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091 - Chapter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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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강연은 촬영장으로 돌아가자 나이란이 초조한 표정으로 자신을 찾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강연을 본 나이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연아! 왜 이제야 돌아온 거야?”나이란이 물었다.“방금 누가 나한테 너와 여주인공 배역을 맡은 원정희 사이에 갈등이 좀 있었다고 알려줬는데 정말이야?”강연은 의아해서 눈썹을 추켜올렸다.‘벌써 소문이 퍼진 거야?’강연의 표정을 보자 나이란은 모든 걸 알아채고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고 노발대발하며 소매를 걷어붙이려고 했다.“원정희가 또 널 괴롭힌 거야? 너무하는 거 아니야? 연예계에서 지위가 높다고 촬영장에서 위세를 부린 것도 모자라 계속 너한테 시비를 걸고! 내가 가서 본때를 보여줄 거야.”“그런 거 아니야! 난 괜찮아.”강연은 얼른 나이란을 붙잡고 어쩔 수 없이 말했다.“원정희가 일방적으로 그런거야. 나는 괜찮아. 그리고 난 정신상태가 이상한 사람과 그렇게 깊이 따지고 싶지도 않아.”강연의 말을 들은 나이란은 그제야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래, 정신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지.”강연은 더 이상 원정희를 물고 늘어지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연에게 있어서 원정희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강연이 알고 싶은 건 다른 일이었다.“이란아, 너 방금 누가 너한테 알려줬다고 했잖아. 그게 누구야?”“스태프인데 바로…….”나이란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상해서 말했다.“이상하네,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강연은 생각했다.‘대체 어떤 스태프이길래 나와 원정희가 다툼이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제작진이나 원정희 쪽 사람을 찾지 않고 내 매니저를 찾아왔을까? 왠지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아. 우연일까?’“자, 그 얘기는 그만하고 빨리 준비해. 오늘 마지막 씬 만 찍으면 집에 갈 수 있어.” 나이란이 귀띔해 줬다. 강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을 거두었다. 사람들 뒤로 한 그림자가 재빨리 지나가더니 눈에 띄지 않게 제작진들 사이로 들어갔다. 나이란이 봤다면 그 사람이 바로 방금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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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촬영장에 있던 강연은 마지막 신을 찍고 나이란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차에 앉은 강연은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느낌이 들어 가슴을 움켜쥐었다. 조수석에 앉은 나이란은 계속 말을 하고 있었지만 강연은 한마디도 듣지 않고 실의에 빠진 모습으로 뒷좌석에 기대어 있었다. “이게 바로 인과응보라는 거야, 맞지?” 나이란은 고소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강연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이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란아, 너 김성재의 연락처 알 수 있어?” “당연하지. 뭐? 누구?” ‘김성재라면 진서안의 매니저 아니야?’ 나이란은 조금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강연을 바라보았다. “연아, 너…….” 나이란이 말을 잇지 못하자 강연은 쑥스러워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였다. 강연은 진서안을 방해하려는 마음은 없었다. 다만 진서안이 며칠이나 나오지 않아서 마음이 좀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오후에 원정희가 소란을 피운 후 불안한 느낌이 더욱 깊어진 것 같았다. 강연은 진서안의 소식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진서안의 개인 일정 비밀유지 조치가 잘 되어 있어서 외부인은 어떤 정보도 알아낼 수 없었다. 게다가 진서안이 계속 강연을 피하는 태도여서 강연도 방해하기 싫었다.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김성재에게 연락해서 물어보는 방법 밖엔 없었다. ‘김성재는 진서안의 팬들에게 너그러운 편이니까. 그리고 나에 대한 태도도 혐오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강연도 그냥 시도해 보려는 것이었다. 나이란의 안색이 이상하게 변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나은 말을 마저 했다. “연아. 나는 네 취향이 그렇게 빨리 변할 줄은 몰랐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도한 진서안을 좋아하더니, 이젠 김성재 같이 성숙한 남자를 좋아하게 된 거야?” 나이란은 턱을 만지며 실실 웃었다. “하지만 예전에 김성재도 인터넷의 매니저 외모 대결에서 우승을 땄었어. 그 얼굴로 데뷔를 하면 김성재도 많은 팬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나이란은 실눈으로 강연을 보며 말했다. “연아, 너 안목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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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하지만 진서안은 마치 이성을 잃은 짐승처럼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며 저항해 의사들을 모두 발로 차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장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김성재가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고 할 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김성재는 화면에 익숙한 번호를 보고 기뻐서 소리쳤다. “진서안 씨! 강연 아가씨께서 전화 왔어요.” 강연의 이름은 주문처럼 진서안이 휘두르던 주먹을 멈추게 했다. 진서안의 혼탁한 두 눈에 드물게 한 가닥의 빛이 스쳤다. 그 모습을 본 김성재는 바삐 핸드폰을 주워 앞으로 다가가 진서안에게 보여주었다. “진서안 씨, 보세요. 정말 강연 아가씨에게서 온 전화예요. 아가씨에게 지금 상황을 들키고 싶으세요?” 김성재의 말에 진서안은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진서안의 눈동자는 혼탁이 사라지고 공포만 남았다. 진서안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으려고 했지만, 결국 손을 움츠리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받아.” 김성재는 잠깐 멍해졌다. 진서안은 계속 말했다. “내 상황을 알게 하지 마.” 김성재는 이 말이 방금 자신이 물은 문제에 대한 답이라는 것을 알았다. 김성재는 한숨을 내쉬더니 전화를 받아서 스피커폰으로 바꾸고 여느 때와 같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김성재입니다. 누구시죠?” “김성재 씨, 안녕하세요! 저는 이라는 극 중에서 백연주 역을 맡은 배우 강연입니다.” 핸드폰에서 여자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는 약간 긴장한 것 같았지만 어조는 가볍고 부드러워 마치 3월 강남 강변의 여인 같았다. “강연 씨? 안녕하세요!” 김성재는 살짝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 “무슨 일로 전화하신 거죠?”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실은 진서안이 나를 도와준 후에 이틀이나 휴가를 내서 걱정돼서요.”강연은 다소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진서안 지금의 몸 상태를 물어봐도 될까요?”이번엔 김성재가 정말 놀랐다.‘진서안의 몸에 문제가 생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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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팬으로서 강연은 진서안이 신비롭고 강대한 가문에서 자랐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강연은 한 번도 가문 세력을 동원해서 진서안의 배경을 조사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서안 오빠에 대한 강연의 감사와 동경은 단순했기 때문이었다.‘서안 오빠가 밝히기 싫은 문제라면 나도 모른 척하면 돼.’강연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고 감사인사를 드린 후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김성재가 급히 불렀다.“잠깐만요. 강연 씨.”김성재가 말했다.“카톡 추가할 수 있을까요?”강연은 어리둥절했다.“네?”진서안은 차갑고 소유욕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김성재를 쳐다보았다.김성재를 코를 만지작거리며 어쩔 수 없이 생각했다.‘내가 이러는 게 다 누구 때문인데?’사람을 죽일 듯한 진서안의 눈빛을 무릅쓰고 김성재는 재빨리 말했다.“강연 씨와 진서안 씨는 같은 촬영팀에 있는 파트너인 데다가 진서안 씨가 유일하게 싫어하지 않는 연예인이라 앞으로 잘 부탁드리려고요.”김성재의 말이 끝나자 진서안의 무서운 눈빛이 드디어 좀 풀렸다.강연은 의외였지만 고분고분 대답했다.“네, 좋아요.”침착하고 냉정한 김성주도 강연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연예계에 이렇게 착한 사람이 나타나다니. 마치 길을 잃은 고양이처럼 무해하고 또 태양처럼 부드럽고 따뜻해. 이제야 진서안 씨가 왜 몇 년 동안 그리워했는지 알겠네.’ 전화를 끊은 후, 김성재는 고개를 돌려 진서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서안 씨, 저는 강연 아가씨의 카톡을 추가하면 편리하게 연락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허락…… 하시는 거죠?” 진서안은 눈빛을 거두더니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김성재는 의아했다. ‘이렇게 차분하게 허락한다고?’ “내가 추가할 게. 넌 아무 말도 하지마.” 진서안이 말했다. “…….” 김성재는 할 말을 잃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그놈의 소유욕.’ 진서안은 핸드폰을 들고 병상에 누워서 휴식했다. 김성재는 더 이상 진서안을 방해하지 않고 의사들을 데리고 병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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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짐성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지만 눈동자엔 의혹과 망설임이 떠올랐다. ‘정말 그럴까?’ 강연의 웃음을 머금은 살구 같은 눈, 그리고 진서안을 볼 때 숨길 수 없이 반짝이던 눈을 생각하니 김성재의 마음도 조금 가라앉았다. ‘어쩌면 강연이 이 비극의 유일한 희망일지도 몰라.’ 강연이 돌아간 후 친구추가 요청을 받았는데 위에 YD라는 두 글자만 쓰여 있었다. YD엔터는 진서안의 소속회사며 현재 연예계에서 큰 엔터회사 중 하나이다. YD라는 이름을 들으면 사람들은 절로 진서안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지금 강연을 추가하는 사람은 아마도 방금 전에 통화했던 진선우의 매니저 김성재였다. 강연은 친구추가 요청을 수락한 후 잠시 생각하더니 인사의 말을 보냈다. 김성재는 진서안의 매니저인 데다 주동적으로 강연의 카톡을 추가한 것이기 때문에 강연은 겸손한 말투로 문자를 보냈다. 게다가 강연은 김성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진서안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강연도 개의치 않았다. ‘김성재는 YD엔터에서 가장 우수한 매니저라 진서안 한 사람의 업무량만 해도 엄청나게 바쁜데 전 회사의 매니저들까지 관리해야 하니 답장할 수 없는 것도 이해해.’ 강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대본을 계속 읽기 시작했다. 강연이 모르는 것은, 핸드폰의 다른 한쪽에서 남자가 활활 타는 마음을 억누르고 강연의 연락처를 추가했는데 받은 메시지는 김성재에게 인사하는 말이었다. 화가 난 남자는 핸드폰을 침대 옆으로 던지고 유치하게 이불로 머리를 덮었다. 다음날, 의 촬영장으로 간 강연은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원래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 원정희가 뜻밖의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여주인공 역을 포기했다는 것이었다.이 소식이 퍼지자 촬영장의 분위기가 이상해져서 모두들 웅성거렸다.“원정희가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뼈가 부러졌대.”“사고를 낸 사람을 잡았는데 음주운전이래.”“너무 재수가 없는 거 아니야? 아니면 진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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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항상 부드럽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강연의 얼굴에 보기 드문 엄숙함과 정중함이 있었고, 사슴같이 맑은 눈동자에 진지한 분위기를 띄었다. 강연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내가 방금 알아봤는데, 사고를 낸 사람은 단순한 음주운전으로 원정희 선배를 다치게 한 게 아니야. 두 사람은 이부 남매였는데 원한이 쌓인 지 오래어서 이번 사고 전부터 여러 차례의 분쟁이 있었다고 해. 사고를 낸 사람도 원정희 선배와 목숨을 걸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 경찰서에도 사건 기록이 있어. 그러니 이건 원정희 선배의 가정사일 뿐 진서안과 상관없는 일이야.” 강연은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왈가불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 되니까.” 강연이 말을 마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멍해졌다. 그들은 연약하고 귀여운 강연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방금 들은 소문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진서안의 말은 모두 잊었다. 게다가 사람들도 전서안을 건드리면 좋은 결과가 없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장의 화제는 재빨리 진서안으로부터 원정희와 이부오빠의 원한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강연은 자신이 이미 촬영장소에 들어갔고, 자신의 맞은편에 촬영장으로 복귀한 진서안이 서 있다는 걸 몰랐다. 진서안을 본 강연은 긴장되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연아, 새 여주인공이 내일쯤 촬영팀으로 들어올 테니까 오늘 먼저 너랑 진서안의 씬을 찍자.” 김준석 감독은 위로하는 말투로 말했다. “긴장하지 말고 컨디션 잘 조절해서 한 번에 끝내자.” “네, 알겠습니다.” 강연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스태프들은 김준석 감독이 여배우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는 것을 처음 봤다. 하지만 스태프들도 강연이 얼마나 순둥순둥하고 귀여운지 알기 때문에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 ‘이렇게 착하고 귀여운 여자를 누가 아껴주지 않겠어? 물론 진서안 빼고.’ 진서안은 지금 강연의 맞은 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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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백연주는 이후안에게 부드럽게 웃었지만 눈빛은 확고하고 용감했다. “안 무서워.” 백연주는 미소를 지었다. ‘내 피로 나라를 지킬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 암울한 세상, 소리 없는 소란, 군중들은 사방으로 도망가고 경찰은 미친 듯이 쫓고 있었다. 이때 총구가 두 사람의 머리를 겨누더니 그들을 땅에 쓰러뜨렸다. 하지만 두 사람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마주 보며 용기를 얻었다. 카메라가 천천히 돌아가자 어두컴컴했던 하늘에 태양이 솟아올랐다. 희망이 다시 타오르고 냉담하고 어두운 사회도 광명이 찾아왔다. ……. 촬영은 아주 순조로웠다. 감독은 컷을 외치고 조감독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모여 세부 사항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강연은 엑스트라들의 부축을 사양하고 일어나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았다. 극 중의 굳건하고 열정적인 소년이 지금 차가운 표정으로 홀로 서있었다. 강연은 왠지 안쓰러웠다. 김성재는 손에 묻은 먼지를 닦으라고 물티슈를 건넸다. 진서안은 물티슈를 받았지만 닦지 않고 갑자기 고개를 들어 강연이 있는 곳으로 보더니 눈이 마주쳤다. 강연은 얼굴이 후끈거려 얼른 시선을 돌렸다. ‘훔쳐보다 들키다니, 이것보다 더 어색한 일이 있을까?’ 강연은 얼굴을 가리고 싶었다. 이때 눈앞에 갑자기 긴 손이 나타나더니 물티슈를 들고 있었다. 강연은 멍하니 고개를 들어 진서안의 숨 막힐 정도로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 진서안은 아무 표정 없이 강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검은 눈동자엔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강연은 눈을 깜박이며 반응을 하지 못했다.‘진서안이…… 왜 먼저 나한테 물티슈를 주지? 이건 진서안의 스타일이 아닌데!’진서안은 강연과 세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는데 강연의 향기가 진서안의 코로 스며들어 가슴을 설레게 했다.강연은 어리둥절해서 진서안을 바라보았는데 예쁜 큰 눈과 긴 속눈썹이 진서안의 마음을 긁는 것 같았다.진서안의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통제할 수 없는 짐승이 또 미친 듯이 요동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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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예은아, 어떡하지? 진서안이 정말 좀 이상한 거 같아.” 강연은 책상에 엎드려 막막한 눈빛으로 말했다. “무슨 일 있었어?” 송예은은 팩을 하며 물었다. “진서안이 아직도 널 무시해?” “무시라기보다는 오늘 날 도와줬어. 결벽증인데도 불구하고 먼저 나에게 물티슈를 건네줬어. 그런데 날 신경 쓴다고 하기엔 또 계속 날 피해. 마치 날 싫어하는 것처럼.” 강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억울해서 말했다. “대체 무슨 뜻일까?” “너에게 특별하게 대하면서 또 널 피한다고?” 송예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 진서안은 무슨 생각인 거지?” “내가 어떻게 알아? 지금 내 마음이 너무 복잡해.” 강연은 한숨을 쉬며 책상 위에 엎드려 무기력하게 말했다. “나는 연예계에만 들어가면 서안 오빠가 알아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복잡할 줄 누가 알았겠어? 게다가 내가 언제까지 가족들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 아무 진전도 없이 계속 이 상태에 머물러 있으니 너무 짜증 나.” “아니면 네가 직접 진서안에게 가서 그 일을 설명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는 건 어때?” 송예은은 팩을 다 하고 소파에 앉아 진지하게 말했다. “이렇게 고민할 바엔 차라리 직접 말해서 어떤 반응인지 보는 게 낫지 않을까?” “뭐?” 강연은 어리둥절해졌다. “그…… 그래도 될까?” “연아, 예전의 넌 결단력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었는데, 외국에 3년 있더니 왜 이렇게 우물쭈물해졌어? 걱정도 많아졌고.” 송예은이 말했다. “진서안의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 너 이렇게 망설이다가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면 어쩌려고 그래?” “뭐…… 뭐라는 거야?”강연은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다. “나는 단지 서안 오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려는 거야. 이상한 생각하지 마.” “알았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부끄러워하지 마. 아무튼 내가 한 말 기억하고 있다가 기회 봐서 진서안에게 말해봐.” 송예은은 강연이 부끄러움이 많다는 걸 알고 더 이상 장난치지 않고 화제를 돌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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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겉으로는 아무 생각도 없이 싱글벙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몇 년 동안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강연도 송예은을 도와주려고 했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송예은은 자기만의 자존심이 있었고, 아빠가 마지막 혈육이기 때문에 거절할 순 없었지만 강연 같이 단순한 사람을 구정물속으로 끌어들이기 싫었다. 그래서 송예은이 말하지 않으면 강연은 모르는 척했다. 다만 강연이 암암리에 손을 써서 송예은 아빠의 놀음 범위를 강제로 줄였다. 송예은이 세수를 하러 가자 강연은 핸드폰을 꺼내 비행기표를 사기 시작했다. ‘둘째 오빠는 무조건 언니의 음악회에 참석할 거야. 다만 큰 오빠와 작은 오빠는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엄마 아빠는 회사를 오빠들에게 맡긴 후로 증발해서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 가끔씩만 엄마의 SNS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볼 수 있다.’ 강연은 재빨리 독일로 가는 비행기표를 사고 언니에게 자신이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언니한테서 바로 영상통화가 왔다. 강연은 놀라서 하마터면 핸드폰을 던질 뻔했다. 그리고 얼른 영상통화를 음성으로 바꿔서 받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언니, 나 기숙사에 있는데 애들이 다 자려고 해서 동영상은 받기 불편해.” 상대방은 잠깐 조용하더니 부드러운 묵소리로 말했다. “연아, 비행기티켓 샀어?” 강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언니는 내가 도착하는 것만 기다리라구!” “그래.” 강나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공항에 마중 갈 테니까 도착하면 함부로 뛰어다니지 마.” 언니의 당부에 강연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가족들은 아직도 내가 어린아이인 줄 알고 공항에서 유괴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알았어.”강연은 혀를 내밀며 말했다.“공항에 도착하면 목에 언니 연락처가 있는 팻말을 걸게, 됐지?”동생의 말을 들은 강나희는 가볍게 웃었다.“언니, 그럼 우리 그때 보자. 먼저 끊을 게.”강연이 제 발 저려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강나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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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대박, 우리 언니가 무슨 천리안이야?” 강연은 소파에 누워 울부짖었다. “뭘 그렇게 놀라? 나라도 알아채겠다.” 송예은은 스킨제어 제품을 바르며 강연을 향해 웃었다. “어떤 바보가 스스로 폭로한 거니까.” “뭐라고?” 강연은 멍해져서 방금의 대화 내용을 떠올리더니 갑자기 자신의 이마를 치며 후회했다. “아! 시차를 깜박했구나. 나 바보 아니야?” 강연이 있어야 하는 호주의 대학은 여기와 3 시간의 시차가 있었다. ‘내가 왜 그걸 깜박했지? 지금 여기가 밤 10 시니까 호주는 벌써 새벽일 텐데 이제 자려고 한다니. 언니 앞에선 거짓말을 못하겠어.’ 강연은 풀이 죽었다. 언니에게 당한 느낌은 정말 불쾌했다. 강연은 포도같이 새까만 눈동자를 굴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 ‘충격을 받았으니 당연히 둘째 오빠한테서 우월감을 찾아야지!’ 강연은 웃으며 핸드폰을 꺼내 둘째 오빠 강세윤에게 영상통화를 보냈다. 핸드폰 화면에는 강연의 요정 같은 얼굴이 반사되었다. 같은 시각, 강세윤은 미인과 데이트 중이었다. 강세윤은 큰 장미꽃 한 송이를 미인의 품에 안겨주고 경매에서 거금을 들여 낙찰받은 사파이어 목걸이를 꺼내며 말했다. “선아야, 당신을 향한 내 뜨겁고 진심 어린 사랑을 받아줘.” 미인은 목걸이를 보더니 눈에 즐거운 기색을 감출 수 없어 입을 가리고 말했다. “세상에, 고마워.” “자, 받아.” 강세윤은 매력을 발산하며 말했다. “내가 껴줄 게.” 미인은 감동해서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강세윤은 속으로 인터넷에서 배운 방법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목걸이를 꺼내 눈앞의 미인에게 다가갔다. 늘씬한 키는 강세윤의 동작을 더욱 편리하게 했다. 미인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강세윤이 목걸이를 껴 주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강세윤은 아무리 해도 끼워지지 않았다.이선아는 목이 시큰하고 얼굴이 굳어 더 이상 웃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세윤은 아직도 목걸이와 전쟁 중이었다. 이선아가 굳은 얼굴로 입을 열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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