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51 - 챕터 60

2163 챕터

제51화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신미정한테 눈길을 돌렸다. 신미정의 표정은 매우 덤덤했다.“사모님이 물으시잖아.”유현진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답했다.“잘 놀지 못해요.”이에 백씨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너 같이 잘 놀지 못하는 아이가 좋아.”이렇게 유현진은 이씨 사모님의 자리를 꿰차고 세 여인과 함께 화투를 놀기 시작했다.화투를 놀던 중 백씨 사모님이 입을 열었다.“오늘 종일 민서 얼굴을 보지 못했네. 얘가 어디 간 거지? 올해 졸업하는 거 맞지?”진씨 사모님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민서가 갈 데가 어디 있겠어. 네 조카 보러 사무소로 갔겠지. 아니면 네가 형수 부부한테 말하고 두 사람 사이를 이어줘 봐. 두 애가 결혼하면 넌 미정 언니랑 사돈 사이가 되는 거야.”이에 백씨 사모님이 대꾸했다.“형수가 민서를 아주 예뻐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 그런데 강운이 생각을 모르겠어. 평소 점잖은 놈이라 말도 잘 통하지만 자기가 한번 결심한 건 절대 바꾸지 않는 성격이야.”“감정은 천천히 쌓이는 거지.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온 거 아니야?”진씨 사모님이 말했다.이때, 신미정이 담담하게 말했다.“민서는 아직 어려. 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유현진은 화투에 집중하고 있는 듯해 보였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세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쓰리고!”진씨 사모님이 활짝 웃었다.“오늘 운발이 잘 따라주네.”백씨 사모님이 고개를 들고 쯧쯧거렸다.“진짜 놀 줄 모르네. 이렇게 놀면 돈을 남한테 퍼주는 거야.”돈을 따 기분이 좋은 진씨 사모님은 얼른 유현진을 쉴드했다.“우리랑 처음 노는 거잖아. 이제 몇 판 더 놀다 보면 손에 익을 거야.”유현진은 학창시절 이후로 처음 화투를 쳐봤다. 그 당시 그녀는 기숙사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파티하러 갔었다. 그날 생일이었던 친구는 어릴 때부터 화투 치는 걸 좋아해 친구들을 이끌고 밤새 화투를 놀았다. 유현진은 그때 처음으로 화투 노는 법을 배웠었다.그러나 학교에서 졸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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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진씨 사모님이 겸손하게 말했다.“세 명 다 돈을 땄어, 그중에 내가 운이 제일 좋았을 뿐이야.”“세 명이 돈을 땄으면 누가 돈을 잃었죠?”강한서가 물었다.사모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유현진한테로 향했다.“얼마를 잃은 거야?”강한서의 물음에 유현진이 불안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9천만 원...”강한서는 액수를 듣고 흠칫 놀랐다.“눈 감고 논 거야?”유현진은 고개를 들고 그를 째려봤다. 그녀의 돈을 잃은 것을 무슨 자격으로 질책한단 말인가?이에 백씨 사모님이 말했다.“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끔 쳐다보고 비웃듯이 말했다.“경험이랑 상관없어요. 보드게임도 잘 못 하더라고요.”그는 유현진이 둔하다는 걸 에둘러 말하고 있었다. 그는 틈만 나면 유현진을 조롱하기 바빴다.강한서는 주전자를 들어 잔에 차를 가득 부은 후 담담하게 말했다.“오랜만에 손님들이 오셔서 제가 근처 맛집에 저녁을 부탁했어요. 저녁 시간이 되면 집까지 배달해줄 겁니다.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더 놀지 않으시겠어요?”진씨 사모님은 망설여졌다. 지금까지 딴 6천만 원을 다시 잃게 될까 봐 걱정이 앞섰다.그러나 백씨 사모님은 전혀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좋아, 오늘 운발도 따라주는데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아.”백씨 사모님이 이렇게 나오자 진씨 사모님도 자리를 뜨기가 난처했다.신미정은 두 눈 커다랗게 뜨며 강한서를 봤다.“너 화투 싫어하잖아.”“제가 놀겠다는 게 아니에요. 네 분이서 노세요, 전 그냥 옆에서 지켜볼게요.”‘내가 어떻게 돈을 잃게 된 건지 확인하고 싶다는 뜻인가? 역시 사람이 못됐어!’유현진이 속으로 몰래 그를 욕했다.강한서는 의자를 끌어당겨 그녀 옆에 앉은 후 우아하게 다리를 꼬았다.“사모님들이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줘. 돈을 따면 네 것이고 잃으면 내가 대신 내줄게.”유현진은 그의 말에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곧 새로운 판이 시작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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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유현진은 그의 말 대로 패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점수가 높은 패였다. 강한서가 아무 말이 없다는 건 정확한 선택을 했다는 뜻이었다.진씨 사모님은 화투패를 살피다가 패 한 장을 던졌다. 유현진은 자기 차례가 다가오자마자 또다시 비를 던지려 했다.“그 송학은 뒀다 뭐 할 거야?”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은 그를 힐끔 째려보고 그의 말 대로 송학으로 점수를 땄다. 그의 말을 하찮게 생각하던 유현진은 패 하나를 집어 들고 깜짝 놀랐다. 또다시 점수 딸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현진아, 네 차례야.”진씨 사모님이 다그쳤다.유현진은 망설이다가 낮은 소리로 답했다.“네.”그러나 진씨 사모님은 그녀가 던지는 패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뭐야? 너한테 왜 그게 있어?”이에 다른 사모님들의 눈길이 일제히 유현진이 던진 패로 향했다.“어쩐지 안 잡힌다 했어, 다 너한테 있었네.”진씨 사모님이 비꼬듯이 말했다. 그녀는 오늘 기운이 좋다는 생각으로 계속 돈을 딸 생각이었지만 모든 점수가 유현진한테 쌓였다.유현진은 단번에 네 판에 딸 돈을 따게 되었다. 출발이 순조로우니 다음 판도 패가 척척 잘 붙었다. 돈을 따기 시작하니 그녀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강한서는 그녀의 뒤에서 이따금씩 한 단어로 제시하며 그녀를 도와줬다.판이 이루어질수록 진씨와 백씨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특히 진씨 사모님은 방금 딴 돈을 도로 내놓게 되었다. 게다가 유현진은 파죽지세로 계속 이겨나갔다.“오늘은 여기까지 해.”신미정이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너무 오래 앉아있으니까 다리가 다 저리네. 이제 거실에 가서 차나 마시며 수다나 떠는 게 어때?”진씨 사모님은 한숨을 푹 내쉬고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 강한서가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사모님, 마지막까지 계산을 끝내야죠.”진씨 사모님은 난처했다. 그녀는 떼먹으려는 생각이 없었지만 강한서가 입 밖으로 꺼내니 창피함이 몰려왔다.신미정이 눈살을 찌푸렸다.“조금 있다가 해. 일단 차나 마시며 쉬어.”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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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신미정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다 같이 즐겁게 놀려고 모인 자리에 왜 찬물을 끼얹은 거야!”강한서가 고개를 들었다.“엄마, 진씨 사모님 남편이 승진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이렇게 큰 금액이 다른 사람한테 발견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설명할 거예요?”신미정은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이렇게 대할 필요는 없었잖아.”“다음부턴 주의할게요.”신미정은 어이가 없어 며느리를 힐끔 쳐다보고 2층으로 올라갔다.강한서도 몸을 일으키고 나가려고 했다. 유현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여기서 저녁 먹을 거야?”당연히 그럴 생각이 없었다.유현진은 자기 물건을 챙기고 그의 뒤를 따랐다. 민경하는 계속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두 사람이 차에 타자마자 바로 시동을 걸었다.남의 신세를 지면 맘 편히 지낼 수 없다고 방금 강한서가 뒤에서 귀띔해주지 않았다면 유현진은 더 많은 돈을 잃었을 것이다.한창 이혼 소송을 준비하는 중이라 돈이 부족했고 그 9천만 원을 잃었다면 며칠 동안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돈을 다시 돌려받자 마음이 편안해졌고 강한서도 밉지 않았다.다른 건 몰라도 강한서는 원칙 있고 주위 사람을 보호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니 말이다. 아무리 이혼할 사이라도 서로 얼굴 붉힐 일은 없었다. 게다가 강씨 가문은 한주시에서 세력이 꽤나 큰 집안이니 앞으로 오고 가다 얼굴을 볼 수도 있기 마련이다. 돈과 권세를 가진 친구를 두면 언젠간 도움이 될 수 있다.유현진은 오늘 화투로 번 돈을 세고 정확히 절반으로 나눠 강한서한테 줬다.이윽고 강한서의 핸드폰이 울렸고 계좌에 1600만 원이 들어왔다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앉아있는 여자를 봤다.그의 눈길에 유현진은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감사하다는 뜻이야. 난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거든.”“됐어, 안 받아.”강한서가 담담하게 말했다.“돈 다시 돌려줄 테니까 내일 나랑 어디 좀 가자.”유현진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그냥 받아.”이혼할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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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유현진은 ‘칫’ 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구두쇠 주제에 그녀가 돈에 눈이 멀었다고 했단 말인가?이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차미주한테서 온 전화였다.통화 버튼을 누르자 흐느껴 우는 차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진아, 어디 있어? 나 좀 도와줘. 나 지금 경찰서에 있어. 이 사람들이 날 절도 혐의로 여기에 끌고 왔어...”유현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심각해졌다.“어느 경찰서야? 내가 지금 당장 갈게!”전화를 끊은 유현진은 염치 불구하고 강한서한테 부탁했다.“저기 나 좀 한암동 경찰서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 친구가 지금 경찰서에 있대.”강한서는 아무 말도 없이 비서한테 경찰서로 향하라고 손짓했다.유현진은 차미주가 범죄에 연루되었을까 봐 가는 길 내내 조마조마했다.차가 경찰서 앞에 멈추자마자 그녀는 차에서 뛰어내렸다. 경찰서에 들어가 개인정보를 제출하고 나서야 취조실에 있는 차미주와 만나게 되었다.차미주는 방금까지도 울었는지 눈이 팅팅 부어 있었다. 평소 패기가 넘치는 아이였지만 친구가 별로 없었고 경찰서는 처음 와봐 잔뜩 겁을 먹었다.유현진도 잔뜩 겁을 먹었지만 애써 티를 내지 않고 경찰한테 물었다.“제 친구가 뭘 잘못했나요?”경찰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봤다.“이분이랑 무슨 사이죠?”“제 친구입니다.”유현진이 신분증을 내밀며 말했다.경찰은 그녀의 정보를 기록한 후 말했다.“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그리고 이분 집에서 신고자의 물건을 발견했고요.”유현진은 바로 반박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제가 지금 얘랑 같이 살고 있는데 단 한 번도 남의 물건을 본 적이 없어요. 오해가 있는 거 아니에요?”“같이 사는 분이세요? 얼마나 오랫동안 같이 살았죠?”“일주일 넘었어요.”이에 경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신고자의 물건도 분실된 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거주하고 있다면 당신도 절도 혐의가 있는 겁니다. 공범일 수도 있죠.”경찰은 물증도 없이 추측만으로 그녀를 공범으로 몰고 갔다.유현진은 화를 꾹 참고 침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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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경찰 선생님, 선생님이 말씀하신 신고자가 성은 강이고 이름은 한서죠!”경찰은 기이한 표정으로 그녀를 힐끔 보았다.“아는 사람인가 보네요?”유현진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제 남편이에요!”“증거 있어요?”이런 것도 증거가 필요하단 말인가? 그녀의 남편을 그녀의 남편이라고 증명해야 된단 말인가?유현진은 처음으로 경찰과의 소통에서 장애를 느낀다고 생각하였고 더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지 않고 곧바로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통하자마자 쓰레기 같은 남자의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쓰레기 같은 것이 모른 척한다!유현진은 화를 참고 차갑게 말했다.“들어와서 경찰에게 상황 설명을 해.”강한서는 마치 그녀의 이 한마디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으며 유현진은 강한서가 일부러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확신했다.사실 유현진은 차미주에게 사고가 생긴 것을 듣고는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으며 조금만 진정하고 생각해 봤다면 곧바로 단번에 알아차렸을 수 있을 것이다. 경찰서의 직책은 제한이 있다. 몇억이나 되는 절도 사건을 어떻게 마음대로 경찰서에서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강한서가 들어오자 유현진이 바로 그를 잡아당겼다.“경찰 선생님, 신고자는 이 사람이에요. 제 남편이에요.”강한서는 부정하지 않았고 경찰이 강한서를 힐끔 보더니 다시 유현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분이 당신의 남편인데 왜 당신과 같이 안 살죠?”유현진은 말문이 막혔으며 강한서는 구경꾼 같았다.이내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당신에게 묻잖아.”유현진은 그를 노려보더니 한참 동안 머뭇거리고서야 말문을 열었다.“최근 조금 다퉈서 집에서 나와 친구와 살고 있어요. 반지는 제가 갖고 나온 것이고 제 친구는 도적이 아니에요.”경찰이 미간을 찌푸렸다.“두 사람이 다툰 건데 엉뚱한 사람을 신고한 거예요? 장난해요?”유현진은 머리를 숙인 채 꾸중을 들었고 마음속으로 강한서를 한바탕 욕했다. 경찰은 두 사람에게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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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그녀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데?”유현진은 그보다 성격이 더 셌다.“그녀는 그냥 내가 당신에게 쫓겨났을 때 날 도왔을 뿐이잖아! 내가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우지 않아 당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지?”“그렇게 생각해?”강한서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라 옆에 있던 서류봉투를 그녀에게 던졌다.“난 그 정도로 심심하지 않아!”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황당한 얼굴을 하였다.서류에 있던 내용을 살펴보자 순간 눈썹이 ‘ 팔’ 자로 되었다.몇십 장의 대화 내용과 인스타 캡처였고 매장마다 송민영에 관한 지라시였다.예를 들면 송민영이 추돌사고에서 연예인의 특권을 이용하여 구급차를 독점하였고 그 사고를 이용하여 스캔들을 조작하였으며 심지어 그녀가 유명해지기 전에 다른 사람의 정부 노릇을 하였고 그 사람의 결혼식에서 깽판을 쳤다는 내용이었다.이 일을 다루는 계정이 수십 개가 있었지만 IP는 전부 한 곳이었다.그리고 그곳은 유현진이 아주 익숙한 곳이며 차미주의 오피스텔이었다.그래서 그가 갖은 노력을 한 게 그의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손본 것이란 말인가?“이 계정들 눈에 익지?”강한서가 비아냥거렸다.“이런 유언비어를 올린 증거만으로 그녀를 몇년 동안 수감생활을 시킬 수 있어!”유현진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고 이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유언비어? 거짓을 유언비어라고 해. 여기에 있는 내용 중에 사실이 아닌 게 하나라도 있어? 그녀가 교통사고 때문에 고작 팔목을 조금 스쳤을 뿐인데 당신이 달려가 특급 병실에 입원시킨 게 거짓이야? 삼 년 전 당신이 나를 결혼식장에 버려두고 그녀에게 간 게 거짓이야? 다른 사람이 한 일을 얘기한 것만으로도 유언비어라고 하면 나는 감옥에서 평생 살아야 하는 게 아니야?”강한서의 얼굴이 순간 차가워졌다.“당신이 나를 미행 안 했다고? 미행 안 했으면 어떻게 내가 그녀가 사고난 날 병원에 간걸 알고 있지?”유현진은 콧방귀를 뀌었다.“왜 당신을 미행하려고 병원에 간 거라고 생각해? 왜 치료를 받으러 간 거라고 생각 안해?”강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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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강한서가 비아냥거렸다.“그럼 당신이 유상수를 불러와. 그의 앞에서 이혼 얘기를 하지.”유현진은 순간 벙어리가 되었고 그를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강한서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우리가 이혼하기 전에는 조용히 아름드리에서 사는 게 좋을 거야. 그전에 이혼에 대한 얘기가 조금이라도 할머니의 귀에 들어가면 당신은 이번 생에 이혼은 꿈도 꾸지 마.”이것은 유현진의 명줄을 잡고 있는 것과 같다. 강한서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녀는 죽을 때까지 이 혼인에 잡혀살게 된다. 강 씨 가문은 지금 상속자를 다투는 시기이다. 만약 이 시기에 강한서의 이혼이 소문나면 할머니와 대주주들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얼마나 잔혹한 현실인가, 유현진은 순간 비참한 마음이 들었다.그녀는 입을 다물고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침묵이 계속되자 분위기가 아주 삭막해졌으며 강한서가 겻눈질로 유현진을 힐끔 보았다.방금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대꾸를 하던 여자는 그 시각 영혼이 나간 것처럼 조용하다.그는 그녀의 조용한 모습이 적응이 안 되었고 조금 싫었다.“알았어, 당신을 도와 연기를 하지.”함참동안 침묵을 하던 유현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고 눈빛은 아주 강인하고 쌀쌀맞았다.“하지만 조건이 있어.”강한서는 턱을 치켜올리며 그녀에게 말하라고 했다.유현진이 말했다.“당신이 한성을 독차지한 뒤에 우리는 협의이혼을 해. 부동산과 차, 그리고 지분 모두 필요 없어. 나에게 2천억을 줘.”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조건을 걸라고 했지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라고는 안 했어.”유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강 대표님, 강성의 시가가 20조가 되는데 나한테 2천억을 달라는 게 과분하지 않잖아?”강한서가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았으며 마치 이 거래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 같았으며 고민을 하다 결국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알았어, 그 조건을 들어줄게.”유현진은 강한서가 이렇게 통쾌하게 대답할 줄 예상 못 했는지 흠칫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재빨리 정신을 차려 가방에서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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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차는 빠르게 아름드리 펜션에 도착하였다.차를 세우자 유현진은 강한서에게 인사 한마디도 없이 곧바로 차에서 내려 문을 거세게 닫고 갔다.강한서는 창문으로 성격이 점점 세지는 여자를 힐끔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그것을 본 민경하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강 대표님, 분명 대표님이 송민영 씨의 고발장을 막았는데 왜 사모님에게 사실대로 얘기해 주지 않으셨어요?”강한서는 아주 화가 났다.“사실대로 얘기한다고? 그녀의 모습을 봐, 듣기나 하겠어?”민경하가 입을 다물고 마음속으로 대표님의 태도와 말투로 말하면 누가 화를 안 낼까라고 생각했다.예전에 여자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순위로 따지자면 자신의 보스를 이길 사람이 없을 것이다.사모님이 자신의 아내를 불렀다는 얘기를 듣고는 겉으로는 그녀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는 퇴근도 하기 전에 그녀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배즙까지 선물했다.길거리에서 파는 몇만 원짜리 물건인데 그럴싸한 핑곗거리도 찾을 줄 몰랐다.“그리고.”차에서 내리기 전 강한서가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육교 추돌사고가 발생한 날 그녀가 병원에서 뭘 했는지 조사해 봐.”“알겠습니다.”강한서가 펜션으로 들어가자 가정부가 재빨리 옷을 받아들고 슬리퍼를 꺼냈다.“그녀는 어디 갔어요?”가정부가 말했다.“사모님은 도착하고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어요. 아무 말도 없었어요.”강한서는 위층을 힐끔 보고는 우아한 동작으로 넥타이를 풀며 담담하게 말했다.“먹을 것 좀 준비해줘요. 방을 정리하고 내려오라고 해요.”가정부가 흠칫했다.“오늘 사모님이 여기서 주무시는 거예요?”강한서가 그녀를 힐끔 보았다.“여긴 그녀의 집이기도 해요. 그녀가 여기서 자는 게 잘못된 일이에요?”가정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그 뜻이 아니라...”강한서가 손을 저었다.“빨리 방을 준비하고 음식을 여러 가지 해요.”한 시간 뒤.강한서는 한상 가득 차린 음식을 바라보며 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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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유현진은 자신이 2천억을 가진 뒤의 생활을 상상하더니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2천억만 요구한 게 어디야, 강한서의 개 같은 성질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나 말고 더 있어?”그것은 차미주도 아주 동의한다.“그가 돈이라도 없으면 어느 여자가 정신이 나갔다고 그에게 시집을 가겠어? 인격에 문제가 있어!”그 말을 들은 유현진은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그녀야말로 그 정신 나간 여자다. 그 당시 그녀가 강한서와 결혼할 때 그녀는 강 씨 집안이 한주시에서 어느 정도 지위인지도 몰랐고 그냥 강한서 한 사람만 위해서 한 것이었다.“잠깐만, 일단 전화부터 받을게. 조금 있다 다시 얘기하자.”차미주는 자신의 사장이 이 늦은 시간에 연락이 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늦은 밤에 이세윤은 왜 그녀에게 전화를 건 것일까?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그녀는 안 받을 수가 없었다.“여보세요, 이 대표님?”“그래, 미주야.”“네, 저예요.”“요즘 시간 있어?”이세윤이 연락 온걸 보면 좋은 일이 아니기에 차미주는 대충 얼버무렸다.“요즘 좀 바빠요.”“그래?”이세윤이 한숨을 쉬었다.“그럼 아쉽게 됐네. 회사 하나가 네가 쓴 대본이 마음에 들어 촬영을 하고 싶대. 하지만 각본상 좀 안 맞는 부분이 있어 나한테 작가에게 고칠 수 없는지 물어봐달래. 네가 바쁘면 됐어. 내가 거절할게.”차미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잠시만요! 이 대표님, 이 일은 다시 상의해도 될 거 같아요!”이 대표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상의해?”차미주는 시간을 되돌려 자신의 뺨을 치고 싶었다. 이내 그녀가 뻔뻔하게 말했다.“이 대표님, 시간은 짜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대표님이 주신 미션인데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을 내야죠!”“어렵지 않겠어?”이세윤이 질문했다.“어렵지 않아요! 전혀요!”이세윤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내가 그쪽에서 요구한 사항을 메일로 보낼게. 수정하고 나에게 보내. 그쪽에서 마음에 들어 하면 금액을 상의하지.”“알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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