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241 - Chapter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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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1화

전서훈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근심 어린 눈빛으로 전서안을 바라보았다.강연은 세윤을 밀어내고 앞으로 달려갔다.눈에 띄게 이상한 서안의 증세를 확인한 강연은 너무 급한 나머지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말을 시도했다.“기다... 려...”그 목소리에 서안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눈동자에 가득 찼던 먹장구름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서안은 강연을 바라보며 불확실한 말투로 물었다.“강연아, 네 목소리가 왜?”강연은 빠르게 눈시울을 붉혔고 입을 앙다물고 다시 열지 않았다.서안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서안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다.“다시 한번만 말해줘. 네 목소리 듣고 싶어.”강연은 입을 열었으나 다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다.서훈도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강씨 형제들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그들의 슬픈 표정을 읽었다.서훈은 세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세훈의 표정도 조금 굳었지만, 여전히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강연이 큰 충격을 받아 실어증 증세가 나타났고 현재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그 말에 서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세윤이 불만이라는 듯 말을 보탰다.“의사가 다시 충격을 받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이틀 동안 겨우 안정이 되었는데 굳이 서안을 만나겠다고 고집을 피우더니...”세윤은 뒷말을 잇지 않았으나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대충 예상했다.강연의 병은 서안을 만나고 더 심각해졌다.주먹에 불끈 힘을 준 서안의 손끝은 어느새 하얗게 질렸다.서훈의 얼굴도 확연하게 어두워졌으며 인상을 찌푸린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어쩐지 강씨 가문 사람들의 적의가 크더라니.’‘그래서 강연을 해외로 보내려고 했던 거구나.’‘모든 이유가 서안이라서.’그 순간 강씨 형제의 마음이 비로소 모두 이해가 되었다.처음 서안과 강연이 교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서훈도 반감이 들었다. 서안의 증세를 가중시키는 모든 건 치워버렸었던 서훈이었다.그러니 강씨 형제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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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하지만...”세윤이 무어라 반박하려다가 수아에 의해 말이 끊겼다.“그렇게 많은 이유를 댈 필요 없어. 난 내 동생의 의견만 존중할 거야.”세 형제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무기력함이 담겼다.제훈이 먼저 병실을 박차고 나갔고 세윤은 남은 사람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나갔다.세훈은 강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말을 꺼내려 했으나 결국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쓰다듬은 뒤 자리에서 벗어났다.수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감격해하는 강연과 눈이 마주쳤다.“그래, 얘기 잘하고.”수아는 한숨을 내쉬며 병실을 나섰다.서훈은 아무 말없이 병실을 나서며 문까지 닫았다.소란스럽던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강연과 서안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강연이 서안을 눈에 꼭꼭 담는 모습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려 애쓰는 것 같았다.서안이 추락하던 악몽은 계속해서 강연을 괴롭혔고, 그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강연은 호흡이 딸리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았으며 말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실제로 눈앞에 서있는 서안을 보며 강연은 구름 위로 붕 떠 있는 기분이 들었다.“서안... 오빠.”어렵게 뱉은 소리는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눈시울이 빨개진 소년은 바로 소녀를 품 안에 가뒀고, 마치 두 사람이 한 몸이라도 될 수 있는 것처럼 꽉 껴안았다.마음속 목소리가 강연을 놓치면 안 된다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그 목소리는 강연을 가두고 옥죄고 잡아먹으려고 했다.강연을 향한 소유욕에 서안 스스로도 공포를 느꼈다.그러나 품에 안긴 강연은 두려워하기는커녕 서안의 허리에 손을 감고 깊은 마음을 전했다.하지만 울음은 그치지 않았고 서안의 셔츠 자락을 적셨다.힘겹게 울음을 참는 소리에 서안은 강연의 마음속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사람을 되찾은 안도감, 그리고 다시 잃을까 무서워하는 마음.서안은 머릿속이 텅텅 비어지고 강연을 향한 애절한 사랑만이 남겨졌다.서안은 강연의 턱을 잡고 입을 맞췄다.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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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강연이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바보 같긴.”전서안은 다정한 얼굴로 강연을 바라보았다.“네가 날 찾으러 올 필요 없어. 내가 널 찾아갈게.”강연이 멍하니 서안을 바라보았다.“전정해의 일을 깨끗이 정리하고 나한테 남은 모든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나면 널 만나러 갈게. 그리고 네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에게 떳떳하게 인정받고 싶어. 네 가족이 안심하고 널 나한테 맡길 수 있도록 노력할게.”강연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입술을 살짝 깨물며 눈물을 참는 강연은 조용히 서안의 하소연 같기도 고백 같기도 한 이야기를 들었다.“그분들이 정말 안심하고 진심으로 우리를 축복하게 할 수 있도록 할게. 다시 너를 힘들게 하거나 고통받게 하지 않을게. 네 가족과 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널 지킬 수 있도록 할게. 모든 걸 다 정리하고 나면 내 아내가 되어줄 수 있을까?”“그러니까 언니랑 프랑스에 가서 잘 지내야 해. 부담 갖지 말고 편히 쉬어. 치료도 받고 일상 속 작은 즐거움을 나한테도 공유해줘. 그러면 우린 함께 있는 거야.”평소의 서안은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늘 강연이 소란스레 떠들면 서안은 옆에서 미소만 지었다.그러나 강연이 실어증에 걸리고 서안은 갑자기 말이 많아졌고 하고 싶은 말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강연은 서안의 품에 안겨 얌전히 고개만 끄덕였다. 이에 보는 이는 마음이 누그러졌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갔다.드디어 참지 못한 문밖의 강씨 형제가 힘껏 병실 문을 두드렸다.노크 소리에 불만과 분노가 담겨있었다.이에 강연과 서안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누군가는 교활한 미소를 지었고 누군가는 상대를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강연은 바로 서안의 품에서 나와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고, 서안은 성큼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문을 여니 네 쌍의 경계 가득한 시선이 쏟아졌다.“내 동생은?”“내 동생한테 무슨 소리를 한 거야? 괴롭히지는 않았지?”“감히 내 동생 손끝 하나 건드렸다가는 몸이 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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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강연이 걱정하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서훈 자신도 전정해와의 대치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렇게 큰일을 벌여 놓고 행적을 순식간에 감췄으니 얼마나 많은 걸 준비해 왔는지 알 수 있었다.그들은 또 한 번의 치열한 전투를 치러야만 했다. 그리고 서안 역시 전정해를 통해 자신의 마음속 그늘을 깨끗이 제거해야 했다.서훈은 강연의 부탁을 받아들였다.그리고 침착하고 차분한 얼굴로 강연을 바라보았다. 선량하고 강인한 아이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왜 제 동생 서안이 강연에 죽고 못 사는지 이제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다.‘이 아이는 정말 대견해.’서훈의 응답을 받고 강연은 입가에 큰 미소를 지었다.이제 강연은 다시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곧장 병실 밖으로 걸어갔다.강연은 이번의 헤어짐은 더 좋은 만남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뒤에는 늘 한 사람이 기다리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강연은 형제자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리무진에 올랐다.차는 병원에서 벗어나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그러나 중도에 기사가 속도를 낮추더니 이렇게 말했다.“도련님, 누군가 우리 차를 뒤쫓고 있습니다.”세훈이 백미러를 통해 차량을 확인하고 얼굴을 구겼다.‘감히 누가 이렇게 무모하게 대낮에 강씨 가문 차량을 쫓아?’이틀 전 서안의 급습 사건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오늘까지도 경찰 통제가 엄격했다. 급습한 가해자를 찾느라 거의 도시 전체가 봉쇄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런 타이밍에 감히 차량을 뒤쫓는 행위를 하다니, 목숨이 여러 개 거나 생각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세훈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뒤에 따르는 경호팀한테 차량을 막으라고 하세요. 꼭 산채로 데리고 오라고 하세요.”차 안의 강씨 형제들은 무덤덤해 보였다. 그들은 급습이라는 것에 이제 익숙해져 버렸다. 기껏해야 조금 놀랐을 뿐 두려움에 떨지는 않았다.강연은 여전히 고민에 잠겨 있다가 무심결에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문의 경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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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두 차량이 나란히 달리고 흰색 차량 운전석의 창문이 내려졌다.송예은이 운전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강연아! 가지 마!”강연도 창문을 내리고 들려오는 예은의 목소리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놀라움과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강연이 손을 저어 차량을 멈추라고 지시했다.“네가 먼저 멈춰! 내가 이 폐차로 뒤를 따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난 정말 대단한 여기사야!” 예은이 운전하며 꿍얼꿍얼 말을 이었다.“강연아! 강연아!”조수석으로 다른 얼굴이 보였다. 나이란이었다.“강연아 제발 차 좀 멈춰줘. 예은이 운전을 너무 무섭게 해. 저세상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니까!”나이란이 재촉하지 않아도 리무진은 감속하며 마땅히 주차할 곳을 찾았다.이어 하얀색 차량도 멈췄다.송예은이 안전벨트를 풀고 빠르게 차량에서 뛰쳐나왔다. 세게 문을 닫고 허리에 양손을 척 올린 모습이 제법 씩씩해 보였다.조수석의 나이란도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강연은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마음에 송예은과 나이란을 꼭 껴안았다. 말하고 싶었으나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므로 핸드폰을 꺼내 타자를 했다.[너희들은 어떻게 온 거야? 위험하게 우리 차를 쫓다니 목숨이 여러 개야?]“말도 마.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어.”나이란은 방금 경호팀 차량에 포위되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예은은 어깨를 으쓱거렸다.“그러면 어떡하라고? 내가 쫓아오지 않으면 네가 떠나버릴 텐데. 소문에 따르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던데 사실이야?”[누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래?]강연은 웃음이 나기도 화가 나기도 했다.[다시 이렇게 위험한 행동하지 마!]“전서안! 아니 정확하게는 전서안의 형인 전서훈 대표가!”나이란이 한껏 도취한 얼굴로 말했다.“세상에 전서안이 전설 속의 최고 명문 가문인 전씨 가문이었다니! 게다가 전서안 형도 엄청나게 잘생긴 거 있지? 정말 반해버렸어!”나이란이 정신을 놓고 말을 늘어놓자 예은이 다급하게 말렸다.“할 말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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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강연이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뒤로 진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렇게 하세요.”강연과 송예은, 나이란이 고개를 돌리자, 차에서 내린 세훈이 큰 보폭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옆에는 이런 상황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세윤도 함께였다.세훈의 남다른 카리스마에 압도된 나이란은 바로 얌전해졌으며 강연의 어깨에 올려둔 손도 조용히 내렸다. 송예은 역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방금과는 완전히 다른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강 대표님, 안녕하세요!”“강 대표님, 안녕하세요!”두 사람이 동시에 인사를 건넸다.세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고 옆의 세윤은 입을 삐죽였다.“나는 병풍인가?”송예은이 조금 당황하나 싶었으나 바로 미소를 장착하고 말했다.“강씨 가문 둘째 도련님 안녕하세요.”나이란은 혀를 내두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강 대표님이 더 잘생겼으니까 그렇지!”“허 나 참!”세윤이 양손을 허리로 올리고 말했다.“너는 왜 매번 나한테 시비야? 나 좋아해?”그 말에 나이란은 숨이 넘어갈 것처럼 웃었다.“둘째 도련님은 참 뻔뻔하시네요.”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며 세훈은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세윤아, 나이란 씨는 여성이니 매너를 갖춰야지.”세훈의 말에 세윤 얼굴이 확 굳었고 눈꼬리도 축 처졌다.그에 반면 나이란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감사합니다. 오빠! 아니 강 대표님!”“괜찮습니다. 강연이처럼 편하게 오빠라고 부르세요.”강연은 파이팅 넘치는 나이란에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강연이와 함께 프랑스에 가고 싶다고요? 비자나 여권 수속 문제는 저희 쪽에서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프랑스에서 우리 애들 잘 부탁드립니다.”카리스마 넘치는 강 대표의 예의 바른 부탁에 나이란은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너무 감동이라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야!’이어 가슴 언저리를 두드리며 나이란이 호언장담했다.“오빠 걱정하지 마시고 강연이를 저한테 맡겨주세요!”“그리고 우리 세윤이도...”“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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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강연은 턱을 매만지며 어떻게 안택을 도울지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행복해 보이는 한 가족을 보며 송예은은 말없이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나는 이런 온정을 평생 느낄 수 없을 거야.’입꼬리는 웃고 있었으나 눈동자는 더없이 슬퍼 보였다. 늘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던 예은이었지만 지금처럼 혼잡한 배경에서는 조금 외로워 보였다.예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감정을 미소 뒤로 숨겼다. 그리고 말없이 나이란과 세윤이 티격태격하고, 세훈이 강연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걸 지켜보았다.그러나 예은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제훈과 수아는 아직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예은의 감정 변화를 쭉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었다.강씨 가문 전체 인원을 만난다면 부담스럽거나 불편할 수도 있으니 두 사람은 차에 남았었다. 하지만 강연의 친구인 만큼 세훈이 직접 인사를 건네며 예의를 차렸다.세윤이야 예은과 나이란과 모두 익숙한 사이였으니 자연스레 차에서 내렸다.수아는 차가운 인상에 처음 보면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으므로 얌전히 차에 있었다. 제훈 역시 마찬가지로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였고, 가족이거나 회사 일이 아니라면 감정변화가 없기로 유명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제훈은 차에서 내리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예은의 당당하고 매력적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 세상의 또 다른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소란 속에서 자신을 숨기고, 나서지 않고 조용히 이 세상의 어지러운 번잡함에서 한 발 떨어진 모습...그리고 얼굴에서 살짝 읽히는 부러움과 초연함이 그녀의 강인한 성격을 보여주기도 했다.‘이 여자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 같아.’예은은 마치 두꺼운 책과 같아 보였으며, 보기에는 도도하고 차가워 보일지 몰라도 아직도 그 어느 한 페이지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그리고 누가 이 페이지를 넘겨줄지 궁금해졌다.강렬한 제훈의 시선을 느낀 건지 예은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차 안을 바라보았다.제훈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올곧게 에은과 눈을 마주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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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네?’제훈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강연이 잠시 고민하다가 눈꼬리를 예쁘게 접었다.이어 핸드폰을 꺼내 타자를 시작했다.[제훈 오빠, 누굴 물어보는 거예요?]제훈은 강연의 장난기 가득한 눈빛을 읽었고 손을 들어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강연은 바로 이마를 부둥켜안고 인상을 팍 찌푸렸다.“이제 오빠도 놀리려고 드네? 다 컸다는 거야?”제훈은 강연을 바라보며 느직느직 말했다.강연은 코끝을 살짝 찌푸리며 빠르게 타자를 했다.[제훈 오빠 이러다가 평생 장가 못가요!]제훈은 더 이상 대꾸를 하거나 물어보지 않았고, 시트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다만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장가를 가지 못한다고?’‘그게 무슨 대수라고.’‘그 아이 이름 정도는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어. 급할 거 하나 없어.’차는 곧장 공항으로 달렸고 뒤쪽의 나이란과 세윤이 아무리 티격태격해도 제훈과 세훈은 잠시 눈을 붙였다. 강연과 수아는 핸드폰으로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이따금 마주 향한 시선에 장난기가 가득했다.얼마 뒤, 차가 공항에 도착했다.세훈은 강연을 향한 걱정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도착하면 몸부터 챙겨. 그곳에 얼마나 머물지 정하지는 않았으나 당분간은 절대 돌아오지 마.”강연과 전서안의 만남을 자제할 뿐만 아니라 전정해가 아직도 몸을 숨기고 있었으니, 그에 대한 위험도 줄여야 했다.강연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고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나이란이 다가와 강연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세훈에게 말했다.“강 대표님, 우리 강연이는 한국에서 어엿한 직업이 있는 아이예요. 지금 촬영이 막바지에 들어갔는데 장기적으로 귀국하지 않는다면 전체 촬영에 지장이 갈 수 있어요.”세훈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세훈은 강연의 연예계 일을 탐탁지 않아 했고 앞으로 연예계에 종사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했다.다만...나이란의 초조하고 진지해 보이는 눈빛과 강연의 굳건해 보이는 얼굴을 마주하니 마음이 조금 약해졌다.“몸이 회복되면 내가 직접 데리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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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강연의 눈동자에 단호함과 열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강씨 형제에게 있어 이런 눈빛은 전혀 의외가 아니었다.세훈이 비즈니스계의 신화로 불릴 때의 시선이 이러하였으며, 세윤이 실험실에서 업그레이드된 로봇을 개발해 낼 때 시선이 이러하였고, 제훈이 적의 방어선을 뚫고 제 안전 시스템을 구축했을 때의 시선이 이러했다. 또한 늘 무뚝뚝하던 수아가 무대에만 올라가면 이러한 시선을 장착했다.이런 눈빛은 반대표를 던지려던 상대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형, 송이는 진심으로 연예계 일을 좋아해. 몰래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송이는 연기 재능도 있고 즐기면서 일하는 게 느껴졌어.”세윤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보탰다.강씨 형제 중 가장 먼저 강연이 이 일에 진심이라는 걸 알아차린 사람이 바로 세윤이었다. 그래서 세윤은 직접 투자를 하고 동생이 이 업계에서 편히 일할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주려고 했었던 것이었다.처음부터 세윤은 강연의 꿈을 응원했었다.입을 삐죽인 세윤이 다시 말을 이었다.“예전에 위험한 일을 한번 겪었다고 모두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걸 알아. 하지만 무섭다고 송이 꿈을 접게 만들 수는 없잖아.”“걱정되면 더 많이 사람을 붙여서 보호하면 되지. 우리나라 안전한 나라야.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어.”세윤의 말은 현장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세훈이 입술을 달싹이며 고민하다가 말했다.“이 일은 추후에 다시 얘기해 보도록 하자. 일단 몸부터 잘 챙기고 있어. 다시 데리러 갈게.”나이란이 강연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강연은 작게 한숨을 뱉으며 잠시 제 뜻을 굽혔다.그리고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세훈에게 폭삭 안겼다.당황하던 세훈이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동생이 지금 애교를 부리는 중이라는 걸 세훈은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강연의 가느다란 허리를 토닥이고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었다.“네 마음 알겠어.”강연은 세훈의 따뜻한 품에 안겨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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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제훈은 바로 세훈의 생각을 읽어냈고 눈썹을 치켜세운 채로 삐딱하게 말했다.“형, 내가 질 거라고 장담하는 것 같은데?”세훈이 흠칫하다가 마른기침하며 말했다.“큼큼, 그럴 리가. 당연히 네가 이길 거야.”제훈이 세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나도 비행시간이 다 됐어. 송이 일은 언제든지 나한테 연락해 줘.”제훈은 임시 휴가로 돌아온 것이었으므로, 돌아가면 할 일이 산더미였다.“그래, 몸조심하고.”“참, 전정해 추적하는 거 잊지 말고.”세훈의 말에 제훈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내가 할 게 뭐 있나? 전서안이 그렇게 대단한데.”톡 쏘는 제훈의 한 마디에 세훈은 소름이 돋았다.‘저 녀석 뒤끝 장난 아니네.’“에이, 네가 세계 1등이잖아.”제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손을 흔들었고 바로 게이트 안으로 쏙 들어갔다.세훈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제훈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몸을 돌린 세훈은 잠시 인상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거참 이상하네. 제훈이 해커 능력은 나보다도 훨씬 위고,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아이가 왜 전서안과 붙으면 당연히 질 거로 생각한 거지?’‘정말 이상하네.’세훈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막 떠나려는데 뒤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강세훈!”익숙한 여자의 목소리에 세훈은 바로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큰 키에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 바로 송청아였다.늘 진중한 모습의 강씨 그룹 대표는 한순간에 소년으로 돌아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세훈은 빠르게 성큼성큼 걸어가 수많은 사람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아를 품에 넣었다.익숙한 향기가 느껴지고 세훈은 곤두서있던 신경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청아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세훈이 낮게 물었다.“내일 비행이라고 했잖아.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거야?”“이거... 이거 좀 풀어봐.”주변의 의아한 시선을 받은 청아는 바로 얼굴이 붉어졌다. 세훈의 가슴팍을 팡팡 내리치며 청아가 말했다.“여기 보는 눈이 많으니까 이거 좀 풀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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