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541 - Chapter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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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1화

한마디도 지지 않고 받아치는 한현진에 장희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말싸움으로 장희진은 한현진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니 그는 화살을 만만한 전혜지에게 돌렸다. “전혜지 씨. 소송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시고 아직도 이기지 못하셨으니 저희에게 복수하려고 이러시는 거죠?”그녀는 마이크를 내리고 목소리를 잔뜩 깔더니 협박했다. “내 말 잘 들어. 그때 내가 널 업계에서 사라지게 만들었잖아.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만들 수 있어.”한현진은 전혜지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러니 한현진은 당연히 장희진이 하는 얘기를 똑똑히 들었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전혜지의 뒤로 막으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건드리기만 해요. 손으로 하늘을 가릴 능력이 있는지 확인 좀 하게요.”전혜지는 자신을 보호하는 한현진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표절은 디자이너로는 악질적인 수단이었다. 모든 회사는 이런 일이 있을 때면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했다. 그들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디자이너가 표절했는지, 모함을 당했는지 이런 것이 아니라 회사에 영향을 미칠지는 않을지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가끔 이런 일을 겪을 때면 디자이너들은 결국 혼자가 되어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한현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원칙을 고수하며 끝까지 감쌌다. 전혜지는 자기보다 더 가냘픈 몸매를 가진 한현진을 보며 슬쩍 그녀를 끌었다. 고개를 돌린 한현진이 전혜지가 겁 먹은 줄 알고 나지막이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요. 그냥 말로만 그러는 거예요. 저 사람들은 혜지 씨를 어쩌지 못해요.”잠시 머뭇 거리던 전혜지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저에게 누구 누굴 표절한 것인지 증명할 방법이 있어요.”전혜지의 말에 순간 현장이 조용해졌다. 그녀가 장희진을 보며 말했다. “제가 하 팀장님과 직접 질문해도 될까요?”장희진이 하설윤을 쳐다보았다. 지금 이 상황에 질문이라면 기껏해야 디자인의 디테일을 묻는 것이었다. 하설윤은 이미 디자인 시안에 대해 빠삭했다. 그러니 전혀 무서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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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전혜지가 자신의 디자인 시안으로 화면을 전환했다. “여긴 제 디자인과 달라요. 전 여기를 비우지 않았거든요.”하설윤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똑똑하게 잘 표절했다는 거죠. 하나도 변함없이 그대로 가져갔으면 그건 표절이 아니라 복사죠.”전혜지가 씩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미묘하게 다른 점을 짚어냈다. 그러자 듣고 있던 하설윤이 짜증을 냈고 사람들도 수군거렸다. “저게 무슨 대질이에요? 저건 그저 틀린 그림 찾기 하는 거잖아요.”“어이가 없네요. 저게 뭘 설명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자기가 잘 수정했다는 걸 증명하려는 걸까?”“저렇게 보니까 하설윤 디자인이 더 예쁜 것 같아요.”“당연하죠. 표절 디자인이 어떻게 원작을 따라가겠어요.”...짜증을 내고 있던 하설윤은 사람들의 여론이 점점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자 득의양양해졌고 긴장도 풀렸다. “대체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거예요?”전혜지는 전혀 당황하지 않으며 오청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 선생님, 두 디자인 시안 제대로 보셨어요?”오청운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자세히 보았어요.”“그럼, 어느 쪽이 표절인지 알아보시겠어요?”하설윤이 멈칫했다. ‘알아본다고?’오청운이 두 장의 사진을 번갈아 보더니 확신하는 말투로 왼쪽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이 베낀 쪽이네요.”그러자 사람들은 왼쪽 사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건 하설윤의 디자인 시안이었다. 순간 현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어떻게 보아낸 거죠?”“저도 모르겠어요.”“설마 스트레인지에서 부탁한 건 아니겠죠?”“오청운 선생님께 그런 부탁을요? 어떻게요? 오청운 선생님 지금의 위치는 모두가 그분을 극진히 모셔야 하지, 그분이 누구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잖아요.”“그... 그럼 정말 하설윤이 표절한 거예요?”“계속 지켜보죠.”오청운은 방금 그 대화에 불쾌한 기분이 들어 미간을 찌푸렸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는 카리스마를 풍기며 엄숙한 말투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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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하설윤이 당황하며 얼른 장희진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장희진 역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저 멍청이가.’하지만 그는 여전히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며 인정하지 않았다. “오청운 선생님께서 직접 하신 것도 아닌데, 어떻게 사진만 보고 확신할 수 있죠?”오청운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제가 경력만 40여 년입니다. 어떤 디자인은 만들 수 있고 어떤 디자인은 만들 수 없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죠. 제 판단을 의심하신다면, 현장에서 아무나 찾아 디자인대로 샘플을 만들어 보라고 하세요. 만약 제 판단이 틀렸다면 청운헌의 타이틀을 제 손으로 부술게요.”예술가가 자신의 타이틀을 내건다는 것은 그만큼의 확신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의 말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아래의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제가 몰라서 그러는데, 샘플이 나올 수 없다는 건 무슨 의미예요?”“샘플을 만들 수 없다는 건 그 디자인 시안은 그저 컨셉 시안에 불과하다는 말이에요. 더 직접적으로 얘기하면 그저 초안일 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그쪽은 시험에서 100점을 맞고 상대방은 0점을 맞았는데, 상대방이 그쪽이 자기 것을 베꼈다고 해요. 그쪽 시험지 답안과 상대방이 낙서장에 적은 답안이 똑같거든요. 상대방은 그저 시험지를 바치지 않았을 뿐이죠.”“그럼 이건 그저 소란 피우는 거잖아요. 낙서장에 적힌 게 정답인지 누가 알겠어요? 누가 낙서장을 베껴요?”“예를 잘못 든 것 같은데요? 컨셉 시안도 시안이잖아요. 다른 사람을 컨셉 시안을 가져다 수정하면 그건 표절이 아닌 거예요?”“누가 표절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자기 디자인에 그렇게 자신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샘플을 만들지 않은 게 이상하지 않아요?”더 이상 그 방법이 통하지 않자, 장희진은 표절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회사에 요즘 주문이 많았거든요. 샘플을 만들 시간이 없었어요. 설마 행동이 늦어 다른 사람이 먼저 발표했다고 해서 그게 다른 사람 것이 되는 건가요?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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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하설윤은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줄 알아요? 듣기론 하설윤이 스트레인지를 떠나기 전엔 디자인팀의 팀장이었대요. 상사가 까라면 까는 거지, 팀의 어린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쓰겠다고 하면 누가 감히 찍소리나 냈겠어요? 양지원에게 디자인해 준 액세서리만 보면 알 수 있어요. 아이디어도 없고 그저 여러 요소을 잔뜩 얹어서는, 촌스럽고 호화롭기만 하죠.”“얼굴이 제일 두꺼운 건 장희진 같아요. 전에 전혜지가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그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업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잖아요. 어렵사리 새로운 회사에 갔어도 그 회사에서 해고당했고요. 전혜지 씨가 전생에 원수라도 된대요? 그저 한 놈 잡았다고 끝까지 못살게 굴잖아요.”“유유상종인 거죠. 하설윤이든 장희진이든.”“저 로고는 정말 절묘하게 어울리지 않아요? 전혜지 씨 아이디어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 목걸이는 단골손님에게만 주는 건가요? 저 같은 신규 고객은 갖고 싶으면 어떡해요?”“저도 갖고 싶어요.”...하설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직접적인 증거를 전혜지는 왜 처음부터 꺼내놓지 않았던 걸까?방금 전까지 잘난 척하며 좋아하던 자신이 얼마나 우스웠을지 하설윤은 생각했다. 전혜지가 그녀 앞으로 다가와서 하설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팀장님, 이제 해명해 보세요. 왜 뮤즈 주얼리에서 디자인한 제품에 저희 스트레인지 로고가 있는 건지.”“그... 그건... 제가 아마도... 실수로...”하설윤은 말을 더듬으며 합리적인 변명도 꺼내놓지 못했다. “왜냐면 저 시안은 팀장님이 그린 게 아니라 제 디자인 초고를 복사해 가셨기 때문이죠.”하설윤이 멈칫했다. “초안이라뇨?”“그래요, 초안.”전혜지가 냉소 지었다. “설마 제가 정말 완성된 디자인 시안을 아무 것도 가리지 않은 채로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았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팀장님이 가져가신 건 제가 그렸던 초고였어요. 제가 로고를 넣으려고 나비의 날개 부분을 비워뒀었죠. 하지만 제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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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저... 저도 화가 나서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도 하설윤에게 이용당한 거예요. 표절한 사람은 하설윤이니 책임을 물어도 하설윤에게 물으셔야죠.”장희진은 바로 선을 그었다. 자신은 이 일에서 발을 빼려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한현진이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뒤에서 지지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하설윤은 감히 이런 난리를 피우지 못했을 것이다. 한현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하설윤이 먼저 화를 냈다. “부장님, 전 부장님이 시키시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지금 절 버리시려고요?”‘저 멍청이가! 이 정도 확인 사살로도 부족한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저런 말을 하다니!’장희진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제가 시킨 대로라뇨?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설윤 씨가 저에게 디자인 시안을 보냈을 때, 설윤 씨가 원작자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니 제가 어떻게든 설윤 씨의 편에 섰던 건데, 결과적으로 따져보던 저도 설윤 씨에게 속은 거잖아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대표님께 설윤 씨 칭찬을 얼마나 많이 했다고요. 설윤 씨가 직접 대표님께 설명하세요.”장희진은 이미 충분히 눈치를 줬다고 생각했다. ‘회사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표절은 네가 인정해. 네 자리는 내가 어떻게든 지켜낼 테니.’하지만 지금의 하설윤에게 그 암시를 이해할 만한 여유 따위는 없었다. 하설윤은 그저 자신이 버려진 아이 같았다. 그녀는 자기의 앞날까지 걸어가며 장희진을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버려진 건 자신이었다. 그 모든 죗값을 안고 앞으로 어떻게 이 업계에서 버틸 수 있을까?‘날 먼저 버린 건 당신이야.’하설윤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부장님, 이 계획은 부장님 아이디어였잖아요. 스트레인지의 발표회를 빌어 노이즈 마케팅을 기획한 것 말이에요. 계획이 무산되자 바로 이렇게 절 버리시네요?”장희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하설윤이 흥분하며 말했다. “제 말이 헛소리인지 아닌지 부장님이 제일 잘 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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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허, 뭐야. 합금이잖아. 옆에 건 전부 옥 비취 자투리잖아. 저렇게 얇게 만든 걸 보니 분명 원재료도 싸구려일 거야. 그냥 가치도 얼마 안 되는 걸 파는 거면서, 뭘 이렇게 자랑한대?”“어떤 사람들은 남이 잘되는 꼴을 보니 배가 너무 아픈가 봐요. 원재료만 생각하고 인건비는 생각 안 하시나 봐요? 맞아요. 확실히 비싼 건 아니죠. 누구나 살 수 있죠. 하지만 몇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한테 무료로 준다고 하잖아요. 이걸 만드는 데에도 돈이 몇억은 들었을 거예요. 거기다 그냥 사고 싶은 사람만 사라고 하잖아요. 억지로 사라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 거죠? 구매하지 않아도 무료로 목걸이 하나 받는 건데, 무료로 준다고 해도 욕을 하네요. 참 어이없지 않아요?”“그렇게 따지고 보면 카르티에도 합금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왜 그건 싸구려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죠? 스트레인지는 국내 주얼리 브랜드에요. 질량은 물론이고 해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차지하는 정도죠. 그런데 국내 브랜드를 지지하지 못할망정 욕하고 있네요?”“그러니까요. 2억이 뉘 집 개 이름으로 느껴지나 보죠. 차라리 2억을 기부하고 나서 말하면 모를까.”괜히 말을 꺼냈다가 여기저기서 공격을 받자 그 사람은 입을 꾹 다물게 되었다.한현진은 단단히 두어 마디를 한 뒤 무대에서 내려왔고 제품 소개는 전혜지 등 사람에게 맡겼다.송병천은 딸이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한현진은 눈웃음을 지으며 가까이 다가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왜 불렀어요?”송병천은 얼른 한현진의 손을 잡고 아주 기세등등하게 옆에 있는 몇몇 중년 남자들에게 소개했다.“내 딸이야. 어때, 나랑 닮았지? 예쁘고 대범하지.”한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그중 한 명이 웃으면서 말했다.“하하하, 너 정말 억지로 갖다 붙이지 마라. 예쁜 게 왜 널 닮아서 예쁘냐?”다른 한 명도 맞장구를 치면서 말했다.“네가 젊었을 때는 예쁜 마누라랑 결혼했다고 매일 우리한테 와서 자랑하더니.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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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학력... 강한서의 학력은 석사까지였다. 비록 박사를 신청하진 않았지만, 해외로 가서 1년 동안 학교 다니기도 했었다.말을 예쁘게 못 하는 건... 확실히 강한서의 입은 주둥아리였다.그리고 착하다?한현진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녀가 송씨 가문의 딸이라는 것을 밝히기 전에 송병천은 루나를 보겠다는 핑계로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다가 우연히 강한서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리고 강한서는 종아리 근육 풀어주는 도구로 송병천은 20분 정도 세워두었다.‘흠, 확실히 착한 건 아니네.;송병천이 한 말에 한현진은 변명할 이유조차 찾을 수 없었다.그러자 송병천의 친구가 의아하게 물었다.“뭐야,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없는 녀석이잖아. 그런 애랑 어떻게 딸이랑 사귀게 허락한 거냐?”송병천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답했다.“그렇다고 장점이 없는 건 아니야. 얼굴이 반반하거든. 민준이랑 비길 수 있는 정도야. 그리고 창업한 반도체 회사에서 꽤 좋은 성과를 이루고 있거든. 비록 말은 예쁘게 하진 않지만, 머리가 좋아. 지난번에 내가 인스타에 로봇 사진 게시한 거 봤지? 그거 걔가 만들어서 나한테 선물한 거야. 뭐, 난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한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강한서가 로봇을 선물한 일을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녀도 송병천이 인스타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송병천이 그녀의 아빠라는 것을 몰랐을 때 그녀는 루나를 송병천에게 팔 생각을 하면서 강한서의 사업을 도와주려고 했었다. 나중에 그녀는 이 일을 잊게 되었지만, 강한서는 기억하고 업그레이드 버전을 바로 송병천에게 한 대 선물했다.강한서는 최선을 다해 미래의 장인어른에게 점수를 따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송병천은 비록 겉으로는 싫은 척하고 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싫은 기색이 아니었고 오히려 자랑하는 듯한 어투였다.물론 그의 친구들은 바로 알아듣고 직설적으로 말했다.“이 꼰대가. 딸 자랑질 이어서 이젠 사위 자랑질이냐!”“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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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그는 이를 뿌득 갈며 말했다.“그건 네가 한 말인 거야, 아니면 아저씨가 한 말인 거야?”한현진은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당연히 우리 아빠가 하신 말씀이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어?”강한서는 그녀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바로 사르르 넘어가 입술을 틀어 문 채 말했다.“아저씨가 정말로 나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셨어?”“응, 게다가 일리가 있어서 나도 옆에서 쉴드 못 쳐주겠더라니까. 아빠가 지금도 종아리가 뻐근하시대.”강한서는 순간 자신이 전에 눈치 없이 굴었던 행동을 떠올리곤 한현진의 말에 넘어간 듯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난 그땐... 민준이랑 너를 이어주려고 찾아오신 건 줄 알고... 그래서... 그냥... 이따가 내가 전문 의사 선생님 알아봐서 아저씨를 모시고 한번 가봐야겠어.”옆에서 듣고 있던 한성우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얘 뇌는 집에다가 두고 온 거 아니냐? 이렇게 허술한 거짓말에 바로 넘어간다고?!'‘나이가 들어서 아이큐도 내려간 거 아니야?'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한성우는 떠보듯 물었다.“강한서, 나한테 프로젝트 하나가 있는데, 네가 투자할 필요가 없어. 그냥 2억만 내가 말한 계좌로 보내면 매일매일 이자가 6000만 원씩 붙을 거야.”차미주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말했다.“뭐? 이자가 6000만 원이라고? 사채업자들도 그렇게 안 받지 않아?”한성우는 뻔뻔하게 말을 이었다.“당연하지. 안 그러면 내가 왜 얘한테만 말하겠어. 이건 다 인원수 제한 있는 거라고. 먼저 입금하는 사람이 이자를 6000만 원 받을 수 있는 거야.”그러자 차미주는 그를 째려보았다.“그럼 왜 나한테는 말 안 해준 건데!”한성우는 팩트를 말했다.“넌 돈 없잖아.”“...”차미주는 할 말을 잃었다.한성우는 다시 강한서를 공략하기 시작했다.“어때? 할래? 할 거면 내가 이따가 계좌 알려줄게.”강한서는 그를 흘겨보더니 말했다.“다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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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차미주는 침묵했다.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언제 꽁꽁 싸고 다녔다고 그래. 난 평소에도 잘 때 그렇게 입고 자.”“그래?”한성우는 못 믿겠다는 얼굴이었다.“그럼 왜 나랑 동거하지 않았을 땐 속옷도 안 입고 문 열어 줬던 건데? 왜 나랑 같이 살고 나서부터 속옷을 꼬박꼬박 챙겨 입는 거지? 내가 혹시 널 덮치기라도 할까 봐 그래? 내가 지금 이 지경이 되었는데, 너한테 뭘 할 수 있다고?”“내... 내가 언제 그런 생각을 했다고 그러냐?”차미주는 아닌 척 억지를 부리면서 작게 말했다.“내가 속옷을 입은 건...그 인터넷에서 속옷 입고 자면 가슴 모양이 예뻐진다고 그래서 입은 거야. 넌 무슨 그런 생각을 하냐?”한성우는 그녀의 가슴 쪽을 힐끔 보면서 말했다.“그럼 나 자극한 후에 다시 입으면 안 되나?”차미주의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넌 어차피 그런 야한 영화를 봐도 별 반응이 없잖아. 그런데 내가 자극한다고 해서 반응이 오겠냐?”그러자 한성우가 말했다.“하지만 네가 내 옆에 누우면 뭔가 느낌이 온단 말이야. 그리고 의사도 너한테 날 자극하라고 하지 않았나?”두 사람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 하지만 두 사람과 아주 가까이에 앉아있던 한현진은 이런 야한 대화도 전부 똑똑히 듣고 있었다.‘허, 뻔뻔해! 정말 뻔뻔해!'‘한성우 이 개자식, 지금 미주를 손아귀에 넣고 아주 갖고 놀잖아!'그녀는 순간 인터넷에 한동안 유행처럼 떠돌던 사진이 떠올랐다. 그 사진은 바로 커다란 골든레트리버가 순진한 새끼 고양이의 머리를 입에 머금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리고 마침 그 무방비한 새끼 고양이는 그녀의 절친 차미주였고 한성우가 그 뻔뻔한 골든레레트리버로 겹쳐 보였다.‘아니, 아니지! 뻔뻔한 늑대 새끼지!'강한서에게 얼른 차미주에 솔직하게 말하라고 한성우를 닦달하라고 했지만, 한성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계속 차미주를 속이고 있었다.차미주가 붉게 물든 얼굴로 망설이고 있을 때 한현진이 갑자기 말했다.“미주야, 김 교수님이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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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그는 자신이 차미주와 사귀게 되면 제일 큰 장애물이 조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일 큰 장애물이 차미주의 절친 한현진일 줄은 몰랐다.꾀병을 부리다가 진짜 의사 앞에 끌려가게 되면 꾀병이라는 것이 들통나게 된다.한성우는 자신을 데리고 진짜 의사를 만나러 가려고 하는 여자친구를 말리고 싶어 머리를 굴렸다.“자기야, 우리 이틀 전에 이미 의사한테 다녀왔잖아. 일단은 치료받으면서 지켜보자고 했으니까 또 다른 의사한테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김 교수라고 했나? 의사마다 치료법이 다를 수 있잖아. 그렇다고 치료 도중에 자꾸만 치료법을 바꿀 순 없는 노릇이고. 만약 두 치료법이 상극이라도 되면, 그러다가 나중에 희망도 없어지면 어떻게 해?”그의 말을 들은 차미주는 역시나 고민하기 시작했다.한현진은 아주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교수님 이번에 한주에 꽤 오래 머물고 가실 거래. 그러니까 며칠 조금 늦게 가서 진찰받아도 괜찮아.”한성우는 당장 한현진의 입을 꿰매고 싶은 심정이었다.전에는 선셋스타에 대해 눈에 필터가 씌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입이 강한서의 주둥아리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 필터는 바로 산산조각이 나게 되었다.차미주는 그런 그의 속마음을 전혀 모른 채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일단 치료하던 거마저 하고 찾아가 보자.”한성우는 억지웃음을 지어냈다.“그래, 우리 자기 말대로 할게.”말을 마친 그는 한현진을 힐끔 보았다. 한현진은 아주 태연한 얼굴로 손을 올려 입꼬리에 마치 지퍼를 잠그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비밀을 꼭 지키고 있겠다는 것처럼 말이다.한성우는 그런 그녀의 제스처에도 그녀가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뭔가 나쁜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러니 얼른 솔직하게 털어놔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정말로 김 교수라는 사람 앞에서 들키게 될 것이고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역경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신제품 발표회는 아주 성공적이었다.디자인팀이 만들어낸 신제품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고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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