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윤의 말을 들은 이선아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핸드폰 너머의 강연은 영상을 통해 강세윤의 상황을 분석했다.강연은 웃으며 장난쳤다.“둘째 오빠 대단한데. 또 새 언니 바꾼 거야? 어제 오빠 조수석에 탄 언니는? 연락 끊었어?”“연아! 너…… 너 무슨 헛소리하는 거야?”옆에 있던 이선아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그러자 강연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오빠. 오빠가 아무리 바람둥이고, 카사노바라고 해도 내 마음속에선 가장 멋진 존재야. 오빠 사랑해!”“뭐라는 거야? 헛소리하지 마!”강세윤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옆에 있던 이선아는 강세윤의 말을 듣고 안색이 조금 풀렸다.하지만 강세윤이 계속 말했다.“그런데 왜 갑자기 그렇게 노골적으로 날 사랑한다고 하는 거야? 부끄럽게…….”말을 마친 강세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웃기만 했다.“…….”방금 안색이 풀린 이선아는 할 말을 잃었다.이선아는 아직도 멍청하게 웃고 있는 강세윤을 노려보며 꽃다발을 강세윤의 얼굴에 던졌다.“꺼져 이 쓰레기 같은 놈아!”“……?”강세윤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말을 마친 이선아는 쿨 하게 떠났다.뒤에 있던 강세윤은 놀라서 손을 뻗어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이때, 강윤은 영상으로 그 모습을 보고 소파에서 뒹굴며 웃었다.옆에 있던 송예은은 강연을 한 눈 보더니 강세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강연은 한참 동안 웃고 나서야 마음속의 불쾌함이 사라졌다. 역시 강씨 집안에서 지위가 제일 낮은 둘째 오빠한테 스트레스 해소하기 제일 좋아.’ “둘째 오빠, 사람 갔으니까 그만 봐.” 강연은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둘째 오빠를 불렀다. 강세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어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쟤 왜 저러는 거야? 방금 까지만 해도 좋아했잖아. 그리고 내가 왜 쓰레기야? 꽃 이랑 목걸이까지 사줬는데!” “목걸이? 혹시 오빠가 지난번 경매에서 낙찰 받은 목걸이 말하는 거야?” 강연은 의아해서 물었
강세윤은 동생과 한참 동안 마주 보더니 뭔가 생각났듯 당황해서 안색이 하얗게 질려 펄쩍 뛰었다. “맞다. 나희 연주회! 내가 깜박한 걸 알면 나희가 가만 두지 않을 텐데!” “아아아, 살려줘! 어떡해?” “…….” 강연은 어이가 없어 이마를 잡고 강세윤을 원망했다. “둘째 오빠, 좀 믿음직하게 행동할 수 없어?” 막내 동생에게 경멸받은 김세윤은 울고 싶었다. “먼저 끊을 게. 나는 비행기 티켓이랑 나희에게 줄 선물을 사러 가야겠다.” 강세윤이 말했다. “연아 안녕! 오빠가 사랑하는 거 알지! 오빠 비밀 지켜줘야 해.” 말을 마친 강세윤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강연은 어이없는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이제야 엄마 아빠, 그리고 큰 오빠와 작은 오빠가 왜 둘째 오빠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지 알겠다. 이건 완전 골치 덩어리잖아.’ 강연은 핸드폰을 놓고 둘째 오빠의 말을 생각했다. ‘나도 언니한테 선물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야?’ 생각을 마친 강윤은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날이 밝았는데 강연은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너무 졸려. 어제 언니 선물을 준비하느라 새벽이 되서야 잤단 말이야.’ 간만의 휴식일이라 강연은 점심이 다 되어서야 깨어났다! 핸드폰이 계속 울려 결국 강연을 잠에서 깨웠다. 강연은 핸드폰을 한 눈 보더니 놀라서 불평할 새도 없이 침대에서 뛰어 일어났다. “큰…… 큰 오빠!” 강연은 말을 더듬었다. “무슨 일로 전화했어?” “연아, 너 나쁜 짓 했니?” 강세훈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전해왔다. “왜 제 발 저린 것 같은 목소리지?” 강연은 침을 삼키고 멋쩍게 웃었다. “그럴 리가? 나는 단지 수업시간에 졸아서 깜짝 놀란 것뿐이야.” 강연은 말하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어쩐지, 네 목소리가 방금 잠에서 깬 것 같더라니.”강세훈이 말했다.“나희 연주회 잊지 않았지? 티켓 샀어? 오빠가 사줄까?”“괜찮아! 내가 이미 샀어.”강연은 황급히
“아, 친구…….” 강연은 어조를 길게 늘이며 눈에 한줄기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알았어, 오빠. 그럼 조심히 가.” 전화를 끊은 후 강연은 포도 같이 검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둘째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강세윤이 용서를 비는 소리가 들려왔다. “연아, 미안해! 오빠가 아직 큰 오빠한테 스케줄을 못 물어봤어.” 강세윤의 소리는 날아갈 것 같이 듣기 좋았다. “어제 너무 늦게 집에 들어가서 큰 형이 내 몸의 여성용 향수냄새를 맡고 네 매니저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추궁해서 날 밝을 때까지 방에 숨어 있었어.” “괜찮아, 둘째 오빠.” 강연은 너그럽게 말했다. “둘째 오빠가 이렇게 믿음직하지 못한 게 하루 이틀도 아닌데 뭐.” “연아, 그렇게 말하면 오빠가 속상해.” “아이고.” 강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며 강세윤을 상대하지 않았다. 장난을 다 친 강연은 그제야 말했다. “둘째 오빠, 내가 큰 오빠 스케줄 물어봤어. 그랬더니 오늘 저녁에 베를린으로 출발한대.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미리 출발한대.” 강연은 계속 말했다. “내가 보기엔 큰 오빠는 틀림없이 청아 언니 만나러 가는 것일 거야. 청아 언니 말고 큰 오빠가 시간 쪼개서 만나러 갈 사람이 어디 있어? 그것도 원부 같은 말투로 말하면서 말이야.” “정말? 확실한 거야?” 송청아는 큰 오빠 강세훈의 첫사랑이자 지금까지 잊지 못한 여자이다. 강세윤은 전 형수의 이름을 듣자마자 흥분해서 말했다. “그럼 우리도 지금 출발해서 공항에 가서 기다리자!” “어? 뭐가 그렇게 급해?” 강연은 강세윤의 열정에 놀라서 말했다. “지금 가다가 큰 오빠를 만나기라도 하면 우리가 함께 있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건데?” “오빠한테 방법이 다 있지.”강세윤은 방금 일어나서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연아, 너도 빨리 일어나서 준비해. 내가 지금 티켓사서 너 데리러 갈게!” 끊긴 전화를 보며 강연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둘째 오빠의 행동력은 정말
“연아!”강세윤은 놀라서 얼른 동생의 허리를 껴안고 긴장해서 물었다.“괜찮아?”“둘째 오빠! 계속 여기 있으면 내가 큰 오빠에게 가서 다 말할 거야!”강연은 주변의 눈길을 참으며 낮은 소리로 이를 갈며 협박했다.“…….”강세운은 강연의 어깨를 안고 말했다.“알았어. 오빠가 데리고 떠날 게.”“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강세윤은 동생을 껴안고 떠나며 참지 못해 사람들에게 손키스를 날렸다.“미녀들, 오늘은 내가 일이 있어서 다음에 또 보자!”강세윤은 말하면서 다정하게 눈을 깜박였다.그러자 주변에서 다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강연은 얼굴을 가리고 이 장면을 차마 직시할 수가 없었다.강세윤은 강연을 태우고 미녀들 사이에서 떠났다. 미녀들은 아쉬워서 그들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나 저 남자 재경신문에서 본 적 있는데, 강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했던 거 같아.”“강씨 가문? 전설의 강씨 가문 말이야?”“응! 저 라인을 탈 수만 있다면 우리가 연예계에서 적어도 10년은 걱정이 없을 걸.”“그런데 방금 그 여자는 누구야? 청순하고 예쁘장하게 생겼던데, 손도 참 빨라. 아쉽네.”“QC엔터의 신인배우 같은데. 나이도 어린 게 재주도 좋아.”“강씨 가문의 도련님 여자 관계가 복잡해 보이던데, 저 여자가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나 두고 보자.”뒤에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강세윤과 강연은 알 수가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공항에 도착했다.강세윤은 차를 전문 주차원에게 맡기고 강현을 데리고 VIP통로로 들어갔다.이때, 통로 밖에서 김성재가 독일의 정신병학 영역의 최고급 원사를 비행기에 태우고 돌아설 때 무의식 중에 강연의 그림자를 보았다.강연과 옆에 있는 남자의 친밀한 자세를 보며 김성재는 눈을 가늘게 떴다.김성재는 핸드폰으로 두 사람의 뒷모습을 찍고 보조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진서안 씨 오늘 촬영장에서의 상태는 어때?”“괜찮아요. 지금 새로운 여주인공과 연극을 하고 있어요.” 보조가 말했다. “왜 그래요?
김성재는 상대방이 말한 연이가 강연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우린 같은 촬영장에서 촬영하고 있어요. 저는 다른 배우의 매니저라 강연 씨와 연락처를 추가했어요.”김성재의 말을 들은 남자는 안색이 풀리더니 온몸의 위압도 느슨해져 다시 방탕한 모습으로 돌아갔다.“아, 지인이었어요? 진작에 말하지, 오해해서 미안해요.”강세윤은 말을 하며 아무렇지 않게 김성재의 어깨를 두드렸다.“…….”강세윤이 너무 세게 두드려 김성재는 꾹 참고 물었다.“그쪽은 누구시죠?”“지나가던 행인입니다.”강세윤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강연 씨의 수호신이기도 하죠. 누가 강연 씨를 해치려고 한다면 내가 가만 두지 않을 거예요.”“…….”김성재는 말을 잇지 못하고 손을 들어 코를 만지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 마세요. 나는 강연 씨를 해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죄송해요. 내가 오해했네요.”강세윤이 계속 말했다.“다음에 내가 술 살게요. 지금 연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해서요.”김성재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녕히 가세요.”강세윤이 떠난 후 진성재도 몸을 돌렸다.진성재는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보며 잠깐 생각하더니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이 사람 신원 좀 조회해 봐.”‘중요한 건 그 사람이 강연에 대해 과도한 보호욕과 경각심을 느꼈다는 거야. 마치 강연이 상처받을까 봐 무서워하는 사람처럼. 강연이 예전에 상처를 받기라도 했던 건가?’ 김성재는 의혹을 가득 안고 재빨리 공항을 떠났다. 한편 강세윤과 강연은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일등석에 기대어 잠을 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베를린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강연은 흥분한 나머지 공항에서 뛰어다니며 숨을 곳을 찾았다. ‘청아 언니가 큰 오빠를 마중 나온 거라면 어디에 숨는 게 좋을까?’ 강연이 자꾸 사람들 속으로 사라지자 강세윤은 마침내 참지 못하고 공항의 안내데스크로 갔다. “강연 고객님! 안내방송을 들은 즉시 1층 안내데스크로 가시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작은 오빠와 우연히 만나자 강연은 기뻐서 코알라처럼 강세찬의 몸에 매달려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흑흑, 작은 오빠도 오다니! 언니가 알면 엄청 좋아할 거야!” “작은 오빠, 왜 나한테 미리 말 안 해줬어?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작은 오빠, 요즘 어떻게 지냈어? 그 늙은이들이 오빠를 풀어줄 줄은 몰랐어. 오빠가 나오면 국가안전망은 어떡하고? 오빠가 없어도 돼?” 강연은 강세찬의 강력하고 힘 있는 팔을 끌어안고 재잘재잘 물었다. 강세찬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숭배와 다정함이 가득했다. ‘작은 오빠는 어릴 때부터 지능이 뛰어나 해커 천재로 유명했다. 커서는 심지어 국가의 특수 조직부에 의해 발굴되어 국가 인터넷 안전수호 방면의 최고 인재로 되었다. 물론, 그것도 대외적으로 알려진 신분일 뿐, 작은 오빠가 종사하는 일은 모두 S++의 비밀 임무에 속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알 수 없었다.’ 강연이 큰 오빠에 대한 감정은 존경과 두려움이 친밀함보다 많았지만, 작은 오빠에 대한 감정은 달랐다. 작은 오빠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엄청 부드럽고 인내심이 넘친다. 그게 강연이 숭배하고 작은 오빠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였다. 동생의 청춘이 넘치는 작은 얼굴을 보자, 차갑던 강세찬의 눈에 다정함이 떠올랐다. 강세찬은 발걸음을 늦추고 강연의 발걸음 맞춰 강연의 물음에 하나하나 대답했다. “나희는 아직 내가 오는지 몰라. 그래서 깜짝 이벤트를 해주려고.” “나는 네가 이렇게 일찍 올 줄 몰라서 말을 안 했던 거야. 그리고 난 잘 지내고 있어. 너희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즐거워지거든. 선생님들도 나보고 많이 돌아다니라고 했어. 왜냐하면 이젠 국가의 수호체계가 완벽해서 내가 지키고 있을 필요는 없어.” “와아아! 작은 오빠 너무 대단하다! 오빠 사랑해! 나도 나중에 꼭 작은 오빠 같은 남자친구 만날 거야.” 강연은 강세찬의 팬처럼 흥분해서 말했다. 강세찬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불가능해!” 그러자 강연은 분해서 물었다. “어? 왜
“내가 베를린에 자주 놀러 와서 내가 잘 알아!” 강세윤은 왼손으로 강세찬을 껴안고 오른손으로 강연을 안고 신바람이 나서 말했다. “나만 따라가면 손해보지 않을 거라고! 자, 내가 맛있는 거 추천해 줄 게.” 강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둘째 오빠가 쏘는 거야?” “내가 왜? 세찬이가 나보다 돈 더 많은데!” 강세윤이 말했다. 강세찬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가 제일 늙었으니까!” “계산할 때 되니까 형 취급이야?” 공항에서부터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아 사람들이 부러운 눈길을 보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삼 남매는 독일의 유명한 식당에 들어갔다. 구석에서 바이올리니스트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소리가 엄청 듣기 좋았다. 강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내가 방금 언니에게 문자를 했는데, 언니가 바로 온다고 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오라고 해.” 강세찬이 당부했다. “걱정 마, 내가 말했어.” 강연은 웃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는 올지 모르겠네. 너무 보고 싶은데.” 강연의 말이 끝나자 순간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엄마 아빠는 우릴 그리워하지 않아.” 강세윤이 말했다. “우리가 그들 부부의 세상을 방해할까 봐 멀리 떨어져 있고 싶어 할걸.” “함부로 말하지 마.” 강세찬이 말했다. “내가 조사해 봤는데, 두 분은 지금 남극에서 스키를 타고 있는데, 그쪽 작은 나라가 한창 성대한 일을 거행하고 있어서 돌아오지 못하는 거야.” “스키?” 강연은 눈빛이 밝아지더니 말했다. “와! 나도 가고 싶다! 안 되겠다, 저녁에 엄마한테 전화해서 사진이랑 영상 많이 보내달라고 해야겠다.” “연이가 스키 좋아하는 걸 깜박하고 있었네.” 강세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회 되면 오빠가 데리고 놀러 갈게.” “좋아.” 강연은 즐겁게 작은 노트에 적었다. “나 오로라도 보고 싶어.” “내가 허락할 게!” “우리 보배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둘째 오빠가 전부 만족시켜 줄 거니까!” “둘째 오빠
“둘째 오빠, 그만해!” 강연은 황급히 막았다. 하지만 강세윤은 중독된 것처럼 신이 나서 끊임없이 켰다.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모두 눈을 뒤집기 시작하자 강연은 얼굴을 가리고 작은 오빠에게 도움을 청했다. 강세찬은 핸드폰을 들고 녹음하고 있었다. 동생이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받은 강세찬은 눈썹을 추켜올리고 바이올린을 켜는 강세윤을 밖으로 끌어냈다. 강연도 곧 따라가 두 사람은 도망치듯 방을 나섰다. “세상에! 끔찍한 재난이라도 겪은 것 같아!” 강연은 놀란 심장을 달래며 말했다. “둘째 오빠 너무 무서워. 나 다시는 둘째 오빠가 바이올린을 켜는 거 듣기 싫어.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 “걱정하지 마. 작은 오빠가 복수해 줄게.” 강세찬은 손을 들어 코를 만지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녹음했어.” 강세찬이 말했다. “앞으로 이게 집에 있는 모든 전자제품의 벨소리가 될 거야.” “…….” 강연은 묵묵히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작은 오빠 정말 대단하다.” 강세찬은 담담하게 말했다. “강세윤이 실검에 오를 것 같으니까 우린 일단 나가자.” “…….” ‘너무 처참한 거 아니야?’ “둘째 오빠도 부를까?” “확실해?” 강세찬은 강연을 보며 말했다. “지금 강세윤이 바이올린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기절시켜서 끌고 가는 것밖에 없어.” 강연은 그 화면을 상상하더니 갑자기 몸을 떨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 세 명이 모두 실검에 오를 거야.’ 강연은 단호하게 걸어가며 말했다. “작은 오빠, 우린 모른 척하고 빨리 가자.” ‘한 사람이 망신당하는 게 온 가족이 망신당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래, 우리 강씨 가문의 형제자매들은 원래 이렇게 무자비해!’ 방 안의 처참한 바이올린 소리가 복도까지 들려와 듣는 사람이 기절할 정도였다. 강연이 강세찬과 식당에서 나오자 청량하고 아름다운 사람과 마주쳤다. “언니!” 강연은 믿기지가 않아 눈을 크게 뜨고 바로 달려갔다. “언니! 언제 온 거야?”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