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411 - Chapter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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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한성우의 비서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대표님은 편히 앉아계시면서 왜 저더러 받으라고 하시는 거예요?’비서가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한성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해요? 얼른 와요.”말하며 잠깐 생각하던 한성우가 말을 이었다. “오늘 야근 수당 챙겨줄게요.”그러자 비서가 얼른 달려와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휴대폰 너머에서 차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개자식아,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안 오는 거야?”비서가 한성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성우는 소파를 가리키며 잠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의 바디랭귀지를 알아들은 비서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 대표님 비서입니다. 대표님께서 야근하시느라 피곤하셔서 사무실에서 잠깐 잠이 드셨어요.”한성우가 엄지를 치켜들었다. 민경하와 비교할 수는 없었는지만, 한성우의 비서도 제법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잠들었다고요?”차미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언제면 깰 것 같아요?”비서가 또 한성우를 쳐다보자 그가 손을 가로저었다. “모르겠어요.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서 대표님께서 많이 피곤하셨던 것 같아요.”휴대폰 너머의 차미주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말했다. “알겠어요. 사무실에 담요 있으면 한성우에게 좀 덮어주시겠어요? 춥지 않게요.”비서에게 부탁하고 차미주가 전화를 끊었다. 그녀의 말에 한성우의 마음 한편이 따듯해졌다. 그는 당장 집으로 돌아가 차미주를 끌어안고 입 맞추고 싶었다. 하지만 일주일간 계속되는 차미주의 보신탕을 떠올린 그는 곧 이성을 되찾았다. 아무리 발기부전이라도 이렇게 몸보신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한성우는 정말 발기부전인 것도 아니었다. 그날 차미주는 새로운 레시피를 배웠다며 음식을 해줬다. 그녀는 기력보충 해주는 보신탕이라고 했고 한성우는 그 말을 믿었다. 보신탕을 다 먹고 새벽이 되자 몸이 조금씩 이상해졌다. 그의 머릿속은 야한 생각으로 가득 찼고, 아래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고개를 쳐들었다. 하필 이때 차미주가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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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실험팀은 전부 남자들이었다. 그러니 그들은 거리낌 없이 떠들었다.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방금 뭐라고 한 거예요? 보양탕?”“제대로 들은 거 같은데요? 저도 들었어요.”“대박. 제 와이프만 저에게 그런 걸 해주는 줄 알았는데, 강 대표님도 역시 중년 남자의 문제를 피해 갈 수는 없나 봐요.”“매일 이렇게 야근하는데, 그 어떤 미녀가 제 앞에 서 있어서도 전 못 선다고요.”“갑자기 강 대표도 그냥 보통 남자라는 생각이 드네요.”“민 실장님, 한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형수님은 누굴 말하는 거예요? 강 대표님 새 여친?”민경하가 태연하게 말했다. “대표님 사생활을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매일 대표님과 그림자처럼 붙어 계시잖아요. 대표님 연애사를 모른다고요?”팀원들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 민경하가 말했다. “궁금하면 비서 해보실래요? 대표님 곁에 하루 종일 붙어있으면 알게 되실 겁니다.”그 말에 더 이상 아무도 말이 없었다. 비록 그들은 모두 연봉 비밀계약서를 체결했지만 각자의 연봉이 얼마인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민경하의 연봉은 모든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건 그저 그의 수입일 뿐이었다. 민경하의 자리로 인사이동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민경하가 오기 전, 강한서의 비서 중 제일 오래 버틴 것이 고작 3개월이었다. 강한서는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은 아니었다. 다른 재벌 2세와 비교해도 모시기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비서에게 요구가 높았다. 능력이나 처세, 임기응변, 게다가 둘째라면 서러울 기억력과 직언할 수 있는 용기까지.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니 가끔 팀원들은 강한서는 비서를 고용하는 것이라 아니라 그와 함께 싸워줄 전우를 구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강한서의 잘못을 따지는 일만 해도 지금 회의실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민 실장님은 입이 너무 무거워요. 어떤 상황인지 언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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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멈칫하던 강한서가 촐싹맞은 웃음을 흘리더니 차갑게 말했다.“쌤통이네. 하필이면 그딴 식으로 다가가더니. 그건 업보야.”한성우가 욕설을 내뱉었다. “이 개자식아. 네가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 넌 퍽이나 예쁘게 형수님 꼬셨나봐?”강한서도 당연히 그 일에선 당당할 수 없었다. 그 역시 한성우 못지않게 옅은 수작을 부렸었다. 유현진이 약에 취해 자제력을 잃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일부러 그 틈을 타 그녀를 유혹해 스스로 자신의 품을 파고들도록 했다. 하지만 강한서는 절대 한성우 앞에서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는 서로 좋아했어.”한성우는 강한서를 디스하고 싶었지만 그가 방법을 마련해주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삼켜야만 했다. “자랑은 그만하고 빨리 날 좀 도와주는 건 어때?”강한서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니면 한의사에게 가서 보양탕 효능을 중화시킬 처방을 받아오는 건 어때?”한성우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너 지금 나랑 장난해?”‘자기 화학 실험실인 줄 아나? 약을 중화시켜?’‘이 개자식이 지금 날 가지고 장난질이네.’“아니면 솔직히 털어놔. 약기운이 너무 세서 바로 치료가 됐다고.”한성우가 말했다. “몸보신용 보양탕 처방으로 치료가 돼? 우리 도둑이 멍청이도 아니고.”‘몸보신?’갑자기 무언가 떠올린 강한서가 나지막이 물었다. “너 방금 언제부터 보양탕을 먹었다고 했더라?”“일주일 전부터. 딱 네가 형수님이 보양탕 처방을 받아와서 너에게 기미 한다고 투덜—”한성우가 갑자기 멈칫하더니 욕설을 내뱉었다. 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강한서, 형수님 오지랖이 너무 넓은 거 아냐?”“...”그토록 찾던 “상간남”이 바로 옆집에 있었다니. 꽉 막혔던 강한서의 마음도 쑥 내려갔고 화도 가라앉았다. 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원래부터 좀 그런 편이야. 특히 친구에게 말이야. 봐봐, 널 위해 나에게 스스럼없이 기미까지 해봤잖아.”한성우가 바득 이를 갈았다. “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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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한성우가 억지 미소를 지었다. “너무 친절한 거 아냐? 이 시간에 여자 혼자 얼마나 위험한데.”차미주가 말했다. “괜찮아. 현진이가 데려다줬어. 현진이도 강한서에게 음식 배달 갔거든. 좀 이따 다시 데리러 올 거야.”“...”한성우는 웃으며 이를 악물었다. “형수님은 다른 사람 돕는 걸 좋아하나 봐.”차미주가 말했다. “현진이가 나에게 정말 잘해줘. 네 이 보양탕 처방도 현진이가 받아온 거야.”멈칫하던 차미주가 말했다. “현진이가 그러는데 강한서에게 이걸 먹였던 효과가 아주 좋댔어. 너도 벌써 일주일이나 먹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즘 계속 너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네가 매번 먹고는 바로 도망가서 물어볼 기회도 없었잖아. 현진이는 일주일이면 효과나 나타날 거라고 하던데. 효과가 없으면 병원에게 가서 검사를 받아보랬어.”한성우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도망가지 않았다면 효과는 불 보듯 뻔했을 거야.’“내 얘기 듣고 있어?”차미주가 한성우를 살짝 밀며 말했다. 한성우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 했다.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기는 해. 먹고 나면 체온이 좀 높아지거든.”“체온이 높아지는 것밖에 없어? 다른 건?”한성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없어.”차미주가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한성우가 말했다. “한약은 원래 사람마다 다르잖아. 다른 사람에게 잘 맞는다고 나에게도 꼭 맞는다는 보장은 없어.”사실 그가 하고 싶은 말은 ‘효과가 없으니 더 이상 보양탕을 끓이지 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차미주는 한성우 말을 오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나중에 현진이한테 그 의사 선생님께 전화 드려서 널 진찰해달라고 해야겠어. 그래야 너에게 맞는 처방을 받아오지.”차미주의 말에 한성우는 혈압이 오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차미주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건 어차피 다 만들었으니까 낭비하지 말고 먹어. 먹고 나면 몸이 따뜻해진다며. 그것도 효과가 있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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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네가 계속 나가라고 보채는 거 혹시 무슨 나쁜 일이라도 한 거야?”한성우의 과거를 떠올린 차미주가 그를 노려보았다. “너 설마 사무실에 여자라도 숨겼어?”한성우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야?”“아니면 왜 자꾸 보내려는 건데?”한성우는 말문이 막혔다.‘보양탕 먹고 흥분하는 꼴을 들킬까 봐 그런다고 얘기할 순 없잖아?’입술을 짓이기며 한성우가 입을 열었다. “정말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어서 그래. 넌 아직도 날 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게 아니라면 내가 야근하겠어?”한성우를 훑어보던 차미주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 입을 열었다. “넌 야근해. 난 옆에서 조용하게 있을게. 방해하지 않을 거야.”옆에 꼭 붙어있고 싶어 하는 여자친구를 둔 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성우는 그 복을 누릴 여유가 없었다. “안에 휴게실 있어. 침대도 있고. 넌 들어가서 쉬어.”“피곤하지 않아.”한성우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그럼 내가 먼저 들어가서 쉴게. 피곤해.”그가 막 몸을 일으켜 들어가려는데 차미주가 그의 샤워가운을 덥석 잡았다. 샤워를 마치고 한성우는 샤워가운의 끈을 대충 묶고 나왔다. 그러니 차미주가 잡아당기자 샤워 가운이 그대로 벗겨지고 말았다. 한성우는 순간 벌거벗은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 완전히 벌거벗은 건 아니었다. 최소한 속옷은 입은 상태였다.그 모습에 차미주는 할 말을 잃었다. 얼굴을 붉힌 그녀는 어버버거렸다. “일부러 그런 거 아냐. 그러게 왜 꽉 묶지 않었어.”말하며 차미주는 손에 들렸던 샤워 가운으로 한성우의 몸을 감싸려 했다.허둥대던 차미주는 오히려 샤워 가운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샤워 가운을 주우려던 차미주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멈칫하던 차미주가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대박, 선 거야?”“...”한성우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샤워 가운을 주워 몸을 감쌌다. 차미주는 변태처럼 몸을 가린 한성우의 손을 떼어냈다. “움직이지 마. 사진 찍어서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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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국물까지 다 마시고 나서야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 “피로연 날짜가 정해졌던데 민준이가 너한테 얘기했어?”유현진이 말했다. “말했어. 오빠가 난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래. 그냥 그날 오기만 하면 된다고. 그래도 조금 불안한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될까?”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마음의 준비만 하면 돼. 민 실장이 주문한 드레스도 곧 도착할 거야. 그때 예쁜 드레스로 골라서 부잣집 딸 다운 면모를 잘 보여주면 돼.”그 말에 유현진이 웃어버렸다. “부잣집 딸 다운 면모가 뭐야. 창피한 일만 없어도 감지덕지할 것 같아. 송가람 씨가 옆에 서 있으면 난 고상한 척이라도 해야지.”이 바닥에 오래 있으니 유현진도 사람 보는 눈이 늘었다. 진짜 부잣집 자식과 가짜 부잣집 자식, 그리고 한 사람의 교양은 입고 있는 옷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분위기만 보아도 알아볼 수 있었다. 송가람에게는 부잣집 딸의 특유의 분위기와 기품이 흘러넘쳤다. 특출난 외모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남다른 기품은 한눈에 보아도 옆에 있는 사람과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하현주도 유현진에게 앉는 자세, 서 있는 자세와 식사 예절을 가르치는데 많은 돈을 썼었다. 그런 것들을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몸에 배도록 습관 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유현진은 기껏해야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제법 부잣집 딸들처럼 연기할 수는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송가람은... 그녀는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예절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던 제일 정확한 매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교양은 이미 송가람의 뼛속 깊은 곳에까지 자리 잡고 있어 그녀는 쉽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한서는 유현진의 손등을 살며시 어루만지더니 손등에 가볍게 입 맞추었다. 그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가람에게 천 가지, 만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해도 너에겐 어림도 없어. 나에게나, 너희 가족들에게 모두.”유현진이 피식 소리 내 웃더니 갑자기 확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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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송가람이 송씨 집안 딸이 아니었어요? 언제 작은딸이 있었다는 거예요?」「장 여사님, 소식이 너무 늦은 거 아니에요? 송가람은 서해금 씨와 전남편 사이의 딸이에요. 송씨 가문에서 자란 건 사실이지만 송병천 씨의 친딸은 아니에요.」「그러면 송병천 씨가 서해금 몰래 딴 여자와 딸을 낳았다는 건가요?」「그런 말 마세요. 송병천 씨가 유상수 같은 쓰레기인 줄 아세요? 이 딸은 송병천 씨와 전 아내 사이에서 낳은 딸이에요. 송민준 친동생이죠. 틀림없는 송씨 가문 핏줄이라고요.」「그러니까, 한아름 딸이라는 거예요?」「네.」「말도 안 돼요. 당시 한아름은 난산으로 죽었다고 하지 않았어요?」「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아이도 죽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송씨 가문에서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니에요?」「피로연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설마 착오가 있겠어요? 핏줄이 어디 그렇게 쉽게 속일 수 있는 문제겠어요.」「이번에 데려온 그 아이가 바로 당시 한아름 씨가 난산으로 낳았던 그 아이라도 하더라고요. 그때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면서 한씨 가문에서는 아이가 죽은 줄 알았던 것 같아요. 사실 아이는 멀쩡하게 살아있었는데 말이에요.」「역시 될 사람은 어떻게든 되는 것 같아요. 몇십 년이 지났는데 찾을 수 있다니, 정말 믿을 수 없어요.」「친딸이 돌아왔으니 송가람 씨 자리가 흔들리겠네요. 한주시에 송가람이 송씨 집안 딸이라 장가가고 싶어 하는 있는 집안 자제들이 얼마나 많은데요.」「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누구에게 더 안 좋은 일이 될지는 아직 모르죠.」...그룹 채팅방의 문자를 보며 신미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송씨 가문 친딸?’‘대체 어느 때 일인데 소문조차 없었던 거야?’신미정은 입술을 짓이기며 양시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파티 준비를 하고 있던 양시은은 신미정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자 휴대폰을 한쪽으로 던져버렸다. 그녀는 일을 마무리한 뒤에야 신미정에서 콜백했다. 양시은이 전화를 받지 않아 조금 화가 난 신미정이 나지막이 말했다. “뭐 하느라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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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양시은이 말을 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송가람 씨는 어렸을 때부터 그 집에서 딸처럼 컸는데, 친딸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절대 푸대접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예요. 가람 씨를 며느리로 들이는 데 문제 될 건 없어요.”신미정이 눈을 씰룩거렸다. ‘송씨 가문이 친딸이 돌아왔는데 내가 왜 송가람과 다리를 놔주겠어?’‘우리 한서 정도면 결혼을 해도 송씨 가문 친딸과 해야지.’문제는 지금 강씨 집안에서 쫓겨났으니 그 피로연에 참석할 초대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직접 피로연에서 친딸이 누군지 확인하려고 해도 기회조차 없다는 말이었다. “시은 씨, 피로연 초대장 받았어요?”양시은이 말했다. “저도 가고 싶었는데, 전 송씨 가문과는 전혀 연이 없어서요. 당연히 전 초대받지 못했죠. 가고 싶으시면 어르신께 부탁해 보세요. 어르신은 송씨 가문과 한씨 가문 모두 연이 있으시잖아요. 어르신이라면 아마 초대받으셨을 거예요. 아니면 강 대표에게 부탁하셔도 되잖아요. 강 대표는 송민준 씨와 친구 사이시니 당연히 갈 거예요.”양시은이 한마디 할 때마다 신미정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녀는 요즘 양시은이 일부러 자신이 아픈 곳을 쿡쿡 찌르는 말만 골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비꼬는 말투는 아니라 신미정은 자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입술을 짓이긴 신미정이 말했다. “시은 씨는 아는 사람도 많고 수완도 좋으니까 저 대신 초대장 좀 구해줄 수 있는지 알아봐 줘요. 전 의원 투표는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게요.”양시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개 같은 X! 아직도 날 속이려고!’그러나 양시은은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말했다. “그래요. 제가 물어볼게요.”전화를 끊고 한참이나 욕을 지껄이던 양시은은 유현진에게 전화했다. 막 촬영을 끝내고 강한서와 드레스를 고르기로 약속한 유현진은 이제 강한서에게 가고 있는 길이었다. 양시은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자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미정이 양심도 없는 X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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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양시은이 얼마나 눈치가 빠른 사람인데, 유현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현진 씨에요?”유현진이 말했다. “제가 여신 뺨치는 외모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인가 보네요.”양시은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그 뻔뻔함만은 모두가 인정하긴 하죠.’남자 여럿 울릴 유현진의 미모와 지난번 파티에서 봤던 송민준의 얼굴을 떠올린 양시은이 생각했다. ‘어쩐지 송 대표는 만난 적도 없었는데 얼굴이 눈에 익다 했더니, 눈매가 아주 현진 씨 판박이잖아?’양시은은 처음부터 하현주의 불륜 사실을 믿지 않았다. 비록 그녀는 하현주와 친분이 깊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봤던 하현주는 강인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하현주는 유상수가 바람피운 사실을 알고는 바로 증거를 모아 이혼을 결심했었다. 그런 사람이 본인이 먼저 배우자를 배신하는 일을 저지를 리가 없었다. 그러니 양시은은 너무도 쉽게 유현진이 하현주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는 곧 송씨 가문의 친딸에게 빌붙으려던 신미정을 떠올리곤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신미정은 줄곧 강한서에게 집안을 비롯한 모든 것이 어울리는 여자를 찾아주려고 유현진과의 결혼을 망치는 일까지 불사했다. 하지만 신미정이 눈독 들이던 송씨 집안 친딸이 바로 그녀가 그토록 무시했던 전 며느리였다. 송씨 가문 친딸의 정체를 확인하게 된다면 신미정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양시은은 자신이 유현진과 연맹을 맺은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저 신미정에서 복수할 생각밖에 없었는데, 인제 보니 대어를 낚은 것 같았다. 송씨 가문에서 피로연을 자기 호텔로 예약한 것을 떠올린 양시은이 물었다. “저희 호텔에 예약한 건 현진 씨 생각이에요?”유현진이 말했다. “제 생각이라기보단, 그냥 살짝 귀띔했을 뿐이에요.”유현진은 적에게는 누구보다 독하게 굴었지만 자기 사람은 누구보다 잘 챙겨주었다. 이소원 자살 사건이든, 유치원 식품 안전 사건이든 양시은은 그녀의 인맥을 이용해 널리 소문을 내준 덕에 일이 수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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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유현진이 돌아오면 손해를 제일 많이 보는 것은 서해금과 송가람이었다. 그들은 진심으로 유현진을 환영하는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이 추측이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일지도 몰랐지만 어쩌면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었다. 양시은의 추측을 들은 유현진이 침묵했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 서해금은 친절하게 유현진을 대했다. 송가람 역시 예절 바르게 유현진을 대했고 그날은 제법 화목한 분위기에서 식사 자리를 마무리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호텔 예약에 관해 얘기를 꺼낸 서해금은 세심하게도 미리 알아본 호텔 몇 곳을 유현진에게 보여주었다. “현진아, 이 몇 곳은 내가 이미 가서 확인했어. 모두 각자의 분위기가 있더라고. 이번 피로연은 아무래도 네 생각이 중요하니까, 네가 한 번 봐봐. 네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예약해야지.”대충 훑어보던 유현진의 눈에 양시은의 호텔이 들어왔고 그녀는 곧 양시은의 호텔로 정했다. 그땐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송민준이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며 또 호텔 얘기를 꺼냈다. 송민준은 용호나 신라호텔을 추천했다. 용호의 야외 장소는 한주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신라호텔은 한주의 최고급 호텔이었다. 이미 11월이라 야외는 추웠고 신라호텔이 제일 좋은 선택지였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던 유현진은 송민준에게 그랜드호텔은 지인이 하는 호텔이라 어차피 호텔에서 할 거라면 지인에게 맡기고 싶다고 했다. 그러니 송민준도 더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송민준이 유현진에게 신라호텔을 추천했던 건 아마 양시은과 같은 생각에서였던 것 같았다. 유현진은 똑똑하긴 했지만 그쪽으로는 전혀 머리를 굴리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양시은이 이렇게 언질을 주니 그녀의 마음에도 파란이 일었다. 잠시 후에야 유현진이 입을 열었다. “어떤 의도에서였든, 이미 결정된 일이에요. 인제 와 얘기해 봐야 늦었단 소리죠. 내일이 피로연인데 지금 장소를 옮긴다는 건 불가능해요.”옮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너무 귀찮은 일이었다. 손님들 초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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