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581 - 챕터 1590

2287 챕터

제1581화

말을 마친 백현석이 뚝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유현아의 계좌로 200만 원이 입금되었다. 마스크를 쓴 유현아가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길가에 주저앉아 갑자기 소리내 폭소했다. 웃음소리가 점점 더 커졌고 그녀의 표정은 점점 더 미쳐갔다. 행인들은 그녀를 정신 질환으로 오해하고 하나둘 유현아를 피해 멀리 도망갔다. 통화를 마친 백현석이 3층 테라스를 떠났다. 2층 베란다의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주강운은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컵에 있던 찻잎을 아래층 화단에 쏟아버렸다. 지정욱은 유현아를 망가뜨리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SNS에 퍼지던 유현아의 일들은 잠잠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화제를 몰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사람을 고용해 유현아를 괴롭혔다. 유현아가 집 밖을 나서기만 하면 지정욱이 고용한 사람은 유현아의 곁을 따라다녔다. 그 사람은 유현아를 때리지도, 욕하지도 않고 그저 팻말을 들고 세상 모든 사람에게 유현아가 저지른 비열한 짓을 폭로했다. 유현아는 도저히 머리를 들고 다닐 수 없었다. 악랄한 지정욱의 처사는 끝내 유현아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유현아는 아무런 전조 없이 갑자기 새로운 SNS 계정을 만들었다. 공개 라이브 방송을 켠 그녀는 “밥 안 먹는 베베”가 업로드한 동영상의 내막을 공개했다. 수작을 걸던 남자의 동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고 찍은 것이었다. 심지어 그 동영상의 대본은 유현아의 작품이었다. 유현아는 대본뿐만 아니라 촬영 현장까지도 공개했다. 영상 속 변태는 회사의 직원이었고 촬영이 끝난 후 회식하면서 어떻게 편집하면 더 많은 어그로를 끌 수 있을지 토론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현아는 지정욱에게 맞은 진단서를 공개하며 “밥 안 먹는 베베”와 지정욱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했다. 지정욱은 “밥 안 먹는 베베”와 여러 차례 호텔을 드나들었고 직장 내에서도 따돌림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지정욱은 유현아가 이런 미친 물귀신 작전을 벌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현아의 라이브 방송 후 “밥 안 먹는 베베”의 팔로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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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2화

전혜지가 한현진의 사무실 책상 앞으로 걸어와 품에 있던 샘플 몇 가지를 내려놓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대표님, 위에는 이번 달 새로 나온 샘플이고 아래는 전에 나온 겁니다. 확인해 보세요.”한현진이 보석 감별 라이트로 사무실 책상에 놓인 샘플을 자세히 확인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 샘플들은 왜 이렇게 스크래치가 많아요?”전혜지가 입술을 짓이기며 대답했다. “이번에 들여온 원석으로 만든 샘플은 전부 이래요. 오후에 제품을 가지러 오신 손님들껜 제가 핑계를 대고 시간을 뒤로 미뤘어요. 이런 품질의 제품을 고객님들께 판매할 수는 없어요. 저희 고객님들은 보석 감별 베테랑이잖아요. 제품의 품질 정도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잠시 말을 멈춘 전혜지는 아예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표님, 저도 요즘 회사 매출이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요. 재룟값도 인건비도 오르고 있지만 품질은 절대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명품 브랜드가 되려면 원가를 아끼려고 이러면 안 돼요.”잠시 말이 없던 한현진이 입을 열었다. “제가 재룟값을 아끼기 위해 품질을 떨어뜨렸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전혜지가 멈칫하더니 물었다. “대표님께서 지시하신 사항이 아니에요?”한현진이 이마를 짚었다. “주얼리는 이미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요. 제가 그런 짓까지 할 이유가 없어요.”한현진이 고개를 들었다. “이 문제를 언제 발견한 거예요?”“어제요. 어제 고객님께서 주문 제작한 제품이 어느 정도까지 완성되었는지 물으셔서 가지러 갔다가 발견하게 되었어요. 이번 제품엔 품질이 나쁜 것과 좋은 게 섞여 있었어요.”전혜지가 민망해하며 말을 이었다. “전 대표님께서 원가를 아끼시려고 지시하신 건 줄 알았어요.”한현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하지만 누구 짓인지 대충 알 것도 같네요.”한현진은 그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손을 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를 줄이야.그녀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회사에서 친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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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3화

한현진은 사무실에 앉아 공급처의 책임자가 자신에게 한탄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대표님, 저희가 스트레인지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해왔고, 좋은 물건은 언제든 먼저 스트레인지에 드렸어요. 설사 외상을 하셨다고 해도, 급히 돈 쓸 일만 없었다면 1년을 미루셨어도 재촉하지는 않았을 겁니다.”“수년간의 파트너로서 그 정도 믿음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 일은, 너무 막무가내잖아요.”한현진이 컵을 그 사람 쪽으로 밀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 매니저님, 먼저 물부터 마셔요.”상대방이 컵을 받아 들자 한현진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손 매니저님께서 하신 얘기,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 전 모르겠어요. 원석을 구매하는 건 계속 계 매니저님이 책임지고 진행하던 업무였어요. 저도 손 매니저님이 하신 얘기만 듣고 전부 사실이라고 믿을 수는 없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계 매니저님을 모셔 오면 직접 얘기하시죠. 그래도 괜찮죠?”손 매니저는 당연히 삼자대면이 두려울 게 없었다. “이 일은 제가 먼저 계 매니저님과 얘기했었어요. 하지만 얘기가 잘되지 않아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온 겁니다.”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지금 당장 오라고 할게요.”계 매니저는 오늘 학교 학부모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휴가를 신청한 상태였지만 실상은 불륜녀와 함께 쇼핑 중이었다. 그의 불륜녀는 그 대신 모든 죄명을 뒤집어쓰고 해고당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줘야 했다. 마침 생활이 조금 나아진터라 불륜녀와의 데이트를 위해 휴가를 냈다. 한현진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계 매니저는 불륜녀와 함께 명품점에서 옷을 사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계 매니저는 불륜녀에게 눈짓을 하고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대표님.”“매니저님, 제가 매니저님께 물어 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지금 가게로 오셔야 할 것 같아요.”계 매니저가 말했다. “지금요? 저 지금 학부모회에 와 있어서요. 물어 보고 싶으신 게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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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4화

“제가 언제 물건을 가져갔다고 그래요? 함부로 얘기하지 마시죠.”계 매니저가 말을 이었다.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해요. 먼저 돌아가세요. 나중에 제가 이 대표님께 직접 확인할게요.”평소였다면 손 매니저는 당연히 계 매니저의 말을 알아듣고 자리를 비켰을 것이다. 물건을 가지는 사람이 가운데서 차액을 버는 일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 며칠 회사의 자금 상황은 정말로 좋지 않았고 그로 인해 손 매니저는 대표에게 호되게 혼나기도 했다. 게다가 계 매니저는 그의 전화를 받지 않고 전혀 대화가 되지 않았다. 화가 잔뜩 난 손 매니저는 당연히 계 매니저의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가방에서 십수 장의 외상 영수증을 꺼냈다. 영수증을 받아 확인한 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계 매니저를 보며 말했다. “계 매니저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회사 도장은 매니저님이 갖고 계시잖아요.”계 매니저가 얼른 영수증을 가져가더니 이내 당황해하며 말했다. “혹시 다른 사람이 우리 회사를 사칭해 물건을 가져간 게 아닐까요? 사기당하신 거 아니에요?”한현진의 눈빛이 차게 식었다. “진짠지 가짠지도 구분 못 하는 거예요?’계 매니저가 줄줄 식은땀을 흘렸다. 서해금은 비록 한현진에게 스트레인지의 지분과 소유권을 전부 넘겼지만 회사의 회사 도장은 한현진에게 주지 않고 계 매니저에게 맡겼다. 한현진이 전에 회사 도장을 달라고 했지만 계 매니저는 늘 이런저런 이유로 한현진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니 회사 도장이 계 매니저의 손에 있는 지금 이런 일이 터졌으니, 당연히 그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었다. “대표님, 원자재를 들이는 일은 늘 제가 직접 해왔어요.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시킨 적이 없다고요. 저도 대체 누가 회사 도장을 훔쳐 제 이름으로 물건을 가져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엔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해요.”한현진이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그동안 원자재를 직접 가져온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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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5화

한현진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면 이상한 일이네요. 계 매니저님이 제출하신 10억이 넘는 영수증은 누가 발급해 준 걸까요?”계 매니저는 여전히 자신을 위해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건 아마... 새로 온 재무가 실수한 게 아닐까요. 대표님, 지금 제일 급한 건 대체 누가 회사의 도장을 훔쳐 저를 사칭해 그렇게 많은 물건을 가져갔는지 알아내는 거예요.”계 매니저가 말을 이으려는데 부점장이 물건을 가지고 들어왔다. 부점장을 본 손 매니저가 얼른 말했다. “저 사람이에요. 저 사람이 도장을 갖고 와 물건을 가져갔어요. 본인이 스트레인지에서 보낸 사람이라면서요.”계 매니저는 멈칫하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는 순간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 ‘날 사칭하기는 개뿔.’부점장이 한현진의 지시로 그의 이름으로 물건을 가져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업체에서 대금 상환을 위해 찾아오게 만들어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래도 직접 계 매니저를 찾아가 따진다면, 그와 공급 업체의 사이라면 그의 말 한마디로 충분히 그를 위해 말을 맞춰줄 수 있었다. 한현진은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러니 미리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을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업체 책임자의 앞에서 계 매니저가 몰래 공급 업체를 바꿨다는 것을 폭로해 손 매니저를 불쾌하게 하고 그 사실을 안 손 매니저는 자연스레 계 매니저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한현진이 차가운 얼굴로 날카롭게 말했다. “마음대로 업체를 바꾸고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회사의 공금을 횡령하다니. 계 매니저님, 간도 크시네요.”계 매니저는 두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는 그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대... 대표님. 제가 공급 업체를 바꾼 건 맞지만 공금 횡령이라니요. 추측만으로 그런 큰 죄를 저에게 뒤집어씌우시면 안 돼요. 제가 공급 업체를 바꾼 건 그 업체의 원자재가 정말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어요. 저도 회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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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6화

서해금이 잔뜩 굳은 얼굴로 손에 들린 종이를 계건후의 얼굴에 뿌리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못난 놈!”계건후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감히 말대꾸도 하지 못했다. 서해금은 차가운 얼굴로 화를 식히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저 자식이 이런 짓을 했으니 나도 면목이 없구나. 하지만 이럴 때 해고한다는 건 현명한 처사가 아니야. 일단 건후는 가게에서 경력이 제일 오래된 직원이야. 네가 아직 회사를 이어받은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고참 직원을 연달아 해고한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당연히 네가 회사를 관리할 능력이 안 돼서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하려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스트레인지는 지금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야. 만약 이런 상황에 건후를 해고한다면 널 위해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문제가 생길 거야. 마지막으로 네가 일을 크게 만들어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새어나가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회사의 모든 제품의 품질을 의심할 테고, 그러면 매출에 영향을 주게 되겠지.”한현진은 마음속으로 냉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마치 겸허하게 충고를 받아들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그러면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서해금이 말했다. “내가 봤을 땐, 일단 건후를 해고하지 말고 잘못을 뉘우칠 기회를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만약 계속 버릇을 못 고친다면 그때 해고해도 늦지 않아.”“하—”한현진이 피식 웃음 흘렸다. “저 사람이 제 돈을 훔쳤는데, 제가 계속 도적질하도록 주머니를 열어줘야 한다는 건가요? 게다가 회사의 공금을 횡령하는 건 범죄예요. 전 이런 일은 경찰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계건후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입을 열었다. “이모...”입을 열기도 전에 서해금과 눈을 마주친 그가 꿀꺽 말을 삼켰다. 서해금이 입술을 짓이겼다. “현진아, 건후가 비록 잘못을 저질렀지만 회사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고생도 많이 했어. 네가 스트레인지를 이어받은 후에도 널 최선을 다해 도왔고.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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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7화

직원이 얼른 다른 책 한 권을 건넸다. “그럼 이건 어떠세요?”책자를 받은 양지원이 몇 장 펼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지원과 함께 온 어린 여자가 말했다. “별로 다를 것도 없는 것 같은데요. 대표가 바뀌니 제품 퀄리티도 엉망이네요.”양지원 일행은 근처에서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파티 사건 이후, 양지원은 오랫동안 이런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그들은 양지원이 안하윤의 일로 화가 나 자신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어 집안 사업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이왕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진환 그룹과 협력하는 편이 나았기 때문이었다. 오늘 어쩌다 양지원이 먼저 모임을 제안했지만 모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양지원이 갑자기 액세서리를 보러 가고 싶다고 했다. 심지어 함께 가지 않겠냐면서 말이다. 양지원과 빨리 전 같은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랐던 그들은 흔쾌히 양지원의 요청에 응했다. 은하 플라자 맞은편에서 모였던 그들은 걸어서 스트레인지에 도착했다. 스트레인지를 본 그들은 뭔가를 눈치챘다. 그들 중 한 어린 여자의 부모님은 양진환과 사이가 꽤 좋았다. 얼마 전 양진환의 집에 초대받기도 했다. 그 여자는 집으로 돌아온 후 그룹 채팅방에서 한현진이 양지원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눈치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양지원에게 물건을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양지원은 한현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심지어 귀찮게 여긴다고 했다. 사람들은 양지원과 송가람이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현진의 출신이 밝혀진 후 송가람은 송씨 가문에서 냉대받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스트레인지는 서해금이 송가람을 위해 준비한 회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회사를 한현진이 물려받았으니 그들은 비록 내막을 모르긴 했지만 어느 정도 한현진이 뺏은 것은 아닌지 추측할 수 있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한현진에게 선물 공세를 받은 양지원이 자신의 절친을 위해 화풀이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어쩐지 액세서리 쇼핑을 한다면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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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8화

서해금이 미소 지으며 다정한 집안 어른 같은 표정으로 양지원 어깨에 늘어진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얘는, 또 이렇게 사람 기분 좋게 만든다니까.”양지원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저희 엄마도 분명 동갑인데 아주머니는 너무 동안이라 너무 부럽다고 그러시는걸요.”서해금은 한현진의 무심한 표정을 보며 더 환하게 웃으며 양지원과 대화를 나누더니 한참 만에야 물었다. “이렇게 많은 친구를 데려온 건, 무슨 일이 있는 거야?”서해금이 마침 그 일에 관해 묻자 양지원이 참지 못하고 투정 부렸다. “하아. 전에 액세서리를 주문했었잖아요? 저에게 붙여준 그 다자이너가 더럽게 안 예쁘게 디자인해 준 덕에 아빠에게 보여줬더니 숨이 넘어가게 웃으시는 거예요. 닭대가리를 왜 목에 거냐면서요. 화가 나 죽겠다니까요.”주변에 있던 친구들도 깔깔 웃었다. “아저씨도 너무 유머러스하신 거 아냐?”“왜 환불 안 해?”“주문 제작한 액세서리라, 품질 문제가 아니라면 환불이 안 되지 않아요?”“그건 너무 심한 거 아냐? 얼마나 비싼 건데, 그렇게 엉망으로 디자인하고 환불이 안 된다니. 이건 고객에게 바가지 씌우는 거잖아.”한현진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언제 양지원 씨에게 닭대가리를 보냈어?’서해금이 힐끔 한현진을 쳐다보더니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현진이가 이제 막 스트레인지를 물려받다 보니까 이런 문제를 제대로 처리 못 했던 것 같아. 정말 마음에 안 들면 가져와. 아줌마가 환불해 줄게. 비즈니스도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하는 거지, 한쪽이 함부로 강요해선 안 되지.”그 말은 대놓고 사업가로서 아량 넓은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한현진을 감싸며 자신이 대신 뒤처리를 해주는 것은 물론 양지원이 신세를 지게 했다. 그러면서 은근히 한현진이 인정머리가 없고 사업가의 기질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현진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오늘 계건후를 해고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해금이 뛰쳐나온 거로도 부족해 양지원까지 가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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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9화

서해금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이미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방금까지 양지원이 마침 타이밍을 잘 맞춰 찾아왔다고 생각했었다. 차라리 소란을 피우면 더 잘된 일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스트레인지에 새로운 사람을 붙일 명분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해금은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서해금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한현진도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요즘 한현진과 양지원은 아무런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 디자인도 전혜지가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양지원은 그 디자인 시안이 마음에 든다며 계약금을 지불했고 이틀 전에야 제품이 완성되어 회사에서 사람을 보내 직접 양지원에게 보냈다. 그러니 한현진은 그녀가 정말 제품이 마음에 안 들어 오늘 찾아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이야. 입으로는 미운 말만 하고 있지만 양지원이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전부 한현진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었다. 한현진은 자신도 모르게 말과 행동이 다른 자신의 남자친구를 떠올리곤 두 사람 모두 똑같은 츤데레라고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양지원을 쳐다보는 한현진의 눈빛이 부드럽게 변했다. “전 아무래도 그쪽으론 프로가 아니긴 하지만 지원 씨가 마음에 드신다면 무료로 아이디어를 드릴 순 있어요. 그리고 지원 씨가 말씀하신 디자이너를 바꾼 일은, 전혜지 씨를 디자이너로 두고 싶으신 거면 전혀 문제없어요. 혜지 씨가 아마 요즘 일이 많아서 지원 씨를 오랫동안 기다리게 할까 봐 디자이너를 바꿔드리겠다고 한 것 같아요.”양지원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전 다른 건 몰라도 돈과 시간은 많아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한현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혜지 씨에게 먼저 예약 받으라고 얘기할게요.”“그럼 예약부터 하죠.”양지원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해금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몇 년간 스트레인지의 품질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아주머니께서 새 대표를 데려오신 후로 품질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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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0화

한현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정말 일을 극단적으로 처리하려 했다면, 오늘 이 자리에 계 매니저님 아내와 딸 그리고 불륜녀까지 함께 불렀을 거예요. 전 이미 아주머니를 봐서 적당히 끝내는 거예요.”서해금의 얼굴이 점차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걸음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그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한현진의 눈빛이 냉담했다. 서해금이 가고 얼마 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다. 그들은 뒷문으로 계건후를 데려갔고 한현지은 그제야 로비로 돌아왔다. 로비에 들어서자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양지원이 보였다. 막 인사를 건네려는데 양지원이 곧바로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과 수다를 떨었다. “...”소파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척하던 양지원이 고개를 돌리자 한현진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좌우를 살피며 한현진이 어디로 간 것인지 찾고 있는데 머리 위로 누군가 커피를 건넸다. “저 찾아요?”한현진이 눈을 예쁘게 휘고 웃으며 양지원을 쳐다보았다. “...”컵을 건네받은 양지원은 뭔가 얘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어색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결국 이번에도 역시 한현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드려요. 아니면 저도 이렇게 쉽게 대응하지는 못했을 거예요.”양지은이 컵을 만지며 조금은 불편하게 대답했다. “전 그냥 물건이 좋아서 보러 왔을 뿐이에요. 의미 부여하지 마요.”한현진이 살포시 웃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고마워요.”전혜지가 방금 한현진에게 전부 얘기해주었다. 한현진이 계건후의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양지원은 카톡으로 전혜지와 보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건지 묻고 있었고 겸사겸사 한현진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자 전혜지가 회사의 일을 간단하게 얘기하며 서 대표님이 오셔서 일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양지원이 친구들을 데리고 가게로 찾아와 조금 전의 일이 있었던 것이다. 양지원이 나타나 바로 상황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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