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는 차미주가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했다. 확실히 여자친구는 아니었다. 전엔 그저 대외적으로 여자친구인 척 연기했었고, 나중엔... 차미주가 한성우의 고백을 거절했으니 여자친구일 리가 없었다. 한성우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사실이,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어젯밤 한성우는 차미주에게 키스하며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더니 모른 척하며 단지 친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차미주는 어젯밤에야 겨우 발기부전인 이 남자의 마음을 받아주기로 다짐했는데, 한성우는 아침이 되자마자 이런 일을 저질렀다. 게다가 한성우는 조이정 그 여자 편을 들기도 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느라 차미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끝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경찰은 이상하다는 듯 한성우를 쳐다보았다. 방금까지 자기에게 여자친구가 그 장면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었냐며 묻더니, 차미주가 들어오니 또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했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그건 경찰의 수사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한성우가 클럽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은 CCTV에 제대로 찍혀 있었다. 게다가 어제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도 모두 증언했으니 사건의 경위는 너무도 분명해졌다. 한밤중까지 바삐 돌아쳤지만, 결국은 오해였다. 경찰은 참지 못하고 차미주에게 한마디 했다. “다음엔 제대로 확인하시고 신고하세요. 이게 지금 얼마나 뻘쭘한 상황입니까?”차미주는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성우가 말했다. “제 친구도 제가 걱정되어서 그랬나 봐요. 괜히 저희가 폐를 끼쳤네요.”경찰은 한성우의 태도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경찰서에서 나온 한성우가 고개를 돌려 차미주에게 물었다. “어젠 일이 좀 커져서 놀랐지?”차미주가 주먹을 꽉 움켜쥐고 한성우를 쳐다보았다. “아냐. 못 보던 여자라, 누군지 몰라서 신고했어. 너랑 친한 사람인 줄 알았으면 신경 쓰지 않았을 거야.”차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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