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381 - Chapter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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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1화

한성우는 세 사람을 초대했다. 그 중 한 사람은 한성우의 요청에 바로 게임에 접속했고 다른 한 사람은 이미 게임 중이라고 했다. 그렇게 세 사람은 게임에 접속한 채 게임 중인 나머지 한 사람을 기다렸다. 차미주는 그 사람과 친하지 않았던 터라 평소 말이 많던 그녀임에도 지금은 매우 조용하고 얌전히 있었다. 한성우는 아마 그 사람과 굉장히 친한 것 같았다. 게임 아이디가 「약골」인 팀원이 말했다. “미남 형, 오랜만이네요.”형님은 한성우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한성우의 게임 아이디가 「전국 최고 미남」이었기 때문이다. 한성우가 말했다. “요즘 조금 바빴어요.”「약골」이 살풋 웃으며 말했다. “몇 번 게임 접속한 걸 봤었는데, 초대하려고 보니까 오프라인으로 전환했더라고요. 다른 여자와 노셨나 봐요?”그러더니 또 물었다. “이 돼지 도둑이라는 분이에요?”「돼지 훔치러 옴」은 차미주의 게임 아이디였다. 한성우가 웃으며 말했다. “제 친한 친구예요.”그 말에 상대방이 얼른 말을 이었다. “친구라니 다행이네요. 안 그러면 나중에 미남 형 와이프가 보면 속상하겠어요.”차미주가 움찔하며 입을 열었다. “와이프?”「약골」이 말했다. “게임에서 미남 형이랑 커플이거든요. 서포터인데 목소리가 엄청 듣기 좋아요.”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자리를 비웠던 두 팀원이 하나둘 들어왔다. 하나는 「디즈니 프린세스」였고 다른 한 명은 「프린세스 찾아 삼만리」였다.두 사람의 게임 아이디는 커플 아이디 같았다.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디즈니 프린세스」가 말했다. “여보, 이게 얼마 만에 같이 게임 하는 거야.”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귀를 녹여 버릴 것 같았다. 여자인 차미주가 들어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한성우는 오히려 평온한 얼굴로 차갑게 한 마디 내뱉었다. “바빴어.”너무도 단답이라, 조금은 냉정하고 무정해 보이기도 했다. 「디즈니 프린세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계속 나랑은 게임도 안 했으면서 이렇게 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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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차미주는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성우가 나지막이 차미주에게 말했다. “포탑 아래에서 파밍하고 있어. 나가지 말고.”차미주가 “응”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먼저 레벨 올릴 기회를 놓치면 쉽게 상대방에게 발목을 잡히기 마련이었다. 상대 팀은 미드가 돌파구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계속 차미주를 잡을 기회만 엿보았다. 팀원들은 다른 포탑을 노리느라 아무도 차미주를 도와주지 않았다. 매번 차미주가 상대 팀에게 킬을 당한 뒤에야 부랴부랴 달려왔다. 몇 분 사이, 차미주는 이미 3번이나 킬을 당했고 심지어 매번 부활하자마자 상대팀에게 잡히고 말았다.한두 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횟수가 많아지니 팀원들은 당연히 차미주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프린세스 찾아 삼만리」가 짜증스럽게 말했다.“못 이길 것 같으면 아예 나가지 마요. 그게 그렇게 어려워요?”「디즈니 프린세스」가 말했다.“15분 동안 벌써 7번이나 죽었어요. 상대 팀은 그쪽 때문에 레벨만 올랐다고요. 여보, 대체 어디서 저린 아마추어를 팀으로 들인 거야?”한성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저런 전술에는 누구라도 어쩔 수 없어.”「디즈니 프린세스」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실력이 부족한 건 부족한 거야!”차미주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전엔 게임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설전을 벌이던 그녀가,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한성우는 차미주를 힐끗 쳐다보더니 또 곧 주먹을 움켜쥐고 시선을 돌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닥치고 게임에나 집중해.”「약골」이 큼 마른기침을 하더니 말했다.“돼지 도둑님, 제가 도와드릴게요.”차미주는 작게 알겠다고 대답했다.차미주는 오늘따라 집중이 되지 않았다.당연히 팀원의 야유 때문은 아니었다. 차미주는 그런 말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게임 할 때 설전을 벌인다면, 아무도 그녀를 이길 순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차미주는 누군가를 욕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여보”라는 말로 가득 찼다.매번 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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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한성우가 손을 뻗어 차미주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 그러나 차미주가 그의 손을 쳐냈다.“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면 왜 나한테 고백한 거야? 내 마음만 뒤숭숭하게 만들어놓고 넌 아무 일도 없던 사람처럼 다른 여자들이랑 놀아나고 있고. 내가 너 심심하면 갖고 노는 장난감이야?”차미주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감정이 격해져 있던 탓에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네가 좋으면 끌어와 안고 입 맞추고, 싫어지면 바로 한쪽으로 버려버리고. 그냥 손이 닿은 것뿐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했어? 내 몸에 가시라도 있어? 아니면 독이라도 있어서 그러는 거야? 그럴 마음이 없으면서 대체 고백은 왜 한 건데?”“더 멍청한 건 나야. 네가 그런 사람인 줄 뻔히 알면서, 너에게 전여친이 그렇게 많은 줄 뻔히 알면서도 네 그 장난 같은 고백에 마음은 뒤죽박죽이고, 널 거절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기회라도 줘볼까 생각한 내가 바보였어. 넌 전혀 진지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데 말이야.”차미주는 말하며 팔을 들어 흘러내리는 눈물을 벅벅 닦았다.“요 며칠 거둬줘서 고마웠어. 앞으로 너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거야. 월세는 내일 보내줄게. 이따 바로 나갈 거야.”말을 마친 차미주가 바로 가버리려고 했다. 한성우는 당연히 차미주가 그렇게 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차미주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렇게 늦었는데, 어딜 가겠다는 거야.”차미주가 버둥거리며 한성우의 스킨쉽을 거부했다.“어디든. 다신 너랑 같이 안 살아. 내가 왜 양심도 없는 바랑둥이인 네 헛소리를 믿어서는...”말하며 차미주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한성우는 울고 있는 차미주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네가 그냥 보통 친구만 하자고 했잖아. 난 네가 싫어할까 봐 감히 닿지도 못했던 거야. 나가서 술을 마신 것도 너에게 거절당해서 마음이 복잡해서였고. 너랑 같이 있고 싶지만, 또 한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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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차미주는 또 울고 싶어졌다. 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받아주기는 하겠지만, 조건이 있어.”한성우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조건이 하나가 아니라 만개라도 다 들어줄 수 있어.’그는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며 나지막이 물었다.“조건이 뭔데?”차미주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말했다.“우리 엄만 나밖에 없어서 내가 데릴사위 데리고 오길 원하시거든. 나중에 아이도 내 성을 따랐으면 하고. 사실 난 내 남편 될 사람이 데릴사위 하겠다고 하든 안 하든 상관은 없는데, 엄마는 아마 꼭 아이는 많이 낳으라고 하실 거야.”한성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를 많이 낳는 건 조건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한성우도 아이를 좋아했으니 차미주의 몸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몇 명 더 낳는 것쯤은 당연히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만약 차미주 건강에 무리가 간다면 그건 운명에 맡겨야 했다.하지만 차미주의 말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우리가 만나면 손주를 보고 싶어 하는 엄마의 꿈은 아마 이루기 어려울 것 같아. 난 네가 되든 안 되든 신경 안 써. 난 널 좋아하니까. 네가 그걸 할 수 없어도 난 널 버리지 않을 거야. 하지만 만약 우리 엄마가 기어코 아이가 있어야 된다고 하면, 그땐 입양이라도 해야 해. 하지만 피가 안 섞였다고 아이를 미워하면 안 돼. 너 할 수 있겠어?”“...”너무 기쁜 나머지 한성우는 차미주 눈에는 지금 자기가 그걸 못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다른 핑계를 대는 건데.’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차미주는 자기가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고백을 받아준 것이었다. 그 순간 한성우의 마음은 사르르 녹아내렸다.한성우가 한참 동안 말이 없자 차미주가 나지막이 말했다.“너 혹시 싫은 거야?”현실적인 얘기들은 먼저 하는 게 맞았다. 나중에 이 문제로 갈등이 생겨 싸우게 된다면 그건 더 귀찮은 일이었다.한성우가 입술을 짓이기며 나지막이 말했다.“네 말대로 할게.”그의 병은 차미주와 사귀게 되면 자연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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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유현아가 산 주식은 팔 수도, 현금화할 수도 없었다. 지정욱의 돈은 갚지 못하면 지씨 가문에서는 미친개처럼 그녀의 뒤를 쫓아다니며 돈을 찾아갈 것이 분명했다.그뿐만 아니라 지정욱는 그 바닥 사람들에게 유현아의 사진을 꽤 퍼뜨렸다. 그는 계속 돈을 갚지 않으면 그 사진들을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에게 그녀가 어떻게 남자 아래에서 놀아나며 즐거워하는지 공개하겠다고 유현아를 협박했다.지정욱에게 큰소리치던 유현아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지정욱 앞에 꿇어앉아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애원하는 수밖에 없었다.유현아는 이틀을 잠복해서야 겨우 회사 근처에서 유상수를 만날 수 있었다.꼴이 말이 아닌 두 모녀에 비해 유상수의 모습은 훤하다고 할 수 있었다.유현아가 찾아온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것을 안 유상수는 단호하게 말했다.“돈은 네 엄마가 전부 가져갔어. 지금 네 엄마가 종적을 감춰서 나도 애끓고 있다고. 설마 내가 돈이 있는데 너에게 안 주겠니? 넌 내 친딸이잖니.”유현아는 백혜주와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유상수 말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았다.만약 정말 백혜주가 유현아를 배신하려고 했던 거라면, 직접 유현아에게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하면 그만이었다. 굳이 힘들게 유상수를 찾아갈 이유가 없었다.“아빠,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는데도 절 속이시는 거예요?”유현아는 요 며칠간 지씨 가문의 빚 독촉 때문이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 상황에 유상수가 거짓말까지 하자 그녀는 드디어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사건 전말이 이젠 거의 다 드러났어요. 그 운전기사는 아빠에게 4억을 달라고 했는데 아빠가 4억이 없어서 제게 돈벌이도 안 되는 페이퍼 컴퍼니 주식을 16억에 파신 거예요? 4억은 그 운전 기사에게 줬다고 쳐요. 그러면 나머지 12억은요? 정말 제가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유상수는 여전히 돈을 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욕을 지껄였다.“지정욱 그 자식은 해도 너무한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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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최연서는 오히려 겁 없이 말했다.“유상수를 감옥에 보내는 것 보다 속 시원한 일은 없을 거예요. 제가 문을 열지 않으면 현진 씨는 백혜주 소식을 기다려야 하겠죠. 하지만 이미 유현아가 이곳에 왔으니 지금 더 좋은 기회가 생긴 거예요.”유현진은 최연서가 말한 기회가 무엇인지 바로 눈치챘다. 그러나 그건 너무 위험한 짓이었다.“이제 와서 급해하지 말아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연서 씨 안전이에요. 쉽게 본인을 노출하지 말라고요.”최연서가 웃으며 말했다.“몇 달간, 현진 씨나 강 대표님 도움이 없었다면 제 동생이나 저희 집안은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 제 동생이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전 더 원하는 게 없어요. 현진 씨를 도와 어머님을 살해한 범인을 감옥에 처넣는 건, 제가 유일하게 현진 씨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전 제가 최대한 보호할게요.”최연서는 유현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유현진이 다시 전화했지만 최연서는 받지 않았다. 순간 심장이 내려앉은 유현진은 얼른 강한서에게 연락해 최연서에게 보냈던 경호원을 집에 올라가 보도록 했다.최연서는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유현아가 그 순간 칼을 최연서의 목에 들이대고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따라와!”최연서는 긴장한 기색이 전혀 없이 입술을 짓이기며 물었다.“유현아 씨. 절 인질로 삼아 대표님께 현아 씨 16억을 다시 받아낼 생각이세요?”유현아가 움찔했다.“네가 그걸 어떻게...?”최연서가 태연하게 말했다.“그런 거라면 여기서 이러셔도 아무 쓸모 없어요. 대표님은 그 돈, 절대 주지 않을 거예요.”유현아가 냉소 지었다.“당연히 나에겐 주지 않겠지. 하지만 아빠 아들이 내 손에 있다면 얘기는 달라져.”최연서는 멈칫하더니 손을 들어 옷의 단추를 풀었다. 유현아는 최연서가 무기라도 꺼내는 줄 알고 칼을 더 꽉 들이밀었다.“움직이지 마!”칼날이 최연서의 피부를 파고들어 피가 줄줄 새어 나왔다.최연서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행동을 멈추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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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최연서가 나지막이 말했다.“하현주 씨 교통사고가 왜 일어난 건지 아세요?”멈칫하던 유현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운이 나빠서? 그럴 운명이라서? 그 여자 교통사고가 나와 무슨 상관이야?”최연서가 태연하게 말했다.“전엔 상관없을 수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은 유현아 씨와 너무 크게 관련되었달까요?”잠시 말을 멈추었던 최연서가 비밀스럽게 속삭였다.“유 대표님과 백혜주 씨가 통화하면서 다투는 걸 들었어요. 하현주 씨 교통사고는 사고가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계획한 일이더군요.”유현아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러더니 그녀는 더 힘껏 칼을 최연서의 목에 가져다 댔다.“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아까의 상처가 더 깊어졌다. 핏방울이 가느다란 목을 따라 떨어졌다.그 고통에 최연서의 입술은 창백해졌다. 그는 두려움을 찾으며 나지막이 말했다.“저도 무심코 들은 거예요. 얼마 전 백혜주 씨가 여기로 유 대표님을 찾아오셨거든요. 전 백혜주 씨가 이혼하지 않는다고 할까 봐 몰래 따라 나갔다가 두 분의 대화를 듣게 됐죠. 하현주 씨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어요. 백혜주 씨가 당시 차량에 손을 댔다고 하더라고요. 저에게 음성 파일이 있어요. 믿지 못하겠으면 그걸 들려드릴게요.”유현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만약 얼마 전이었다면, 유현아는 절대 최연서의 이런 헛소리들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백혜주는 지금 전국에 공개수배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건 이미 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지금도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7년 전이라고 달랐을까?유현아의 표정이 흔들리자 최연서가 계속 말을 이었다.“녹음 음성 파일은 제 휴대폰에 있어요. 원하시면 들려드릴 수 있어요.”정신을 차리 유현아의 얼굴은 이미 싸늘해졌다.“가짜 임신으로 내 부모님을 이혼시키고 이제 와서 내게 이런 얘기를 하는 목적이 뭐야?”최연서가 통증을 참으며 나지막이 말했다.“가짜 임신은 처음엔 병원 오진이었어요. 하지만 대표님께서 기뻐하시면서 제가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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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유상수에게 아들은 돈보다 중요했고 돈은 딸보다 중요했다. 그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유현아의 처지를 매정한 눈으로 지켜보기만 했다. ‘그런데 내가 왜 있지도 않은 부성애에 목을 매야 해?’유현아는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그렇다고 최연서를 100% 믿을 수는 없었다.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목적이 뭐야? 내가 왜 널 믿어야 하는데?”그 말을 들은 최연서는 유현아가 거의 넘어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지막이 말했다. “저도 전혀 목적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랬다면 저도 이 문 열어드리지 않았을 거예요.”최연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제가 유현아 씨에게 증거를 보내드릴게요. 유상수의 재산을 상속하시면 저에게 집 한 채와 10억을 주세요. 어때요?”유현아가 냉소 지었다. “본인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최연서가 태연하게 웃었다. “유상수에게 들었는데 회사는 2000억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해도 200억 정도는 되겠죠. 게다가 부동산도 여러 개 있으니 제 요구가 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만약 유현아 씨가 그 정도도 아깝다고 생각하시면 더 이상 할 얘기는 없을 것 같네요. 죽이든 말든 마음대로 하세요.”최연서가 말을 이었다. “현관에는 CCTV가 많아요. 만약 제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유현아 씨가 빠져나갈 구멍은 없을 거예요.”유현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X이 감히 날 협박해?’하지만 최연서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녀는 전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혜주가 바람이 나서 유서훈을 낳기까지 했는데 유상수는 그저 백혜주를 집에서 내쫓았을 뿐 이혼하지는 않았다. 만약 두 사람이 협력해 하현주를 살해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해가 가능했다. 함께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헤어지게 되면 당연히 상대방이 너 죽고 나 죽자는 심보로 자백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백혜주가 감옥에 가면 유상수는 아마 더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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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유상수의 말에 현장에 있던 경찰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들은 단지 신고를 받고 조사를 진행하려던 참이었다.‘아직 아무런 심문도 하지 않았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흥분한 거야?’볼수록 의심스러웠다.경찰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맞든 아니든 저희가 다 조사할 겁니다. 그러니 함께 서로 가시죠.”그렇게, 유상수는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경찰에게 끌려갔다.병원.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의사가 최연서 목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가느다란 목에 몇 개의 바늘 자국이 더 생겨 유독 눈에 띄었다.유현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의사에게 부탁했다.“치료 잘 부탁드릴게요. 돈은 얼마가 들어도 괜찮아요. 최대한 흉터가 안 남게 해주세요.”의사가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상처가 너무 깊지는 않아 시간이 지나면 흉터가 거의 티 나지 않을 거예요.”최연서가 말했다.“흉터 생겨도 괜찮아요. 전 카메라 앞에 서지 않으니까요.”유현진이 말했다.“여자라면 아무도 몸에 흉터가 남는 걸 원하지 않아요.”그 말에 최연서는 조금 감동한 것 같았다.의사가 자리를 비우자 유현진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너무 충동적이었어요. 유현아가 멍청한 데다 욕심이 많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만약 끝까지 연서 씨 말을 믿지 않고 연서 씨를 데리고 유상수를 찾았으면 어쩔 뻔 했어요?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최연서가 나지막이 말했다.“유현아의 욕망에 도박 한 번 걸어본 거죠. 게다가 전 예약 문자까지 설정해 둬서 만약 제가 연락이 안되면 동생이 바로 신고할 거예요. 기껏해야 제가 개고생 좀 했겠네요. 하지만 현진 씨를 도와 그 인간들을 감옥에 넣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됐어요.”유현진이 한숨을 내쉬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너무 위험했다고요.”유현진은 그저 돈을 조금 썼을 뿐이다. 이 정도로 큰 리스크까지 감당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최연서는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현진 씨에게는 그저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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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유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나 열심히 촬영해서 상도 많이 받고 제일 돈 잘 버는 배우가 될게. 나중에 우리가 결혼하면 넌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집에서 집안일만 해도 내가 너 먹여 살릴 수 있어.”“...”강한서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그게 네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야?”‘집에서 집안일이나 하라고? 그런 얼토당토않은 얘기는 너만 할 수 있을 거야.’유현진은 손을 뻗어 강한서의 볼을 꼬집었다.“어쩔 수 없잖아. 네가 밖에서 다니면 여자들이 너무 꼬여. 아무래도 숨기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강한서가 콧방귀를 뀌었다.“그 정도 돈을 벌어서는 나 먹여 살리기 힘들걸.”유현진이 눈을 깜박였다.“그래? 우리가 결혼했던 그 몇 년 동안, 넌 돈도 별로 안 썼던 것 같은데. 내가 너에게 사준 옷들, 옷장 하나 다 합쳐도 내 가방보다 쌀 걸?”“...”“넌 대체 무슨 염치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유현진이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내가 너에게 싸구려를 사준 걸 알면서도 왜 한 번도 말하지 않은 거야?”강한서가 입을 삐죽였다.“내가 널 몰라? 내가 조금만 안 좋게 말하면 넌 영원히 뭘 사주지 않을 거잖아. 다시는 도시락을 싸주지 않았던 것처럼. 사주기라도 하니 다행인 거지, 또 뭘 고르기까지 하겠어.”유현진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그녀는 단 한 번도 강한서가 그런 마음으로 자신이 사준 옷에 까다롭게 굴지 않은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사실 그게 전부의 이유는 아니었다.유현진이 산 옷들은 중요한 자리에 참석할 때 입을 수는 없었지만 평소에 입고 다니기에는 충분했다.그녀가 산 옷들은 전부 가성비가 높았고 편하기도 했다. 유현진은 꽤 세심한 편이라 강한서가 자주 입는 옷을 기억해 그가 어떤 브랜드와 스타일 그리고 옷감을 좋아하는지 판단했다.강한서는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유현진의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는 유현진이 남들은 모르는 작인 디테일까지 캐치할 정도로 자기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좋아했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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