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231 - Chapter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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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1화

세훈은 집사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들을 지켜보았던 집사 할아버지가 마음 아파하는 건 당연했다.이에 세훈은 말없이 집사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도련님은 늘 말하신 대로 하는 분이니 당연히 그렇게 하실 거라고 믿어요.”“네.”강연의 일을 처리하고 세훈은 서재로 향했다.얼마 뒤 세윤이 몰래 서재로 들어왔다.“큼, 형...”세훈은 갑작스러운 세윤의 등장에도 전혀 놀란 기색 없이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여긴 왜 온 거야?”“형이 아까 직접 전씨 가문이랑 연락해서 전서안 상황을 물어본다고 했잖아. 그리고 전정해를 잡는 일에 힘을 보탠다고 한 것도 다 진심이야?”“네가 알아서 뭐하게.”“헤헤, 나는 그냥 궁금해서.”세윤이 바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솔직히 형은 전씨 가문 싫어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먼저 소식을 알아보고 돕기까지 한다는 거야? 우리 강씨 가문은 절대로 다른 가문의 가정사에 끼어든 적이 없었잖아.”“전서안의 상황을 모른다면 송이가 안심할 수 있겠어?”세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그 녀석이 얼마나 다쳤는지는 상관이 없어. 고생이나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야.”‘감히 내 동생을 꼬셔서 이렇게 다치게 만들다니. 병상에 누워있는 녀석을 때리고 싶다고.’하지만 강연을 위해서 세훈은 서안을 “걱정”하고 상황을 물어봐야만 했다. 아니면 강연이 절대 안심을 하지 못할 테니.“나는 솔직히 가정사와 정신적 질병을 제외하고 전서안 그 녀석이 마음에 들어.”세윤이 낮은 소리로 혼잣말했다.그동안 서안과 몇 번의 만남을 이어가며 세윤은 서안을 어느 정도 알고 지냈다.서안은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주관이 뚜렷했고 총명하기로 강씨 가문 형제들도 속아 넘어간 전적이 있었다.그리고 아까 호텔에서 혼자 그 모든 걸 감당하는 모습이 퍽 책임감 있어 보였다.정신이 흐릿한 와중에도 서안은 목숨을 걸고 강연을 구했다.위험천만한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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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강연은 밤새 제대로 잠에 들 수 없었다.전서안이 추락하는 장면이 몇 번이고 머릿속에 재생되어 강연의 신경을 자극했다.그리고 어렴풋이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장면을 봤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때의 강연은 아직 어렸으니 자세한 장면보다는 흐릿한 한 장면만 기억이 났다.어린 소년이 수많은 사람에게 쫓기는 장면.둘은 자주 베란다에서 만났고 빼빼 마른 소년은 나무를 잘 탔었다. 말하는 걸 싫어하는것 같았으나 소년은 강연을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강연의 웃음소리를 듣는 걸 좋아했다.기억이 너무 흐릿했던 탓에 꿈에서 같은 장면을 봤다고 한들 꿈에서 깨면 다시 기억나지 않았다.눈을 번쩍 뜬 강연이 침대 벽을 따라 몸을 일으키고 큰 숨을 헐떡였다.“송이야 깼어?”강연이 고개를 돌리자, 세훈이 침대 옆에서 이불을 여며주고 있었다.“오빠...”강연이 낮은 소리로 말하자 세훈이 빠르게 강연의 입을 틀어막았다.“말하지 말고 물부터 마셔.”세훈은 보온병에 담은 미지근한 물에 빨대를 꽂아 강연에게 건넸다.강연도 마침 목이 말랐던 차에 고민도 없이 빨대로 물을 꿀떡꿀떡 삼켰다.미지근한 물에 마치 약이라도 탄 듯 입안이 달콤해졌다. 목 넘김에 따라 목 안쪽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방금까지 조급하고 불안하던 마음이 가라앉혀졌다.강연은 물은 한참이나 마시고 고개를 들었다.세훈이 보온병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아직도 등에 난 상처가 아픈 거야? 밤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약을 두 번이나 갈아줬는데 좀 나은 것 같아?”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등에 난 상처는 이제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이제 새벽 5시가 좀 넘어가고 있었다.강연이 타자를 해 세훈에게 물었다.[오빠는 왜 쉬지 않고 여기 있어요?]세훈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탓에 눈에 실핏줄이 잔뜩 생겼다.“난 괜찮아. 네가 걱정이 되어서 잠이 안 와서 왔어.”강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음 아파하는 눈빛으로 세훈을 바라보았다.“오빠 걱정은 하지 마.”세훈이 손을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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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세훈은 아무 말없이 입술을 매만지며 쓰린 속을 달랬다.보배 같은 동생이 다른 남자만 걱정하고 있는데 세훈의 속은 말이 아니었다.세훈은 바로 대화 주제를 돌렸다.“조금 더 잘래? 제훈이랑 수아도 아마 곧 집에 도착할 거야. 도착하면 깨울 테니까 조금 더 눈 붙여.”[제훈 오빠랑 수아 언니가 온다고요?]강연이 깜짝 놀라며 타자를 했다.[제훈 오빠도 이 일을 아나요?]“다른 사람을 다 속여도 제훈이를 어떻게 속여? 제훈이는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어. 아까 떠났다고 했으니까 이제 거의 도착했을 거야.”제훈의 카톡 번호를 연회에서 만난 여배우에게 건네고 여배우는 기쁜 마음에 몇 번이고 친구 추가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었다.그러다가 이를 악문 여배우가 요청 메시지를 이렇게 보냈다.[안녕하세요, 강세윤 씨. 강연 씨가 추가하라고 전해줬어요.]그러자 빠르게 수락이 되었다.그러나 그녀가 알지 못했던 건 문자를 보내기도 전에 핸드폰이 해킹당했다는 것이었다.비밀 기지에 숨어있던 사람은 빠른 시간 안에 여배우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냈다.그리고 이어 강연과 세윤이 연회에 참석한 소식을 알게 되었고, 둘의 일은 탈탈 털려버렸다.이런 사건은 물론 전서안도, 그전에 세 사람이 함께 벌인 사건들마저 제훈에게 샅샅이 털려졌다.제훈은 바로 호텔의 카메라를 해킹해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으나 우연히 베란다에서 벌어진 일까지 목격했다.제훈은 아무 말없이 연차를 내고 개인 헬기를 타고 빠르게 귀국했다.연차 신청에 검토가 필요해 조금 지체하지 않았다면 제훈은 세윤이 가법을 받던 그 시간에 이미 도착했을 것이다.세훈은 자신을 반성하고 마음이 약해지기도 할 테지만 제훈은 절대 그러는 법이 없었다.강연이 사고를 당한 상황을 목격한 순간부터 제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 분노 케이지는 3년 전 강연의 사고 때와 비슷했다.제훈의 등장에 세윤은 당연하고, 세훈마저 잠시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어쨌든 몸부터 잘 추스르고 있어. 제훈이는 세윤이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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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강연의 표정이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분명히 자기 잘못인데 가족들은 세윤에게만 잘못을 물었고, 이는 세윤에게 있어 너무 불공평했다.이 상황에 가만히 있을 강연이 아니었다.강연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도우미 아주머니가 다급하게 말렸다.“아이고 아가씨, 지금 움직이시면 안 돼요!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는걸요!”방 안의 소리를 들은 건지 밖의 소란이 뚝 멈춰졌다.이어 방문이 열리고 제훈과 수아가 빠르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로는 어두운 표정의 세훈과 축 처진 세윤이 따랐다.“송이야 일어났어?”수아가 가장 먼저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이고 손을 잡았다.“많이 아파? 지금은 괜찮아?”제훈은 옆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난... 괜찮아요.”강연이 입을 열었고 꽉 막힌 목소리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물부터 마셔.”제훈이 빠르게 탁자 위의 보온병을 잡고 빨대를 꽂아 건넸다.강연은 물을 마시고 핸드폰을 꺼내 들고 타자했다.“제훈 오빠, 수아 언니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바보야.”수아가 강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느새 빨개진 눈시울을 하고 말했다.“잠깐 못 본 사이에 왜 이렇게 초췌해진 거야?”네 사람의 표정이 다 어두웠다.강연은 고개를 젓다가 타자를 이었다.“사고였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세윤 오빠 탓하지도 말고요. 다 제 탓이에요.”제훈은 이 문장을 보고 더 차가운 얼굴을 했다.“세윤을 탓하지 않으면 누굴 탓하는데? 우리 집에 여자아이는 너랑 강연이뿐이라 늘 걱정만 하고 사는데. 세윤은 가업을 이어받지도 않았고 충분히 네 곁을 지킬 수 있었는데도 널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어. 심지어 우릴 속이고 이렇게 큰 사단을 만들다니.”“내가 형이었다면 가법 서른 대에서 그치지 않았어. 내가 직접 몽둥이를 들고 휘둘러서 제대로 본때를 보여줬을 거야.”제훈이 크게 화를 내자 방안은 조용해지고 숨이 막혔다.세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도 잔뜩 웅크렸다. 제훈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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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이미 성인이 된 강연은 더 이상 무슨 일이든 남에게 떠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방망이로 맞는 건 강연이 아니라 세윤이었어도 아플 것이다.처음부터 강연이 세윤에게 도와달라고 애원했고 계획대로 세윤을 유인을 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책임을 세윤에게 돌릴 수 있겠는가?강연이 애원하는 모습에 도우미 아주머니마저 눈물을 터뜨렸다.‘우리 아가씨 정말 너무 불쌍해.’얼어붙은 분위기에서 제훈이 허리를 숙여 강연과 시선을 마주했다.“송이야, 정말 너도 벌을 받으려는 거야?”강연이 눈시울을 붉히며, 있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감당하겠다고 한 이상 오빠도 더 이상 편애하지 않을게. 네 처벌은 한국을 떠나는 거야. 당장 떠나고 가까운 시일 내에는 절대 돌아오지 마.”강연의 얼굴이 굳었다.“이 일은 너로 인해 시작되었고 가장 간단한 해결 방법도 너에게 있어.”“우린 전정해가 다시 너를 노릴지 걱정이 되고 네가 전씨 가문의 가정사에 휩싸이길 원치 않아. 그러니까 당분간 언니를 따라 파리에 가 있어. 그곳 의사에게 연락을 해뒀고 언니가 틈틈이 널 보살필 수 있을 거야.”강연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다.다른 형제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제훈이 이렇게 할 것이라고 미리 예상을 한 것 같았다.제훈이 처음부터 세윤을 몰아붙였던 것도 강연을 떠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예전처럼 강제로 강연을 보내버린다면 강연 성격상 어떻게든 귀국할 것이다.하지만 이런 방법이라면 강연이 스스로 떠날 수 있었다.문제가 있는 전서안만으로도 걱정이 말이 아니었는데, 더 기막힌 가정사에 위험에 빠지게 되다니, 그들은 전씨 가문에 불만이 많았다.더구나 충격을 입은 강연이 실어증 증세가 나타나고, 더 이상 전서안과 엮이지 않는 게 그들의 소망이었다.싹을 자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더 큰 고통이 오기 전에 멈춰야 했다. 제훈은 강연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악역이 될 수 있었다.강연이 다시 비극으로 걸어가는 걸 어떻게든 막아야만 했다.강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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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해킹한 카메라를 통해 칼을 든 전정해가 강연을 노리는 장면을 지켜보던 제훈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공포를 느꼈는지 모른다.그는 평생 다시 느낄 수 없는 공포를 경험했다.비극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기분에 온몸에 힘이 빠졌었다.아무리 재능이 많고 현재 국가를 보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제 동생 하나 지킬 수 없는 자신을 한탄했다.그러니 이 기회를 잡아 강연이 다시 위험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해야 했다.제훈의 의견에 세훈이 반대표를 던졌다.큰오빠 세훈은 충분히 동생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제훈이 강제로 세윤을 벌하려 하고 이걸 빌미로 강연을 협박할 때도 세훈은 옆에서 지켜만 보았다.하지만 세훈이 다시 나섰다.“제훈아, 난 송이의 요구를 들어줬으면 해.”제훈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빨간 실핏줄이 가득한 눈동자가 세훈을 향했다.수아와 세윤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또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세훈은 난감해하는 제훈의 표정을 읽고 말했다.“감정을 끝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난 알아. 만약 내 동생도 그런 고통을 느껴야만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천천히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 지금의 강연은 그렇게 큰 결정을 내리지 못할 거야. 사람은 떠나도 마음은 이곳에 남겠지.”“그리고 강제로 떠나보내는 건 강연의 아픔만 더 증폭시킬 거고 이는 회복에 이롭지 않아. 그러니 마지막으로 인사를 할 기회를 주고 싶어. 여한이 없이 떠나도록. 제훈아, 어떻게 생각해?”차갑고 불만이 가득하던 제훈의 시선이 점점 누그러졌다.한참 침묵하던 제훈이 대답했다.“알겠어.”침대에 누워있던 강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았다.‘다행히 오빠들이 양보를 해줬어.’‘오빠들이 반대했다면 또 한 번 피바람이 몰아쳤을 거야.’‘적어도 한 번쯤은 서안 오빠를 만날 기회가 생겼어. 오빠한테 내 생각을 말해주고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야지. 내 걱정은 말고 온 힘을 다해 가정사를 해결하라고 말해줄 거야.’강연 등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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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네가 지금까지 무슨 수로 강씨 형제들을 속였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이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전서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너무 과분한 행동을 한다면 너도 참지 말고 반격해. 너한텐 형이 있잖아.”그 말에 전서안은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모처럼 고분고분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다.처남 처형을 만날 서안보다도 서훈이 더 긴장하고 불안해 보였다.“안 되겠어. 강씨 가문에게 준비한 선물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어.”“정말 강연 씨와 결혼한다면 전씨 가문 절반을 통으로 붙여줄 테니 얼마든지 가져가.”서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나 입꼬리는 내려올 줄을 몰랐다.“걱정하지 마요. 나도 모아둔 게 있으니 결혼할 자본은 충분해요.”하지만 현재 제일 골치 아픈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서안은 고개를 살짝 떨구고 다시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며칠 전 강연이 자신 때문에 사고를 당할뻔한걸 강씨 가문 사람들도 목격했고 제 발병 증세도 목격했었다.서훈이 데려온 의사의 치료를 받고 많이 안정되긴 했으나 이미 강씨 가문 사람들은 모든 걸 알아버렸을 것이다.어떤 방법을 생각해 봐도 강씨 가문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고, 오늘은 정말 힘겨운 하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니 늘 진중하던 서훈마저 이렇게 불안해하는 것이겠지.강씨 가문 형제들은 한 명도 호락호락한 사람이 없었다.사실 서안의 계획은 이렇지 않았다.수아와 세윤을 제 편으로 이미 만들었고,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 세훈의 인정을 받으려고 했었다.그리고 공략하기 가장 어려운 제훈도 사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서안은 자신의 다른 신분으로 제훈을 오랫동안 지켜봤었다.서안은 수많은 계획을 세워 수아가 절대 다치지 않도록 준비해 왔으나 예상에 없던 전정해가 등장해 버린 것이다.정말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서안은 과감한 사람이었으므로, 강씨 가문에서 이미 모두 알아버렸다면 이 기회를 빌려 솔직하게 말할 생각이었다.강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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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전서훈은 바로 노련한 모습으로 직접 아래층으로 내려가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마침, 세훈이 강씨 형제들과 함께 입구를 들어오고 있었다.차갑게 굳어있던 서훈은 바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았다.“아이고 강 대표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반가워요!”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세훈도 예의상 미소를 지은 채 악수했다.“전 대표님 오랜만이에요.”짧은 인사를 뒤로하고 그들은 바로 본문으로 건너갔다.“며칠 전 제 동생이 연회에서 사고가 생겼는데 전 대표 동생분이 구해줬다고 해서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병문안하며 감사 인사하러 왔습니다.”세훈의 말은 두 가문의 거리를 순식간에 멀어지게 했다.평범한 병문안을 하러 온 것이지 절대 다른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왜 강연에게 사고가 생길뻔했는지는 두 가문 모두 명확하게 짚지는 않았다. 서훈 역시 세훈 못지않게 능글맞게 말했다.“전 대표님 그렇게 서운하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저희 두 가문은 예전부터 사이가 가까워 거의 가족 아니었습니까? 두 녀석의 사이가 두터워지고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되었는데, 어른이 되어서 응원해 줘야 하지 않겠어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형제자매에게도 똑같이 작용하지요.”그 말에 강씨 형제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졌다.“전 대표님 농담도 참.”세윤은 입꼬리는 웃지만, 눈빛은 차가운 상태로 말했다.“어린 동생들이 철없이 저지른 일을 모른 척 덮는 게 어른의 도리 아니겠습니까?”제훈은 아예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전씨 가문 작은 도련님의 상태는 어떤가요? 전씨 가문에서 많은 전문의를 초청했다는데 저희 강씨 가문이 도울 일은 없을까요?”이번에는 전씨 가문 사람들이 얼굴을 굳혔다.강씨 가문은 서안이 전정해와의 싸움에서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전정해의 등장에 자극받아 정신병이 재발한 게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그러니 전씨 가문이 빠르게 전문의를 초청해 병을 안정시켰던 것이었다.이는 전씨 가문의 가장 큰 비밀이었고 설사 비밀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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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전서안이 추락하던 장면은 악몽처럼 강연의 머릿속을 떠나지 못했다.그 순간을 떠올리자, 숨이 막히는듯한 질식감에 호흡이 딸렸다.강연은 불편함을 겨우 참아가며 오빠들과 언니의 뒤를 따랐다. 전용 엘리베이터에 오른 그들은 바로 서안이 머무르는 층에 도착했다.전씨 가문의 개인 병원이고, 서안이 치료받는 병원인 만큼 환경이 쾌적했다.병실은 거의 스위트룸처럼 컸고 한 무리 사람들이 들어가도 빼좁지 않은 크기였다.세윤은 서안과의 접선에서 크게 패배했던 경험이 있었으므로 가장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세훈과 제훈이 앞장을 서서 들어가 병실 중간에 서있는 서안을 마주했다.비록 소년이지만 서안의 기세는 남달랐고 강인하고 차분한 기세를 보였다.전씨 가문의 뛰어난 자제 중 한 명 답게 서안은 가만히 서있는 것만으로도 귀공자의 자태를 보였다.인기척을 듣고 몸을 돌린 서안은 차가운 시선을 거두고 공손한 자태로 임했다.“첫째 형님, 둘째 형님, 셋째 형님, 그리고 수아 누님 안녕하세요.”서안이 얌전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적의 가득하던 강씨 형제들은 소년의 차분하고 밝은 얼굴에 말문이 막혔다.‘어떻게 우리 강연이를 꼬셨나 했더니, 얼굴은 반반하네.’가장 먼저 마음이 약해진 수아가 예의 바른 미소로 서안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러나 세훈과 제훈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온몸에서 적대감을 뿜어냈다.‘잘생기면 뭐?’‘우리 강씨 가문 형제들도 꿀리는 사람 하나 없어!’‘반반한 얼굴로 내 동생을 꼬시려고? 꿈 깨!’대답이 없는 인사를 하고도 서안은 무안한 기색 하나 없이 가장 뒤에 서있는 강연을 바라보았다.강연은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고 멍하니 자리에 서서 서안을 지켜보고 있었다.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모습에 서안은 마음이 아파졌다.그날 밤의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는 예상이 갔다.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속박에서 벗어나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이렇게 어려운 자리임에도 서안은 당장 달아가 강연을 품에 안고 싶었다.“송이야?”세윤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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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감히 강씨 형제 앞에서 송이에게 손을 대다니.’‘우리를 물로 보는 거야?’제훈이 차가운 시선으로 서안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강연의 어깨 위로 올려둔 손을 당장 떼지 못해서 안달이었다.서안은 빠르게 눈치를 채고 강연의 손을 놓았다.그러나 강연이 다시 서안의 손을 잡았다.강연은 서안의 차가운 손끝을 잡으며 자신은 무사하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강연이 이렇게 많은 사람앞에서 응답할 줄은 몰랐던 서안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강연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무언의 말을 주고받았다.그러자 참지 못한 강씨 형제가 움직였다.“송이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가장 먼저 소리를 지른 건 세윤이었고 직접 앞으로 걸어가 둘을 갈라놓으며 말했다.“이 손 놔! 당장 놓으라고!”세훈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강연, 여기로 와!”세윤은 빠르게 강연을 세훈의 옆으로 데려다주었고, 서안과 강연 사이로 자리를 잡았다.전서훈은 강씨 가문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환한 미소를 지은 서훈이 승리자다운 표정을 지었다.“큼큼.”주먹으로 입가를 가린 서훈이 말했다.“서안아, 여기로 오렴. 강씨 형제분들을 놀라게 하지 말고.”그 말에 강씨 형제의 표정은 더 굳어갔다.서안은 말없이 세윤의 등 뒤로 숨겨진 강연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서훈의 뒤로 걸어갔다.“어렵게 모인 자리인 만큼 오늘은 제가 감사의 의미로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싶은데 어떠신가요?”서훈은 식사 자리를 빌려 서안과 강연이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주려 했다. 서훈은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세훈에게 지어 보였다.강씨 형제 중에서 세훈의 발언권이 가장 높았으므로 세훈의 허락만 맡으면 모든 게 해결되었다.두 사람 모두 가문의 맏이로 태어나 두 녀석이 정말 결혼하게 된다면 앞으로 교류가 빈번해질 건 뻔했다.서훈은 먼 미래도 미리 생각해 두었으며, 심지어 서안과 강연이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지어줄 이름도 생각했었다.그러나 강씨 형제의 표정은 하나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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