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조준은 한성우만큼 잘생긴 외모가 아니었다. 차미주가 조준에게 콩깍지가 쓰인 건 그저 조준의 의사라는 직업 필터 때문이었다.마치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서 반장은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하고 예체능을 배우는 학생들은 공부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꽉 틀어막힌 인식처럼 말이다.차미주에게 연예계에서 일하는 한성우 같은 사람은 매일 그저 수많은 유혹이 오가는 알록달록한 세계에 사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랬기에 당연히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조준과 그를 비교할 수 없었다.그리고 지금, 그녀는 한성우의 다리 위에 앉아 반강압적으로 이 문제에 대답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그의 얼굴이... 잘생겨 보이기도 했다.어쩌면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일까. 그녀의 심장이 저도 모르게 두근두근 소리를 내며 뛰기 시작했다.그의 시선을 마주한 차미주는 순간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뛰게 되었고 말도 버벅거리게 되었다.“내, 내, 내, 내가 왜, 왜 이런 하찮은 질문에 대, 대답해야 하는 건데!”그녀는 있는 힘껏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댔다.“궁금하면 조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봐.”그러자 한성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난 조준보다 내가 더 잘생겼다고 생각해. 너 혹시 눈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차미주는 헛구역질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말했다.“자아도취 심하네!”대화를 나누고 있던 와중에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한성우가 현관을 확인하러 간 사이 차미주는 얼른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그녀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땐, 한성우는 소파에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고 테이블 위엔 선물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안에는 연두색의 작은 꽃 패턴 원피스가 있었다.어딘가 바닷가에 놀러 가면 입을 법한 원피스였지만 질감은 아주 좋아 보였다.그녀는 바로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뭐야? 내 거야?”한성우는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아니, 여자 친구한테 주려고.”그러자 차미주가 말했다.“내가 지금 네 여자 친구잖아.”그러다가 이내 뜸을 들이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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