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아무 생각도 없이 싱글벙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몇 년 동안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강연도 송예은을 도와주려고 했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송예은은 자기만의 자존심이 있었고, 아빠가 마지막 혈육이기 때문에 거절할 순 없었지만 강연 같이 단순한 사람을 구정물속으로 끌어들이기 싫었다. 그래서 송예은이 말하지 않으면 강연은 모르는 척했다. 다만 강연이 암암리에 손을 써서 송예은 아빠의 놀음 범위를 강제로 줄였다. 송예은이 세수를 하러 가자 강연은 핸드폰을 꺼내 비행기표를 사기 시작했다. ‘둘째 오빠는 무조건 언니의 음악회에 참석할 거야. 다만 큰 오빠와 작은 오빠는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엄마 아빠는 회사를 오빠들에게 맡긴 후로 증발해서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 가끔씩만 엄마의 SNS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볼 수 있다.’ 강연은 재빨리 독일로 가는 비행기표를 사고 언니에게 자신이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언니한테서 바로 영상통화가 왔다. 강연은 놀라서 하마터면 핸드폰을 던질 뻔했다. 그리고 얼른 영상통화를 음성으로 바꿔서 받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언니, 나 기숙사에 있는데 애들이 다 자려고 해서 동영상은 받기 불편해.” 상대방은 잠깐 조용하더니 부드러운 묵소리로 말했다. “연아, 비행기티켓 샀어?” 강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언니는 내가 도착하는 것만 기다리라구!” “그래.” 강나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공항에 마중 갈 테니까 도착하면 함부로 뛰어다니지 마.” 언니의 당부에 강연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가족들은 아직도 내가 어린아이인 줄 알고 공항에서 유괴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알았어.”강연은 혀를 내밀며 말했다.“공항에 도착하면 목에 언니 연락처가 있는 팻말을 걸게, 됐지?”동생의 말을 들은 강나희는 가볍게 웃었다.“언니, 그럼 우리 그때 보자. 먼저 끊을 게.”강연이 제 발 저려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강나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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