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요. 큰 고비를 넘기고 살았네요.”천우진은 농담 섞인 말투로 육현경에게 말했다.육현경도 살짝 웃으며 힘겹게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깜짝 놀랄 정도로 거칠고 무거웠다. 마치 성대가 이미 망가진 것 같았다.“고마워요. 하지만 앞으로 더 이상 이런 복은 없을 것 같네요.”천우진은 육현경이 뭘 염두에 두고 있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바로 소이연의 결혼이었다. 육현경은 곧 소이연을 잃게 될 것이다.그리고 육현경이 그동안 했던 모든 일들이 사실은 소이연을 위한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아니라고 부정하기만 했다.“심문헌은 좋은 사람이에요.”천우진이 말했다.“현경 씨 여자와 딸을 맡겨도 문제없을 겁니다.”육현경은 더 선명하게 웃어 보였다.‘내 여자와 아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문제없다고? 그래 심문헌은 같은 남자면 이연이가 억울한 일을 당할 일도 없을 거고 민이를 괴롭히지도 않을 거야. 두 사람이 심문헌과 함께하면 잘 지낼 수 있을 테지. 근데 내 여자와 아들이잖아. 다른 사람한테 맡긴다는 게 정말 가슴 아픈 말이네.’“치료 잘해요. 어쩌면 누나와 심문헌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도 있잖아요.”천우진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러길 바라요.”육현경이 대답했다.천우진도 중환자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이미 육현경이 혼수상태에 있을 때 전할 말을 다 전했으니 그도 이미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더 이상 반복할 필요도 없었다.이제 육민을 데려오면 된다.자기 아들이 옆에 있으면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천우진은 중환자실을 나와 육민을 병원으로 데려오라고 지시한 뒤 곧바로 심문헌의 병실로 향했다.이번에는 병실에 들어가기 전에 문을 한 번 두드렸다.혹시나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였다.“간 거 아니었어요?”심문헌은 천우진을 보자 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매번 중요한 순간마다 천우진이 망쳤다.‘아니 정말 저 인간하고 전생에 원수라도 진 거 아니야?’심문헌은 심지어 자기가 그 총알을 대신 맞은 것이 전생에 빚진 것을 갚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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