가문에 사건이 터졌을 때 그가 모두 감당해야 했었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당시 그는 얼마나 고생했을까?속으로 마음이 조금 아팠다.그때 육현경이 정장을 빼입고 위풍당당하게 그의 할아버지를 모시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2층의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와 1층의 무대 중앙 조명 아래로 갔다. 그의 주변에는 당연히 육현경의 고모 육은숙, 고모부 예준모와 계지원도 있었다.오늘 저녁 육민을 보지는 못했지만 어린아이는 이런 곳에 오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예수진도 보이지 않았다.소이연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예수진이 샴페인을 들고 그녀에게 건배를 했다.마치 소이연이 그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예수진과 알게 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이상하게 친근하고 잘 맞는 느낌이다.그녀와 예수진은 틈틈이 건배를 하며 술을 마셨다.예수진이 소이연에게 무대를 보라고 손짓을 했다.그녀 오빠의 멋진 순간을 놓칠까 봐.그래도 예수진은 오빠를 좋아했다.무대 위.육현경이 옆에 있는 마이크 석을 향해 다가갔다. 육현경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와 함께 대형 LED 스크린에서 육씨 가문 창립 60주년 역사, 사회 공헌, 성과와 업적에 관한 영상이 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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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각종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딘 사람으로서 이런 일은 당연히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모든 사람들이 흥미를 보였다.그 순간 할아버지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 손자 육현경과 심씨 그룹 따님 심아윤 양의 혼인을 정식으로 발표합니다!”현장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의심할 여지없이 중대한 발표였다.비록 가족 사업이긴 하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하지만 육현경이 육씨 그룹을 이어받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낙성시 명문 집안의 심아윤과 정혼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이었다.육현경이 돌아온 뒤, 얼마나 많은 명문 가문 딸들이 육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으려고 벼렀는데 이렇게 기회를 놓쳤다.이때 심아윤이 할아버지의 부름에 무대 위로 향했다.그녀는 연한 핑크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촌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더 눈에 띄고 예뻐 보였다. 가난한 집안의 딸 같지도 않았다.드레스에는 작은 보석들이 불빛 아래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그녀의 하얀 피부를 더욱 빛나고 돋보이게 해주었다.누구도 연한 핑크색 드레스를 이렇게 고급스럽게 소화할 수 없을 것이다.심아윤이 시원시원하게 육현경 옆으로 걸어갔다.육현경은 검은색 정장에 핑크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처음에는 정장 디자인이 개성 있어 기념일의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특별한 날에 두 사람이 나란히 서니, 커플 느낌이 났다.사람들도 자연스레 이해했다.현장의 수많은 명문 상류층 사람들도 어쩔 수없이 이 정혼을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눈치를 보냈다.육씨 가문과 심씨 가문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얼추 비슷하고 육현경과 심아윤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그 누구도 경쟁하고자 하지 않고 축복해 주었다.육현경의 얼굴이 얼마나 차갑게 식었는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조금만 자세히 보면 할아버지가 손에 힘을 줘 육현경을 꽉 잡고 있었다.잘 모르는 사람들은 할아버지가 육현경에 대한 믿음으로 이렇게 그를 꽉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할아버지만큼은 지금 그의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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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무대 위에서 할아버지가 눈짓하자 연회장 곳곳에 있던 검은색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육현경을 가로막았다.육현경은 반항도 못 하고 끌려 나가면서 소이연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그가 주먹을 꽉 쥐며 눈물을 머금었다.소이연은 연회장을 나왔다.그녀는 치맛자락을 든 채 아주 침착하게 걸었다. 걸음걸이도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고 속도도 일정했다.도로변에 도착하자 손을 들어 연회장 앞의 검은색 고급 승용차를 불렀다.오늘 너무 늦게 끝날 거라 생각해서 이승윤을 먼저 돌려보냈다.기사가 문을 열어주자 그녀가 차에 올라탔다.돌아보지 않았다.돌아보고 싶지도 않았다.자신에게 희망을 주지 않으면 실망도 없을 것이다.그녀는 뒷좌석에 앉아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장안시의 야경을 보았다.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번졌다.착각이 아니었구나.장안시로 돌아오고 난 뒤, 정말 변했다.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갑자기 뭔가 잘못된 것을 느껴 기사에게 말했다. “이건 저희 집에 가는 길이 아닌데요.”“아가씨, 할아버님께서 육씨 저택으로 데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기사가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하며 말했다. 정중했지만 반항할 수 없었다.소이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그녀는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신고하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 “아가씨, 할아버님은 아가씨를 다치게 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만약 아가씨께서 반항하시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저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기사는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고 있는 듯 차가운 목소리로 위협했다.소이연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결국, 그녀는 포기를 선택했다.장안시에서 육씨 가문이 흔적도 없이 무언가를 없애려고 한다면 손가락만 까딱하면 될 일이다.그녀는 목숨을 건 도박은 하고 싶지 않았다.차량은 육씨 저택에 도착했다.눈앞의 정원은 마치 마을 하나가 있는 듯 아주 컸다.장안시에서 이 정도 땅이라면 도대체 육씨 가문이 얼마나 부자인지도 가늠이 안 됐다.소이연은 가정부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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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감사합니다. 어르신.” 소이연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자리에 앉았다.“아가씨께서는 아마 오늘 제가 저희 저택으로 모신 이유를 잘 알고 계시겠지요. 다들 장사하는 사람인데, 시간은 돈이니 더 이상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할아버지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는 아가씨께서, 제 손자 현경이 곁을 떠나 주셨으면 합니다.”“감정은 두 사람 일이에요. 저는 할아버님께서 손자의 일에 끼어드는 것이 옳은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이연도 직설적으로 말했다.할아버지의 기에 눌려 비굴하거나 나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당연히 그녀도 육현경 곁을 떠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그들의 감정은...... 그렇게 모두를 배신할 정도로 깊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오늘 할아버지는 모든 사람 앞에서 육현경의 결혼 사실을 밝혔다. 육현경이 결혼한다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니 그녀와 육현경은 끝을 맺어야 했다.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이 개입하는 것이 아닌 육현경 본인과 끝내고 싶었다. 그녀도 자신만의 원칙과 존엄이 있기 때문이다.“저는 아가씨의 성격이 아주 마음에 드네요.” 할아버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소이연의 눈빛이 흔들렸다.“저는 겁 많고 속 좁은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가씨의 침착함은 정말 의외네요.” 할아버지는 평가하며 말했다. “저는 아가씨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아가씨의 행보도 지켜보고 있었고요. 제 손자가 좋아하는 여자는 보통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할아버지는 소이연을 바라보았다.소이연도 그를 바라보았다.당연히 할아버지의 말 몇 마디로 그녀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육씨 가문 상속자의 아내로서 보통이 아닌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더욱 많은 조건을 갖춰야 하지요. 예를 들면, 가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부합되어야 한다던가.” 할아버지는 명백히 말했다. “아가씨의 조건으로는 육씨 가문에서 현경이를 제외하고, 누구든 고를 수 있습니다.”육씨 가문에서 육현경을 제외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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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소이연은 잠시 침묵했다.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할아버지도 재촉하지 않았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일 얘기를 할 때는 시간 낭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잠시 후. 소이연이 입을 열었다. “할아버님께서 주신 조건들은 확실히 좋은 조건이긴 합니다. 하지만, 돈은 제가 스스로 벌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돈은 많아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소씨 가문과 문씨 가문은 애초에 제 상대가 아닙니다. 시간문제이죠.”할아버지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고개를 숙이고 있어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천천히 찻잔을 내려놓더니 말을 바꿨다. “세 가지 전부 다 드리겠습니다.”그 말은 한 가지만 고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저는 이미 다 설명해 드렸습니다. 필요 없습니다.” 소이연은 단호했다.“아가씨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가씨께서 이 세 가지를 원치 않으신다면, 저는 아가씨께서 영원히 이 세 가지를 가질 수 없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잃는 것을 더 많게 만들 수도 있고요.” 할아버지가 협박했다.갑작스러운 포악한 기운에 한기가 느껴졌다.“할아버님께서 이렇게 제가 스스로 현경이 곁을 떠나게 하고 싶으신 건, 현경이가 저랑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아닌가요?” 소이연은 정곡이 찔렀다.“제가 육현경이라는 조커 패를 가지고 있는데 할아버님을 두려워해야 하나요?”할아버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소이연이 눈치챌 줄은 몰랐다.“그래서 나와 맞서자는 건가?”“저는 나이도 어리도 이름도 없는 사람인데, 무슨 자격으로 할아버님께 맞서겠어요. 저는 그저 공평한......”“공평하게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할아버지는 갑자기 소이연의 말을 끊었다.소이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아가씨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테니까 현경이와 헤어지라고요!”......예수진이 급히 육씨 저택으로 돌아왔다.창립 기념 행사에서 갑자기 일어난 일 때문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사실 오늘 저녁 연회에서 심아윤을 본 그 순간 왠지 모를 걱정이 앞섰다.역시 여자가 옳은 일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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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할아버지가 소이연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그 영감탱이, 너무 사악해.소이연이 어디 팔려 가도 아무도 모를 거야!생각할수록 무서웠다.급히 차를 타고 육씨 저택에 가서 소이연을 구해야 한다.“잠시만.” 계지원이 예수진의 팔을 잡았다.예수진이 화들짝 놀라며 계지원을 밀쳐냈다.계지원이 그녀에게 닿자마자 밀쳐냈다.두 사람은 조금 민망해졌다.잠시 후. 계지원은 침착하게 말했다. “너 소이연 만나면 할아버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던 아무것도 믿지 말라고 전해줘. 어떤 결정도대답도 하지 말고 현경이가 설명할 때까지 기다리라고.”“무슨 뜻이야? 우리 오빠가 뭐 숨기는 거라도 있어?” 예수진이 예민하게 물었다.그녀는 똑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똑똑한 머리를 써야 할 때 못 쓰는 것뿐이었다.예를 들면 공부라던가.“어쨌든, 며칠만 네가 소이연 옆에 있어 줘. 이런 일은 누구한테나 다 힘든 법이니까. 잘 위로해 줘. 촬영 좀 남은 건 내가 다 마지막 순서로 미뤄줄게. 일단 촬영은 나중에 생각하자. ”계지원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예수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어쨌든 계지원이 말하고 싶지 않는 것은 절대로 말하는 법이 없었다.그녀가 묻는다고 해도 헛수고일 것이다.그럴 시간에 빨리 가서 소이연을 구하는 게 더 낫다.예수진은 기사에게 달달 볶으며 육씨 가문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뒤 쏜살같이 저택으로 달려가 할아버지의 서재로 쳐들어 갔다.무슨 일이 생기면 할아버지는 항상 그 서재로 불렀다.방문이 벌컥 열렸다.소이연이 힘없이 서재에 앉아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이렇게 커서도 예의를 갖출 줄 모르는 것이냐!” 할아버지가 예수진을 보며 꾸짖었다.하지만 화는 내지 않았다.웃어른이 아랫사람의 예의 없는 행동을 꾸짖는 것이었다.“할아버지, 나이도 이렇게 많은데, 이렇게 어린 아가씨를 괴롭힌다는 게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하면 쪽팔리잖아요.” 예수진이 불쾌한 듯 말했다.이때 그녀는 이미 소이연의 곁으로 가 소이연을 감쌌다.소이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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