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진은 사무실에 앉아 공급처의 책임자가 자신에게 한탄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대표님, 저희가 스트레인지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해왔고, 좋은 물건은 언제든 먼저 스트레인지에 드렸어요. 설사 외상을 하셨다고 해도, 급히 돈 쓸 일만 없었다면 1년을 미루셨어도 재촉하지는 않았을 겁니다.”“수년간의 파트너로서 그 정도 믿음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 일은, 너무 막무가내잖아요.”한현진이 컵을 그 사람 쪽으로 밀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 매니저님, 먼저 물부터 마셔요.”상대방이 컵을 받아 들자 한현진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손 매니저님께서 하신 얘기,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 전 모르겠어요. 원석을 구매하는 건 계속 계 매니저님이 책임지고 진행하던 업무였어요. 저도 손 매니저님이 하신 얘기만 듣고 전부 사실이라고 믿을 수는 없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계 매니저님을 모셔 오면 직접 얘기하시죠. 그래도 괜찮죠?”손 매니저는 당연히 삼자대면이 두려울 게 없었다. “이 일은 제가 먼저 계 매니저님과 얘기했었어요. 하지만 얘기가 잘되지 않아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온 겁니다.”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지금 당장 오라고 할게요.”계 매니저는 오늘 학교 학부모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휴가를 신청한 상태였지만 실상은 불륜녀와 함께 쇼핑 중이었다. 그의 불륜녀는 그 대신 모든 죄명을 뒤집어쓰고 해고당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줘야 했다. 마침 생활이 조금 나아진터라 불륜녀와의 데이트를 위해 휴가를 냈다. 한현진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계 매니저는 불륜녀와 함께 명품점에서 옷을 사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계 매니저는 불륜녀에게 눈짓을 하고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대표님.”“매니저님, 제가 매니저님께 물어 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지금 가게로 오셔야 할 것 같아요.”계 매니저가 말했다. “지금요? 저 지금 학부모회에 와 있어서요. 물어 보고 싶으신 게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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