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1111 - Chapter 1120

1514 Chapters

제1111화

“축하해요. 큰 고비를 넘기고 살았네요.”천우진은 농담 섞인 말투로 육현경에게 말했다.육현경도 살짝 웃으며 힘겹게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깜짝 놀랄 정도로 거칠고 무거웠다. 마치 성대가 이미 망가진 것 같았다.“고마워요. 하지만 앞으로 더 이상 이런 복은 없을 것 같네요.”천우진은 육현경이 뭘 염두에 두고 있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바로 소이연의 결혼이었다. 육현경은 곧 소이연을 잃게 될 것이다.그리고 육현경이 그동안 했던 모든 일들이 사실은 소이연을 위한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아니라고 부정하기만 했다.“심문헌은 좋은 사람이에요.”천우진이 말했다.“현경 씨 여자와 딸을 맡겨도 문제없을 겁니다.”육현경은 더 선명하게 웃어 보였다.‘내 여자와 아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문제없다고? 그래 심문헌은 같은 남자면 이연이가 억울한 일을 당할 일도 없을 거고 민이를 괴롭히지도 않을 거야. 두 사람이 심문헌과 함께하면 잘 지낼 수 있을 테지. 근데 내 여자와 아들이잖아. 다른 사람한테 맡긴다는 게 정말 가슴 아픈 말이네.’“치료 잘해요. 어쩌면 누나와 심문헌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도 있잖아요.”천우진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러길 바라요.”육현경이 대답했다.천우진도 중환자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이미 육현경이 혼수상태에 있을 때 전할 말을 다 전했으니 그도 이미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더 이상 반복할 필요도 없었다.이제 육민을 데려오면 된다.자기 아들이 옆에 있으면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천우진은 중환자실을 나와 육민을 병원으로 데려오라고 지시한 뒤 곧바로 심문헌의 병실로 향했다.이번에는 병실에 들어가기 전에 문을 한 번 두드렸다.혹시나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였다.“간 거 아니었어요?”심문헌은 천우진을 보자 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매번 중요한 순간마다 천우진이 망쳤다.‘아니 정말 저 인간하고 전생에 원수라도 진 거 아니야?’심문헌은 심지어 자기가 그 총알을 대신 맞은 것이 전생에 빚진 것을 갚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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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맞다. 외할아버지는 어떠셔?”소이연이 물었다.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계셨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똑같은 상태야.”천우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의사가 그러는 데 깨어날 희망이 별로 없대.”“그럼 천씨 가문은 어떻게 해?”소이연이 걱정하며 물었다.“일단 버텨야지.”천우진은 조금 피곤해하며 말했다.“넌 원하지 않았잖아?”“그럼 뭐 어쩌겠어? 우리 천씨 가문에 쓸모 있는 사람이 없는걸.”천우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일단 누나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심문헌 씨 잘 챙겨줘. 심문헌 씨 건강이 회복되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자.”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먼저 갈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천우진이 말했다.“조심해서 가.”천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떠났다.소이연은 몸을 돌려 심문헌의 병실로 향하다가 발걸음을 잠시 멈칫했다.하지만 이내 천천히 병실로 돌아갔다.심문헌은 침대에 누워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이렇게 빨리 돌아왔어요?”심문헌은 의아해했다.“그냥 우진이를 배웅해 줬어요.”“난 이연 씨가...”심문헌은 말을 잇지 못했지만 소이연은 당연히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건지 알고 있었다.“안 갔어요. 앞으로 내 남자 친구 허락 없어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을 거예요.”소이연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심문헌은 약간의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에 기분이 바로 좋아졌다.“그럼 나도 앞으로 내 여자 친구의 허락 없이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을 거예요.”“그거야 당연한 거죠.”“소이연 씨 어떻게 해요?”심문헌은 갑자기 고민스러운 듯 말했다.“왜 그래요?”소이연은 놀라며 물었다.“지금 당장 이연 씨와 결혼해서 집에 데려가고 싶어요.”소이연은 순간 할 말을 잃고 심문헌을 흘겨보았다.‘이 사람은 정말 사람 놀리는 걸 좋아한다니까.’그녀는 또 심문헌의 갈비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된 것 같아요.”소이연은 미소를 지었고 이 순간 그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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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루카스.”임아영은 나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기쁨이 가득했지만 육현경은 상대적으로 차가웠다.그의 휠체어가 그녀의 침대 옆에 도착했다.임아영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육현경이 말했다.“몇 마디만 하고 바로 갈 거예요.”그 말인즉 그녀가 뭘 해도 그는 신경 쓰지 않으니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는 뜻이었다.임아영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면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난 그냥 아영 씨한테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육현경은 직설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우리 결혼은 여기서 끝이에요. 루카스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거니까 앞으로 날 육현경이라고 불러요.”임아영의 눈물은 조용히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루카스와 소이연 씨는 다시 함께 할 수 있어요?”임아영이 물었다.지금 그녀는 이미 어떠한 조건도 육현경에게 걸 수 없었다.비록 그녀는 더 묻지 않았지만 임씨 가문의 누구도 그녀를 보러 오지 않는 것을 보고 임씨 가문은 이미 자신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더 이상 임씨 가문의 권력을 이용해 그를 압박할 수 없었고 목숨을 걸어 협박할 수도 없었다.육현경이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해줬기에 그녀는 육현경에게 목숨을 빚졌다.임아영이 지금 뭘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아니요.”육현경은 임아영에게 숨기지 않았다. 숨길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임아영은 그를 바라보았다.“이연이는 이미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육현경은 평온하게 말했다.“심문헌 씨요?”“그건 이연이의 일이에요. 난 앞으로 그냥 이연이의 행복을 빌어줄 거예요.”그 말은 소이연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는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더 이상 그녀의 인생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그럼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없을까요?”임아영은 비굴하게 물었다.“소이연 씨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데. 우리도 어쩌면...”“아니요.”육현경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연이의 인생을 난 축복해 줄 거예요. 하지만 내 인생을 아무랑 보내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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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육현경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간호사에게 병실로 데려다 달라고 말하려는 순간 다시 한번 소이연과 심문헌을 마주쳤다.그들은 이 복도를 계속 오가며 산책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 마침 이 곳으로 걸어왔다.심문헌은 이 미라를 보고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 먼저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산책 중이에요?”육현경은 심문헌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소이연을 바라보았다.소이연은 침묵했다.“설마 말도 못 하는 건 아니죠? 입은 막지 않은 것 같은데?”심문헌은 장난을 치며 말했다.육현경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내가 입을 열면 그쪽이 듣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요.”“그럴 리가요? 목소리가 아주 좋네요.”“나 육현경이에요.”순간 심문헌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확실히 육현경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저 육현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아 자식 꽤 많이 다치긴 했네. 몰골이 아주 말이 아니야.’“그럼 두 사람 방해하지 않을게요.”육현경은 정중하게 말했다.그런 다음 간호사에게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말했다.심문헌은 육현경이 아무렇지도 않게 떠나는 것을 바라보다가 다시 소이연을 바라보았다.“육현경을 알아봤어요?”“네.”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중환자실에 누워있을 때 가서 봤었는데. 그 모습 그대로네요.”‘결국 바보는 나 하나였네.’“가요.”심문한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어차피 심문헌 같은 장난꾸러기가 바보가 되는 것도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그런데 저기는 임아영 씨 병실 아니에요?”심문헌은 소이연이 이끄는 대로 가면서 대화를 나눴다.“네.”“두 사람 사이는.”“왜요? 관심 있어요?”소이연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아니요. 별로 관심 없어요.”심문헌이 고개를 저었다.“근데 왜 그렇게 많이 물어요?”“그냥.””어차피 난 관심 없어요.”소이연이 직설적으로 말했다.심문헌은 그녀의 말을 듣고 그녀가 완전히 육현경을 내려놓은 것 같아 입꼬리가 올라갔다.순간적으로 구름이 걷히고 달이 드러나는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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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불편해요?”천우진이 물었다.“아니요. 그냥 이렇게 계속 그쪽 집에 있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심문헌은 미안해하며 말했다.“언제부터 그렇게 쑥스러워했어요?”“그 말은 내가 원래 뻔뻔했다는 거예요?”심문헌은 순간적으로 천우진의 말에 폭발했다.“그만 싸워요. 내가 준비할게요.”소이연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들의 싸움을 말렸다.심문헌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감히 더 말하지 못했고 천우진도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소이연이 말했다.“문헌 씨 퇴원하더라도 의사 선생님이 아직 무리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최소한 3개월은 더 회복해야 해요. 난 지금 문헌 씨가 비행기를 타고 낙성으로 가는 게 걱정돼요. 그것도 혼자서. 지금 내가 서울과 장안을 오가며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까 문헌 씨 먼저 나랑 서울에 있어요.”“알겠어요.”심문헌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바로 수긍했다.천우진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심문헌은 또 그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느꼈다.‘어휴 됐다. 듣기로는 천씨 가문 관계가 좋지 않다던데. 이런 즐거움도 모르겠지. 내가 똑같이 행동할 수 는 없잖아.’그들은 함께 병원을 나섰다.빠른 회복을 위해 심문헌은 여전히 휠체어를 탔다.방금 복도에 나왔을 때 갑자기 육현경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여전히 붕대를 감고 있었다.한 달이 지났으니 많이 좋아졌을 줄 알았는데 그의 얼굴은 여전히 미라 같았다.소이연은 육현경과 인사를 나눌 생각이 없었고 육현경도 그들을 방해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천우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의사가 뭐라고 해요? 언제 퇴원할 수 있대요?”“아직 멀었다고 하던데요.”육현경은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심문헌을 한 번 바라보며 물었다.“퇴원해요?”“네.”“축하해요.”“고마워요.”심문헌은 정중하게 말했다.그 순간 모두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했다.“민이는요?”천우진이 정석을 깨며 물었다.“오늘 안 왔어요. 심문헌 씨가 오늘 퇴원한다는 말을 듣고 집에서 기다린다고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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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내 말은.”“됐어요.”천우진은 이미 심문헌을 차에 내려주었다.심문헌은 왠지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소이연은 두 사람의 케미를 쭉 지켜보았다.‘내 눈이 잘못된 건가? 뭔가 느낌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데?’“이연 씨.”심문헌이 그녀를 불렀다.“네.”그제야 소이연은 다급하게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자기 생각이 너무 순수하지 못하다가 자책했다.차는 진씨 가문에 도착했고 먼저 심문헌을 방에 데려다주었다.모든 규칙을 알려준 다음에 소이연은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동안 그녀는 대부분 자택 근무를 하고 있었다.좀 이따가 또 화상 회의가 있었다. 그녀는 먼저 오늘 회의 내용을 살펴본 뒤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게 정리해야 했다.마침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소이연이 고개를 들어보니 육민이 조심스럽게 커피를 들고 방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동안 그녀가 심문헌을 돌보느라 육민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지금 이런 육민의 모습을 보니 소이연은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그녀가 육민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은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전에 그녀는 육현경에게 절대로 육민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육민에게 소홀해지고 있었다.“엄마. 아직도 바빠요?’육민은 커피를 그녀의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물었다.“고마워.”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반 시간 뒤에 화상 회의가 있어.”“그럼 엄마 방해하지 않을게요.”육민은 다정하게 말했다.“민아. 엄마한테 할 얘기 있는 거 아니야?”소이연이 물었다.육민은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회의까지 아직 시간 남았으니까 앉아 봐.”소이연은 다급하게 의자를 갖고 와 육민을 그녀의 옆에 앉혔다.“나 그동안 아빠하고 시간을 보냈어요.”육민이 말했다.“응 엄마도 알아. 아빠는 회복이 잘 되고 있어?”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녀는 육민이 부모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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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소이연은 육민을 말을 듣고 침묵했다.그러고 보니 그녀가 매번 심문헌을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면 열 번에 아홉은 육현경을 마주쳤다.그녀도 약간 의아했다.육현경은 원래 이렇게 자주 외출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그저 육현경이 병원에 있는 것이 답답해서 그러는 줄 알았다.그도 그럴 것이 심문헌은 방금 침대에 누웠다가도 밖에 나가려고 온갖 방법을 생각했기 때문이다.“아빠 얼굴에 붕대도 계속 감고 있을 필요가 없었어요. 의사가 몇 번이나 아빠한테 붕대를 풀지 않으면 상처에 환기가 안 돼서 회복하는데 오히려 안 좋다고 했는데 아빠는 붕대를 꼭 감아야 한다고 고집했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빠는 아마도 얼굴의 흉터가 너무 흉해서 엄마가 보면 노랄까 봐 그런 것 같아요.”육민은 진지하게 말했다.소이연은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몰랐다.육현경과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했지만 결국 그들 사이는 인연이 부족했다.그래서 그냥 이렇게 지나가자고 생각하며 그녀는 더 이상 그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각자 살아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냥 앞으로 멀리 떨어져 각자 갈 길을 가면 된다고 다짐했다.“맞다. 아빠는 또.”“민이야.”소이연은 어쩔 수 없이 육민의 말을 끊었다.육민은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아빠의 마음은 엄마도 알아. 하지만 감정은 상호적인 거야. 엄마가 사랑했을 때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고. 아빠가 엄마를 사랑했을 때는 또 엄마가 아빠를 사랑하지 않았어. 그 모든 것이 엄마와 아빠가 함께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걸 증명해 주고 있어.”“하지만.”“미안해 민아.”소이연은 사과했다.“너한테 완전한 가정을 줄 수 없어서 미안해. 하지만 엄마가 약속할게. 엄마가 누구와 결혼하든 엄마가 또 아이를 낳아도 민이는 엄마의 인생에서 영원히 대체할 수 없는 존재야.”육민은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이때 소이연의 핸드폰이 울리는 것을 보고 작은 입술을 깨물었다.“엄마 일 해야 해.”“그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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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그러나 정원으로 가는 길에 계단이 있었다.심문헌은 시도해 보려고 했지만 계단이 조금 높아서 휠체어로 바로 내려가면 휠체어가 넘어질 것 같았다.하지만 일어서자니 주변에 몸을 지지해 줄 만한 물건이 없었다.그렇다고 기어 내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만약 억지로 계단을 내려갔다가 갈비뼈를 다시 다치기라도 하면 큰 일이었다. 아픈 건 둘째 치고 그는 소이연과 빨리 결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심문헌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귓가에서 한 목소리가 들렸다.“뭐 하고 있어요?”“악.”심문헌은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깜짝 놀랐다.그의 비명과 동시에 휠체어가 계단 아래로 굴러갔다.곧 그는 자기 몸이 바닥에 나뒹굴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한 인영이 갑자기 그의 앞으로 오더니 신속하게 그를 품에 안았고 그의 몸에 떨어지려던 휠체어도 그 사람이 온몸으로 막아 내고 있었다.휠체어는 바로 그 사람이 몸 위로 떨어져 그대로 등에 맞았지만 그 사람은 그 무게를 이겨내며 심문헌의 몸에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심문헌은 깜짝 놀란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야 아파하고 있는 천우진을 발견했다.하지만 천우진은 이를 꽉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괜찮아요?”심문헌은 긴장하며 물었다.천우진은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문허 씨는요?”“난 괜찮아요.”심문헌은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냥 놀랐을 뿐이다.이 순간 그는 천우진의 품에 안겨 있으니 보호를 잘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마음이 복잡했지만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이때 천우진이 휠체어를 밀어내며 심문헌을 다시 들어 휠체어에 앉혔다.“어디로 가려고요?”천우진이 물었다.“정원에서 바람 좀 쐬려고요.”“다음에 나올 때는 도우미를 불러요.”“다들 바쁜 것 같아서요. 그리고 친하지도 않고.”심문헌은 조금 미안한 듯 말했다.“그럼 날 불러요.”천우진이 말했다.“그쪽이 더 바쁘잖아요.”심문헌은 왠지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천우진은 그를 자기 집에 불러놓고 결국 소이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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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심문헌은 그 말을 이해했지만 천우진의 입으로 들으니 조금 불쾌했다.‘아니 내가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지금 날 이렇게 대하는 거야? 설마 내가 천우진의 목숨을 구해줬는데 육현경이 임씨 가문을 무너뜨린 것보다 가치가 없다는 거야?’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지만 심문헌은 말하지 않았다.천우진은 심문헌의 기분을 눈치채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육현경은 내가 아주 존경하는 인재예요. 그때 심씨 가문과 싸울 때부터 나는 육현경을 내 곁으로 데려와 일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 후에 많은 일이 있었고 지금은 더욱 불가능해졌죠.”심문헌은 대꾸하지 않았다.‘아니 육현경이 대단한 건 나도 알아. 근데 지금 내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너무 생각 없는 거 아니야?’마침 이때 도우미가 점심 식사를 갖고 왔다.밖에 있는 테이블에 놓고 점심을 먹었다.“밖에서 먹으니까 어때요? 공기도 좋은데.”천우진은 심문헌의 의견을 물었다.“이미 다 준비해 놓고 나한테 묻는 건 뭐예요? 가식인가?”천우진은 웃으며 부인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젠장.”심문헌은 식사하다 말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왜요?”천우진도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나 혼자 먹었어요. 이연이는 어떻게 해요? 그리고 민이는요?”심문헌은 많이 미안한 듯 말했다.천우진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그는 심문헌이 사레가 걸리기라도 한 줄 알았다.천우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누나는 아직 일하고 있으니까 다 끝나면 아래층에 내려와서 먹을 거예요. 내가 도우미한테 준비해 두라고 했어요. 그리고 민이는 점심에 병원에 갔으니까 육현경하고 먹을 거예요.”“아.”심문헌은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자기가 방금 별일이 아닌 것에 아주 크게 반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천우진 씨.”심문헌은 갑자기 또 뭔가 생각난 듯싶었다.“왜요?”“내가 이연 씨한테 정식으로 프러포즈해야 할까요?”천우진은 입술을 오므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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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그게 뭐가 같아요?”“일이 잘 끝나지 않으면 결국 손해 보는 건 우리 돈이에요.”소이연은 그를 설득했다.심문헌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이연이 엄숙하게 말했다.“이제는 정말 우리 두 사람의 돈이에요. 예전에는 각자 조금 손해를 보면 끝이지만 이제 같이 손해를 보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고요.”심문헌은 소이연의 말에 조금 설득당했다.“연애 때문에 가문을 망하게 할 수는 없어요.”소이연이 덧붙였다.“그럼 나한테 매일 영상통화 한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당연하죠. 약속할게요.”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언제 가는 거예요?”“지금요.”“소이연 씨.”심문헌은 화가 났다.그와 조금도 함께 있지 않고 이렇게 그가 퇴원하자마자 가버리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했다.“회사에서 회의해야 하는데 내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몇 가지 세부 사항들은 온라인으로 설명하기가 힘들거든요.”“그래도 밥은 먹어야죠?”“알았어요. 그럼 밥만 먹고 갈게요.”소이연이 양보했다.점심을 다 먹은 뒤 소이연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다급하게 떠났다.천우진은 그녀를 공항까지 데려다주었다.“민이하고 문헌 씨는 너한테 맡길게.”소이연은 정말 고마워하며 말했다.“나도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부담 갖지 말고 나한테 맡겨.”“그래. 그럼 나 갈게.”“장안에 도착하면 전화해.”“알겠어.”소이연은 바로 퍼스트 클래스 게이트로 들어갔다.체크인하고 의자에 앉았다. 얼마 되지 않아서 옆자리에 누군가 왔다.소이연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그 순간 서로 옆에 앉은 사람을 보고 조금 놀랐다.두 사람 다 침묵하며 마치 모르는 사이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이연은 진심으로 여기서 육현경을 만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병원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갑자기 퇴원했지? 그리고 왜 장안에 가는 거야? 민이는 어디 있지?’육민이를 떠올린 소이연은 또 오늘 육민이가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육민이는 육현경이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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