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후, 한현진과 주강운은 드디어 한주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나오자 바로 송민준이 보였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엔 냉기가 서려 있었고, 한현진을 보고 나서야 차가운 기운이 녹아내렸다. 송민준은 성큼성큼 걸어와 한현진을 잡아당기더니 그녀를 한참 동안 빤히 쳐다보다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돌아왔으니까 됐어.”한현진이 손을 뻗어 송민준을 안고 눈시울을 붉히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오빠, 미안해요.”송민준은 아무 말 없이 그저 한현진의 뒤통수를 살며시 어루만지더니 한참 만에야 말했다. “오빠가 집에 데려다줄게.”송민준은 고개를 돌려 주강운을 바로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강운아, 고마워. 이 빚은 내가 꼭 갚을게.”주강운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진 씨가 잠자리를 가려서 요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어. 얼른 데려가서 쉬게 해.”그러더니 어르신이 주신 특산품을 송민준에게 건넸다. “현진 씨 잘 보살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말을 마친 주강운이 그만 가려고 하자 송민준이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만. 나 운전했어. 내가 데려다줄게.”주강운이 멈칫하더니 한현진을 쳐다보았고 주강운과 눈이 마주치자 한현진이 말했다. “강운 씨, 같이 가요.”주강운이 고개를 숙여 웃음을 흘렸다. “괜찮아요. 의뢰인을 만나야 해서 회사에서 데리러 올 거예요. 먼저 가요.”한현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곧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송민준이 동생과 주강운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래, 그럼. 나중에 내가 밥 살게.”인사를 나눈 후 송민준은 한현진을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 백미러에 비친 주강운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더니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송민준은 한현진을 바라보며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하나 머뭇거리고 있는데 한현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직도 아무 소식 없어요?”송민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강 주변은 이미 다 찾아봤어. 인양팀에서 그러는데 아무리 늦어도 2주일이면 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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