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안 이도휘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는 햐얗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달싹여 쉰 목소리를 내뱉었다. “한 대표님... 대표님께서 현진 씨 스타일링을 맡기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셔서요.”유현진이 여전히 미소를 유지했다. “누구든, 최소한 이미 약속한 일은 지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 혹시 한 대표가 말한 계약금이 언니가 부른 것보다 적어서 변덕을 부리신 건가요? 실장님은 한 대표와 친분이 있으시니, 실장님이 얘기하시면, 돈은 절대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요.”몸이 얼어붙은 이도휘는 창백해진 얼굴로 한참이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송가람이 입술을 짓이겼다. “이번 일은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한 대표님이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았으니 실장님도 그저 하는 말인 줄 알았을 거예요.”유현진의 시선이 송가람에게 향했고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대표가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은 사실도 알고 있네요...”그 말은 마치 번개처럼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그러네, 송가람이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아는 거야?”“대박, 설마 일부러 유현진 씨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가로챈 거야?”“제가 오늘 아침에 들은 소식이 있는데, 다들 들었어요?”“뭔데요?”“채팅방에서 떠도는 소문인데, 어제 새벽에 한성우 씨가 여기저기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알아보고 다녔대요. 이도휘 실장 정도면 미리 예약해야 할 텐데, 갑자기 변덕을 부렸으니 당연히 난리도 아니었겠죠.”“예약해야 하는 거라면, 이도휘가 못 갈 거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으면서 미리 한 대표님께 언질도 없이 갑자기 통보했다는 거예요? 그건 일부러 엿먹이려는 거잖아요.”“게다가 이도휘가 하필이면 송가람 씨 스타일링을 맡았으니 우연치곤 의심스럽긴 하네요.”“송씨 가문에서 친딸을 공개하는 자리인데, 양딸인 주제에 저렇게 화려하게 입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가로채다니, 고의가 아니라고 하면 누가 믿기나 하겠어요?”...주변의 수군거리는 말을 듣는 송가람의 얼굴이 창백해졌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