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서는 입을 꾹 닫았다. 그는 한현진이 꽤 비슷하게 따라 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창피한 일에 왜 나까지 끌어들이는 거야?’불쾌한 기분을 꾹 누르며 강한서는 손을 뻗어 한현진의 어깨를 감쌌다. “할머니, 괜찮아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한현진이 얼른 끙끙,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야... 움, 움직이지 마. 아이고, 아파 죽겠네...”“이렇게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가 침으로 저 사람을 찔렀다고? 정말 책임 회피를 위해서 저런 소리도 할 수 있다니.”“저 임산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쩐지 눈에 익어요.”“지난번 숏폼에서 핫했던 영상이 있어요. 그 영상에서도 사람과 부딪힌 임산부가 다친 곳도 없이 멀쩡하면서 다짜고짜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잖아요. 경찰까지 와서 오랫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몇백만 원이나 배상했었는데. 그 여자 아니에요?”“그러고 보니 닮은 것 같아요. 제가 동영상 찾아볼게요.”상황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남자는 아내를 끌고 자리를 피하려 했다. 열성적인 시민이 그들을 막아섰다. “할머니가 저렇게 다치셨는데, 어딜 도망가려고요?”남자에게는 더 이상 방금까지 당당하던 기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아내를 병원에 데려다주려고요.”“앰뷸런스가 곧 올 거예요. 잠깐만 기다리세요.”그 순간, 앰뷸런스와 경찰이 동시에 현장에 도착했다. 한현진의 연기도 의사 앞에서는 당연히 들킬 수밖에 없어졌다. 그리고 그 임산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게다가 경찰을 통해 그 두 사람은 교통사고로 위장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 개월 사이, 경찰에 신고된 사건 기록만 해도 3개였다. 두 사람이 똑같은 수법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뜯어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물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한현진식 복수 행위도 경찰에게 호되게 혼이 났다. 그들을 들이받았던 하얀색 봉고차를 조사 결과 대포차라고 했다. 현재 차주의 신원을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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