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강연은 좀처럼 잠에 들 수 없었다.밤은 깊어져 가고, 방안에 달빛이 은은하게 비춰 들었으나, 강연의 머릿속에는 전서안과의 첫 만남이 계속 떠올랐다.3, 4년 전 전서안이 연예계 일을 시작하기 전, 강연은 길거리 캐스팅으로 유명한 향수 cf를 찍게 되었다.어느 지독한 스토커가 강연을 2개월 동안 쫓아다녔고, 심지어 친구 생일 파티에 참석한 강연의 술잔에 약을 풀어 옆방으로 데려가는 극악무도한 짓을 벌였다.15살이던 강연은 비록 호신술을 배웠으나, 성인 남성을 상대하기는 무리였고, 약효 때문에 점점 정신을 잃어갔다.위기의 순간, 방안을 쳐들어온 사람이 바로 전서안이었다.파란 후드티에 마스크를 뒤집어쓴 전서안은 괴롭힘을 당할 뻔한 강연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이어 소년의 주먹이 그 남자를 향해 거침없이 꽂혔고, 소년은 정말 남자를 죽일 듯이 내몰았다.강연은 어렴풋이 피범벅이 된 카펫과, 얼굴이 피범벅으로 인사불성이 된 남자를 확인했다.소녀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자, 소년의 행동이 뚝 멈춰 섰다.고개를 돌린 전서안의 얼굴에는 불안함과 초조함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강연의 시선을 의식적으로 피했다.이런 소년을 보며 소녀는 점차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강연은 자리에 주저앉아 이를 악물며 말했다.“저 사람 죽이지 마요. 그러다가 당신 인생만 망가질 거예요.”소년은 겨우 17~18살로 보였다. 정말 사고가 생긴다면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전서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빛을 등지고, 마스크를 쓴 그의 얼굴을 비록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었으나, 침을 꿀꺽 넘기는 전서안이 겨우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강연은 심장이 떨려왔다. 그의 두 눈에서, 사실 그도 두려워하고 있는 게 보였다.“걱정하지 마요. 제 부모님이 알아서 잘 처리해 줄 거예요. 절대 당신이 다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강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했다.“혹시 저 좀 일으켜줄 수 있을까요?”소년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조금 고민하다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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