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현진아, 왜 그래?”차미주는 그런 유현진의 상태를 바로 눈치채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정신이 든 유현진은 차미주에게 물었다.“솔직히 말해. 한성우가 너한테 어떻게 해주는데?”그러자 차미주의 두 눈에 생기가 돌았다.“음... 아주 잘해줘. 청소도 내가 안 해도 되고, 빨래도 내가 안 해도 돼. 내가 밥을 해줄 때도 옆에서 채소를 다듬어주거나 도와줘. 설거지도 계속해 주고 전등이 나가도 내가 직접 바꿀 필요 없어.”“...이런 거 말고 다른 건 없어?”“매일 회사까지 데려다주고 퇴근하면 회사 앞에서 나 기다리고 있어. 뭘 먹을 때도 내 몫은 항상 남겨놓고 내가 화를 내면 먼저 사과하고 달래줘. 다만 달래주는 멘트들이 조금 오글거려.”유현진은 순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가 보기엔 한성우는 확실히 차미주에게 잘해주는 것 같았다. 다만 차미주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틀렸다. 차미주를 속이다니!만약 차미주가 한성우와 잘 지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바로 망설임도 없이 말했을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이 잘 지내고 있는 상태고, 그녀의 말로 인해 두 사람이 싸워 헤어지기라고 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내가 왜 그동안 눈치를 못 챘지!'‘그리고 강한서 그 개자식! 알고 있으면서 분명 한성우와 짜고 연기한 게 틀림없어!'“현진아, 가자. 시간이 다 됐다.”차미주는 그녀를 불렀다. 유현진은 하는 수 없이 알아버린 사실을 배 속에 꾹 삼키곤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문밖을 나가기 전까지 차미주는 유현진이 사 온 아침거리를 식탁 위에 잘 덮어놓고 소리를 높였다.“한성우! 아침은 식탁 위에 놔뒀으니까 꼭 먹어~!”한성우는 여전히 잠에서 덜 깬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안전 조심, 알지? 도착하면 나한테 영상통화 걸어.”“알았어!”유현진은 심란했다.‘에잇, 됐어. 일단 한성우를 지켜보자. 그리고 결정해도 돼.'은하 플라자로 가는 길, 차미주가 물었다.“현진아, 주민등록증 이름은 바꿨어?”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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