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651 - Chapter 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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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1화

서해금이 말했다. “아름이가 연애하면 저희에게 숨기겠어요? 해외에서 유학할 때 알고 지낸 친구가 한주시에 놀러 와서 안내해 주러 갔어요.”송병천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름이에게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는 것 같은데.”“진작 얘기했었어요. 그때 현진이가 아직 깨어나지 않아서 당신이 아름이 말을 주의 깊게 듣지 않았나 봐요.”서해금의 말에 원망이 섞여 있다는 것을 송병천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현진이 집으로 돌아온 후부터, 깔린느의 지분을 제외하고는 송가람에게도 한현진에게 주는 것만큼 똑같이 준비해 줬다. 하지만 예전보다 송가람에게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다. 서해금이 그 일을 언급하자 송병천 역시 자신이 도리에 어긋나게 행동한 것 같아 입을 열었다. “아니면 그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나 한 번 하는 게 어때? 어쩌다 왔는데, 대접은 제대로 해야지.”서해금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젊은 애들끼리 놀면 돼요. 게다가 요즘 현진이 기분도 안 좋은데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말자고요.”빙빙 돌려 말하는 서해금의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던 한현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빠, 저 조금 피곤해요.”서해금이 친절하게 말했다. “아줌마가 음식 준비 다 했어. 먹고 쉬어.”한현진은 서해금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송병천에게 말했다. “아빠, 저 쉬고 싶어요.”그러자 송병천이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그럼 먼저 올라가서 쉬어. 일어나면 아빠가 아줌마한테 다시 음식 차려달라고 할게.”말하며 송병천은 한현진의 휴대폰을 그녀에게 전했다. “고마워요, 아빠.”휴대폰을 건네받은 한현진이 몸을 일으켜 물건을 들고 위층으로 향했다. 한현진이 자리를 벗어나자 송병천은 그제야 미간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요즘 현진이 앞에서 한서 얘기 하지 마. 지금 애 상태를 좀 봐. 한서 얘기를 꺼내는 건 애 가슴에 칼을 꽂는 거나 다름이 없는 거잖아.”옆에서 듣고 있던 송민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멍청한 아버지께서 오늘은 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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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한현진이 멈칫하더니 나지막이 물었다. “지금 어디예요?”민경하는 바로 한현진과 약속 장소를 정했다. 간단하게 준비를 마친 한현진이 곧바로 집을 나섰다.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송병천이 운전 기사더러 한현진을 데려다주도록 했다. 민경하가 정한 약속 장소는 찻집이었다. 오후 3시, 주말도 아니었던지라 찻집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찻집 사장님에게 예약된 방 번호를 얘기하니 방 앞까지 안내해 주었다. 문을 열자 앉아있는 민경하가 보였다. 그리고... 박부자도 함께 있었다.당황하던 한현진이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 “사모님.”민경하는 감기에 걸린 듯 목소리가 쉬어있었고 초췌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현진에게는 늘 그렇듯 예의 바르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맞은 켠 의자를 빼며 말했다. “앉으세요.”한현진이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민경하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괜찮아 보였다. 만약 한현진이 너무 힘들어한다면 오늘은 그녀를 만날 좋은 타이밍이 아니었을 것이다.한현진은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민경하는 혼자가 아닌 박부자와 함께 약속 장소로 왔다. 박부자는 강한서의 친구였다. 변호사이기도 한 그를 데려왔다는 건 휴대폰은 그제 핑계일 뿐 민경하가 한현진에게 다른 볼일이 있다는 의미였다. 역시나, 자리에 앉은 민경하가 입을 열었다. “박 변호사님은 사모님께서도 알고 계신 분이니 소개는 하지 않을게요. 박 변호사님께서 직접 얘기해주세요.”한현진이 박부자를 쳐다보자 그는 여전히 냉담한 표정으로 앞에 놓인 서류를 펼쳐 한현진 앞으로 밀었다. “이건 한서가 전에 제게 의뢰해 작성한 서류예요. 한 번 확인해 보세요.”한현진이 가늘게 숨을 내뱉었다. “유언장인가요?”“유언장은 저에게 맡기지 않았어요.”박부자가 덤덤하게 말했다. “이건 수권 계약서예요.”한현진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부자가 말했다. “읽고 싶지 않으시면 제가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한 달 전, 한서가 저에게 위임해 이 수권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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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3화

한현진은 말없이 펜을 들어 서류에 자기 이름을 사인했다. 민경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진심을 담아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모님.”한현진이 물었다. “휴대폰은요?”민경하는 가방에서 강한서의 휴대폰을 꺼내 한현진에게 건넸다. “경찰 측에서 이미 확인했어요. 휴대폰 액정이 깨진 것 외에 망가진 건 없어요.”한현진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할머니 쪽은 무슨 상황인지 알아요?”민경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표님께서 사고를 당하신 후 회장님과 연락이 되지 않아요. 강단해 대표님께서는 회장님께서 고질병이 도지셨다고 해요. 지금 상황이 안 좋으셔서 계속 병상에 누워있으시대요. 의사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해서 모든 병문안을 거절했어요.”병이 위중하다면서도 계속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니, 아무리 들어도 그저 핑계인 것 같았다. “알겠어요.”한현진이 몸을 일으켰다.“전 먼저 일어날게요.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요.”한현진이 방을 나서자 박부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강한서는 운은 정말 좋네요. 직원이든 와이프든, 이렇게 일편단심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니.”민경하가 말했다. “그건 전부 대표님께서 진심으로 사람을 대해주시기 때문이죠. 운과는 무관한 일이에요.”박부자는 민경하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만약 강한서가 정말 돌아오지 못하면, 이적할 생각 있어요?”민경하가 손을 내저었다.“아뇨. 전 법에 대하서는 문외한이거든요.” “...”찻집을 나선 한현진은 운전기사에게 강한서의 본가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강한서 본가로 가는 길, 한현진은 강한서의 휴대폰을 켰다. 강한서의 휴대폰 화면은 간단했다. 그는 한현진처럼 인터넷 중독은 아니었던지라 휴대폰에는 자주 사용하는 앱도 몇 개 없었다. 한현진이 휴대폰 앨범에 들어가자 첫 사진은 바로 확대해 찍은 강아지 얼굴이었다. 그녀의 눈빛이 따스하게 빛났다. 그 강아지는 동해로 놀러 갔을 때 길에서 마주친 강아지였다. 호텔에서 기르는 믹스견인 것 같았다. 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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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4화

이 계정이 강한서의 휴대폰에 로그인되어 있다는 건 그의 부계정인 걸까?한현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 계정이 업로드한 모든 피드를 확인했다. [돼지고기 고추볶음, 탔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처음 한 거니까, 그럴 수 있지. 미역국은 맛은 조금 이상했다. 달기도 하고 짜기도 했는데, 설탕을 소금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거짓말하네. 분명 소금을 많이 넣어서 설탕으로 짠맛을 가려보려던 게 분명했다. 설탕을 많이 넣으면 소금이 안 짜지는 줄 아는 건가? 특이한 사고회로인 것 같다.][갈비구이, 평가하기 어려운 맛이었다. 고기는 질겨서 입안에서 잘 씹히지도 않았다. 요리를 완성하기 전에 맛도 안 보는 건가? 내가 실험용 쥐가 된 것 같다.][왜 또 화가 났는지 모르겠다. 저녁엔 또 괜찮아졌다. 성격 정말 욱한다니까.][난 옷도 다 갈아입었는데, 동창 모임에 날 안 데리고 갔다!][모임이 끝나니까 데리러 오라고 한다. 내가 도구야?!][나에게 옷을 사준 걸 봐서 잠시 용서해야지.][생일 케이크를 못 먹은 것 때문에 싸웠는데 며칠째 날 보는 척도 안 할 땐 어떻게 달래야 하는 거지?][출장 갔다가 시계 사 오는 걸 깜빡해서 2주일 동안 뼈 있는 말로 날 비꼬고 있다. 한 가지 일에 이렇게까지 의지력을 가지고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또 화가 났다. 단지 그 여자 립스틱이 내 셔츠에 묻은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화가 날 일인가?][립스틱이 내 셔츠에 묻었을 때의 모범답안이 립스틱을 사주는 거라니. 이게 무슨 논리지? 인터넷이 사람을 망치고 있다.][이젠 요리에 흥미를 잃은 것 같다. 오랫동안 음식을 해주지 않았다. 사실 실력이 꽤 많이 늘었는데. 혹시 내가 매번 너무 ‘엄격’하게 평가해서 자신감을 잃은 건가?][만약 실수로 심한 말을 했을 땐 어떻게 주워 담아야 하는 걸까?][나이도 나보다 몇 살이나 어린데, 좀 봐줄걸.]...한현진은 피드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빨개진 눈으로 소리 없이 흐느꼈다. 차가 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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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5화

한현진이 획 고삐를 잡아당기자 준이가 바로 속도를 줄이더니 곧 멈춰 섰다. 준이의 고삐를 잡아 방향을 튼 한현진은 신미정을 내려다보며 덤덤하게 얘기했다. “할머니 어디 계세요? 할머니를 만나야겠어요.”조금 야윈 한현진의 이목구비가 더욱 날카로워 보였다. 신미정 앞에서 고분고분하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한현진에게선 천성적으로 타고난 귀티가 흘러넘쳤다. 예전의 신미정은 한현진의 출신 때문에 그녀를 눈에 차지 않아 했고 나중엔 그녀가 송씨 가문의 친딸이라 불편해했다. 그러나 지금은 강한서가 한현진을 제1 상속인으로 지목해 그녀를 증오하고 있었다. 그러니 한현진의 말을 들은 신미정은 곧바로 얼굴을 굳혔다. “너 때문에 한서가 죽었어. 네가 무슨 염치로 여길 와? 네가 무슨 낯으로 어머님을 뵈러 오냐고. 당장 꺼져.”한현진은 신미정과 쓸데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고삐를 당겨 신미정을 피해 가려 했다. 그러자 한현진의 태도에 화나 난 신미정이 옆에 있던 경비원에게 호통쳤다. “멍하니 서서 뭐 해? 쟤 막아.”경비원들은 그제야 한현진와 준이 앞을 막아섰다. 그러나 준이는 너무도 민첩했고 경비원들은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갖은 애를 썼지만 결국 준이를 막지 못했다. 신미정이 분노에 차 소리 질렀다. “쓸모없는 것들. 짐승 하나도 못 막아?”준이는 그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갑자기 방향을 돌려 신미정을 달래 달려갔다. 깜짝 놀란 신미정은 사모님의 이미지고 뭐고 신경 쓸 겨를없이 그대로 도망치려 했다. 그러다 휘청이며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철푸덕 바닥에 나자빠졌다. 곧 말이 이쪽으로 달려올 것 같아 신미정은 두려움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정원으로 나오자마자 그 장면을 목격한 강민서가 놀라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 한현진이 제때 고삐를 잡아당겼고 준이는 앞다리를 하늘 위로 치켜들더니 방향을 틀었다. 신미정은 볼품없는 모양새로 바닥에 앉아있었고 일어서지도 못했다. 강민서가 얼른 달려와 신미정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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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6화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신탁 기금에 예치한 돈은 신미정이 죽은 뒤 강민서에게 상속되어야 했다. 그 말은 즉 유언장의 효력이 발생하기만 하면 신미정을 매년 얼마밖에 안 되는 이자로만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한서의 대부분의 돈을 한현진에게 남겨주었고 자기를 낳아준 친엄마에게는 쥐꼬리만 한 이자가 전부였다. 신미정은 그야말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신미정은 한현진이 강한서를 부추겨 이런 유언장을 작성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 모자의 사이가 아무리 안 좋아도 전에는 자기를 존경해 줬었고 사이가 틀어진 것은 바로 한현진 때문이라고 여겼다. ‘한서가 날 강씨 가문에서 내쫓은 것도 한현진 때문이야. 그러니 한서가 유언으로 나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것도 당연히 한현진 탓이야.’미움에 미움이 더해지자 한현진에 대한 신미정의 증오는 뼛속 깊이 파고들었다. “안 그래도 한서가 왜 유언장을 작성했는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이제야 알겠네. 그 유언장, 네가 한서를 부추겨서 작성한 거지?”“아직 젊은 나이에 멀쩡한 애가 왜 유언장을 작성하겠어? 게다가 그렇게 많은 재산을 아무 상관도 없는 전 와이프에게 남기다니. 유언장을 작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를 당했잖아. 그것도 너와 함께. 어떻게 그런 우연이 있을 수 있어? 내가 보기에 한서 사고는 네가 한서 재산을 노리고 꾸민 짓이야.”여기 오기 전 한현진은 아무와도 다툴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신미정의 말은 한현진의 상처를 쿡 찔렀고 그녀의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다. “유언 말씀하시니까 말인데요. 강한서가 사고를 당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구조인원을 감축하셨더라고요. 그건 누구 뜻이었어요? 경찰 측에서도 생사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사망신고부터 하시다니요. 고작 2주일이에요. 강한서가 살아있을까 봐, 그렇게 두려우세요?”“강한서가 물어 빠지기 전 얼마나 다쳤는지 아세요? 한서 수영 못하는 거 아시죠? 왜 못하는지 알아요? 한서가 어머님께 잘해주지 않는다고요? 한서는 심장이라도 꺼내줄 정도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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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화

미간을 찌푸린 한현진이 뭔가 말을 하려 하자 진씨가 돌아서 자리를 벗어났다. 그녀는 진씨를 뒤쫓았지만 또 경비원에게 길을 막히고 말았다. 신미정이 단호하게 말했다. “꺼져. 지금 네가 송씨 가문 친딸이라고 해서 내가 널 건드릴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걸음을 멈춘 한현진이 고개를 돌려 신미정을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 신미정은 한현진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재수 없다고 욕설을 퍼부었다. 강민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금은 낯선 표정으로 신미정을 바라보더니 나지막이 물었다. “엄마, 정말 오빠 사망신고 했어요?”멈칫하던 신미정이 이내 화를 냈다. “넌 쟤 말은 믿고 내 말은 안 믿는 거야?”강민서가 시선을 내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젠 도무지 신미정을 믿는 것이 맞는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전에도 신미정은 할머니가 일을 커져 회사에 피해가 가는 걸 원하지 않으신다는 핑계로 수색 인원을 감소했었다. 아직 강한서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 그렇게 강한서를 아끼던 정인월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을까?강민서가 말이 없자 신미정의 날 선 말투도 부드러워졌다. “나도 당연히 한서에게 아무 일이 없길 바라. 한서는 내 아들이야. 내가 어떻게 마음이 아프지 않겠지. 하지만 이렇게 여러 날이 지났고 인양팀도 살아 돌아 올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데 내가 어떡해? 네 오빠는 없고, 넌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으니 내가 유산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와 우리 모녀의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할 거 아냐.”강민서가 자신에게 등을 돌릴까 봐 신미정이 회심의 한 방을 날렸다. “한현진에게 속지 마. 걘 네 오빠가 어떻게 되는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네 오빠가 실종된 와중에 강운이와 꽁냥거리기나 하고 말이야. 이렇게 헤픈 여자에게 무슨 진심이 있겠어? 네 오빠도, 강운이도 걔한테 정신이 팔려서 자기 엄마는 신경도 안 쓰잖아. 한현진만 아니면 넌 진작 강운이와 이어졌을 거야.”멍해진 강민서는 한참 동안 신미정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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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8화

어린 시절 여행 중 강민서가 길을 잃어 뜨거운 태양 아래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그녀를 찾아 헤매던 강한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모습. 실험실 화재에서 구출되었을 때 강한서가 그녀를 안고 괜찮다며 되뇌던 모습. 생일에 어떤 선물을 원하든 전부 만족시켜 주던 강한서의 모습. 강민서의 강한서의 모습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강한서가 어쩌면 아직도 차가운 강물에 잠겨 있을지도 모르는데 신미정은 유언장만 생각하고 있으니 강민서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고 있을 수가 없어 핑계를 둘러대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3일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인양팀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고 한현진은 하루하루가 일 년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또 안심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현진에게는 무소식이 희소식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난 한현진은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마침 밖에서 돌아온 송가람을 마주쳤다. 송가람은 저녁 내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요칠 동안은 집에 있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서해금은 해외에서 돌아온 친구를 만나러 갔다고 했지만 한현진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가서 저녁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한현진은 아마도 송가람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고 뜨겁게 불타오르는 시기라 서로가 애틋해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빨리 마음이 변하다니, 정말이지...’한현진이 흠칫했다. 좋아하는 사람은 생사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송가람은 슬퍼하는 모습 따위는 전혀 없었고 심지어 친구와 놀러 다닐 여력도 있었다. 이게 정상적인 걸까?그런 생각이 든 한현진은 송가람을 보는 눈빛에 의심이 드리웠다. 피곤한 얼굴로 한현진애게 인사를 한 송가람이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 “가람 언니.”한현진이 갑자기 송가람을 불러세웠다. “친구분 아직도 안 갔어요?”송가람이 웃으며 대답했다. “2주 정도 더 있을 거래요. 어쩌다 왔는데, 실컷 놀다 가야죠.“”제가 안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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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9화

민경하의 맞은 쪽에 앉은 나이 지긋한 대표가 말했다. “민 실장님 지금 장난하시는 거죠. 인양팀 쪽에서 소식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는데요.”민경하가 태연하게 말했다. “강한서 대표님이 아니라, 대표님께서 직접 지정한 대리인입니다.”그 나이 지긋한 대표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한 번도 강한서 대표가 누굴 대리인으로 지정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사고가 난 지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민 실장님도 한 번도 그런 얘기는 꺼내지 않더니 하필 회사에서 대리 대리인을 지정하려고 하니까 그 말을 꺼내시네요. 그 대리인은 대체 강한서 대표가 직접 지정한 사람이에요, 아니면 민 실장님이 본인 마음대로 지정한 사람이죠?”민경하는 그 대표를 슥 훑어보더니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께서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우는 게 습관인 분이세요. 유언장을 작성할 생각을 하신 분이 왜 대리인을 지정할 생각은 못 하셨겠어요. 대리 대리는 대표님께서 변호사에게 의뢰해 계약서를 작성했고, 대표님께서 현장에 도착하지 못할 시 그분이 대신 회사의 중요 회의에 참석하실 수 있어요. 대리 대리인가 한 모든 결정은 전부 강한서 대표님의 뜻을 대표하는 거예요. 엄 대표님, 무슨 문제 있을까요?”민경하에게 말문이 막힌 엄 대표의 표정이 분노로 휩싸였다. 강현우는 민경하를 힐끔 쳐다보더니 느긋한 말투로 말했다. “이사회 동의도 거치지 않고 대리인을 지정했으니 이사회에서는 승인 안 해줘도 되는 거죠?”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우 도련님 정도의 직급이라면 당연히 그럴 순 없습니다. 하지만 강한서 대표님이 회사에서의 위치는 이사회에 알리지 않으시고 회사에 일정한 자산을 담보로 하면 대리인을 지정할 수 있으시죠.”민경하는 말하며 앞에 놓인 서류를 들춰보았다. “이건 대표님의 담보계약서예요. 현우 도련님께서 한 번 확인해 보세요.”강현우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 명은 대표님, 다른 한 명은 도련님. 호칭에서만 보아도 민경하가 강현우를 얼마나 무시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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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0화

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변호사님도 모셔 왔습니다. 한성의 기밀이 제 아버지에게 누설되어 그것으로 이익을 얻었을 경우, 제가 한성 그룹이 그로 인해 입은 손해의 3배를 보상하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겠습니다. 제 명의의 부동산과 자동차를 이미 관련 기관에 동결시켰습니다. 제가 방금 말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재산을 바로 은행 담보로 잡고 귀사에 손해배상을 진행할 겁니다.”박부자가 말을 보탰다. “동결시킨 재산 총액은 2400억 정도입니다.”그 말에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 2400억은 한성과 같은 회사엔 당연히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송씨 가문 전체를 걸고 맹세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니 한현진을 향한 의심도 자연스레 수그러들었다. 한현진이 강단해를 쳐다보았다. “강단해 대표님, 제가 이젠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을까요?”강단해는 얼굴을 굳힌 채 콧방귀를 뀌었다. 그것도 나름의 대답이었다. 한현진은 외투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치더니 몸을 숙여 자리에 앉았다. 박부자와 함께 온 중년 남성도 민경하 옆으로 가 앉았다. 사람이 다 모이자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회의 시작 후 첫 30분 동안은 각 부서의 일주일간의 업무 보고였다. 보고를 마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몇 명의 대표들이 번갈아 가며 강한서 사고 이후 알렉스의 연구 개발 지연, 소극적 업무 태도 등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엔 “나라든 집이든 주인이 있어야 한다.”며 팀을 끌어 나갈 리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알렉스에 새로운 팀장을 지정해 전의 연구 진행 상황에 따라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몇 명의 대표의 제안을 들은 강단해가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한현진 씨 생각은 어때요?”한현진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죠.”이렇게 쿨하게 동의할 줄 몰랐던 강단해는 멍해졌고 순간 그녀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다만.”한현진이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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