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391 - Chapter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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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김수철이 말했다.“그건 몇 년 전 상황이었겠죠? 그때 현진 씨 몸 상태가 어느 정도였는지 전 알 수 없지만 지금 상태로 정말 임신이 된다면 관리만 잘하면 아마 큰 문제 없을 거예요.”그러더니 김수철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임신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습관성 유산이거나 선천적으로 몸이 안 좋은 게 아니라면, 일단 임신에 성공했고 관리도 잘 받는다면 그렇게 쉽게 유산되지 않아요. 현진 씨 워낙 건강한 체질이고 몇 달간 열심히 관리도 받았으니 그렇게 피임하실 필요는 없어요.”강한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을 꽉 짓누르고 있던 큰 돌덩이가 드디어 쑥 내려가는 것 같았다.김수철이 유현진의 건강을 회복시켜 줄 새로운 처방을 내리며 몇 마디 더 당부했다. 강한서는 학교에서 제일 열심히 수업을 듣는 학생 같았다. 당장이라도 연필로 선생님이 하시는 모든 말씀을 노트에 적고 달달 외우기라도 할 것처럼 열정적이었다.유현진은 김수철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녀의 신경은 온통 강한서를 향해 있었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꺾고 강한서를 관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유현진의 불임에 강한서는 그녀보다 더 마음 졸였다.아이가 없을까 봐 불안에 떠는 것이 아니라, 불임이 유현진이 결국 자신을 떠나는 이유가 되어버릴까 무서웠다.사실 강한서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유현진은 그의 생각처럼 그렇게 관대한 사람은 아니었다.유현진은 자신이 이제껏 길들인 애인은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넓은 아량은 없었다.말을 마친 김수철이 또 강한서에게 말했다.“대표님도 시간 내셔서 얼른 수술하세요. 순리에 따르다 보면 또 뜻밖의 서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알겠다고 대답한 강한서가 진료실을 나서려는데 유현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넌 먼저 나가서 기다리고 있어. 난 교수님께 물어볼 게 있어.”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뭘 물으려고? 난 들으면 안 돼?”유현진이 그를 노려보았다.“산부인과에서 네가 들을 말이 뭐가 있어? 나가, 나가.”그러더니 유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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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유현진은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일단 처방은 가졌으니 차미주가 물어보면 바로 가져다줄 수 있었다.물론 가까이에서 차미주와 한성우의 일을 구경할 수도 있어서 일석이조였다.진료실을 나서기 전, 유현진은 또 한 가지 일을 떠올리고 김수철에서 물었다.“교수님, 술을 마셨을 때 안 서는 건 그것도 병인가요?”김수철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대부분 사람은 술 마시면 원래 잘 안 돼요. 된다는 건 완전히 취하지 않았다는 거겠죠.”유현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병이 아니면 됐어.’강한서가 한참을 기다려서야 유현진이 나왔다.그는 유현진에게 다가가 물었다.“다 물어봤어?”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뭐 물어봤어?”유현진이 가방을 꼭 쥐며 말했다.“너무 궁금해하지 마.”강한서는 그녀를 한참 쳐다보더니 갑자기 말했다.“어쩐지 찔려하는 거 같은데?”“...”유현진은 찔리는 것이 있는 게 아니라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고역이었다.그녀는 강한서와 한성우의 일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아냈다.‘됐어. 성우 씨에게 마지막 자존심은 남겨줘야지.’강한서는 유현진을 촬영장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돌아갔다.회사에 거의 도착했을 때 휴대폰이 울려 확인하니 김수철의 전화였다.당부할 것이 또 있는 줄 알고 강한서가 얼른 통화 버튼을 눌렀다.“교수님.”김수철이 말했다.“대표님, 현진 씨 좀 바꿔주시겠어요? 처방을 잘못 적어줘서요.”강한서가 말했다.“저한테 말씀하시면 전해줄게요.”김수철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그럼 현진 씨 전화번호 좀 보내주세요. 제가 직접 말씀드릴게요. 현진 씨가 대표님이 아시는 걸 원하지 않으셔서요.”김수철의 말이 오히려 강한서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나에게까지 숨기고 비밀스럽게 구는 거야?’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기더니 말했다.“교수님. 현진이 혹시 다른 증상도 있는 건가요? 숨기지 마시고 전부 말씀해 주세요. 제가 감당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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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현진 씨에게 음식으로 보신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개 적어드렸어요. 한동안 드셔보시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다시 진찰하러 오시죠. 검사를 받아야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요.”말을 마친 김수철은 유현진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강한서를 위로했다.“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은 직장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이런 증상을 겪는 분들이 꽤 있어요. 너무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제때 진료를 받아야 건강한 아이도 갖죠.”강한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네. 교수님 말씀대로 하죠.”민경하는 핸들을 꽉 움켜쥐고 전방을 주시했다.강한서가 너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이었다.‘대표님은 건강하시니, 사모님께서 받은 처방은 절대 대표님을 위한 것이 아닐 거야.’‘대체 어떤 사이길래 사모님께서 저런 처방을 대신 받아주신 거지?’민경하가 몰래 강한서의 표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아기든 뭐든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질투에 사로잡힌 다 큰 어른 아이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었다.‘사모님, 꼭 살아남으세요.’유현진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오늘 그녀는 신하리와 첫 촬영이었다. 전에 송민영과 촬영했었던 장면이었다. 전반 촬영에서 대화가 제일 많은 신이라 연기력이 많이 필요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당시 송민영과 촬영할 때, 유현진의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송민영은 연기력이 별로라 유현진과의 합이 잘 맞지 않았다. 게다가 긴 대사에 송민영은 실수를 연발했고 결국 대사를 많이 삭제하고 나서야 겨우 오케이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촬영본도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신하리로 배우를 바꾼 후, 안창수는 다시 원래대로 대본을 수정했다. 그리고 스태프를 총동원해 원테이크 촬영을 시작했다.유현진은 사실 신하리와의 촬영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다. 촬영은 상대 연기자의 연기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더 좋은 시너지를 냈다. 그리고 좋은 상대 배우를 만나야 본인의 연기력도 늘 수 있었다.그리고 현장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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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신하리는 화장을 고치면서 계속 유현진 쪽을 지켜보고 있었다.곧 긴장이 풀리는 유현진을 보며 중얼거렸다.“꽤 하네.”매니저가 얼른 신하리 앞에 서서 유현진에게로 향한 시선을 가로막으며 경고했다.“연기에나 집중해. 딴생각하지 말고.”“...”“현진 씨에게 관심 없거든?”신하리가 매니저를 노려보았다.“조금 의외라서 그래. 내 연기를 받다니.”전해지는 소문만 듣고 신하리 역시 강한서가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여자와 결혼했다고 생각했다.‘저게 어딜 봐서 온실 속 화초라는 거야. 강한서에게 가려진 보물이었구먼.’이때, 한열이 신하리 옆을 지나쳤다. 신하리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다리를 내밀었다.역시나 한열은 예외 없이 신하리의 다리에 걸렸고 하마터면 멍청한 모습으로 넘어질 뻔했다.“하하하하하하...”신하리가 소리 내 크게 웃었다.한열이 똑바로 일어선 뒤,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신하리를 노려보았다.“미쳤어요?”신하리가 억울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네가 길도 제대로 보지 않고는 왜 내 탓이야? 너 때문에 다리가 부딪혀서 아프잖아.”그러더니 새하얀 다리를 내밀어 보여주며 입꼬리를 씩 올려 한열을 놀렸다.“설마 누나 다리가 예뻐서 일부러 부딪힌 거야?”한열이 실소를 터뜨렸다.“해골 위에 가죽을 씌운 게 뭐가 예쁘다는 거예요? 제 눈이 그 정도로 낮진 않거든요?”신하리가 멈칫하더니 일어나 한열 앞에 섰다.“누가 가죽 씌운 해골이라는 거야?”한열은 신하리를 힐끔 쳐다보더니 당당하게 말했다.“신하리 씨요.”신하리가 입술을 짓이기더니 갑자기 한열의 손을 잡아당겨 자기 가슴 위에 올렸다. 그녀의 빨간 입술이 위로 씩 올라가더니 천천히 열렸다.“말해 봐. 살이 만져지는지 아니면 해골인지?”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말랑한 느낌에 한열의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그는 매너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신하리를 밀어내며 씩씩거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한열이 한참 만에야 이를 악물고 말했다.“부끄러운 줄도 몰라요?”다행히 실내라 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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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5화

유현진이 앞치마를 두르고 한 손에 수프를, 다른 한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었다. 그녀는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어찌나 집중했던지 뒤에 사람이 온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돌솥은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한약 냄새는 바로 그 돌솥에서 풍겨오는 것이었다.‘심지어 집에 가져와서 끓이다니.’‘직접 다려서 가져다주려는 거야?’강한서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입술을 앙다물고 유현진 뒤에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는 턱을 유현진의 어깨에 내려놓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뭐 끓이는 거야?”깜짝 놀랐던 유현진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유현진은 원래 처방으로 바로 차미주에게 건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만약 차미주가 이 약을 먹고 어떤 반응이 있는지 물어본다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먼저 강한서에게 먹여볼 생각이었다.강한서의 반응을 살펴본 뒤 차미주에게 설명해 줄 생각이었다.“교수님께서 처방을 주셨는데, 기력을 보충하는 거래. 내가 교수님 말씀대로 먼저 끓여봤어. 너 요즘 자주 밤새우고 야근도 많잖아. 다 되면 기력 보충하게 좀 먹어.”“그래.”강한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안에 뭐가 들어간 거야?”유현진이 멈칫하더니 입술을 앙다물었다.“기력보충에 좋은 약재들이야. 상당, 당귀, 아교... 뭐 그런 거.”강한서는 약재가 담긴 봉투를 보더니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봉투를 들어 안을 확인했다.유현진은 괜히 마음에 찔려 얼른 봉투를 가져갔다.“손 씻었어? 함부로 건드리지 마.”강한서가 말했다.“안엔 뭐야?”유현진이 태연하게 머리를 끄덕였다.“당귀. 최상급 당귀야. 두께 좀 봐.”“...”‘설마 내가 녹용과 당귀를 구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두껍네.”강한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비싸지 않아?”유현진이 고개를 돌려 그의 볼에 입 맞추었다.“네가 건강하기만 한다면 그깟 돈이 대수겠어?”그녀가 자신 몰래 다른 남자를 위해 약 처방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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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6화

유현진은 빙그레 웃으며 국을 강한서 앞에 내려놓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방금 먹어봤는데 맛 괜찮았어, 당신도 마셔봐.”강한서는 그릇에 담긴 국물을 힐끗 보며 물었다.“기를 보충하는 보양식이라면서? 현진아, 너도 한 그릇 먹어보지 않을래?”유현진은 당황스러운 감정을 숨기며 닥치는 대로 잡아뗐다.“지난번에 당신이 보양식이랍시고 백숙을 먹여대서 이젠 질렸어. 보고만 있어도 입맛이 뚝 떨어진다니까... 난 죽 끓여놨으니까, 그거 먹으면 돼.”그러고는 숟가락을 건네며 강한서에게 말했다.“여보, 얼른 마셔. 식으면 맛없어.”강한서는 그녀를 힐끗 보고 숟가락을 받아 천천히 그릇을 휘저었다.“뭔가 냄새는 예전에 증조할아버지가 끓여주셨던 백숙 같은데?”유현진은 멈칫했다가 이내 맞장구쳤다.“보양식 닭백숙이니까 당연히 비슷한 냄새가 나겠지? 비슷한 맛일 수도 있어.”강한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국자를 내려놓고 그릇을 들어 그릇째로 들이마시려 했다. 그런데 막 입에 대자마자, 유현진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가까이 다가가 머리를 맞대고 쳐다보았다.강한서가 단번에 한 그릇 뚝딱 비우자, 유현진은 빈 그릇을 들고 가서 다시 한 그릇 담아왔다.“자, 한 그릇 더 먹어.”강한서는 오늘따라 유현진의 말에 잘 따랐고 연거푸 세 그릇이나 비웠다.유현진은 약효가 너무 독할까 하는 걱정이 들지 않았다면 백숙을 다 비우라고 했을 것이다.유현진은 항상 요리하고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반드시 강한서를 부엌으로 보내 설거지하게 했다. 하지만 오늘은 도둑이 제 발 저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특별히 솔선수범하여 주방을 깨끗이 치우고 욕실로 가서 욕조에 물까지 받아놓고 강한서더러 들어가 피로를 풀라고 했다.강한서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유현진의 친절을 마음 편히 즐겼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유현진은 또 오일을 들고 와서 싱긋 웃으며 물었다.“여보, 요즘 새로 인도에서 직구한 오일인데, 마사지 해줄까?”강한서는 그윽한 눈빛으로 물었다.“인도에서 직구한 오일이라고?”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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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7화

유현진은 눈을 반짝이며 다급하게 말했다.“또, 다른 점은?”강한서가 눈을 뜨고 그윽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그리고... 가슴이 불덩이처럼 타오르고 답답해. 특히 네 목소리를 들을 때, 불덩어리가 더욱 세차게 타오르는 것 같아.”‘쓸모가 있구나! 김 교수님의 처방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네!’“다른 것도 있는데, 듣고 싶어?”강한서가 낮은 목소리로 묻자, 유현진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강한서는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평소보다 마음이 급하고 인내심도 별로 없고...”강한서는 갑자기 말을 멈추기 시작했다. 유현진은 초조한 얼굴로 다그쳐 물었다.“그리고 뭐?”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아래로 끌어내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리고 여기도 평소보다 반응이 격렬해졌어.”유현진은 순간 뜨거운 곳에 손이 덴 듯 후다닥 손을 뺐다. 그러고는 귀까지 빨개져서 연신 헛기침했다.“잠깐만 진정해, 김 교수님께 답장하고 올게.”말을 마치고 도망가려고 하자, 강한서가 유현진의 손목을 잡아당겨 품으로 끌고 와서 몸 아래에 꼼짝 못 하게 짓눌렀다. 그리고 유현진의 손목을 꼭 잡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답장하는 게 당장 급한 일은 아니잖아?”유현진의 머릿속 생각은 이 약 처방의 효과가 정말 대단했다는 것이었다. 강한서와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됐지만, 이 사람이 이렇게 다급해하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한성우가 이걸 마시고도 아무 반응이 없다면, 그건 정말 답이 없는 거지.’강한서는 유현진이 잠깐 딴생각을 하는 것을 보고, 한 손으로 유현진의 얼굴을 부여잡고 물었다.“이 약 처방의 효과를 모두 기록하려는 거 아니야? 그러면 횟수, 시간 등, 이런 것도 기록해야 하지 않겠어?”강한서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타이머를 켜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시작하자.”유현진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시작해? 음...”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한서는 몸을 굽혀 뜨겁게 입을 맞췄다. 강한서는 이 약 처방의 효과 때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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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8화

차미주가 고개 끄덕였다.“알겠어, 해 볼게.”한성우는 씻고 나오며 차미주가 식탁에 마주 앉아 골똘히 인터넷 쇼핑하는 것을 보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하품하며 물었다.“배고파?”차미주는 웃으며 그를 힐끗 쳐다보고 나서 다시 인터넷 쇼핑에 집중했다.“아니. 몇 가지 요리 레시피를 찾아뒀거든. 이따 저녁에 요리 좀 하려고 식재료 주문하고 있었어.”맛있는 요리를 해준다는 말에 한성우는 흥이 났다.“무슨 요리?”차미주가 얼버무리며 말했다.“이따 저녁에 알게 될 거야.”‘그래, 어디 한번 서프라이즈 해봐. 우리 도둑이는 뭘 하든 맛있게 잘하니까 상관없어. 우리 도둑이 요리 솜씨는 말할 것도 없지...’이때, 한성우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차미주는 힐끗 쳐다보았다.‘마누라'가 메시지를 보내왔다.「여보, 파티플레이 하자!」차미주는 콧방귀를 뀌며 비꼬았다.“당신 마누라가 집에 안 들어온다고 찾아왔나 보네?”한성우는 어리둥절했다.“마누라?”차미주는 차갑게 흥얼거렸다.“게임 속 마누라는 마누라가 아닌 거야, 게임 안 할 때는 마누라가 아니란 거야?”한성우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휴대전화를 들고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도둑아, 너도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하는데... 어때? 같이 한 판 할래?”차미주는 이를 갈았다.“나보고 게임 속에서 당신 불륜녀라도 하라는 거야?”한성우는 나지막하게 웃음소리를 내며 휴대전화를 들고 어디론가 영상통화를 걸었다. 전화가 아주 빨리 연결되었는데, 수화기 너머로 거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빨리 접속해, 지금 밀리고 있으니 당장 접속해서 복수해 줘!”한성우가 멈칫했다.“지금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안 돼.”상대방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너처럼 한가한 녀석에게 무슨 해결할 일이 있어?”“너 때문에 해결해야 할 오해가 생겼잖아.”상대는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그러자 한성우는 차미주 앞에 휴대전화 갖다 놓았다.“여자친구가 네 아이디 때문에 우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오해하잖아.”차미주가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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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9화

한성우는 그야말로 헛똑똑이였다. 차미주에게 거절당한 후, 그는 너무 괴로웠고 슬펐다. 그런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집으로 가서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셨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심란한 마음으로 그녀와 마주하기 싫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차미주는 보기만 해도 설레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픈 사람이었다.억지로 차미주를 곁에 둘 방법이라면 백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옆에 두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한성우는 차미주가 온 마음으로 자기를 사랑해 주고 자신의 곁에 있기를 바랐다. 만약 차미주가 원하지 않고 자신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없다고 했다면, 이는 어떤 수단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결말이라고 생각했다.‘그래, 이미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지내는 데도 여전히 나에게 아무런 감정을 못 느끼고 있다면 어쩔 수 없지... 놔주는 수밖에... 계속해서 만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의 집착도 점차 옅어질 거야.’그렇게 여러 차례 생각을 정리했다. 하지만 지난번 술에 취한 후 경찰서에서 깨어나 경찰의 입에서 다른 여자를 데려왔다는 이유로 차미주가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말을 듣고 한성우는 마음속에는 어렴풋한 추측을 해봤다.‘어쩌면 차미주도 나에 대해 호감 정도는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네?’한성우는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나 차미주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실행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예의 바르게 대화하고 거리를 유지하거나, 자기 게임 속 커플인 상대와 함께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계획을 세웠었다. 심지어 함께 연극을 할 배우를 찾기도 했다...일단 차미주가 이런 일들에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차미주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그는 두 번 다시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설사 차미주가 허락하지 않더라도. 그러나 차미주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였고 ‘여보’라고 부르는 것만 듣고도 발끈했다.그날 두 사람이 관계를 확정한 후, 차미주는 한성우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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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0화

‘백혜주가 틀림없어! 네가 먼저 배신했으니, 나의 불의를 탓하지 마라!’어차피 그 당시의 자동차 사고는 그가 손을 댄 것도 아니니, 유상수는 설령 유죄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더 나은 변호사를 찾는다면 기껏해야 방조범으로 가벼운 죗값만 치르고 풀려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뒤엉키고 있을 때, 마침내 취조실 문이 열렸다. 경찰은 그의 개인 정보를 묻기 시작했다.유상수는 잔뜩 긴장한 채 개인 정보만 대답하고는 경찰이 묻기도 전에 서둘러 말했다.“형사님, 백혜주는 잡혔나요? 당신들에게 나를 신고한 사람이 그 여자죠? 대체 뭐라고 하던가요? 모든 죄를 저에게 뒤집어씌웠을 겁니다!”유상수의 말을 듣고 형사는 멈칫하다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죄송하지만 대답하기 곤란합니다.”유상수는 듣자마자 자신의 추측이 정확하다고 확신을 갖게 되었고 오히려 감정이 격해져서 말했다.“형사님, 그 악독한 여자가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작정했을 겁니다! 그러니 반드시 사소한 부분까지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경찰이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도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도록 잘 수사해 나갈 겁니다. 유상수 씨는 묻는 말에 사실대로 대답하고 가시면 됩니다. 저희가 확실히 조사하여 결백을 증명해 드릴 것입니다.”사실 증거가 불충분한 사건이라, 백혜주와 유상수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유죄판결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상수는 너무 이기적이어서, 백혜주가 빠져나갈 구멍은 없을 것이라 단정하고 마음속으로 그녀를 보호할 생각을 고이 접어두었다.유상수는 두 사람을 최대한 보호할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죗값을 치러야 했다면 죄명을 하나 더 얹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백혜주에게 누명을 씌우기만 하면 남은 인생은 편안해질 수 있을 테니까...고민 끝에 유상수는 당시 하현주 교통사고의 진상을 경찰 측에 털어놓았다. 유상수는 가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좋은 남자'인 자신이 ‘실수'로 인해 백혜주와 관계를 맺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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