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서가 도착하자 한현진이 주강운에게 인사했다. “강운 씨, 저 먼저 가볼게요. 잊지 말고 지원 씨 바래다줘요.”“잘 가요.”한현진이 손을 흔들더니 고개를 돌려 빠른 걸음으로 차에 들어갔다. 민경하도 주강운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니 차에 올라탔다. 주강운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서서히 시야에서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았다. 차 안.한현진은 차에 타자마자 창문에 달라붙어 밖을 내다보았다. 차가 출발해 점점 멀어지자 그녀는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내가 너랑 주강운이 밥 먹는 걸 방해해서 아쉬워?”누군가 옆에서 비꼬며 말했다. 평소라면 한현진은 어떻게든 강한서의 말을 받아쳤겠지만 주강운의 마음을 알게 된 지금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강한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한현진이 갑자기 진지하게 묻자 강한서는 조금 의아해졌다. 그럼에도 그는 슬며시 고개를 들어 텀블러 뚜껑을 열더니 태연하게 말했다. “물어봐.”말을 마친 그가 물을 한 모금 마셔 목을 축였다. “나 혹시, 남자들이 쉽게 반하는 그런 스타일이야?”“풉—”강한서는 바로 사레가 들렸고 참지 못하고 기침을 해댔다. 한현진은 그에게 종이를 건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너 이건 무슨 반응이야?”강한서가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한현진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만약 너와 친하지 않다면 처음 봤을 땐 그런 착각이 들만해.”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모두 시각의 동물이었다. 한눈에 봐도 예쁜 사람이라면 사람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한현진은 “다 내가 예쁜 탓이군.”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강한서의 말을 전혀 허투루 듣지 않고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그럼 친한 뒤에는?”강한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친해진 뒤에도 널 좋아하는 건 콩깍지 단단히 씌었거나 취향이 독특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한현진의 눈가가 씰룩거렸다. 그녀는 일부러 화난 척 연기하며 강한서를 째려보았다. “취향이 독특하다니? 똑바로 얘기해.”강한서가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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