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221 - Chapter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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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1화

남자의 생김새는 전서안과 거의 비슷해 보였다. 다만 서안은 내성적이고 무거운 분위기였으나, 이 남자는 카리스마로 상대를 압도했다.남자는 강연과 세윤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서안은요?”“도련님은... 도련님은 호텔 정자에서 전정해와 대결을 하고 계십니다. 도련님이 전정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전서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금실에 3개월 동안 있으세요.”김성재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으나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공손하게 대답했다.“네.”전서훈이 호텔로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역시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강연을 향해 물었다.“저랑 같이 가실래요?”세윤의 얼굴이 조금 굳었고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연이 굳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갈래요.”전서훈은 이런 강연이 마음에 든다는 듯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내려오세요.”강연은 바로 전서훈의 손을 잡고 호텔 연회장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전서훈은 미리 사람을 시켜 장소를 비워뒀고 이제 연회장에도 사람은 없었다.강연은 전서훈을 따라 빠르게 정자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정자는 텅텅 비어있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부하가 말했다.“대표님, 여기 흔적이 있습니다.”전서훈이 빠르게 달려가 흔적을 따라 어느 베란다로 향했다.연회장은 꽤 높은 곳에 있었는데 20여 층에 위치한 연회장은 지면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두 사람은 베란다에서 잔상이 보일 정도로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손에 쥔 무기에는 누구의 피인지 가릴 수 없는 피가 묻어있었다.강연은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만 흘렸다.전서훈의 표정도 잔뜩 굳어졌다.전씨 가문의 대결에 있어 전서훈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서안은 몸놀림이 빨랐지만 전정해는 공격마다 급소를 노렸다.또한 어렸을 때부터 서안의 싸움은 전정해가 가르쳤으므로 전정해는 서안의 동작을 꿰뚫어 보았다.두 사람이 서로에 집중하고 있을 때 전서훈과 강연은 행여나 서안의 집중력을 흩트릴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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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전서안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붉게 물든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살기만 남았다.서안은 마치 이성을 잃은 듯 눈에는 한점의 빛도 보이지 않았다. 피에 굶주린 눈빛은 우리에 갇혀 수십 일 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짐승 같았으며 손에 쥔 먹이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 같았다.강연은 그 자리에 멈춰 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순진하고 수줍음이 많던 소년과 피범벅이 된 눈앞의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서안의 병이 심각하다고 전해만 들었지 진짜 발병한 모습은 오늘이 처음이었다.정말 정상인이 아닌 모습에 공포가 찾아왔다.“서안아!”전서훈의 얼굴도 잔뜩 굳어졌다. 서훈은 긴장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앞으로 다가갔다.“칼 내려놓고 이리로 와. 형이 상처 좀 볼게.”이제 전정해의 생사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서안이 더 많은 피를 보고 전정해의 목숨을 앗아가게 내버려둔다면, 서안의 병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고 이성을 다시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서훈의 말에도 서안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한 손으로 칼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전정해의 목을 꽉 조여 맸다.“전서안!”서훈은 점점 더 조급해졌지만 감히 앞으로 다가가지는 못하고 간절한 눈빛으로 서안을 바라보았다.“진정해 서안아. 넌 저 사람을 죽이면 안 돼. 네 손에 더 이상 저 사람의 피를 묻혀서는 안 돼. 서안아, 그러면 안 돼.”가문의 다른 사람이었다면 서훈은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해도 서훈의 권력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다.하지만 서안은 그들과 달랐다.서안이 정말 그런 일을 벌인다면 다시 악몽과 같은 시간으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서훈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강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강연은 서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자기야, 나 알아볼 수 있겠어?”서안이 강연을 바라보았으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강연이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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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전서안의 얼굴은 겁에 질린 것 같기도, 고민에 잠긴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눈앞의 강연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그래서 서안은 천천히 행동에 옮겼다.강연의 얼굴에 기쁨의 미소가 걸렸다.서안이 강연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 뒤에서 다급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서안아! 조심해!”서안이 몸을 돌렸고 상황을 판단하기도 전에, 바닥에 쓰러졌던 전정해가 발차기로 서안을 바닥에 눕혀버렸다.그리고 전정해는 강연을 향해 몸을 날렸다.“강연아!”뒤를 따라오던 세윤이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강연은 전정해를 발견하고 하얗게 질려 뒷걸음질했지만 소용이 없었다.전정해는 너무 빨랐고 뒤에서 몸을 날린 전서훈도 막아서지 못했다.전정해의 칼이 강연을 찌르려는 순간, 서안이 비정상적인 속도로 몸을 날려 전정해의 허리를 끌어당겼다.이어 전정해는 옆으로 세게 내쳐졌다.두 사람의 힘겨루기가 얼마나 격렬한지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모든 사람이 간과한 점이 있었으니, 이곳은 사방이 뻥 뚫린 베란다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잡고 휘청이다가 나란히 베란다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서안 오빠!!”“서안아!!!”절망에 찬 소리가 베란다에 울려 퍼졌다.강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따라 뛰어내리려다가 허겁지겁 달려온 세윤에 의해 저지당했다.서훈은 추락한 지점 앞으로 털썩 무릎을 꿇고 어두컴컴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서안아, 아닐 거야. 서안아, 제발...”몸을 일으킨 서훈이 외쳤다.“당장 사람을 시켜 수색해!! 전정해가 이곳을 최종 장소로 선택한 만큼 퇴로를 남겨두지 않았을 리가 없어! 서안이는 무사할 거야. 그러니 빨리 수색해!”부하들이 바로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서훈은 어두운 아래층을 내려다보며 인상을 굳혔다.‘서안아, 너는 그렇게 고통스럽던 지옥을 스스로 이겨냈어. 그러니 이번에도 무사히 이겨낼 수 있을 거야.’그러나 옆의 강연은 이미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오빠... 나 좀 놔봐.’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강연은 어느새 옷이 헝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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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작은 도련님!!”“작은 도련님이세요! 빨리 도와주세요!”전씨 가문 부하들이 외치며 베란다 가장자리로 달려갔다.고개를 돌린 전서훈이 손에 쥔 장비를 풀썩 떨어뜨렸다.“서안아?”베란다 끝에 온몸이 피로 물든 서안이 기어오르고 있었다.부하들이 빠르게 서안을 부축해 무사히 바닥 위로 눕혔다.서훈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서안에게 다가가려 한 걸음 움직이는데 더 빠르게 서안의 품 안으로 안기는 사람이 있었다.서안은 정신이 흐릿한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강연을 꼭 끌어안았다.강연은 흐느끼다가 점점 소리를 내어 엉엉 울었다.이 상황에 세율은 질투하는 것보다 다행이라는 듯 얼굴을 쓸어내렸다.‘정말 속을 썩이는 녀석이네.’서안의 상황은 많이 안 좋아 보였고 강연은 조심스레 서안의 얼굴을 감싸고 살폈다. 서안의 눈동자는 빨간 핏줄이 서고 초점도 잘 맞지 않아 완전히 정신을 차린 상태라고 할 수는 없었다.방금의 생존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었다.본능적으로 강연을 대신해 위험에 맞섰고, 본능적으로 추락할 때 베란다의 다른 장치를 잡고 올라왔다.옆에 선 서훈은 어느새 냉정을 되찾은 듯, 차갑지만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병원으로 이송해야 해요. 연락했으니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전정해가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서훈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독일에 연락해 둔 의사는 아직도 이동중에 있었고, 한국의 최정상급 의사들은 모두 섭외를 마쳤다.강연은 빨간 눈시울을 훔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세윤이 다가와 강연을 품에 안았다.강연은 세윤의 옷자락을 움켜쥐며 어깨에 머리를 묻고 눈물을 쏟았다.그렇게 서안은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강연은 그들과 병원으로 함께 가는 대신 세훈의 전화를 받고 세윤과 함께 강제로 강 씨 저택으로 옮겨졌다.강 씨 저택은 대낮처럼 환했다.3년 만에 강씨 가문은 1급 방어 태세를 가동했다. 검은색 경호 복을 입은 사람들이 강 씨 저택을 층층이 둘러쌌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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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가법에 따라 벌을 받게 될 거야.”그 말에 세윤이 고개를 번쩍 들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형... 형.”집사는 고풍스러운 상자를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상자 안에는 아주 굵고 못이 가득 박힌 방망이가 들어있었으며 등을 내리치면 바로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강세윤. 넌 아무런 상의도 없이 송이를 한국으로 데리고 돌아왔고 송이의 소식을 숨기도록 유도했어. 한국에서 전씨 가문 사람과 엮이게 된 것도 모자라서 이렇게 큰 위험에 빠지게 했어. 그러니 벌을 받는 건 당연한 일 아니야?”세훈은 한마디를 할 때마다 긴 한숨을 내쉬며 분노를 삼켰다. 마지막 말을 뱉을 때는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였다.세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육안에 보일 정도로 하얗게 질렸다.세훈이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다.현재 강씨 가문의 실제 권력은 세훈에 있었으므로 세훈이 가문의 가주라고 할 수 있었다.그리고 세훈의 질문에 세윤은 단 한마디도 대꾸할 수 없었다.공포에 질린 세윤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벌을 받아야지.”“서른 대.”세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때리세요.”“도련님...”집사가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신 용서를 구하려는 태도를 보였다.서른 대를 맞고 나면 목숨이 반쪽날게 뻔했다.세훈은 차갑게 시선을 돌렸고 집사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누구도 감히 분노에 찬 강씨 가문 가주에게 대꾸하거나 그 위압감을 이겨낼 수 없었다.가법에 따라 처형을 실시하는 사람이 앞으로 걸어왔고 방망이를 든 채로 세윤의 등을 향해 내리쳤다.세윤은 온몸이 부르르 떨렸고 눈을 꼭 감은 채 이를 악물었다.저택의 모든 사람은 잔혹한 장면에 두 눈을 감았다.이어질 고통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부드러운 몸이 위로 겹치는 게 느껴졌다.세윤이 황급히 눈을 뜨고 얼굴을 굳혔다.책상 앞에 앉아 있던 세훈도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우며 외쳤다.“송이야!”“아!!”여자의 비명이 들려오고 방망이가 바닥 위로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이어졌다.강씨 가문은 바로 난장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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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세훈과 세윤 형제는 소파에 앉아 강연 방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세훈은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 담배를 처음 피우게 된 건 송청아와 헤어진 그 시절이었다.그 이후로 손도 대지 않던 담배를 세훈은 다시 불을 붙였다. 희미한 작은 불빛이 붙고 세훈은 크게 들이마시고 뱉으며 세윤을 바라보았다.세윤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 예전의 자유롭고 건들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세훈은 가슴이 아팠다.동생들이 자유롭게 살기를 바랐는데 자신이 세윤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신이 가문의 가주로서 차갑게 대하지 않고 여느 형, 오빠처럼 다정하게 대했다면, 온갖 수법을 대며 자신을 속이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세훈은 두 손을 비비며 자책했다.송청아가 출장 중이 아니라 여기 이곳에서 자신의 옆을 지켜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담배를 한참 태우다가 세훈이 입을 열었다.“송이는 어쩌다가 전서안과 만나게 된 거야?”그 목소리는 세윤의 신경을 자극한 듯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초췌한 얼굴과 넋이 나간 눈동자는 귀공자 이미지와는 전혀 연관이 되지 않았다.“그… 그게.”세윤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나도 정확하게는 몰라. 처음에는 송이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도왔어.”“베를린 수아 연주회에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긴 했어. 그래서 형이랑 제훈이 나더러 송이와 수아 옆에 있으라고 했었잖아.”“그런데 연구실에서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해서 다급하게 연구실로 돌아갔어.”“그러다가 전서안이 내 로봇을 작동시켜 수아가 있는 곳으로 보내 형을 속일 수 있었던 거야.”“나도 그때가 되어서야 송이와 전서안이 만난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래서 몰래 한국으로 돌아와 전서안을 만나볼 생각이었어. 전서안이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내 동생이 이렇게 반한 건지 알아보고 싶었거든.”“그런데 전씨 가문 내부 싸움에 우리 송이까지 휘말리게 될 줄은 몰랐어.”“그러니까 전부 내 탓이 맞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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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형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이 대화 속에서 세훈 특유의 위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세훈은 더 이상 차분하고 차가운 얼굴이 아니었다.세윤은 그제야 세훈 역시 어리고 여린 면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자신과 세훈, 제훈, 수아는 네 쌍둥이였다. 세훈은 그저 자신보다 몇 분 먼저 태어난 형이었다.그러나 세윤은 모든 걸 세훈에게 떠맡겼다.문제가 생기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장 든든한 방어막이 바로 세훈이었다.세훈은 부모님 사업의 계승자이고 부모님이 유일하게 안심하고 모든 일을 맡기는 사람이었다.그러나 동생들에게 있어 세훈은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다른 한편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동생들은 사소한 일을 감히 세훈에게 꺼내지 못했다.세훈이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얼마나 속상해할지 그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형... 미안해.”세윤이 눈시울을 붉혔다.“형은 우리한테 충분히 잘해줬어. 형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형이야. 내가 가장 믿고 따르는 사람이고 우리의 정신적 지주야.”“이 일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야. 내가 형한테 속이는 게 아니었어. 나한테 벌을 주고 싶다면 기꺼이 받을게.”평소 가장 장난기가 심하던 동생의 진지한 모습에 세훈은 웃음이 터졌다.솔직히 말해서 세훈은 조금 실망을 하기도 했었다.하지만 세훈은 평범한 사람과는 달리 빠르게 감정을 지우고 정리할 수 있었다.가장 골치 아프던 동생이 건넨 다정한 말에 딱딱한 세훈의 심장도 어느새 말랑해졌다.세훈이 턱을 살짝 치켜세우고 물었다.“정말 벌을 받을 거야?”“그래.”세윤이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피하지 않고?”“피하지 않을게.”“서른 대라도 받아들일 거야?”“당연... 아니 서른 대는 인간적으로 너무 많은 거 아니야?”“많아? 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아까는 달게 받겠다며.”세훈은 일부러 장난치듯 말했다.“당장 가법으로 다스리세요!”“아! 형!”세윤이 바로 몸을 웅크리었다. 소파 아래로 기어들어 가고 싶은 기세였다.“형 용서해 줘!”세훈이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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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자극을 받아서 그런 건가요?”세윤이 바로 물었다.“전서안이 무사하니 강연이도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요?”“네 도련님,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작은 아가씨의 문제는 심각한 편은 아닙니다.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그동안 심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게 해주세요. 그러면 천천히 회복되실 겁니다. 다만...”의사가 조심스러운 눈길로 세훈을 쳐다보았다.“앞으로 아가씨에게 이런 충격은 주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제 발작할 가능성이 큰데 다시 회복되지 못하고 심각하게는 평생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세훈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세윤은 무력하게 뒤의 소파에 털썩 앉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세윤이 나지막하게 혼잣말했다.이건 강씨 가문 모든 사람의 마음이기도 했다.가족 성원 중 가장 활력 넘치고 밝고 귀여운 강연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가문에서 오래 일을 해온 도우미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강연은 태어나서부터 3년 동안 밖에서 어렵게 자라다가 가문으로 돌아왔었다.하지만 도예나의 강인한 성격을 빼닮아 늘 밝고 긍정적인 아이로, 강씨 가문 사람들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손을 놓으면 행여나 넘어질까 애지중지 키우던 공주님이 멀쩡히 학교에 다니다가 이런 병에 걸렸으니, 모든 이들이 마음 아파했다.세훈은 고개를 살짝 쳐들고 두 눈을 꼭 감았다.“이 일은 절대 부모님이 알아서는 안 돼.”세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모두 서로에게 전하세요. 오늘 저녁에 있은 일은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고요.”부모님에게 숨기는 이유는 동생의 일로 걱정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도예나는 크게 다친 적이 있고 심지어 온몸의 피를 바꾸는 수술을 하기도 했었다.몇 년 동안 강현석과 계속 여행을 다니는 목적도 사실은 요양을 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었다.가족의 일은 다섯 형제가 짊어질 수 있었고 괜히 부모님에게 걱정을 실어드리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더욱 밝혀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었으니.강씨 가문의 막내 공주는 늘 다른 가문의 먹잇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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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세훈이 핸드폰을 건네자, 강연이 타자를 시작했다.“세윤 오빠...”강연은 힘겹게 버튼을 눌렀고 자칫하면 등 쪽의 상처가 당겨져 고통이 찾아왔다.세훈은 강연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빠르게 대답했다.“세윤이는 괜찮아. 더 이상 처벌을 하지도 않을 거야. 정말 적어도 열대는 때려서 정신을 차리게 해주려고 했는데 그만하려고.”세훈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너무 화가 나서 세윤을 제대로 교육할 생각이었으며 적어도 열 대는 때리겠다고 생각했었다.그리고 나머지 스무 대는 자신이 받겠다고 다짐했다.가장 큰 오빠, 큰형이 되어서 동생들이 이런 위험한 일을 벌인 건 자신이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잘못도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강연이 가법을 막아보겠다고 그 가녀린 몸으로 덤비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다시 처벌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세훈의 말에 강연은 안심이라도 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또 핸드폰 화면을 두드리며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세훈은 이번에도 바로 알아차리고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세윤이는 널 만나러 오기 미안해서 그러는 모양이야.”강연은 세훈의 손을 꼭 잡으며 긴장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세훈은 강연의 손등을 다독이며 말했다.“세윤아, 너도 들어와.”문밖의 세윤은 그 소리에 쭈뼛대며 방안으로 걸어왔다.“빨리 걸어와! 송이가 널 볼 수가 없잖아.”그러자 세윤이 재빨리 강연의 앞으로 다가갔다.“송이야 많이 아파? 오빠가 호 해줄까?”걱정하는 세윤의 마음을 알겠으나 그 말에 세훈은 세윤을 쥐어박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이 상황에서 그게 할 말이냐고!’‘다 성인이 된 동생 등에 난 상처를 어떻게 호 해준다는 말이야?’‘정말 대책 없이 말하네.’“아직 덜 맞았나 본데 다시 한번 제대로 맞아볼래?”세훈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세윤은 바로 목을 움츠렸다.이어 세윤은 빠르게 머리를 부둥켜안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으며 그 와중에도 강연의 옆으로 딱 붙었다.그 광경에 세훈은 어이없어 웃음이 다 나왔고, 강연도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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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핸드폰 화면에는 아주 간단하게 한 줄이 쓰여 있었다.[오빠, 전서안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봐 줘요.]전서안이라는 세 글자에 세훈, 세윤 형제는 신경이 곤두섰다.전씨 가문의 집안일에 강연이 휩쓸리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의사의 소견대로 강연이 더 이상 충격을 받게 내버려두어서는 안되었고, 강연과 서안이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전씨 가문에서 아직도 전정해를 수색하고 있는 걸 보아 전정해는 절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몇 년 동안 은신해 있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큰 사건을 벌이고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다시 생각해 봐도 보통은 아닌 사람이었다.세훈은 제 동생이 다시 전씨 가문 사람들과 엮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전서안은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고, 세훈은 발작해 이성을 잃고 짐승처럼 날뛰는 서안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세상 누가 제 동생을 그런 사람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세훈은 강연이 서안에서 멀리 떨어져 평생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기를 바랐다.두 오빠의 표정이 어두워진 걸 본 강연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벌벌 떨었다.“어... 어떻게 됐어요...”낮은 목소리와 웅웅거리는 발음, 사실 거의 울부짐에 가까운 소리였다.그러자 세훈과 세윤이 다급하게 말했다.“괜찮아! 그 아이는 멀쩡해! 그러니까 진정해.”“송이야, 오빠 봐봐.”세훈이 강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네 감정을 잘 돌보는 거야. 현재 실어증 증세가 나타났지만, 심각한 편은 아니라 회복이 가능하다고 해. 하지만 계속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회복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했어.”“형!”세윤이 큰 소리로 세훈을 불렀다.“그런 걸 왜 말해주는 거야?”세훈은 세윤의 말을 못 들은 척 강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너는 강한 아이라 당연히 이겨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 오빠는 네가 감정을 잘 추스르고 네 몸부터 챙겼으면 좋겠어. 오빠들이 걱정하지 않게, 그래, 줄 수 있어?”강연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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