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1161 - Chapter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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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이연 씨?”심문헌이 여러 번 불렀지만, 소이연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직도 공포에 갇혀있는 게 분명했다.“이연 씨, 이제 괜찮아요!”심문헌은 소이연을 와락 끌어안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소이연은 몸을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조금 전의 장면을 생각하니...조금 전, 육현경과 임아영이 맞선 장면을 생각하니...‘방금 그 한 방이 어디에 맞은 걸까?’소이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더 세게 떨었다.“이연 씨, 괜찮아요. 이제 별일 없을 거예요. 제가 있잖아요. 제가 이연 씨 옆에 꼭 붙어 있을게요.”심문헌은 소이연을 꽉 끌어안고 계속 달래주었다.지금 웨딩홀 안의 하객들도 모두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기가 위험할까, 밖이 더 위험할까? 신부도 많이 놀란 것 같은데, 결혼식은 계속 진행될 수 있는 거야?’웨딩홀은 시끌벅적했다.심문헌은 바로 결정을 내리고는 말했다.“결혼식을 뒤로 미루겠습니다. 다들 먼저 가보셔도 됩니다.”소이연은 심문헌의 팔을 덥석 잡았는데 손바닥에는 땀이 흠뻑 젖어있었다.“이연 씨?”심문헌은 소이연을 바라보았다.“어떻게 됐어요?”소이연은 드디어 입을 열고 물었다.심문헌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그의 신경은 온통 소이연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심문헌이 얼른 대답했다.“제가 확인해 볼게요.”소이연은 침묵을 지키면서 조용히 기다렸다.심문헌은 천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방금 천우진이 호텔을 나가서 육현경의 뒤를 따라가는 것을 보았다.“어떻게 되었어요?”심문헌은 다급히 물었다.“아무 일 없어요. 결혼식을 마저 진행하세요.”천우진의 목소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아주 침착하고 냉담했다.“육현경 씨 다치지 않았어요?”“크게 다치지 않았어요.”천우진이 말했다.“육현경 씨 지금 어디에 있어요? 제가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진짜 괜찮은 게 맞아요?!”심문헌은 천우진이 자신을 얼버무리고 있는 것 같아 언성을 높였다.천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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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심문헌은 천우진과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는 아니었지만, 천우진이 이런 일로 자신을 속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천우진이 이렇게 말한 이상, 육현경은 죽지 않는 게 분명했다.심문헌은 고개를 돌려 소이연을 바라보며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우진 씨 말로는 지금 육현경 씨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있는데 죽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아마 조금 다친 정도인 것 같아요.”소이연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사실 심문헌도 같은 마음이었다.그는 그저 육현경의 생사만 확인했지, 다른 것을 더 물어보지도, 더 깊이 캐묻지도 못했다...“이연 씨, 우리 먼저 여기서 나가요.”심문헌은 소이연을 부추기고 일어섰다.그는 임아영이 무슨 일을 더 꾸밀지 몰라,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소이연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었다.아니면 병원에 가서 육현경을 만나보는 것이었다.언제까지 도망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심문헌은 소이연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고, 스태프들에게도 분부했다.“하객을 안전하게 밖으로 모시...”“문헌 씨.”소이연은 심문헌을 잡고 떠나지 않았다.심문헌은 멈칫하더니 놀라운 눈빛으로 소이연을 바라보았다.“저 안 가요.”소이연은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심문헌의 눈빛에는 놀라움이 짙어졌다.이때 예수진과 하지수도 마침내 공포에서 깨어났다.사고가 일어난 후, 계지원은 첫 시간에 휠체어를 끌고 예수진의 옆으로 다가왔다.예수진도 많이 놀라서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신이 다시 돌아와서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그저 육현경이 한 사람을 데리고 나갔고, 나갈 때 의외로 총기가 사용된 것만 알고 있었지, 육현경의 상황이 어떤지는 몰랐다.지금 계지원은 웨딩홀에 위험이 없어진 것을 보고 예수진에게 한마디 당부하고는 호텔 밖으로 쫓아 나갔다.“이연 언니, 괜찮아요?”예수진은 격동하며 물었다.하지수도 걱정 가득한 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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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소이연은 의아해하며 예수진을 쳐다보았다.예수진이 이렇게 진지하게 나오는 것은 아주 드물었다.“왜요? 수진 씨도 많이 놀랐죠?”소이연은 걱정스럽게 물었다.“계지원 씨는요? 왜 수진 씨 옆에 없는 거예요? 무서우면 먼저 들어가 봐요. 아니면 옆에서 잠시 휴식...”“지원 씨는 현경 오빠 보러 갔어요.”예수진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오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보러요.”“안 죽었을 거예요. 조금 전에 우진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 봤는데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했어요. 지금은 병원으로 이송되고...”“그럼 그냥 나 몰라라 상관 안 해도 되는 거예요?”예수진의 책문에 소이연은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분명한 건 지금 예수진은 화가 엄청 많이 났다는 것이었다.“현경 오빠가 언니를 구해주려다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그런데 언니는 정말 하나도 마음이 아프지 않아요? 정말 조금도 걱정이 안 되는 거예요? 지금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결혼식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게 말이 돼요? 결혼식이 한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해요?!”예수진은 말할수록 언성이 더 높아졌다.예수진은 소이연을 맹목적으로 숭배했었다. 그래서 여태껏 소이연의 결정을 종래로 의심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오늘 이렇게 많은 하객 앞에서 예수진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현경 오빠는 정말 언니한테서 일말의 연민도 받을 수 없는 거야?! 언니는 꼭 현경 오빠한테 이렇게까지 독하게 굴어야 하는 거야?’“수진아.”하지수는 예수진을 잡아당기며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진정 좀 해. 방금 이연 언니가 말했듯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잖아. 게다가 지금 병원에 이송되었고. 언니가 의사 선생님도 아닌 데 가서 뭘 어떻게 하겠어. 더군다나 다른 사람들도 같이 따라갔으니 별문제 없을 거야. 지금 식장에 하객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연 언니가 어떻게 이 사람들을 내팽개치고 갈 수 있겠어?”“하지만 언니는 조금이라도 슬퍼하지 않았어.”예수진은 소이연더러 무조건 육현경의 곁을 지키라고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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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소이연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하지수에게 말했다.“그럼, 좀 부탁드릴게요. 저는 먼저 문헌 씨랑 저쪽에 가서 결혼식을 준비할게요.”“네.”“아, 맞아요. 민이는요?”소이연은 갑자기 육민이가 떠올랐다.“조금 전 민이가 천우진 씨와 함께 나가는 걸 봤어요. 아마도 육현경 씨를 만나러 간 것 같은데 제가 한번 확인해 드릴까요?”“네, 고마워요.”소이연과 심문헌은 한쪽으로 걸어갔다.하지수는 전화를 걸어 육민의 행방을 알아봤다.확인한 뒤 소이연에게 말해주려고 찾아갔을 때, 소이연은 이미 사회자와 다시 절차를 정하고 있었다.그 후, 결혼식은 다시 진행되었다.로비의 사람은 일부 돌아간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이 가지는 않았다.소이연과 심문헌 두 사람은 어찌 됐든 다 명망이 있는 사람들이라 많은 사람은 다 그들의 체면을 봐주어야 했다.더군다나 신혼부부 두 사람이 계속해도 된다고 하니 다들 더 이상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무대 위에, 소이연과 심문헌은 나란히 서 있었다.아름다운 신부와 멋진 신랑, 참으로 천생연분 같았다.사회자는 센스를 발휘해 다시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끌어올렸다.그러고는 예정된 절차대로 진행해 나갔다.“신랑 심문헌 군, 당신은 소이연 양을 아내로 맞이하시겠습니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부유하거나 가난하게 되는 모든 경우에 내 몸처럼 사랑하고 존중히 여기며 도와주고 보호하며 진실한 남편으로서 부부의 대의와 정조를 지켜줄 것을 굳게 맹세하십니까?”심문헌은 눈길을 돌려 소이연을 바라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소이연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눈동자는 잠시 멈칫했다.소이연은 분명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었다.그녀는 힘없이 앞을 바라보고 있었고 손은 부케를 들고 있었지만 아주 세게 꽉 잡고 있었다.“신랑 군?”심문헌이 대답이 없자, 사회자는 하는 수 없이 귀띔해 주었다.그 순간, 소이연은 그제야 심문헌의 눈길이 줄곧 자기 몸에 놓여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심문헌을 보면서 방긋 웃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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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이제 심문헌 군과 소이연 양이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사회자는 아주 격앙해서 선포하였다.“신랑은 이제 신부에게 애정을 담아 뽀뽀를 해주시면 되겠습니다.”말이 끝나자, 식장 안에는 열렬한 박수갈채가 울려 퍼졌으며 무대 위에도 아름다운 폭죽이 터졌다.결혼식은 점점 절정에 이르렀다.심문헌과 소이연은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었다.심문헌은 줄곧 소이연을 보고 있었으며 소이연의 두 눈도 그윽하게 심문헌을 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불빛은 그들의 눈동자를 비추어 반짝반짝 빛나게 했다.“이연 씨.”심문헌은 가볍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네.”“당신은 제 아내가 되어 줄 건가요?”심문헌이 물었다.“네.”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 누구도 그녀를 강요해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없었다.그녀는 원칙성이 아주 강한 사람이었다.“후회하지 않겠어요?”“후회 안 해요.”소이연은 고개를 흔들었다.그녀는 심문헌에게 시집을 가면 모든 중점을 두 사람의 가정에 둘 것이었다.그 누구도 그녀의 결정에 영향 끼칠 수 없었다.“하지만 저는 제가 후회할까 봐 두려워요.”심문헌은 씁쓸하게 얘기했다.소이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심문헌을 쳐다보았다.“저는 제가 이연 씨에게 행복한 가정을 줄 수 없을까 봐 두려워요.”“왜요?”소이연은 조금 긴장해졌다.심문헌은 무엇을 하나 다 잘 해내는 그런 사람이었다.그런 심문헌이 두려워하다니 소이연은 믿기지 않았다.“문헌 씨...”“저는 이연 씨가 지금 저를 사랑하려고, 저랑 함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이연 씨가 억울해하는 것을 차마 볼 수는 없어요.”“저는 억울하지 않아요.”“이연 씨가 억울해할까 봐 무서워요.”“문헌 씨, 잠시 진정 좀 하세요.”소이연은 심문헌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뜬금없는 감정을 달래주려고 했다.“문헌 씨와 함께 있어서 저는 행복해요. 저에게 잘해줘서, 너무 잘해줘서 저는 진짜 감동이에요,”“그래서 감동 때문에 저랑 결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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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심문헌은 소이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이연 씨, 나 이제 지쳤어요. 당신은 내가 가진 모든 걸 포기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자예요, 그런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던 마음은 정말로 진심이었고 당신한테 후회하지 않을 완벽한 결혼식도 선사해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무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조금 망설여지네요.”“문헌 씨...”그는 마음을 다해 소이연에게 사과했다.“이연 씨, 정말 미안해요.”사실 소이연도 심문헌이 자기가 여전히 육현경을 사랑하고 있음에도 억지로 결혼식을 진행한다고 믿고 갑작스럽게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걸 알기에 순수하고 깨끗한 그의 마음에 더 이상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나한테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곧이어 심문헌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 위에 쓴 면사포를 떼어냈다.“내가 멋대로 이렇게 많은 하객 앞에서 결혼을 번복해서 당신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네요, 미안해요.”하객들도 두 사람이 키스해야 할 타이밍에 갑자기 면사포를 벗겨내는 장면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심문헌은 면사포를 손에 꽉 쥐면서 말했다.“난 당신이랑 결혼 못 하겠어요.”소이연은 오히려 이 모든 원인이 그에 대한 자기의 감정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혼을 동의한 자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명치가 욱신거렸고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의 눈물에 심문헌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그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얼른 손을 내렸고 간신히 마음을 다잡은 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한마디 했다.“오늘 결혼식은 없던 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조금 전 벌어졌던 심각한 상황에서도 결혼식을 취소하지 않은 두 사람을 보면서 서로의 감정이 끈끈하다고 여겼던 하객들이 그의 갑작스러운 번복에 너도나도 놀란 토끼 눈을 떴고 장내는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심문헌은 모든 책임을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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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사실 소이연도 우울해진 기분 탓에 다른 것들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스태프들한테 뒤처리를 맡긴 후, 하지수를 따라 조용히 예식장을 빠져나왔다.곧이어 두 사람은 예식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탔고, 그 차가 예약했던 웨딩카라는 걸 발견한 소이연은 억눌렀던 감정이 다시 터질 것만 같았다.하지수도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이연아...”소이연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 태연하게 말했다.“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하지수는 소이연과 심문헌이 깊은 감정을 나눈 사이가 아니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파혼을 당해서 마음이 심란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예수진처럼 행복하지도 않은 결혼 생활을 하는 것보다 낫지 않냐는 팩트를 날릴 수도 없었고, 다른 위로의 말들도 떠오르지 않아 고개만 가로저었다.한편, 소이연은 하지수의 복잡한 심경을 눈치채지 못한 채 한참 동안 휴대폰을 들고 망설이다가 천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연아, 의사 선생님께서 현경 씨가 다행히 급소를 다친 게 아니라서 수술이 끝난 후, 일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보다가 퇴원할 수 있다고 했어. 큰 문제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결혼...”소이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문헌 씨가 결혼을 엎었어요.”“...”그 순간, 전화기 너머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소이연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결혼식이 취소돼서 하객들도 돌아갔고 나도 방금 예식장에서 나오는 길이에요, 난...”평소 자기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천우진이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그의 앞에서만큼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천우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연아, 어디로 가고 있어? 현경 씨는 계지원과 예수진한테 맡기면 되니까 내가 지금 당장 너한테로 갈게.”그러나 소이연은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은 후 말했다.“난 괜찮아요. 아마 문헌 씨가 더 괴로워하고 있을 거니까 차라리 그한테 가줘요.”천우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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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하지수는 곧장 그의 표정 변화를 읽고 말을 이어 나갔다.“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이연이가 충동적인 일을 할 얘도 아니고 자기가 뭘 원하는지 제일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혼자 조용히 있고 싶다고 했으니까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알겠어.”“그런데 나가려던 참이었죠?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 빨리 가봐요.”그녀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짓더니 자기를 바라보는 천우진을 위로하고 수술실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그곳에는 계지원과 예수진이 조바심이 가득한 얼굴로 서서 육현경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예수진은 하지수가 다가오는 걸 발견하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지수야, 왔어?”“응.”“이연이 결혼식은 어떡하고 여기에 왔어?”“우진 씨가 아무 말도 안 했어?”“응?”“문헌 씨가 결혼식 도중에 파혼 선언을 했어.”“뭐라고?”예수진의 큰 목소리에,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들이 일제히 그녀를 바라봤고, 하지수도 놀란 얼굴로 다급히 그녀에게 목소리를 낮추라는 제스처를 했다.“여기 병원이야, 호들갑 떨지 말고 진정해! 그리고 육현경의 수술을 진행하던 의사 선생님이 네 목소리에 놀라 실수하면 어떡해!”“알겠어,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연이를 죽을 만큼 사랑하던 문헌 씨가 결혼을 왜 번복해? 이연이가 엎지 않은 게 확실해?”“응. 아마도 이연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고심 끝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아.”“대박!”“넌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나도 기쁠 줄 알았는데 이연이가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화가 나네...”“넌 정말 변덕이 너무 심해! 조금 전까지 이연이를 뭐라고 말하더니 이제 와서 또 마음이 쓰이는 거야?”“그게...”예수진은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급하게 물었다.“그나저나 이연이는 왜 같이 안 왔어?”“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 조금 전에 파혼당한 얘가 무슨 정신으로 여기를 오겠어! 이연이도 사람인데 지금은 혼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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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계지원과 하지수는 방금 수술실에서 나온 육현경이 이 소식을 듣고 혈압이 상승할까 봐 걱정했고, 동시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예수진을 바라봤다.육현경도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가 아직 마취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해 환각이 들린다고 생각하고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곧이어 의료진들은 육현경을 VIP 병실로 옮겼고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설명한 뒤 밖으로 나갔다.병실에는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고, 얼마 뒤, 육현경이 수술을 받는 동안 걱정되는 마음에 소이연이 파혼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복도에 앉아서 수술 결과만을 기다리던 육민이 먼저 말을 꺼냈다.“사촌 고모, 삼촌이 결혼을 취소했어요? 두 사람이 오늘 결혼하는 거 아니었어요?”예수진은 고개를 숙인 채 소이연과 문자를 주고받다가 육민이의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고 물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나서야 답했다.“응, 민이 엄마가 파혼당했대. 그래도 네 엄마는 그 누구보다 강한 존재니까 곧바로 훌훌 털어버릴 거야, 게다가 고모들도 옆에서 위로해 주잖아.”육민이는 사실 속으로 자기의 엄마와 아빠가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들떴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이때, 계지원이 갑자기 심장박동기를 보더니 다급하게 말했다.“현경아, 너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것 같은데...”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고, 계지원은 계속 그를 놀리기 시작했다.“너 이러면 의사 선생님 다시 부른다.”육현경은 그녀의 결혼 취소 소식에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고, 계지원의 놀림이 시작되자, 얼른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예수진도 덩달아 웃으면서 그를 놀렸다.“그렇게 기뻐?”육현경은 결국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눈을 감으면서 속으로 연신 심호흡했다.그러나 예수진은 그를 놀리는 데 혈안이 되어 멈출 줄 몰랐다.“소문에 의하면 오늘 문헌 씨가 결혼식 도중에 갑자기 후회된다면서 파혼 선언을 했고, 이연이도 괴로웠는지 곧장 별장으로 돌아갔대. 이연이가 다시 솔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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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육민이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그러면 내일 다시 아빠 보러 올게요.”“그래.”계지원을 따라 순순히 병실을 나서는 육민이와 달리, 예수진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육현경을 놀려댔다.“나 지금은 이연이랑 절친이니까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사실 육현경은 겉으로 시크한 척했어도 속으로는 자꾸만 나대는 심장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했다.네 사람이 밖을 나간 순간, 그는 참아왔던 숨을 크게 내쉬면서 온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육현경의 머릿속에는 온통 하루빨리 몸을 추슬러서 퇴원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다시는 놓치지 않을 거야!’...장안 공항.병원에서 나온 천우진은 심문헌에게 계속 연락하면서 그가 묵었던 호텔, 심씨 가문의 사업처와 신혼집까지 찾아다녔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그가 휴대폰까지 꺼버렸다.수소문 끝에 심문헌의 비행기 탑승 정보를 알아낸 그는 부랴부랴 공항으로 달려갔다.‘상처 한 번 받았다고 부모님께 쪼르르 달려가?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네!’천우진은 주저 없이 공항 VIP 라운지로 들어갔고, 이내 손에 면사포를 쥔 채 고개를 숙이고 안마의자에 앉아 있는 심문헌을 발견했다.사실 천우진은 소이연의 연락을 받을 때부터 심문헌이 그저 그녀와 육현경의 행복을 위해 바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정말 바보 아니야? 이렇게 사랑하면서 왜 혼자 상처를 떠안으려고 하는 거지?’그는 심문헌에게로 다가갔고,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아무 말 없이 옆에 조용히 앉았다.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지만,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심문헌은 아직도 천우진이 자기의 옆에 앉아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이때 스튜어디스가 조심스럽게 심문헌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손님, 비행기에 탑승하실 시간입니다.”심문헌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닦은 후, 앞만 보고 걸어갔고, 천우진도 이 상황이 재밌는지 싱긋 웃더니 말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비행기에 탑승한 심문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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