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송가람의 표정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유현진이 말했다.“오빠, 선물 장부는 어디에 있어요? 아무리 찾아도 없던데, 혹시 잊은 거 아니에요?”그러자 송민준이 말했다.“아, 장부? 그거 나한테 있어. 그건 왜?”“나중에 답례의 선물을 보내야 하잖아요. 오빠, 지금 어딨어요? 내가 가지러 갈게요.”송민준은 피식 웃었다.“넌 그냥 선물이나 열어봐. 이런 건 네가 할 필요 없어. 장부는 내가 가지고 있으면 돼.”유현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마음속은 이미 송민준의 말에 요동을 치고 있었지만, 꾹 참고 말했다.“오빠, 물건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답례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뭘 굳이 답례의 선물을 보내? 아버지가 그동안 내신 축의금이 얼마인데. 네가 받은 것보다 훨씬 더 많아. 그러니까 넌 그냥 마음 편히 선물이나 뜯어봐. 괜한 곳에 신경 쓰지 말고. 게다가 네가 결혼한 것도 아니잖아. 이런 일은 나랑 아버지한테 맡기면 되는 거야.”유현진은 순간 송민준이 자신만의 키다리 아저씨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지, 키다리 오빠였다.그녀는 소곤소곤 얘기했다.“그럼 일단 받고만 있을게. 나중에 새언니가 생기면 내가 절반 나눠줄게.”그녀의 말에 송민준은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마음대로 해.”전화를 끊은 뒤, 유현진과 세 사람은 우두커니 서서 눈만 깜박였다.“오빠가 그러는데, 전부 내 것이니까 답례 같은 건 신경 쓰지 말래.”한성우는 바로 질투했다.“오빠한테 다시 전화해서 잃어버린 남동생 없나 물어봐 줘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송민준 남동생인 것 같거든요.”강한서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송씨 가문에서 너 같은 사람이 나오면, 그건 돌연변이 아니냐?”한성우의 입가가 씰룩거리더니 바로 욕을 뱉었다.“개자식이, 넌 언젠가 그 주둥아리로 망하게 될 거야!”그들은 한참 투덕거리다가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림뿐만 아니라 다기, 액세서리 등등 종류는 아주 다양했다. 비록 거실을 가득 채우긴 했지만 넷이 열심히 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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