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421 - Chapter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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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1화

강한서는 이미 한참 전에 도착해 있었다. 유현진이 들어갔을 때, 강한서는 소파에 앉아 패션 잡지를 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인기척이 들리자 고개를 든 강한서는 유현진임을 확인하고는 얼른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다가가 덥석 손을 잡았다. 막 촬영장에서 나온 유현진은 옷을 얇게 입고 있었다. 차에 한참 앉아있었지만 손은 여전히 차가웠다. 강한서는 다른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유현진의 손을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히터도 아까워서 켜지 않은 거야?”유현진이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십 분이면 도착하는데 필요 없어.”손을 꼭 잡고 있던 강한서는 아예 외투를 벗어 유현진의 어깨에 걸쳤다.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며 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주인공이지, 내가 주인공도 아닌데 내가 왜 드레스를 골라?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돼?”“호박이라니? 그건 누굴 디스하는 거야?”한성우는 차미주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내일 피로연엔 한주의 많은 명문가에서 참석할 거야. 내가 연애한다는 걸 믿지 않으니까 널 데려가 눈으로 확인시켜 줘야지. 그래야 이 남신에게도 임자가 있다는 걸 다들 알지 않겠어?”차미주가 한성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무슨 신? X 신?”한성우가 피식 웃었다. “호박이랑 딱이네.”차미주가 주먹을 꽉 쥐고 한성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로 그때, 차미주의 눈에 유현진과 강한서가 들어왔다. 차미주는 한성우를 때리려던 것도 잊어버리고 유현진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현진아. 너도 여기서 드레스 고르는 거야? 골랐어?”유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차미주가 얼른 유현진에게 팔짱 끼며 말했다. “잘됐다. 같이 고르자.”그렇게 두 사람은 사이좋게 드레스를 고르러 떠났고 두 남자만 덩그러니 남겨져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성우가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내일이 피로연인데 이제야 드레스 고르러 온 거야?”차미주에게 드레스를 골라주고 지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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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이번 달에 들어서야 조금 나아지고 있었다. “나 이젠 건강해요.”은서가 고집스레 말했다. “그래?”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운동장 두 바퀴 뛰어봐. 아주머니에게 동영상 찍어달라고 하고. 운동장 뛰고 줄넘기 200개 하고도 괜찮으면 데리러 갈게.”은서는 할 말을 잃었다. “현진 이모도 이렇게 괴롭히는 거예요?”강한서가 피식 웃었다. “당연히 아니지. 내가 현진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현진이 힘들게 안 해.”“그럼 저는요?”강한서가 말했다.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나 보지.”은서가 불퉁하게 입을 삐죽였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날 챙겨줘요?”강한서가 한숨을 내쉬었다. “투정 부리지 마. 약 잘 먹고 얼른 나아야 내가 빨리 데리러 가지.”은서가 여전히 입을 삐죽이며 나지막이 말했다. “나 입양할 거예요?”강한서가 말했다. “아니. 넌 가족이 있어.”“그럼 그 사람들은 왜 날 신경 쓰지 않는 거예요?”“그 사람들은...”멈칫하던 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다칠까 봐 겁나서 그래.”조금 슬퍼진 은서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왜 삼촌이 내 아빠가 아닌 거예요?”강한서는 아이를 달래줄 재간은 없었다. 게다가 이 문제에 관해서는 특히 더,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훌쩍이는 은서의 목소리를 들으며 강한서가 다정하게 말했다. “네 아빠는 대단한 사람이야.”아빠라는 말에 은서가 참지 못하고 울먹였다. “삼촌보다 더요?”“나보다 엄청 더.”“그럼 난 언제 아빠를 만날 수 있어요?”입을 뻐금거리던 강한서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언젠가는 만날 거야.”결국은 단순한 아이인지라, 강한서의 말에 곧 해맑게 말했다. “현진 이모가 나온 드라마 봤어요.”“현진 이모 너무 예뻐요.”“저도 크면 현진 이모처럼 예뻐질까요?”강한서가 말했다. “그럴 수는 없을걸. 네 엄마가 현진만큼 예쁘지가 않거든.”은서는 그만 말문이 턱 막혔다. “삼촌 미워!”...강한서가 고른 드레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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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한성우는 울상으로 두 여자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십여 벌을 피팅하고 나서야 차미주는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고를 수 있었다. 그녀는 한성우 앞으로 뛰어와 치맛자락을 살짝 들며 말했다. “개자식, 봐봐. 예뻐?”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하려던 한성우는 잔뜩 파인 차미주의 등을 확인하고는 얼른 말을 바꿨다. “안 예뻐. 다리 짧아 보여.”차미주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그녀는 한성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힐을 안 신어서 그런 거야. 신으면 예뻐.”“너 하이힐 신고 걸을 수는 있어? 호텔에 도착도 하기 전에 발목 다치지 말고 얼른 갈아신어.”“그놈의 입! 넌 정말 보는 눈이 없어. 현진이는 내가 이 드레스를 입으면 이목이 집중될 거라고 했단 말이야.”한성우가 말했다. “넌 형수님 말을 믿어?”차미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 “믿어. 난 이거 입을 거야. 네가 계속 말리면 나 혼자 갈 거야. 현진이랑 갈 거라고. 우린 그냥 따로 가. 서로 피해주지 말고.”한성우는 드디어 정인월의 생신 연회에 유현진이 등이 파인 드레스를 입고 왔을 때 강한서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내일 아침 드레스 고르러 오는 건데. 아무리 남자친구라지만 절친 앞에서는 전혀 존재감이 없잖아.’드레스를 선택하자 마침 강한서도 통화를 마치고 돌아왔다. 네 사람은 매니저를 따라 대기실로 들어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기다렸다. 문제가 생기지 않기 위해 내일의 헤어 메이크업을 미리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상의를 해야 했다. 유현진은 요즘 촬영으로 바빴던 지라 드레스 피팅을 오늘로 미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한성우가 예약했다. 그는 이미 연예계에서 많은 연예인을 배양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와도 친분이 있었다. 그가 유현진을 위해 부른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연예계에서도 많은 여자 연예인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유명한 사람이었다. 네 사람이 대기실에서 30분을 기다렸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여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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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아뇨, 한 대표님. 그런 게 아니라요, 정말 깜빡하신 거예요. 다른 곳에서 들어온 예약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미루고 대표님과의 약속을 지키셨겠지만, 송씨 가문에서 온 연락이라 그 댁 따님 메이크업을 봐주러 온 거거든요. 실장님도 정말 어쩔 수 없으셨어요.”그 말에 유현진이 멈칫하더니 한성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성우가 차갑게 얼굴을 굳히더니 말했다. “송씨 가문은 무섭고, 난 아니라는 거지?”“그런 게 아니라...”한성우는 더 이상 이도휘의 비서와 쓸데없는 얘기를 주고받을 기분이 아니었다. 그는 굳은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 “이도휘에게 전해. 오늘 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바이브 엔터의 연예인이 그쪽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말을 마친 한성우는 이도휘의 비서가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성우가 고개를 드니 아무 표정 없는 강한서의 얼굴이 보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예약 좀 해달라고 했더니, 이런 식으로 돈 아껴주는 거야?”“그 개 같은 자식이 이런 식으로 바람 놓을 줄은 몰랐지.”한성우도 메이크업에서 문제가 생길 줄은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당연히 그깟 예약금을 아끼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이도휘와 여러 번 일을 했었고 꽤 가까운 사이라 통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속 시간 임박에 이런 사달을 일으킬 줄이야.연예인을 담당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미리 예약해야만 했다. 당장 내일이 피로연인 상황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구할 수 없다면 강한서는 한성우를 찢어 죽이려 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한성우는 어쩔 수 없이 협박이라도 해 이도휘가 당장 튀어오도록 해야 했다. 유현진은 입술을 앙다물고 방금 이도휘의 비서가 했던 말을 곱씹었다. 차미주가 말했다.“현진아. 방금 전화에서 얘기한 송씨 가문 따님이라는 거, 설마 손가락은 아니겠지?”이도휘가 감히 밉보일 수 없는 송씨 가문이라면, 한주시에서는 송병천 집안 밖에 없었다. 그러니 송씨 가문의 딸이라면... 이곳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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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송가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에게 들었어요. 실장님께서 중요한 고객님과의 계약도 미루셨다고.”이도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분이라 이해해 주실 줄 알았는데, 화가 많이 나셔서 꼭 오라고 하시더라고요.”송가람이 미간을 찌푸렸다. “가셔야 해요?”이도휘가 말했다. “전 가람 씨에게 계약금을 받았으니 목에 칼이 들어와도 가람 씨 메이크업은 마무리해야죠. 다만 그 고객님은 이 바닥에서 유명하신 분이라 화가 나면 아마 앞으로 가람 씨 메이크업을 맡기는 힘들 것 같아요.”송가람이 말했다. “신경 쓰지 말고 하세요. 연예계가 얼마나 큰데, 그분 한마디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을 거예요. 실장님께서 실력만 있으면 브랜드 뉴 엔터의 스타일링은 제가 오빠에게 말해 전부 실장님께 맡길 수 있도록 할게요.”이도휘는 바로 송가람의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하는 말을 들은 이도휘가 씩 웃었다. “그런 건 어차피 다 사라질 거예요. 지금은 가람 씨가 내일 제일 완벽한 모습으로 피로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죠.”송가람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한편, 아무리 기다려도 이도휘가 오지 않자 한성우는 그제야 자신이 정말 바람 맞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젠장, 이 개자식이! 누구 덕에 그 자리까지 올라갔는데 은혜도 모르고. 이럴 줄 알았으면 그런 자식에게 기회는 주지 않는 건데.”차미주도 불만을 터뜨렸다. “이 손가락이 일부러 그러는 게 분명해. 그 외모론 누가 메이크업해 줘도 예뻐질 수 없을 거야.”유현진이 입술을 짓이기며 물었다. “아무 메이크업 아트스트에게 부탁하면 안 돼?”그녀는 자신의 외모에 꽤 자신이 있었다. “안 돼!”유현진의 말에 세 사람 모두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한성우가 말을 덧붙였다. “평소라면 어떻든 상관없어요. 연예인 전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부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세요? 메이크업을 잘하는 건 둘째 치고 그런 피로연엔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함께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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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한열은 자신이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다 해봤다. 그가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매니저가 입을 열었다.“신하리의 스타일리스트 김지수한테 연락해 보는 건 어떠한지?”신하리의 이름을 들은 한열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그 여자한테 연락하는 거 싫어요.”강한서가 그의 말에 한마디에 쏘아붙였다.“사촌 누나가 곤경에 처했는데 아직도 성질부릴 여유가 있나?”그 말에 한열은 이를 악물었다.“성질부리는 게 아니라...”“그럼 더 잡을 수 있는 약속은 있어?”그 물음에 한열은 입을 꾹 다물었고 강한서는 옆에서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누나가 너한테 잘해주잖아? 특별히 생선 수프도 끓여주고 나도 한번 먹여보지 못했는데. 누나가 찾아와서 너한테 빌기라도 바라는 거야?”생선 수프라는 말을 듣자 한열은 마지못해 말을 바꾸었다.“한번 말은 해볼게요. 하지만 그쪽에서 꼭 빌려준다고는 장담 못 해요.”“빌려주지 않는다면 빌려줄 때까지 부탁해 봐. 일이 성사된다면 게임 회사의 구멍은 내가 사람을 불러 처리해 줄게.”게임 회사는 한열의 명줄이나 다름없는 것이었고 그 얘기를 꺼내니 한열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를 끊자마자 한열은 쓸데없이 끼어든 매니저를 쏘아보았다.“쓸데없는 말은 왜 해요? 또다시 내 전화 엿들으면 당신 자를 거예요.”‘너 같은 성격에 내가 그만두면 누가 감히 네 매니저를 하겠어?’한열의 말에 매니저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한편, 한열은 마지못해 신하리의 휴게실 문을 두드렸다. 휴게실 안에는 신하리 뿐이었고 그녀는 의자에 누운 채 대본을 얼굴에 얹고 자고 있었다. 한열은 옆에 서서 쭈뼛쭈뼛 입을 열었다.“김지수 씨 잠깐 빌려주세요.”흠칫하던 신하리는 손을 뻗어 얼굴에 있던 대본을 거두었다. “뭐라고?”“내일 김지수 씨 잠깐만 빌려줘요. 나와 내 친구 메이크업 좀 맡아줬으면 하는데요. 인건비는 내가 지급할게요.”그의 말에 신하리는 담담하게 말했다.“김지수한테 하는 부탁을 왜 날 찾아와서 얘기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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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입술이 나른해지자 신하리는 갑자기 온몸이 굳어졌고 이내 한열을 밀쳐내고는 그의 뺨을 후려쳤다.안색이 어두워진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개자식. 감히 누구한테 키스하는 거야?”한열은 부어오른 뺨을 만지더니 갑자기 신하리를 자신의 몸 아래에 가두고는 그녀의 손목을 눌렀다. 그가 눈을 내리깔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나한테 그렇게 오랫동안 장난쳤던 건 나한테 관심 있어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왜요? 키스하는 데 안 좋아요? 아니면 키스로는 만족 못하는 건가?”그의 자신만만한 말에 신하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지었다. “네가 마음에 들었던 건 맞아. 그렇게 많은 강아지들을 키워봤지만 너 같이 길들여 지지 않는 강아지는 없었단 말이야. 그래서 자꾸만 생각이 나네.”그의 몸 밑에 깔려 있어도 신하리의 기세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녀는 말을 하면서 악랄한 표정을 지었다.“날 주인으로 생각하고 볼 때마다 꼬리를 흔든다면 김지수를 빌려줄 수도 있어. 자신의 강아지를 아끼지 않는 주인은 없으니까.”한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미친 거 아니에요?”그의 말에 신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그녀는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남자한테 깔린 채 자신을 비꼬는 남자를 보면서도 전혀 부끄러움 따위는 없었다. 한열은 두 사람이 함께 연기를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풍부한 표정과 몰입된 감정으로 연기에 몰두하는 그녀와 달리 실생활에서 그녀의 모습은 천지 차이였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지? 극 중에서는 멀쩡해 보이는데 일상생활에서는 미친 여자 같단 말이야.’신하리는 고개를 들고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주인이라고 불러봐. 그럼 김지수 빌려줄게.”평소 같았다면 한열은 진작에 어두운 얼굴을 한 채 자리를 떴을 것이다.그러나 사촌 누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필요했고 자신의 회사도 강한서의 도움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연기가 아닌 현실에서의 첫 키스까지 모두 바친 이상 이젠 못할 것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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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인기척 소리를 들은 신하리가 거울로 매니저를 쳐다보고는 립스틱을 바르며 담담하게 말했다.“왜 똥 먹은 표정이에요?”“한열은 왜 건드린 거야?”“건드리긴 뭘 건드려요? 걔가 먼저 날 찾아온 거예요.”그녀의 말에 매니저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남자들이라며. 근데 왜 볼 때마다 건드리는 건데?”신하리는 입가에 묻은 립스틱을 닦으며 웃었다.“남자는 싫지만 강아지는 싫지 않거든요. 걔가 사납게 구는 거 재미있지 않아요?”매니저는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아무 말이 없었다.‘이렇게 놀다가 언젠가는 당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도 재미있다고 하는지 어디 한번 두고봐.’이때, 신하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김지수한테 전화 한 통 해줘요. 한열이한테 전화해 보라고.”그 말에 매니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한열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쿨해진 거야?”신하리는 무엇이나 남과 공유하는 걸 싫어하는 까칠한 사람이었다. 매니저,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두 그녀만 전담하는 스태프였고 단 한 번도 누구에게 그 사람들을 빌려준 적이 없었다. 돈을 많이 버는 그녀였기에 스태프들에게도 보수를 넉넉히 챙겨주어서 스태프들은 그녀를 따르는 걸 원했다. 일이 적고 보수가 많은 걸 마다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근데 지금 그녀가 자신의 전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한열에게 빌려주려 한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매니저는 그녀가 한열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신하리는 매니저를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주인이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일 뿐이에요.”휴게실로 돌아온 한열은 한참 동안 입을 헹구었고 얼굴은 여전히 굳어있었다. ‘젠장,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끝까지 입을 열지 않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방금 쓸데없는 말 집어치우고 그냥 묶어놓고 사진이나 잔뜩 찍어 협박할 걸 그랬어.”방금 자신의 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데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전화를 밭자 전화기 맞은편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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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괜찮아. 그 여자가 무슨 짓을 하든 내가 있는 한 당신 건드리지 못할 테니까.”자신을 위로하는 강한서를 보며 그녀는 피식 웃고는 그의 품에 안겼다.“정말 대놓고 나한테 나쁜 짓을 한다면 난 두렵지 않아. 근데 쥐도 새도 모르게 뒤통수를 치니까 내가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세심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뭐야. 나한테 이렇게 할 줄은 몰랐어.”“애딸린 이혼녀가 아저씨의 마음을 얻고 센트를 장악한 걸 보면 보통 여자가 아닐 거야.”앞으로 이런 사람을 상대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일깨워준 송민준을 떠올리며 유현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내일이 바로 피로연인데 오빠가 하루 종일 나한테 연락조차 없었어.”“고담시에 사람을 데리러 갔어.”“응?”강한서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한씨 가문의 뿌리는 군도에 있어. 친인척들도 모두 다 그쪽에 있고 다들 신분이 만만치 않아. 뿌리를 찾는 일은 큰일이니 당연히 정중히 초대해야 하지. 민준 씨가 직접 가서 성의를 표하는 게 송씨 가문에서 이번 일을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야. 아저씨는 한주시 쪽의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계셔. 내일 각 계의 유명 인사들이 모두 참석할 거니까 긴장하지 않게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걱정하지 마. 얼굴이 두꺼운 건 아니지만 연기할 줄은 아니까.”“겸손하네. 당신 얼굴 두꺼운 거 맞아.”그녀는 이를 악문 채 그의 목젖을 꽉 잡았다.“실습 시간이 지났다고 이젠 막 나가는 거야?”강한서는 허리를 굽히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난 사실대로 말한 것뿐인데. 너무 좋은 소리만 들으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더라고.”말을 마친 그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에 뽀뽀했다.“우리 와이프는 거짓말도 잘하고 돈도 밝히고 남자도 밝히는 여자인데. 내가 완벽한 선녀와 결혼했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유현진은 그를 꼬집으며 말했다.“다시 한번 말할 기회 줄게.”“그래, 시치미도 잘 떼고 연기도 잘하지. 당신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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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그러니 남들이 하는 나쁜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듣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아무것도 아니야. 한서가 부탁해서 현진 씨한테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소개해 줬는데 송가람 씨가 먼저 예약을 한 상태였어.”한성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차미주는 그의 손바닥을 한 입 꽉 베어 물었다.“그 여자가 예약한 게 아니라 중간에 가로챈 거지.”“무슨 뜻이에요? 현진이가 예약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가람이가 가로챘다는 말이에요?”“가로챈 건 아니지. 어찌 됐든 우리 쪽에서 이도휘한테 계약금을 지불한 건 아니니까. 구두로 한 약속이고 가람 씨가 먼저 돈을 지불했으니 가람 씨한테 우선권이 있는 거 아니겠어?”“정말 가람이가 가로챈 거야?”그의 물음에 차미주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우리가 뭐 없는 말이라도 지어냈을 가봐서요? 이도휘의 조수가 전화에서 분명히 그렇게 얘기했었어요. 송가람 씨의 예약을 받아서 거절하기 힘들다면서 다른 사람 알아보라고 했다고요.”“이 한주시에서 이 사람이 건드리지 못하는 송씨 가문이 몇이나 될 것 같아요? 당신네 송씨 가문 아니겠어요? 그리고 송씨 가문에 송가람이라는 사람이 더 있나요?”차미주는 기관총처럼 쏘아붙였고 한성우는 폭주하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을 수조차 없었다.송민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핸들을 꽉 붙잡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구했어?”“그럼. 어젯밤에 한서가 한잠도 못 자고 한주시를 돌아다녔어. 이리저리 사정해서 결국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찾았지. 오늘 밤 송 대표 여동생이 화려하게 등장할 수만 있다면 한서는 힘들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어.”‘참 좋은 남자란 말이야. 이 인간이 자기 친구를 어필하는 건가? 어젯밤에 바삐 돌아친 사람은 정작 한열 아닌가?’차미주는 말을 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 이런 일에 솔직하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송민준은 한성우의 말을 믿었는지 안 믿었는지 모르겠다.“눈치는 있군.”세 사람이 한창 말을 하고 있을 때 유현진이 내려왔다. 차가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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