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601 - Chapter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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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1화

송민준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건후 형이 형수님을 속였어요.”“뭐... 뭐라고요?”성한은은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난 줄 알고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송민준은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현진이가 건후 형이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어려운 일이 있어서 그랬나보다 라고 생각했다가 그 자금이 어디에 씌었는지 확인해 보았더니 대부분 저 여자한테 사용했더라고요. 심지어 4억 원을 들여 집까지 사줬더라고요. 형수님 집이랑 1km도 안 되는 곳에요.”성하은 사진 속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사진을 보면서 일단 부정했다.“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요!”송민준은 이쯤에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건후 형 친구들 대부분 이 여자의 존재를 알고 있던데요? 못 믿겠으면 이 사진을 들고 가서 직접 물어보시든가요.”성하은이 의심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여자아이가 외쳤다.“나연 이모.”성하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방금 뭐라고 했어?”남자아이가 급히 여동생의 입을 막았다.성하은은 애써 화를 억누르면서 다시 한번 질문했다.“너희가 아는 사람이야?”남자아이가 망설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가 나연 이모더러 우리를 픽업해서 이모네 집에서 놀고 있으라고 했어. 그리고 엄마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랬어.”여자아이가 말했다.“나연 이모 집이 엄청 재밌어. 엄마보다 요리도 잘하고 심지어 엄마보다 예쁘기도 해. 아빠가 그러는데 나중에 우리 엄마로 될 거래.”성하은은 창백한 표정으로 비틀거리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무슨 상황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두 아이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엄마, 아빠 언제 와? 아빠랑 나연 이모 집에 놀러 가고 싶어.”성하은은 멈칫하더니 청백한 얼굴로 아이들을 밀쳐냈다.“비켜! 따라오지 마! 그 여자가 너희 엄마 되기를 원한다면 찾으러 가던가!”아이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기 시작했다.성하은은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동공이 풀린 상태로 이곳을 떠나게 되었다.서해금은 표정이 어둡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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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송병천은 멈칫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아람이는 애들과 따지지 않아.”서해금이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눈빛이 확 바뀌었다.송병천이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이미 아무 말 없이 2층으로 올라간 후였다.송민준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수심이 가득한 그를 보면서 말했다.“달래주지 않아도 돼요?”송병천이 그를 째려보았다.“계속 불난 집에 부채질할래?”송민준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사실대로 말한 건데 아줌마가 저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죠.”송병천은 평생 여자를 달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직설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싸워도 그 자리에서 푸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서해금은 이해심이 넓긴 했어도 쿨한 성격이 아니라 상대방이 한 말을 수십 개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워낙 세심하고 민감한 성격이라 젊었을 때는 송병천이 한 말과 행동에 혼자서 끙끙 앓은 적도 있었다. 나이를 먹은 지금은 그때보다 나아지긴 했어도 조금 나아졌을 뿐이었다.송병천은 크게 화난 그녀를 달래줄 생각에 머리가 아파 났다. 그래서인지 아들인 송민준마저 눈꼴사나웠다.“그 비꼬는 말투를 알아채지 못하면 바보지, 사람이야?”“당당하면 찔릴 게 뭐 있어요?”송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또 말했다.“이만 갈게요.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세요.”송병천...————강한서와 한현진은 4시간의 비행 끝에 괌에 도착했다.비행기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밤 11시였고 짐을 찾고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 방에 도착한 한현진은 호텔 내부와 밖을 구경할 힘조차 없이 샤워하자마자 바로 잠들어버렸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점심 11시가 넘었다.어렴풋이 눈을 떠보았더니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뒤척이다 그제야 이곳이 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주위를 둘러보다 강한서가 보이지 않아 침대에서 내려와 커튼을 열었다가 따스한 햇살에 눈을 찡그리고 말았다. 그러다 강한서가 베란다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커피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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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3화

한현진은 멈칫하면서 강한서를 뒤돌아보게 되었다.강한서는 시선을 내려다보면서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비록 네가 먼저 밸런타인데이에 혼인 신고하자고 말했지만 이런 일은 남자가 주동적이어야 한다고 봐.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급하게 결혼했어. 내가 성숙하지도 못하고 배려심도 없어서 결혼생활의 문제점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어. 결국 너한테 안정감도 주지 못하고 그대로 끝내버렸지. 예전에는 결혼하면 서로 존중하고,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배신을 안 하면서 같이 늙어가면 된다고 생각했어. 이런 생각으로 아무나하고 살아도 되겠지만 난 너밖에 안 보여. 너랑만 살고 싶어. 네가 나만 바라보았으면 좋겠고 나만 마음속에 품었으면 좋겠어. 나는... 한약을 알고 난 후 계속 두려웠어. 네가 나를 용서하지 않을까 봐. 너의 옆에 남아있을 자격을 잃을까 봐. 네가 나랑 사귀겠다고 말한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강한서는 그녀를 꽉 끌어안으면서 말했다.“넌 늘 나보다 용감했어.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갈게. 나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돼?”한현진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강한서는 바로 그녀에게 반지를 끼워주지 않고 손끝에서 멈췄다. 그녀가 거절한다고 해도 실망은 하겠지만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강한서는 늘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 자신감은 바로 업무능력과 견문에서 온 것이었다. 큰 장소에서도 떨지 않던 그에게서 이 순간 긴장감과 불안함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다급한 호흡, 빨개진 귀, 땀에 흠뻑 젖은 손, 마치 심판이 최종성적을 알려주기를 기다리는 운동선수와도 같았다.한현진은 고개 숙여 살며시 자기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딱 맞는 것이 특별히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한 것처럼 보였다.한현진은 손을 들어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이 반지 얼마나 해?”강한서...‘지금 가격이나 따질 때인가?’“안 비싸.”“안 비싸면 얼만데?”계속 캐묻는 모습에 강한서는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저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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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4화

“안 그래도 돼.”강한서는 한현진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이미 변호사님께 증여 계약서를 부탁했어.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이 돈으로 언제든지 불편한 환경과 인간관계를 벗어날 수 있을 거야.”한현진은 왠지 모를 씁쓸함에 멈칫하고 말았다.“왜 미래에 내 옆에 없을 것처럼 말해.”강한서는 그녀의 얼굴에 볼을 비볐다.“할머니께서 얼마 전에 또 입원하셨어. 다시 재발하신 거지.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더라고. 살아가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잖아. 이래야 안심될 것 같아서.”자신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런 화제를 언급할 때마다 속상했다.“왜 자꾸 행복할 때 그런 말을 해?”“안 할게.”그녀가 뾰로통해하자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옷 갈아입고 산책이나 하자.”한현진은 그제야 흥미를 느꼈다.“그러면 이따 사진 많이 찍어야 하니까 치마로 갈아입어야지.”강한서와 결혼한 4년 동안 지금처럼 맘 편히 나가서 놀 기회가 많지 않았다.강한서의 사진 찍는 기술은 여전히 별로였지만 그래도 행복했다.한현진은 하루 종일 걸어 다녀 피곤하긴 했어도 호텔로 돌아가 샤워할 때까지도 흥분한 상태였다.“웨딩 화보도 여기서 찍으면 안 돼?”“지구 밖이 아니라면 어디든. 네가 찍고 싶은 곳에서 찍으면 돼.”한현진은 무언가 생각났는지 한참이나 웃었다.강한서는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다 그녀를 진정시키면서 말했다.“왜 웃어?”한현진이 뒤로 고개를 젖히면서 말했다.“처음 웨딩 화보 찍었던 때가 생각나서. 계속 표정이 굳어있길래 사진찍기 싫어하는 줄 알았어. 그런데 오늘 보니 잘 웃더니만. 솔직히 말해봐, 그때 긴장돼서 웃지 못한 거지?”강한서도 따라서 웃게 되었다.“사진 찍기 싫어하는 것도 있고 긴장되기도 했지. 처음이니까 경험이 없는 상태였잖아.”강한서는 긴장감을 감추려고 쭉 무표정을 지었었다.이때, 강한서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방안의 조명을 다 꺼버리고 무드등 하나만 켜놨다.한현진이 의아해하던 찰나, 어둠 속에서 테이블 위에 케이크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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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5화

“나한테 떼를 쓰는 것도 모자라 하느님한테도 떼쓰려고?”강한서는 그녀의 얼굴을 꼬집으면서 말했다.“너무 욕심부리면 소원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한현진은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마지못해 포기하기로 했다.“그래, 그러면 이거로 해.”그러면서 강한서를 바라보면서 질문했다.“생일선물은?”강한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한현진은 바로 칼로 케이크를 뒤지기 시작했다.강한서: “뭐 하는 거야?”“가까운 곳에 있다며?”흥분한 한현진은 고개도 쳐들지 않았다.“도대체 케이크에 뭘 숨겨놨어? 액세서리? 아니면 은행카드? 올드한 방식이긴 해도 좋아. 응? 왜 안 보여? 제일 밑에 숨겨둔 거야?”강한서...“내가 바로 선물이라고.”현진은 멈칫하면서 고개 들어 그를 쳐다보더니 이내 칼을 내려놓고 손을 저었다.“잘자.”강한서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의 허리를 껴안더니 말했다.“내가 액세서리보다도 못해?”한현진이 진지하게 말했다.“프러포즈할 때 이미 나한테 맡긴 몸 아니었어? 오늘은 내 생일인데 또 줘? 무슨 뜻이야? 선물 하나로 퉁치려고? 아직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이대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강한서: “엄연히 다른 거지.”강한서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프러포즈할 때 준 것은 마음이고 생일선물은 바로 내 몸뚱이야. 정말 싫어? 요즘 운동 열심히 했는데.”한현진...그녀는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마른기침했다.“그러면... 잠깐 볼까?”강한서는 피식 웃으면서 그녀를 들어서 안았고 예술적인 보디라인을 구경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만지게도 했다.하지만 내일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가 지칠까 봐 섹스를 두 번밖에 하지 않았다.한현진은 그의 품에 안겨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주 시로 돌아가면 정관수술을 복원해야겠어. 아니면 내 소원이 이루어지기 어려워.”강한서는 멈칫하고 말았다.“무슨 소원을 빌었는데?”한현진은 그를 껴안으면서 말했다.“너를 35살 되기 전에 아빠로 만들어 주는 거. 아이를 너무 늦게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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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6화

그들은 전문적인 제조 실험실과 각 향수를 저장하는 수납실도 있었다. 처음으로 전혀 맡지 못했었던 향기를 맡은 한현진은 신기하기도 놀랍기도 했다. 서해금도 쿨한 척 송병천을 따라 한현진을 데리고 여기저기 둘러 보이며 소개해 주었다. 회사에서 꽤 높은 자리에 있는 서해금을 회사 사람들은 모두 깍듯하게 대했다. 그러나 그 모습에는 어쩐지 서해금을 향한 두려움도 섞여 있었다. 자세히 볼 시간이 많지 않았던 한현진은 자신의 느낌이 맞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회사에는 한 가지 더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그건 바로 본사에 근무 연한이 20년이 넘는 고참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송병천은 한현진에게 깔린느는 전에 센트라는 이름으로 불렸었고 28년 전에 창립되었다고 했다. 당시 18, 19살 정도 된 여자아이들을 직원으로 모집했기에 얼추 계산해 보아도 정년퇴직할 나이는 되지 않았을 테였다. 게다가 당시 클래식 시리즈가 나오면서 센트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회사의 창립을 함께했던 직원들은 전부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직원 중 단 한 명도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이 없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왜 그러니?”멍하니 생각에 잠긴 한현진을 보며 송병천이 다급히 물었다. “힘들어서 그래?”그러자 한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냥 조금 의문이 들어서요. 회사 직원분들이 다 젊으시네요.”서해금이 우뚝 발걸음을 멈추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몇 년 사이 회사에 새로운 설비를 많이 들여왔어. 많은 부분을 디지털 관리로 전향하다 보니 나이가 많은 직원들보다는 젊은 직원들이 효율이 더 높더라고. 그래서 고참 직원들은 지사에 있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부서로 옮겼어.”“그렇군요.”그 뒤로 한현진은 비록 그 얘기를 다시 꺼내지는 않았지만 이상한 기분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녀도 설비실에 가보았지만 조작이 어려운 설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깔린느에서 돌아온 한현진은 이번에 본 것들과 의문이 들었던 부분을 전부 기록했다. 그녀는 민경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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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7화

넓은 광장에 안 그래도 사람이 몇 명 없었던 터라 꽁꽁 싸맨 남자가 반대 방향에서 강한서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 남자가 가까이 다가와 소매에서 야구 방망이를 꺼낼 때야 한현진이 순간 남자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강한서를 향해 소리 질렀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어버린 뒤였다. 남자가 휘두른 방망이가 둔탁하게 강한서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한현진이 흔들리는 동공으로 손에 들린 텀블러를 떨어뜨렸다. 그녀는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며 강한서를 향하여 달려갔다.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에 휘청거린 강한서가 겨우 두 번째 공격을 피하며 발을 들어 상대방의 무릎을 걷어찼다. 그러자 그 남자는 윽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강한서는 눈앞이 새까맣게 흐려졌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있는 힘을 다해 상대방의 손을 등 뒤로 비틀고 마스크를 끌어 내렸다. 막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그 순간, 봉고차 한 대가 갑자기 달려들더니 한현진을 향해 돌진했다. 확 얼굴을 일그러뜨린 강한서는 바닥에 무릎 꿇은 남자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한현진의 이름을 부르며 피하라고 소리치는 동시에 휘청이며 봉고차를 쫒아갔다. 그러나 몇 걸음 쫒아가지도 못하고 뒤에서 또 한 번 방망이를 휘둘렀고, 강한서는 그만 다리가 풀려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머리에서 뭔가 따뜻한 액체가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강한서의 귓가로 한현진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서는 한현진에게 도망가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칠흑 같은 어둠이 천천히 그를 집어삼켰다. 봉고차가 한현진에게 돌진한 것은 단순히 강한서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였다. 그 차는 한현진과 부딪히기 바로 직전에 차를 돌렸다. 다만 커버를 돌며 한현진의 다리를 스쳐 그녀를 쓰러뜨렸고 곧 전속력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강한서를 향해 돌진했다. 봉고차의 뒷문이 열리고, 강한서는 그렇게 거칠게 차에 태워졌다. 문이 닫히려는 그 순간, 갑자기 한 손이 문을 붙잡았다. 뒷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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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화

보안 팀장이 멈칫하더니 신고 전화를 누른 경비원을 보고는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네가 무슨 영웅이라도 되는 줄 알아? 대낮에, 게다가 회사 앞에서 누가 간땡이가 그렇게 커서 납치를 하겠어? 커플이 싸우는 걸 네가 잘못 봤을 수도 있어.”“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CCTV에도 분명...”“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가서 일해. 정말 납치당한 거면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하겠지, 네가 참견할 거 없잖아?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야. 이사회의 거물들이 모두 참석할 거라고. 만약 네가 경찰을 불러들여 이번 주주총회에 영향을 끼치면 뒷일을 감당할 수 있어?”그 한마디에 경비원이 겁을 먹었다. 회장을 선거하는 주주총회였다. 몸이 열 개라도 그 책임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러니 보안 팀장의 말대로 그저 단순히 커플의 사랑싸움이기를, 그래서 아무 일도 없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민경하는 회의 자료를 한 번 확인하고 강한서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10분, 20분이 흐르고 곧 30분이 되어갔지만 강한서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민경하는 휴대폰을 들어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강한서의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민경하가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서는 웬만하면 휴대폰을 끄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처럼 중요한 날, 하필 이 시점에 휴대폰을 끌 리가 없었다. 그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민경하는 전화를 두 번 해보았지만 여전히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민경하는 바로 한현진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한현진의 전화는 통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한 명은 휴대폰이 꺼진 상태였고 다른 한 명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상황이 우연일 리는 없었다. 시간을 확인한 민경하가 더는 지체하지 않고 황급히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막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이사회 쪽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민경하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민 실장님, 이사회에서 추가로 자료들을 조금 프린트했어요. 가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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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화

차미주가 놀라며 물었다. “연락 두절? 오늘 아침에도 현진이가 전화 와서 사과죽을 어떻게 만드냐고 물었었는데. 만들어서 사진도 찍어줬어. 강한서에게 줄 거라고 했어.”한성우가 멈칫했다. “너 얼른 전화해 봐, 연락되나.”차미주가 얼른 한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냈다. 전화는 여전히 통화연결음이 울렸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고, 문자해도 답장이 없었다. 그러자 한성우와 차미주 두 사람 모두 다급해졌다. 만약 평소라면 잠깐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조바심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한성의 회장 선거를 위한 주주총회가 있는 날이었고, 하필 이런 시기에 두 사람이 함께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건 불안한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게 했다. 한성우는 처음부터 강단해가 꾸민 짓이 아닐지 생각했다. 강단해와 강한서는 회사에서도 세력이 비슷해 두 사람 모두 회장으로 선거될 가능성이 높았다. 몇 년 전만 해도 강단해는 강한서를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세력이 강했지만 요즘은 아니었다. 한현진이 송씨 가문의 친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송병천은 강씨 가문의 계승권 다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보였지만 사실 뒤에서 몰래 미래의 사위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었다. 아는 사람은 송병천의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강단해가 아무리 인맥 관리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주주들은 자신의 이익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그러니 주주총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적지 않은 사람이 강단해를 배신했다. 만약 강한서가 이번 주주총회 현장에 도착하지 않는다면, 설사 주주총회가 취소되더라도 그에 대한 신뢰도는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를 이용해 강단해가 이사회와 함께 탄핵을 준비한다면, 다음 회장 선거는 어느 때로 미뤄질지 알 수 없게 된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강단해를 제거하기에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싸움을 위해 강한서는 오랫동안 준비해 왔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락 두절된 사건이 강단해와 관련이 없다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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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0화

한현진은 강한서가 납치범의 마스크를 끌어 내렸을 때 그의 얼굴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 사람은 바로 지난번 주강운을 때렸던 가정 폭력남이었다. 그 남자는 한현진에게 복수하러 온 것일까?아니, 남자의 목표물은 강한서가 분명했다. 한현진을 차로 끌어들인 것은 그녀가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강한서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설마 오늘 주주총회와 연관된 건가?’한현진의 머릿속은 뒤죽박죽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여러 정보가 머리에서 뒤섞여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도 그런 것들을 파악할 때는 아니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도움을 요청할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이었다. 납치범들은 두 사람의 몸을 샅샅이 수색해 휴대폰과 기타 전자제품은 모두 가져갔다. 한현진이 혼란을 틈타 구석에 던져두었던 휴대폰은 아직 그들에게 들키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휴대폰이 강한서와 한현진이 이곳에서 살아 나갈 희망이었다. 한현진의 휴대폰은 무음 모드였다. 그녀는 어떻게든 납치범이 발견하기 전에 문자를 보내야 했다. 한현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운전기사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운전기사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못 갈 겁니다.”한현진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가정 폭력남이 주범이 아니라 뒤에 누군가가 있었다. 운전기사는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그는 통화 내내 상대방의 호칭조차 누설하지 않았고 길지 않은 통화 후 전화를 끊었다. 그 어떤 유용한 정보도 얻지 못한 한현진은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틈을 타 눈을 가늘게 뜨고 차 안의 상황을 살폈다. 강한서는 제일 뒷줄에 버려지듯 가로누워있고 손은 뒤로 묶여있었다. 한현진의 위치에서는 강한서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그녀의 눈에는 그저 강한서의 하얀색 정장을 적신 몸서리 치도록 끔찍한 핏자국만 보일 뿐이었다. 한현진의 마음이 꽉 조여왔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며 계속 차 안을 관찰하던 한현진은 왼쪽 납치범이 앉아있는 좌석 아래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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