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1131 - 챕터 1140

1407 챕터

제1131화

그 순간 계지원은 심지어 예수진을 보지 못했다.예수진도 계지원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그저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병실로 우르르 달려 들어가는 것만 보았다.곧이어 그 병실의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는 바로 실려 나갔다.예수진은 심지어 그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지도 못한 채 계지원이 급하게 휠체어를 밀고 의사와 간호사를 따라간 것을 보았다.예수진은 이를 악물고 그 사람들의 뒤를 따랐다.환자는 응급실에 실려 들어갔다.계지원은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속이 타들어 갈 정도로 초조해 보였다.“계지원.”조용한 복도에서 예수진은 더는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계지원은 매우 놀란 듯했다.한 가지 일에 너무 집중해서 다른 사물에 관심 두지 않다가 갑자기 방해되었을 때 나타나는 놀란 상태였다.그는 고개를 돌려 예수진을 보더니 눈 밑의 놀라움이 더 커졌다.예수진이 이곳에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예수진은 계지원의 얼굴만 봐도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주의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도대체 누구길래 지원 씨가 이렇게까지 걱정하는 걸까? 체형으로 볼 때 여자는 아닌 것 같았는데. 그럼... 누구길래 지원 씨가 이토록 신경 쓰는 거지?’“수진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계지원이 불쑥 물었다.“이 말은 내가 당신에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예수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요 한두 달 동안 당신은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잖아. 뭐 하러 갔냐고 물어보면 우물쭈물 제대로 얘기해 주지도 않고. 오늘 이렇게 병원까지 따라오지 않았더라면 언제까지 날 속일 생각이었는데?”계지원은 말문이 막혔다. 안 그래도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들키니까 더 할 말이 없어졌다.“안에 실려 들어간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데?”예수진이 물었다.계지원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그는 말하지 않겠다고 육현경과 약속했었다.그리고 이제야 왜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이해했다.지금 육현경의 상태로 사실을 말했다가는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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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그러면 지금 들여다볼 수 없는 건가요?”“당분간은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접촉하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으니, 저희는 환자분을 바로 무균 병실로 옮길 겁니다.”의사가 조언을 건넸다.“네. 그럼 무균 병실에서 얼마 동안 있어야 하나요?”“3~5일 정도 있어야 할 겁니다. 상처가 거의 아물면 일반 병실로 옮겨도 됩니다.”“이번이 마지막 수술이 맞나요?”“큰 수술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이제 환자분이 자신의 외모에 대한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다르지만, 더 할 수 있는 건 시술밖에 없습니다.”“알겠습니다. 의사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계지원은 몹시 감격했다.“저희가 해야 하는 일인 걸요.”의사는 계지원과 예수진을 먼저 떠나보냈다.예수진은 찌뿌둥하게 계지원의 뒤를 따랐다.예수진은 겨우 용기를 내어 힘들게 여기까지 찾아왔지만, 결국 계지원이 매일 누구를 그렇게 걱정하는지 알아내지 못했다.울화가 치밀었다.차에 타고나서도 예수진은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았다.기분이 아주 언짢아 보였다.“수진아.”계지원이 입을 열었다.“내 이름 부르지 마!”계지원이 입술을 깨물었다.“어쨌든 네가 만나면 많이 놀랄 거야.”계지원은 예수진을 달래려고 했다.“만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놀랐거든!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내 남편이 이렇게 걱정하는 건데?”계지원이 머쓱하게 웃었다.“곧 알게 될 거야.”“언제 알 수 있는데?”“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3~5일 이후?”“...”성격이 급한 예수진은 며칠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 미칠 것만 같았다.그러나 그녀는 계지원을 더 괴롭히지 않았다. 그를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3일 후.계지원은 병원의 전화를 받고 육현경이 이미 무균 병실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계지원은 바삐 병원으로 가려고 했고 예수진은 그저 한껏 초조해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계지원은 문 앞까지 나가서야 문뜩 예수진이 생각났다.그는 얼른 고개를 돌려서 물었다.“같이 갈래?”예수진은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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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난 루카스 리야. 그리고 육현경이야.”흥분한 예수진에 비해 육현경은 정말 호수처럼 잔잔했다.예수진은 한참 동안 생각을 정리하더니 그제야 알아들었다.그녀는 격분한 나머지 계지원의 다리에서 펄쩍 뛰어서 일어나더니 박수를 쳤다.“내가 말했잖아. 육현경이 맞다고! 이연 언니가 내 말을 안 믿었었어! 내가 오빠랑 그렇게 오래 같이 살았는데 귀신이 된다고 한들 난 오빠를 알아볼 수 있어!”육현경은 어이가 없었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예수진은 여전히 말을 가리지 않고 막 했다.“근데 오빠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어떻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 거고, 왜 이 병원에 있어? 그리고 왜 응급실까지 실려 갔어? 오빠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예수진은 한바탕 궁금한 것들을 다 물어보았다.육현경은 예수진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예수진은 이렇게까지 크면서 처음으로 육현경의 몸에서 인내심을 느꼈다.죽다 살아나니 성격도 변한 것처럼 느껴졌다.“그러니까, 그 당시 심아윤이 오빠를 배에 잡아넣었지만 죽진 않았고 뜻밖에도 사람에게 구해져서 해외로 갔고, 마침 오빠를 구해준 그 집 아들이 죽어서 그 사람들은 오빠를 그 아들 얼굴로 성형을 시켰으며, 또 마침 그 아들이 원래 오빠랑 조금 닮았기에 아무도 오빠의 진실한 신분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야?”예수진은 육현경의 얘기를 들은 뒤 제멋대로 또다시 한번 복창하였다.육현경은 이에 평가하였다.“몇 년 안 본 사이에 아주 총명해졌네.”“난 줄곧 총명했어!”예수진은 뾰로통하게 대답했다.육현경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으며 예수진과 따지지 않았다.“그럼, 이연 언니에게 말했어?”예수진은 다급하게 물었다.“갑자기 생각난 건데 오빠 결혼했잖아. 임아영 씨랑? 임씨 가문에 큰 사고가 생긴 거 알아?”“이연이는 오래전부터 내 정체를 알고 있었어.”“뭐라고?”예수진은 흠칫 놀랐다.옆에 있는 육현경과 계지원은 이미 습관이 되어 두 사람은 이상할 정도로 담담했다.“그러니까 오빠 말은 이연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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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예수진은 정말 분위기를 깨는 재주가 있었다.“오빠는 이제 나를 작은 숙모라고 불러야 해.”예수진은 득의양양하게 얘기했다.육현경은 심호흡을 한번 하였는데 화가 조금 난 것이 분명했다.계지원도 정말 예수진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짧디짧은 두세 마디로 육현경을 이토록 화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었다.“나중에 윗사람이 일깨워 주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고 지금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지. 두세 달밖에 안 남았어.”예수진은 아주 엄숙하게 얘기했다.“잘 생각해 보고 미리 나한테 알려줘. 내가 도와줄게.”육현경은 예수진을 보고 희번덕거리고는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계지원은 옆에서 몰래 웃고 있었다.예수진이 이렇게 분위기를 잘 띄울 줄 알았으면 계지원은 진작에 그녀를 데리고 육현경을 만나러 왔을 것이었다.가끔 두 남자가 할 말이 없을 때면 정말 하루 종일 어색하게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예수진이 있으니 어색이고 뭐고 전혀 그럴 틈이 없었다.그래서 그날 예수진이 육현경을 만난 이후, 계지원은 종종 예수진을 데리고 같이 병원에 가곤 하였다.사실 예수진도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무심하지 않았다.그날 육현경을 만나고 집에 돌아간 뒤 예수진은 갑자기 계지원을 안고 울음보를 터트렸다.그건 기쁨에 겨운 울음이었다.다만 외부인 앞에서 예수진은 그런 모습을 드러내기 싫어서 참았던 것이었다.그러고 보면 예수진은 완전히 계지원을 자기 사람으로 생각한 것이었다.계지원은 이런 답안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한 달이 지난 뒤, 육현경은 퇴원했다.얼굴도 한동안의 회복을 거치니 거의 예전이랑 다를 것이 없었다.예수진과 계지원은 함께 나타나 육현경의 퇴원을 맞이하였다.예수진은 막힘없이 말했다.“오빠를 처음 본 그날 난 정말 오빠가 이대로 얼굴이 망가질까 봐 깜짝 놀랐어. 지금 보니 사람 꼴이긴 하네.”“예수진!”육현경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예전과 마찬가지로 오빠 행세를 했다.“나한테 뭐라 하지 마.”예수진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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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육현경이 육씨 저택에 들어서자, 집 안에 있던 도우미들은 그를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심지어 몇 명은 깜짝 놀랐다.그들은 큰 도련님이 이미... 돌아가신 줄로 알고 있었다.그래서 위층의 방에서 내려오던 육은숙은 육현경을 본 순간, 그 자리에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한순간 그녀는 정말 자신이 귀신을 보기라도 한 줄 알았다.육은숙이 비명을 질렀다.그 즉시, 육가희가 위층 방에서 걸어 나오더니 거실에 서 있는 육현경을 본 순간, 육가희도 화들짝 놀랐다.“오빠, 안 죽었어요?”육가희는 긴장하면서 물었다.“어.”육현경은 무덤덤하고 가볍게 말했다.“뜻밖에 살아남았어.”육은숙은 얼른 계단에서 뛰어 내려왔다.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겁 없이 육현경을 와락 안았다.“현경아, 너 정말로 안 죽었구나. 살아 돌아왔네...”육현경은 가슴이 조금 조여들었다.그는 어려서부터 육씨 가문에서 자랐기에 육은숙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다른 건 몰라도 육은숙은 정말 진심으로 육현경에게 잘해주었다.육현경도 육은숙을 안았다.“고모, 저 돌아왔어요.”“흑흑흑... 그동안... 흑흑흑. 너 왜 일찍이 돌아오지 않았어? 아버지도 돌아가셨어... 현경아...”육은숙은 육현경을 안은 채 흐느껴 울었다.한 가족이 이렇게 다 같이 모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육은숙은 조금 진정한 뒤 입을 열었다.“현경아. 이번에 돌아와서 다시 안 떠나는 거지?”“네. 안 가요.”“다시 떠나면 안 돼. 지원처럼 날 화나게 하면 안 돼!”계지원 얘기가 나오자, 육은숙은 화가 불쑥 솟아올랐다.“고모, 고모랑 작은삼촌 일은 제가 뉴스에서도 봤어요. 근데 저는 그 일이 작은 삼촌의 잘못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육현경은 직설적으로 말했다.“현경아! 너까지 지원이 편을 드는 거야? 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기나 해?!”육은숙은 흥분하며 말했다.그녀는 육현경이 돌아와서 자기의 편을 들어줄 줄 알았다.근 몇 년, 육씨 가문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진 바람에 집안에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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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근데 나...”“넌 수진이 너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원망하고 싶겠지. 근데 제일 큰 피해자는 수진이야. 이해하기 아주 쉬운 도리야. 가난하게 살다가 부유해지는 건 적응하기 쉽지만, 반대로 사치하게 살다가 가난해지는 건 적응하기 힘들어. 네가 피해자가 아니라는 게 아니지만, 이 일의 장본인은 수진이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수진이는 예씨 가문에서 쫓겨날 때부터 이미 제자리로 돌아갔어. 두 사람은 이제 자신의 원한을 수진이 몸에 풀어놓을 이유가 없다는 거 알았으면 좋겠어.”육현경은 아주 엄숙하게 말했다.로비의 분위기는 조금 싸늘해졌다.육은숙은 육가희가 육현경의 말에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언짢아져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현경아, 초반에 수진이 내 딸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너도 날 지지했잖아. 단지 수진이 지원이랑 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네가 수진이 편을 드는 거야...”“그때 저는 그저 그 일을 알고 난 후 큰 충격을 받은 고모의 심정을 너무 잘 알아서 이기적으로 고모의 편을 들어주고 수진이를 버렸던 거예요. 그런데 세월이 많이 흘러간 지금, 저는 고모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일의 실체를 똑똑히 알아낸 후에 이성적으로 대처할 줄 알았어요.”육현경은 육은숙을 보며 말했다.“고모, 정말 실망했어요.”육은숙은 육현경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육현경이 말했다.“물론 저는 고모가 꼭 수진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고모 마음속의 집념을 바로 떨쳐내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이 일에 도대체 수진의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고모가 똑똑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육은숙은 말이 없어졌고, 육가희도 입을 열지 못했다.“저는 조금 피곤해서 먼저 방에 돌아가 볼 게요.”육현경도 말을 더 하지 않았다.“네 방은 늘 그대로 있어.”육은숙이 얼른 말했다.육현경이 무슨 말을 하든, 육은숙은 여전히 그를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여겼다.육현경은 사실 육은숙이 자신에 대한 감정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가족이라는 핑계를 대고 무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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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아빠?!”육민은 뜻밖의 육현경을 보고 불렀다.그리고 그 순간, 소이연은 눈길을 거두었다.육현경도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말했다.“어.”“언제 돌아오셨어요?”육민은 흥분해서 물었다.육현경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그들 앞에 걸어갔다.“방금 돌아왔어.”“아빠 그동안 어디 갔었어요? 저를 연락하지도 않고 제가 메세지를 보내도 건성으로 답장하셨잖아요.”육민은 기분이 조금 안 좋아졌다.“아빠가 또 사라지는 줄 알았어요.”“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었어.”“아빠, 얼굴이 드디어 다 나은 거예요?”육민은 또 의아해서 물었다.처음에는 육현경이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아 조금 원망스러웠지만, 이제야 그의 얼굴이 아주 좋아졌다는 것을 보아냈다.화상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더 중요한 것은 루카스의 모습이 아닌 육현경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어.”육현경은 또 이렇게 한마디만 대꾸했다.그는 소이연을 한번 쳐다보았지만, 그녀의 눈길은 여전히 핸드폰에 있었고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방금 그 1초의 눈 맞춤, 육현경은 심지어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아빠, 그러면 이제 어디 안 가는 거죠?”육민이 적극적으로 물었다.“안 가.”“앞으로 쭉 장안에 있어요?”“응.”“그럼 나도 이제 장안에 남아있을 거예요.”육민이 얼른 말했다.“그래.”육현경이 대답했다.두 부자가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이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고 심지어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육은숙은 뒷마당의 부엌에서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현경아, 깼구나. 내가 이연이랑 민이를 불렀어. 나도 두 사람을 너무 오래 보지 않아서 그리워하던 참이었는데 네가 돌아와서 불렀어. 민이도 아빠가 보고 싶었지?”“네.”육민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가자. 같이 점심이나 먹자.”육은숙은 그들을 대접했다.모두가 식탁에 앉았다.육민은 예의 바르게 한마디 물었다.“고모는 돌아와서 같이 식사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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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수진이한테서 들었어.”육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소이연은 더 말하지 않았다.다른 사람도 모두 조용히 밥만 먹었다.점심 식사가 끝난 후 소이연은 육민을 남겨놓고 육씨 저택을 나왔다.소이연은 육민이 육현경과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것을 보아내고서 혼자 육씨 저택을 나왔다.“이연아.”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소이연은 마음이 뜨끔했다.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고개를 돌려 육현경을 바라보았다.“너의 핸드폰.”육현경은 소이연이 소파에 흘린 핸드폰을 들고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소이연은 핸드폰을 건네받으며 말했다.“고마워.”소이연은 물건을 사방에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닌지라 핸드폰을 육씨 저택에 두고 나왔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비록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원래 모습과 똑같은 육현경의 얼굴을 보니 소이연은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언제 결혼해?”육현경이 물었다.“날짜는 아직 고르고 있어.”소이연이 말했다.“두세 달 뒤에 할 거야.”“축하해.”육현경은 살짝 웃었다.“고마워.”“내가 데려다줄까?”육현경이 물었다.“점심 먹고 나면 쉽게 피곤해지잖아.”“데려다주지 않아도 돼.”소이연이 거절했다.“그럼 조심해서 가.”“응.”“민이는 내가 저녁에 데려다줄게.”“민이 생각 들어보고. 민이가 낸데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전화해. 내가 데리러 와도 돼.”“알겠어.”“그럼 가볼게.”“잘 가.”소이연은 몸을 돌려 떠났다.두 사람은 갑자기 이런 사이가 되었다.낯설고 멀지만, 또 조화로운 사이.저녁에 소이연은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원래 주말에는 좀 쉬려고 했지만, 이틀 뒤에 낙성에 가서 웨딩 촬영을 하면 또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 육민이 없는 틈을 타서 다시 일하러 갔던 것이었다.결국 밤 10시가 되어서야 일을 끝마쳤다.돌아가 보니 별장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예전에 별장은 늘 조용했다.육민은 보통 집에서 떠들지 않았고 도우미는 더 말할 것 없었다.그녀가 로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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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육민은 슬픈 얼굴로 소이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책하는 말투로 말했다.“아빠, 미안해요. 제가...”“괜찮아.”육현경은 육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진짜 육민이 어느새 이렇게 커버렸을까. 마치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난 일인 것 같았다.“난 아빠와 엄마의 사이가 괜찮은 줄 알았어요. 엄마가 이렇게 화낼 줄 몰랐어요.”육민이 설명했다.“민이 마음 알겠어.”육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육민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만약 육현경이 가려고 작정했다면, 육민은 그를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따지고 보면, 육현경도 그녀를 좀 더 보고 싶어서 기대했던 것이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민이는 아직 몸이 자랄 때라 일찍 자야지. 아빠는 오늘 이만 들어가 볼게.”“네.”육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아빠 쪽에 올 거야?”“내일은 수업 있어서 안 돼요. 저 평일에는 엄마 집에 있다가 주말에 시간 나면 아빠 쪽에 갈 게요.”“아무튼 아빠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전화해.”“네.”육현경이 떠나갔다.육민은 생각 끝에 결국 일어나 소이연의 방으로 찾아갔다.그는 예의 바르게 방문을 두드렸다.소이연이 방문을 열었다.“엄마.”육민은 죄송한 얼굴로 말했다.“죄송해요. 아빠가 집에 머무르면 엄마가 기분 나빠 할 줄 몰랐어요.”“민이 잘못이 아니야.”“제가 억지로 아빠를 붙잡고 있었어요. 아빠는 원래 저를 배웅하고 나서 가려고 했는데, 제가 같이 있어 달라고 한 거예요.”육민은 격동된 말투로 설명했다.“그리고 고모할머니의 저택에서 돌아올 때 아빠가 엄마에게 전화하려고 했는데 제가 말렸어요. 진짜 다 저 때문이에요.”소이연은 육민이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조금 안쓰러워졌다.사실 그 말은 육민이한테 한 말이 아니었다.그녀는 만약 육현경이 거절했다면 육민이가 그를 붙잡고 있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육현경은 어쨌든 육민의 친아버지이고, 두 사람은 몇 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으니, 육현경은 육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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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즉 지금으로부터 두 달 뒤였다.예수진은 소이연이 보내온 사진을 보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특히 이 시각 육현경은 자기 집에서 계지원과 회사를 다시 건설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예수진은 사진을 육현경에게 보여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정말 단념하게 해야 하나?’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육현경은 정말로 소이연의 마음을 되찾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고 모든 정력을 사업에 몰두하는 것 같았다.워커홀릭이 따로 없었다.그녀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서 물었다.“커피 리필해줄까?”육현경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예수진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커피잔을 옆으로 조금 내밀었다.리필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예수진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어쨌든, 그녀는 이미 그의 작은 숙모이고, 웃어른인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으니 말이다.그러나 예수진도 익숙해진 듯, 육현경과 계지원 두 사람에게 커피를 한 잔씩 리필해 주었다.역시나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제일 멋있는 법이었다.육현경과 계지원은 커다란 창문 앞에 있는 레저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햇빛이 그들의 몸에 내려앉아 너무 보기 좋았다.‘이연 언니는 어떻게 심쿵하지 않을 수 있지?’“수진아?”계지원은 고개를 돌려 예수진이 바보같이 웃고 있는 걸 보았다.예수진은 얼른 정신을 차렸다.‘나도 모르게 넋 놓고 봤네. 현경 오빠는 역시나 멋있어.’그녀는 커피 두 잔을 들고 걸어갔다.“커피 왔어요.”“고마워.”계지원은 오히려 공손하게 받았지만, 육현경은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수진아, 방에 돌아가 있어.”계지원이 예수진에게 말했다.“내가 두 사람을 방해했어?” 예수진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나도 두 사람이 바쁘게 일하는 중인 거 알아. 거실에서 숨도 크게 쉬지 않고 조용히 있었는데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계지원은 차마 그녀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육현경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원래 계지원은 이런 광경이 매우 익숙했다.왜냐하면 예수진은 명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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