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361 - Chapter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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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한성우는 차미주가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했다. 확실히 여자친구는 아니었다. 전엔 그저 대외적으로 여자친구인 척 연기했었고, 나중엔... 차미주가 한성우의 고백을 거절했으니 여자친구일 리가 없었다. 한성우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사실이,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어젯밤 한성우는 차미주에게 키스하며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더니 모른 척하며 단지 친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차미주는 어젯밤에야 겨우 발기부전인 이 남자의 마음을 받아주기로 다짐했는데, 한성우는 아침이 되자마자 이런 일을 저질렀다. 게다가 한성우는 조이정 그 여자 편을 들기도 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느라 차미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끝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경찰은 이상하다는 듯 한성우를 쳐다보았다. 방금까지 자기에게 여자친구가 그 장면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었냐며 묻더니, 차미주가 들어오니 또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했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그건 경찰의 수사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한성우가 클럽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은 CCTV에 제대로 찍혀 있었다. 게다가 어제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도 모두 증언했으니 사건의 경위는 너무도 분명해졌다. 한밤중까지 바삐 돌아쳤지만, 결국은 오해였다. 경찰은 참지 못하고 차미주에게 한마디 했다. “다음엔 제대로 확인하시고 신고하세요. 이게 지금 얼마나 뻘쭘한 상황입니까?”차미주는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성우가 말했다. “제 친구도 제가 걱정되어서 그랬나 봐요. 괜히 저희가 폐를 끼쳤네요.”경찰은 한성우의 태도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경찰서에서 나온 한성우가 고개를 돌려 차미주에게 물었다. “어젠 일이 좀 커져서 놀랐지?”차미주가 주먹을 꽉 움켜쥐고 한성우를 쳐다보았다. “아냐. 못 보던 여자라, 누군지 몰라서 신고했어. 너랑 친한 사람인 줄 알았으면 신경 쓰지 않았을 거야.”차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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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차미주가 어두운 얼굴로 가버렸다. 조이정이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성우 오빠. 이 부근에 호텔 있는데, 쉬었다 갈래요?”한성우의 시선이 계속 택시를 따라갔다. 그리고 택시가 시야에서 사라져서야 눈길을 거두었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여자를 쳐다보더니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리 집에서 씻은 거야?”조이정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한성우가 왜 갑자기 화를 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성, 성우 오빠. 무, 무슨 말이에요?”“성우 오빠?”한성우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의 눈빛은 얼음만큼이나 싸늘했다. “우리가 그렇게 잘 아는 사이인가?”그는 앞으로 몸을 기울더니 조이정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나한테 이 짓거리 한 사람이 어떻게 될 것 같아? 난 오늘 그 X을 한주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할 거야. 넌 오늘 내 기분이 괜찮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너도 그 X처럼 될 테니까.”말을 마친 한성우가 다시 몸을 바로 했다. 그는 창백해진 조이정의 얼굴을 쳐다보며 태연하게 웃었다. “너무 그런 표정 짓지 마. 경찰관님이 보시면 내가 너 괴롭히는 줄 알겠어.”조이정이 움찔 몸을 떨었다. 그녀는 공포를 참고 간신히 미소 지었다. 한성우가 요즘 성질을 죽이고 얌전히 지내고 있으니, 사람들은 그가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어떻게 싸워왔는지 잊은 모양이었다. 어린 나이에 오직 자신의 실력으로 지금 이 자리에 올랐다는 건, 그가 이 바닥에서 수많은 더러운 수작은 다 봐왔다는 뜻이었다. 다른 사람이 어떤 마음을 품고 그에게 다가오는지, 한성우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조이정은 그제야 한성우가 자신의 혐의를 벗겨준 건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차미주는 가슴이 쿡쿡 찔리는 것처럼 아파져 괴로웠다. 휴대폰이 울리자 차미주가 액정을 확인했다. 조준에게 재검받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 주 월요일이었다. ————강한서가 막 회의를 끝내자 민경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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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시체가 건져 올려지던 날, 현장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캐리어에 시체를 유기한 사건은 곧 인터넷에 빠르게 퍼졌고 어떤 사람들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모자이크도 하지 않은 부패한 시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에 사람들의 마음은 곧 뒤숭숭해졌다. 한주에서는 1년 동안 그 어떤 살인, 시체 유기 같은 잔인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건 조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피해자의 사진이 이미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져갔고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 그러니 위에선 이 사건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밤새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신우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던 고여정은 팀의 전화를 받았다. 밥을 먹을 새도 없이 신우가 그녀를 경찰서로 데려다줬다. 그날 밤, 부검 결과가 나왔다. 피해자의 몸에는 두 곳의 자상이 있었다. 두 번 모두 직접 심장을 찔렀다. 사고가 아니라 살해가 분명했다. 용의자는 피해자를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피해자의 몸에는 속옷이 전부였고 다른 옷은 전혀 없었다. 시체를 담은 캐리어에도 시체의 신분을 증명할 만한 물건이 전혀 없었다. 캐리어에는 심지어 아무런 지문이나 DNA도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피해자의 손등에는 크고 작은 바늘구멍이 적지 않게 있었다. 경찰은 먼저 피해자의 마약 중독을 의심했다. 하지만 고여정은 피해자의 가슴에서 비슷한 크기의 바늘 자국을 발견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외모 특점을 토대로 가슴에 있는 바늘 자국이 생체 조직 검사를 하면서 생긴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부검 결과 고여정의 생각처럼 피해자는 폐암 말기 환자였고 암세포도 이미 전이가 되어 있었다. 팔에 있는 바늘 자국은 검사나 치료를 하면서 남은 것이었다. 고여정은 한주의 각 대학 병원에서부터 조사를 진행하기를 건의했다. 위에서 허락까지 떨어졌지만 다음 날 피해자의 얼굴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수사 단서를 제보받았다. 원인은 아주 간단했다. 캐리어 시체 유기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전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니 대중들에게 경찰청의 행동력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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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강한서가 알겠다고 대답했다. “이따 다시 연락할게.”전화를 끊자, 고여정이 신우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아무것도 아냐. 너무 오래간만이라 술이라도 마시자고.”고여정이 말했다. “그럼 여보는 가. 난 대충 먹고 택시 타고 돌아갈게.”“아니.”신우가 단칼에 거절했다. “너랑 조금 더 있다가 갈 거야.”고여정은 이렇게 붙어 있기 좋아하는 신우를 말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도 마음속으로는 이런 신우를 좋아하고 있었다. 신우가 가까이 다가와 고여정의 입술에 입 맞췄다. “여보, 힘들지 않은 자리로 가는 건 어때? 매일 새벽까지 일하면 몸이 견뎌내질 못할 거야. 너 요즘 살이 너무 많이 빠졌어.”고여정이 시선을 아래로 깔고 말했다. “난 애초부터 이 전공이었잖아. 그런데 이걸 안 하면 뭘 할 수 있을까?”“사무직으로 가도 되잖아. 힘들지도 않고.”힘들지도 않으면서 범인 잡으러 다닐 필요도 없어 쉽게 승진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고여정 그녀 만으론 직위를 옮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우의 인맥만 있으면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고여정은 사무직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사무직은 살아있는 사람과 교류해야 하잖아. 하지만 난 죽음 사람과 더 잘 맞아. 난 말도 잘 못하고 여러 사람과도 어울리기 힘들잖아. 언론을 상대할 말주변은 더 없고.”멈칫하던 그녀가 나지막이 물었다. “혹시 어머니 아버지가 나더러 직업 바꾸래?”“아니.”신우가 옴을 일으켜 고여정 볼에 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너 힘든 게 싫어서 그래. 난 그냥 제안하는 거야. 만약 네가 계속 경찰을 하고 싶으면 난 계속 응원해 줄게.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냉랭하던 고여정의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신우를 감싸 안고 그에게 가볍게 입 맞췄다. “우리에게 아이가 생기고 정말 내가 힘들다고 생각되면, 그땐 내가 직접 신청할게.”신우가 멈칫하더니 이내 입꼬리를 씩 올려 웃으며 천천히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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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잠시 침묵을 지키던 신우가 냉정하게 세글자로 평가했다. “싸구려.”강한서는 신우의 평가를 인정하지 않았다. “금은 변하지 않잖아. 현진이 마음속에 내 자리는 늘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신우가 강한서의 가슴을 쿡 찔렀다. “금이 얼마나 한다고 그래? 어찌나 아끼는지 너에게 다이아몬드도 사주려고 하지 않는데, 어디서 자랑이야?”강한서가 눈썹을 씰룩거렸다. “네가 2억짜리 다이아몬드를 산다고 해도 팔 때는 2억에 팔 수 있어?”신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미 산 걸 왜 팔아? 그 정도로 돈이 부족한 거 아니잖아. 금이 아무리 가치가 있다고 해도 100g에 고작해야 몇백만 원이야. 파티에 참석할 때 온몸에 금을 휘두르고 갈 거야? 몸에 5kg을 둘러도 겨우 4억이야. 내가 아무 반지나 골라 껴도 20억이 넘어. 누가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아?”“...”신우는 쉬지 않고 강한서를 공격했다. “현진 씨가 너에게 다이아몬드나 다른 보석을 사주지 않는 건 비싸기 때문이잖아. 현진 씨에게 너와의 관계는 그 정도 돈을 쓸 수준이 아니라는 거라고. 금 좋지. 싸고 너 같은 병... 멍청이를 속일 수도 있고.”신우는 병 X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강한서가 복수라도 할까 봐 말을 바꿨다. 강한서가 어두운 얼굴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헛소리 하지 마.”신우가 태연하게 말했다. “못 믿겠으면 전화해서 다이아몬드로 바꿔 달라고 해봐.”강한서가 굳은 얼굴로 자리를 벗어났다. 민경하는 차에 올라탄 강한서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설마 신 대표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 건가?’사실 그 일은 굳이 신우가 해야 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신우는 같은 편이고 고여정의 남편이기도 했으니, 그가 하는 것이 제일 믿음직스러웠다. 민경하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강한서가 손을 들더니 민경하에게 물었다. “금반지가 싸구려 같아요?”갑작스러운 질문에 민경하가 멍해졌다. ‘왜 이걸 묻는 거지?’민경하는 그 금반지를 선물한 사람이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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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민경하가 물었다.“먼저 사모님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시죠.”강한서는 그것도 말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있게 여자 친구의 전화번호를 눌렀다.오늘 가 정식적으로 재촬영에 들어갔다. 그래서 유현진은 아침 일찍 촬영 현장으로 왔다. 사전에 송민영이 맡았던 ‘윤여령’이라는 캐릭터를 대체할 다른 배우를 찾았다. 안창수 감독이 단체 채팅방에서 우물쭈물하며 둘러대자 유현진은 새로운 배우가 궁금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휴식하고 나니 조금이라도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아침 일찍이 현장에 도착했다.송민영이 없는 촬영장은 훨씬 화기애애했다. 유현진이 에서 중전 역할로 이름을 알리고 나서 바로 현장에 합류하니 모든 제작진들이 그녀를 보며 예의 바르게 ‘유 선생님’이라고 불렀다.유현진은 너무 난처했다. 그 호칭은 자신에게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유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강한서가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며 ‘보충 수업’을 한 일이 생각나서였다.다행히도 그녀의 얼굴에서 티가 나지 않았기에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메이크업을 하고 있을 때 유현진이 진희연에게 물었다.“여자 주인공은 아직 안 왔어요?”“이미 오셨어요. 우리보다 일찍 오셨던데요. 대기실에 있어요.”유현진이 놀라 하며 말했다.“엄청 열정적이신데요?”어쩐지 한동안 인기척이 없다 했더니, 가장 먼저 와 있었다. “누군지 아세요?”진희연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촬영장에 대부분 사람이 모르시던데요. 조금 있다가 같이 가보려고요.”유현진은 이어서 물었다.“한열 씨는 왔어요?”“방금요. 지금 메이크업 받고 있어요.”한열과 여자 주인공의 대기실이 바로 옆에 붙어있었다. 유현진은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서 메이크업을 마치고 커피 두 잔과 대본을 들고 한열의 대기실로 찾아갔다.한열의 대기실 앞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것 같았다.스태프부터 팬들까지 모두가 여자 주인공을 궁금해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연기 상대가 송민영 같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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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팬들이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까일 줄 알았어.”“우리 열이 오빠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이런 수작은 안 먹힌다고.”“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 주제도 모르나?”팬들이 유현진의 상황에 키득거리며 놀리고 있는 그때, 문이 열렸다.모두가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한열이 직접 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아무리 마음속으로 동경하던 소녀가 나이를 먹었어도 한때 한열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았던 호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처음부터 유현진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빠져들었고 지금 이렇게 동료 사이가 되고 나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누나...”한열은 멈칫하더니 다시 불렀다.“현진 누나.”유현진은 대본을 흔들어 보이며 물었다.“바쁘지 않으면 대본 리허설같이 해볼래?”한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활짝 열면서 반겼다.“들어오세요.”휘둥그런 팬들의 시선을 뒤로한 채 유현진 한열의 대기실에 들어갔다.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모두의 뒷담화가 다시 이어졌다.“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야!”“한열이 전에 좋아했다던 선배 누나가 설마 유현진은 아니겠지?”“그럴 수도 있겠어. 같은 여자지만 유현진이 예쁜 건 인정해 줘야 돼. 한열 오빠가 흔들릴 정도의 미모이긴 하지...”“미쳤어? 지금 인기 급상승 중인데 연애를 해?”“무조건 그렇다고 보기도 힘들지. 열이 오빠가 데뷔하고 나서 지금까지 쉬어본 적이 없잖아. 사적인 감정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거니까, 이상한 짓 하지 않고 정상적인 연애라면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축복해 줘야겠지.”“축복은 얼어 죽을, 내가 쓴 돈이 얼만데 한열이가 연애하는 거나 보려고 온 거야?”“다들 진정해요. 이렇게 대놓고 팬들 앞에서 친한 모습을 보이는 게 어쩌면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 수 있어요. 다른 연예계 아줌마들 보면 아무리 감추고 가린다고 해도 망하는 건 한순간이잖아요. 한열 오빠의 이런 편견 없는 모습이 오히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감정이 아닐 수 있어요.”이 말에 모두가 진정이 된 듯싶었다.“우리는 새로운 주인공이 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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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유현진은 이 상황이 웃기기만 했다. 별명이 티베탄 마스티프가 아니랄까 봐, 조금만 사이가 틀어져도 상대가 누구든 대들기 일쑤였다. 여자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내지 못한 채 유현진은 진지하게 한열과 리허설을 이어갔다.한열은 비록 연극 배우 출신은 아니지만 연기에 엄청 난 소질이 있었다. 연기를 너무 좋아해서 매번 촬영할 때는 최선을 다했다.유현진은 자신이 누구를 가르칠 정도는 못 되지만 그래도 한열의 연기에 조언해 줄 만한 능력은 있었다. 연기에 소질이 있는 한열은 조금만 알려줘도 그 부분을 빠르게 터득해서 조절이 가능했다.한편의 리허설이 끝나자 매니저가 눈이 휘둥그레해져 말했다.“내가 볼 땐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올해의 연기상 하나쯤은 탈 수 있을 것 같은데?”그는 한열이 완전히 연기 쪽으로 전환해서 성공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오디션 출신이지만 현재 연예계의 상태로 보면 댄스가수가 설 자리는 제한되어 있었다. 그래서 배우로 전향한다면 한열을 섭외하려는 로맨스 장르가 많았다.로맨스 장르는 나이의 제한이 많아서 평생 연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매니저가 올해에 한열에게 마련한 장르는 정극이나 영화를 주로 받았다. 시청률은 잘 나오는 편이지만 연기는 아직 부족했다. 하지만 방금 리허설을 보고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그때, 촬영장에서 안 감독님이 호출했다.비록 전에 크랭크인을 했지만, 안창수는 날을 잘못 고른 것 같았다. 촬영장의 뒤숭숭한 분위를 떨쳐내고 싶은 마음에 그는 일부러 무당을 불러 스태프와 출연진 모두가 절을 올리면서 차례를 지내려고 했다.유현진과 일행들이 한참을 기다린 끝에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여자 주인공이 나왔다.이 정도 환호성이면 아마 인지도가 적지 않아 보였다.한열은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유현진은 호기심에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곧바로 돌아서서 인파 속을 헤치고 나오는 사람을 보고 움찔하며 말했다.“저 사람이라고?”“누구요?”한열이 그녀의 말소리에 돌아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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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한열은 가다가 멈칫하고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내가 촬영하지 않는 건 당신 때문이지, 하고 싶지 않아서가 절대 아니에요!”신하리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전에도 그렇게 말하더니, 결국에는 키스신 하나도 제대로 못 하고 이빨만 계속 부딪쳤잖아. 2년이나 지났는데 키스신은 좀 늘었나?”유현진은 충격받은 얼굴로 서 있었다.'대박 사건!' 이런 걸 그녀가 들어도 되는 내용인가?이 말에 한열은 언짢은 듯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한 사람은 이 시대 최고의 아이돌이고 한 사람은 최연소 여자 오스카 수상자여서 국민들의 인지도가 가장 높은 업계의 두 거장인데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끼어들었다가 불똥이라도 튀면 웃음거리가 될 뿐이었다.한열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 모습을 본 매니저도 조급해 났다. 그때 유현진이 한열을 끌어당기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너무 홧김에 결정 내리지 말고 잘 생각해 봐, 이 역할이 너에게 이렇게 잘 어울리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건 어때.”한열은 순간 울컥했다. 비록 ‘진상현’이라는 역할이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한열도 제작진의 추천으로 얻게 된 기회인 만큼 여간 심혈을 기울인 게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역할을 좋아했기에 이대로 포기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유현진의 말에 한열도 고민하는 듯했다.“저기에 팬들도 지켜보고 있어. 첫 촬영부터 지금까지 작품이 상영하기만을 기대하고 있는데 네가 갑자기 빠지면 팬들이 얼마나 서운해하겠어.”여론과 팬들 덕분에 최정상의 인기를 얻고 있는 한열은 이런 관심에 대해 언급한 적은 적지만 대중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한열은 다시금 진정하고 신하리를 노려보면서 안창수에게 쌀쌀맞게 말했다. “메이크업 고치고 올게요.”한열이 더 이상 발끈하지 않자, 신하리는 오히려 실망한 듯 보였다. 그녀는 뒤돌아 유현진을 노려보면서 인사했다.“현진 씨, 안녕하세요.”유현진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받았다. 신하리가 유현진을 알아본 것은 그다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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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아니면 반지를 끼지 말고 집에 두면 어때?”“이건 네가 골라준 약혼반지라고!”“...”“그럼 어떻게 할 건데?”강한서는 순간 신우의 말이 떠올라 멋쩍은 듯 말했다.“백금 다이아몬드가 조금 단단하긴 한데, 우리 다이아몬드 반지로 바꿀까?”유현진이 솔직하게 말했다.“다이아몬드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되팔려 해도 손해야.”강한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되팔 것도 아니고.”“만약에 한성 그룹을 손에 못 넣어서 파산이라도 하면?”강한서는 시큰둥해서 입술을 움찔댔다.“좀 좋은 얘기해주면 안 되냐!”유현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난 현실적인 것뿐이야, 다이아몬드 반지를 갖고 싶으면 바꾸러 가자. 하지만 너무 큰 건 안 돼.”예상한 스토리가 이게 아닌데? 강 대표님의 위치가 돈보다 높아졌다고? 강한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사달란 말이 아니야, 다이아몬드 반지는 남자가 할 일이지.”“결혼반지는 네가 사, 약혼반지는 내가 살게. 혼수라고 생각해. 받고 나서 환불할 수 없어.”강한서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지만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네가 하는 거 봐서.”이제 슬슬 선을 넘는 건가.전화를 끊은 강한서는 기분이 훨씬 좋아 보였다. 민경하를 힐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나한테 쓰는 돈은 아깝지 않은가 보네.”민경하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정말로 ‘혼수’라는 두 글자를 못 들었을까? 그래, 모른척하면 그만이지.며칠 사이에 TV에는 전부 캐리어 살인사건에 대한 소식들이었다. 아침 일찍, 백혜주의 가정부가 집 안 청소를 하면서 TV 시청을 하고 있었다. TV에는 캐리어 살인사건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백혜주는 자리에 굳어버린 채로 입술을 깨물며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경찰 측은 피해자의 사망 전 사진을 공개하면서 전면적으로 단서를 수집하고 있었다. TV에는 사망자가 폐암이 있고 진찰받은 병원을 수사 중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백혜주는 손을 벌벌 떨었다. 그러면서 손에 있던 컵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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