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551 - Chapter 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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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1화

하설윤은 디자인을 훔친 일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디자인 시안을 훔칠 수 있었는지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뮤즈 주얼리의 책임자도 이곳으로 도착했다. 상대는 장희진이 한 짓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했다. 이 일은 장희진의 독단적인 행동이지만 장희진은 뮤즈 주얼리의 직원이니 장희진이 스트레인지에 가져다준 손해에 대해선 그들이 보상하겠다고 했다.그리고 하설윤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겠다고 했다. 하설윤과 뮤즈 주얼리는 아직 근로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뮤즈 주얼리 소속 직원이 아니니 당연히 뮤즈 주얼리 측에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이 말을 들은 하설윤은 바로 그 책임자와 싸우기 시작했다. 그들이 손을 잡고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며 말이다.경찰이 두 사람을 말리지 않았다면 한현진은 하설윤이 바로 이 책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을 거로 생각했다.뮤즈 주얼리에선 하설윤과 깔끔하게 선을 그었다. 경찰은 바로 하설윤이 작품을 훔친 것으로 타깃을 고정했다.그러나 경찰이 아무리 심문해도 하설윤은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그저 같은 말만 반복했다.“다 저 혼자 한 거예요. 다른 사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배상하든 사과를 하든 말만 하세요. 시키는 대로 할 테니까. 제가 그 디자인을 훔치고 상업적으로 아직 사용하지 않았으니 아무런 이익도 얻은 게 없어요. 그러니까 당신들은 절 여기 가둬둘 권리 없다는 소리예요.”두 명의 경찰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법을 잘 아는 사람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으니 말이다.남의 작품을 훔치고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니라면 판결을 받기 어려웠다. 그러니 그저 절도죄로 배상하고 사과만 하면 합의 볼 수 있는 일이었다.한현진은 태연한 하설윤의 모습에 고개를 돌려 경찰에게 말했다.“두 분 혹시 저랑 같이 제 회사로 가주실 수 있나요? 전 우리 회사 안에 조력자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회사 상업 기밀을 훔친 것이잖아요.”상업 기밀을 누출하는 것과 작품 절도죄는 절대 간단히 넘어갈 수 있는 죄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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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2화

법을 잘 아는 강한서가 매일 그녀에게 이런저런 지식을 알려준 덕에 그녀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그녀는 예전에 강한서가 성격이 고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강한서는 고집이 셀 뿐 모진 사람은 아니었다.그러나 그녀는 뒤끝이 있는 사람이었다. 받은 대로 돌려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말이다.그러니 정서가 안정적이고 세계관이 정상인 연인은 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였다.물론 강한서에게 배운 것이 더 많았다. 예시를 들면 사람에게 겁을 주는 어투를 말이다. 그녀는 완벽하게 강한서 어투 흉내를 내면서 평소에 일할 때 자주 써먹기도 했다.계 매니저는 당연히 그런 그녀의 모습에 겁에 질려 안색이 파리해지더니 입술을 틀어 물고 나직하게 말했다.“한 대표님 말씀이 옳으세요. 제가 너무 한쪽으로만 생각했네요.”서해금은 한현진이 경찰들과 떠나는 모습에 입술을 짓이기곤 고개를 돌려 송병천에게 말했다.“병천 씨, 성 비서가 방금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이만 처리하러 가봐야 할 것 같네요.”송병천은 고개를 끄덕였다.“운전기사를 불러줄 테니까 타고 가.”“아니에요. 내가 알아서 택시 타고 가면 돼요.”송병천은 더는 강요하지 않고 말했다.“그럼 조심히 가.”송민준은 서해금이 떠나가는 모습을 힐끔 보곤 바로 박해서에게 문자를 보냈다.「아주머니 따라가 봐. 어디 가는지 보고해.」경찰은 그렇게 가게로 와 조사했다. 그리고 한현진도 전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CCTV 영상을 보았다.대체 누가 디자이너실로 들어와 전혜지의 디자인 시안을 훔친 것인지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다른 CCTV도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2층으로 오가는 사람이 많았지만 하필이면 마침 직원 식사 시간이었기에 직원들 알리바이가 제각각이었다.다만 경찰은 쉽게 넘어갈 사람들이 아니었다. 한 사람씩 불러 심문을 한 후 조사한 내용과 대비해 보았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직원은 바로 회사 재무보조였다.그날 그녀의 점심은 배달로 주문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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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화

강한서는 이미 차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한현진은 차에 타자마자 씩씩대며 말했다.“허, 감히 어디서 잘난 척이야! 내가 증거가 없어서 잡지 못한 거지, 바보인 줄 아나?!”강한서는 생수병 뚜껑을 열어주며 말했다.“자, 마시고 천천히 얘기해.”한현진은 생수병을 받아 꿀꺽꿀꺽 마시곤 말했다.“그 계 매니저 말이야! 나한테 증거만 있어도 당장이라도 그 개 매니저를 해고했다고!”게다가 재무 보조는 한현진이 회사에 금방 왔을 때부터 주의하고 있었다. 얼굴도 예쁘고 그녀와 나이가 비슷했으니 말이다.그녀가 신제품 발표회로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을 때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가끔 탕비실이거나 화장실 갈 때마다 직원들이 수군덕거리는 소리를 들었었다.그리고 한현진은 그 직원들의 입을 통해 재무 보조와 계 매니저 사이가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계 매니저가 직접 뽑은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심지어 누군가는 두 사람이 함께한 호텔에서 나오는 것도 목격했다고 했다.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과 이런 사이가 되었으니 그들은 목격했어도 감히 함부로 말하고 다닐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래서 한현진은 재무 보조가 지목될 때 바로 계 매니저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계 매니저는 숨겨둔 애인을 사지로 몰아넣을 생각인지 죄명까지 읊었다.일의 주범을 처리할 수 없으니 한현진은 당연히 화가 났다.강한서는 그녀의 말에 피식 웃더니 말했다.“그 사람은 그냥 가게 매니저일 뿐이잖아. 가게가 돈을 많이 벌어들여야 그 사람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거고. 지금은 그 사람이 네가 잘되는 걸 원치 않잖아. 분명 너한테 원한이 있거나,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걸 거야.”“그냥 날 쫓아내고 싶은 거겠지.”한현진은 하이힐을 벗고 강한서가 준비해 준 단화로 갈아신었다.“스트레인지의 매출은 적지 않아. 그 아줌마는 절대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야. 내가 관리를 잘하지 못할수록 다시 돌려받은 이유가 생기는 거야. 난 절대로 그 아줌마 뜻대로 되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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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4화

강한서는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타입이었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니 한현진이 우는 모습에 당연히 그녀의 말을 믿었다.그는 우는 사람을 달랠 줄을 잘 몰랐던 터라 군자란을 사진으로 찍어 바로 민경하에게 똑같은 것으로 사 오라고 시켰다.민경하는 그때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새 화분 통을 사서 옮기면 안 되나요?”그때 강한서가 대답했다.“내가 실수로 깰 때 밟았나 봐요. 옮겨도 안 될 것 같네요.”“...”민경하는 어이가 없었다.그는 분명 한현진이 실수로 부딪쳐 깨는 것을 목격했지만 다음 날이 되니 강한서가 깬 것으로 된 것이다.그렇게 그는 자신의 회사 대표님이 조금... 바보, 아내 바보처럼 느껴졌다.강한서는 군자란을 새것으로 사 온 후 한현진의 반응을 몰래 살피기도 했다. 별로 마음에 들어 하는 모습이 아니자 그는 바로 바보처럼 핸드백을 하나 선물하였다. 그때의 일이 떠오른 강한서는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그럼 그 화분 정말로 현주 어머님께서 선물하신 건 맞아?”한현진은 눈치를 보며 중얼댔다.“그건 중고 마켓에서 몇만 원 주고 산 거야.”강한서는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다.“말해 봐, 또 뭘 나한테 속이고 있는 건데?”한현진은 작아진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우리 아빠가 널 그렇게까지 평가하진 않으셨어. 네가 잘생기고 능력도 좋고 머리도 좋은 사람이라고 하셨어. 젊은 나이에 회사 대표까지 되어 대단한 로봇까지 만들었다고, 사람도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내가 너랑 살면 분명 고생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강한서는 애써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나 아직 화 안 풀렸어. 지금 그 말하는 이유가 뭔데?”한현진은 손을 들어 그의 가슴팍에 올렸다.“네가 물어봤잖아. 또 뭐 속이는 거 없냐고.”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말은 잘하네.”“내가 잘못했어. 화 좀 풀어주라. 응?”한현진이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엔 성의가 그다지 들어가 있지는 않았다. 아양을 떨듯 반성하는 태도였지만 강한서에겐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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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차미주는 허둥지둥 속옷 후크를 잠그면서 말했다.“어, 왜?”“얼른 나와. 생선구이가 다 식겠네. 얼른 나와서 밥 먹어야지.”“어, 알았어. 갈게.”차미주는 얼른 옷을 입고 화장실 문을 열고 나왔다.한성우는 이미 식탁 앞에 앉아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뭐야, 왜 화장실에 그렇게 오래 있어? 변비야?”“...넌 입이 왜 그러냐?”차미주는 그를 째려보았다.“남들은 남자친구 사귀면 매일 커피 아니면 와인을 마시고 데이트한다는데, 난 왜 너랑 사귀어서 매일 술 마시고 먹고 싸고 자는 거냐?”한성우는 그녀에게 젓가락을 건네주며 웃었다.“먹고 싸고 자는 건 인간의 기본이라고. 누가 매일 캠핑카에서 와인을 마시냐? 그리고 나중에 아기라도 생기면, 와인으로 수유할 거냐?”차미주는 그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래도 로맨스는 있어야 할 거 아니야. 지금 무슨 느낌인지 알아? 네가 날 좋아한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너랑 사귄 느낌이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손해인 것 같아.”“내가 언제 너한테 좋아한다고 표현 안 했는데?”한성우는 고개를 들었다.“내가 매일 너만 불러서 게임하고 너만 불러서 밥을 먹는데, 그게 표현이 아니면 뭐야?”차미주는 바로 반박했다.“그게 어떻게 표현이야? 게임을 같이하는 것도 표현이면, 그럼 나랑 같이 게임을 하는 게임 친구들도 다 날 좋아하는 거겠네?!”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지나간 일을 들먹였다.“그렇게 전여친이 많았으면서, 그 여자들한테는 어떻게 대한 건데? 왜 나랑 사귀면서 이렇게 성의 없어진 건데? 내가 네 전여친들보다 예쁘지가 않아서 좋아하는 것에도 뭐 버프라도 사라진 거냐?”한성우는 전여친을 언급하는 차미주에 그제야 차미주가 감정을 담아 말하고 있음을 알아챘다.그는 식탁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자리에 앉으면서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뭘 하러 그 여자들이랑 널 비교해. 넌 그 여자들이랑 달라. 넌 내 마음을 휘어잡은 사람이야.”차미주는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래서 너도 내가 네 전여친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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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6화

차미주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백하고 거절당했다는 건, 아무런 사이도 아니란 소리였다. 그러니 당연히 다른 상대를 찾아도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그녀는 어딘가 찝찝했다.한성우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바로 마음이 떠나버리는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빨랐다.차미주는 입술을 틀어 문 채 다소 걱정이 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정말 그 사람들을... 좋아했었어?”한성우는 한숨을 내쉬었다.“우리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한데, 자꾸 나랑 그런 얘기만 할 거야?”차미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분이 안 좋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한성우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이마에 뽀뽀했다.“솔직하게 말하면, 예전에 그 여자들이랑 사귀었을 때는 좋아했을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사귀지도 않았지. 너도 알잖아. 난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랑 시골에서 컸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도 딱히 원하는 이상형은 없었어. 난 상대에게 잘해준다는 기준이 그냥 내가 재밌고, 내가 맛있다고 느낀 걸 그 사람과도 같이 느낄 수 있게 공유하는 거였어.” “그런데 그 여자들은 나랑 같은 생각은 아니더라고. 내가 힘들게 찾아낸 맛집에 싸구려 음식이라고, 더럽다고 불평불만이 가득하더라고. 그 여자들에겐 음식의 맛이 중요하지 않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바로 식당이 고급스러운 곳인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지. 난 다른 사람들의 취미와 입맛까지 평가할 자격은 없어. 그때는 그냥 서로 원하는 생활 방식이 어긋난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리고 너무 이익을 따졌지. 그래서 난 감정에 그렇게까지 몰입하진 않았어. 헤어질 때도 미련 같은 것도 남지 않았지.”그는 뜸을 들이다가 차미주의 볼을 만지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널 만난 후로 모든 게 달라졌어. 너랑 있으면 난 그런 고민을 하지 않게 돼. 내가 널 어디로 데리고 가서 밥을 먹든, 네 입맛에 맞든 아니든 그런 거 고민하지 않게 돼. 내가 매일 생각하는 게 뭔지 알아? 내가 널 이렇게 좋아하는데 우리가 나중에 결혼해서 매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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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나 나가봐야 할 것 같아.”한성우는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무슨 일인데?”차미주는 안방으로 달려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면서 말했다.“상사가 만난 사람이 유부남이었대. 지금 그 유부남 가족이 찾아와서 못 나가게 막고 집안의 물건을 부수고 있대. 내가 그래서 상사를 데리고 경찰에 신고하러 가려고.”한성우는 바로 따라갔다.“왜 직접 신고 안 하고 이 늦은 시간에 널 불러?”“그 사람들이 상사 옷을 전부 찢었대. 지금 입을 옷이 없대. 아마 그래서 신고 못 한 거겠지. 경찰들이 오면 알몸인데 어떻게 해.”한성우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나직하게 말했다.“그럼 나도 같이 가. 만약 아직 그 사람들이 안 갔으면 어떡해. 너 혼자 위험하잖아.”“괜찮아. 너 배고프잖아. 그러니까 넌 밥 먹고 있어. 내가 얼른 갔다가 올게.”말을 마친 그녀가 현관으로 다 신발을 신으려고 할 때 한성우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다시 집안으로 끌어당겼다.“네 손아귀 힘이 대단한 거 알아. 그 사람들 상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하지만 남친인 나에게도 표현할 기회를 주면 안 돼? 안 그러면 나 너무 존재감 없는 사람인 것 같잖아.”차미주는 그의 몸을 훑어보곤 말했다.“방해된다면 난 널 신경 쓰지 않을 거야.”한성우는 혀를 찼다.“쯧, 정말?”차미주는 코웃음을 치곤 재촉했다.“그럼 얼른 옷 갈아입고 나와.”두 사람은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차미주 직장 상사의 집으로 향했다.난동을 피우던 사람들은 이미 가고 없었지만, 집안은 아수라장이었다.차미주는 옷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상사를 찾았다. 한성우는 휴대폰을 꺼내 현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나중에 경찰이 오면 잃어버린 물건이 없나 확인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다.안방에선 여자의 울음소리와 위로하고 있는 차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성우는 현관에서 경찰에 신고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다. 조사가 거의 끝나자 두 사람은 직장 상사에게 인사를 한 후 나왔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차미주는 직장 상사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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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한성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돈이 되지 않는 대본에 아무리 인맥을 동원했다고 해도 누구도 자선 사업을 하려 하진 않을 거야.”차미주는 그의 뜻을 다소 알아챈 듯했지만, 여전히 애매모호하여 직설적으로 물었다.“그냥 알아듣게 말해.”한성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까 그 아파트도 말이야. 우리가 사는 클라우드보다 가격이 조금 낮을 뿐이야. 그런데 그 상사가 썼던 대본 중에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도 없었다며? 집안 형편도 그냥 일반인이던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 아파트를 살 수 있었겠어?”순간 차미주는 뭔가 알아버린 듯했다.그 아파트는 절대 작지 않았다. 대충 봐도 100평은 훌쩍 넘은 것 같았고 한 평당 가격이 2000만 원은 넘을 것이었다. 그렇게 계산해 보면 몇십억은 족히 되는 아파트란 소리였다. 확실히 상사가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아니었다.“조강지처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보안도 좋은 고급 아파트로 들어왔는데 보안 요원들이 왜 그냥 들여보내 줬을까? 혹시 다른 가능성은 생각 안 해봤어? 예시를 들면 그 아파트가 원래부터 그 부부의 명의로 되었다는 거 말이야. 심지어 그 작품 예약도 전부 유부남 남친이 인맥을 써서 가져다준 거라면?”차미주의 표정이 엄숙해졌다.“그러니까 네 말은,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만났다는 거야?”한성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처음부터 알고 만났는지는 난 확신할 수 없어. 하지만 저렇게 비싼 아파트가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어? 그리고 또...”한성우는 뜸을 들이며 말했다.“네가 그 상사랑 안방에서 나올 때 내가 신고했다는 소리를 듣고 그 상사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어. 경찰에 신고할 마음이 없었던 것 같았어. 하지만 내가 있으니까 아마 아무 말도 못 한 거지.”게다가 경찰이 온 후 조사차 물어보던 질문에도 그 여자는 애매모호한 대답만 했다. 마치 재산과 신변 위협을 받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급하게 스스로 정당한 이유를 찾는 모습이 더욱 이상했다.차미주는 다시 곰곰이 그녀의 상사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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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화

“뭐라고?”차미주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지 못했다.“아무것도 아니야.”한성우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이런 때에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걸 밝힌다면 아마 큰일 날 것 같으니 그는 일단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하지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는 사실에 한성우는 마음이 불편했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입맛이 없어졌다.차미주도 상사의 일로 입맛이 없었다. 평소라면 둘이서 가뿐하게 해치웠을 생선구이는 가득 남았다.밥을 먹고 난 뒤 산책을 하고 돌아온 한성우는 간단한 샤워를 마친 뒤 바로 안방으로 들어왔다.차미주는 대본을 고쳐야 했기에 밤을 새울 생각이었다.한성우가 노곤노곤 잠에 빠지려고 할 때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과 은은한 바디로션 향기에 눈을 감은 채 몸을 틀어 습관적으로 그 사람을 품에 안았다.차미주의 몸이 순간 굳어버리더니 이내 다시 긴장을 풀었다.한성우는 그의 머리칼에 얼굴을 비비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중얼중얼했다.“잠옷 바꿨어?”“응.”한성우는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귓가에 뽀뽀했다.“잠옷이 뭔가 전보다 부드-”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손에 닿는 부드럽고 물컹한 감촉에 한성우는 그대로 눈을 확 뜨게 되었다.침대 머리맡 등은 아직 끄지 않은 상태였다. 은은한 노란 불빛 아래 한성우는 차미주가 아주 얇은 잠옷을 입고 있다는 걸 똑똑히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차미주가 잠옷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얇은 잠옷 덕에 그녀의 몸매 굴곡은 더 선명했고 보자마자 한성우는 어딘가 들끓는 기분이었다.항상 느긋한 모습이던 사람이 보기 드물게 당황하게 얼어붙은 모습을 보였다.그는 한참 지나서야 이성을 되찾고 이를 빠득 물면서 말했다.“오늘은 왜 이렇게 입은 거야?”그의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던 차미주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내가 이렇게 입고 싶어서 입은 줄 알아? 네가 나한테 널 자극하라며. 근데 왜 그런 표정인 건데?”“...”한성우는 사실 그냥 해본 소리였다. 애초에 행동으로 옮길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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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0화

“...지금 치료받고 있잖아. 나을 수도 있고. 안 그래?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마.”차미주는 여전히 울적한 얼굴이었다.“부정적인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잖아. 그날 밤엔 난 정말로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고.”그러면서 다소 의심하는 듯한 눈빛으로 한성우를 보았다.“너 혹시 전부터 그런 거 아니야? 그러다가 내가 부항을 떠준다고 하니까 나한테 뒤집어씌운 거지?”한성우는 어처구니가 없어 이를 빠득 갈았다.“난 정상이거든?”그리고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보탰다.“그전엔.”차미주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왜 난 아무런 느낌도 없었던 건데? 아무리 그대로 어딘가는 아픈 느낌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날 내가 피도 흘렸다면서. 그런데 난 왜 아무것도 못 느꼈던 건데.”한성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 문제에 대해선 그도 답답했다.왜냐하면, 그도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생일이었던 그날, 정말로 술을 많이 마셨던 터라 CCTV로 그저 자신과 차미주가 어깨동무를 한 채 비틀대며 방으로 들어간 것을 본 게 전부였다. 그리고 방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차미주에게 몰래몰래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한 것만 어렴풋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몰랐다. 이렇게까지 필름이 끊긴 적은 처음이었다.게다가 그날 차미주가 피를 흘리긴 했지만, 차미주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고 했다...한성우는 나직하게 말했다.“도둑아, 우리 혹시 그날 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거 아닐까?”차미주의 눈썹이 꿈틀댔다.“그럼 그 피는 누구 피인데? 네 피야?”한성우는 침묵했다.그의 몸에는 당연히 상처가 없었고 차미주 몸에도 상처가 없었다. 하지만 그 피는 차미주 허벅지 가까운 근처에 있었다.한성우는 원래 병원에 가서 한번 확인해 보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그렇게 그는 고민하던 와중에 차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잠자리 기술이 좋다고 하기엔 내가 피를 많이 흘렸고, 아니라고 하기엔 난 처음이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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